일상을 바꾼 이야기의 순간 -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든 상식과 만나는 시간
이현민 지음 / 북스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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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끌렸던 건 이 한 문장이었습니다.

하나의 사건이 쌓여 우리 삶의 상식이 된다

우리의 삶 깊숙이 스며든 사건이 상식이 된 순간들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일상을 바꾼 이야기의 순간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프랑스 대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프랑스의 백성들이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목을 잘라 버림으로 백성에서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사건.

대개 민주주의에 초점을 맞추지만 한 가지 간과한 사실.

바로 인류에게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민주주의가 아닌 '단두대'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신분제를 없애고 사람의 삶을 평등하게 만들어 주었을 뿐이었지 아직 죽음까지 평등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잣거리 아무개의 모가지와 고귀하신 왕의 목을 똑같은 단두대에서 자른 것은 인간을 죽는 순간까지 평등하게 만들어 준 사건이었다. 즉, 단두대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퍼즐 역할을 한 것이다. - page 4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이제서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순간'을 알려주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았습니다.


총 네 가지 순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식사, 유행, 쓸모, 혁명.

우리가 익숙하게 여기며 살아왔던 일상들 속에 갖가지 이야기의 순간들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으면서도 '아하!'하며 또 하나의 순간을 '캐치'할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저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빨대는 맥주를 먹기 위해 탄생했다>.

솔직히 술을 빨대로 마셔본 적이 있는데 취기만 금방 오를 뿐 마시는데 여간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조금은 지나친 억측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빨대로 맥주를 마신 이유가 있었습니다.

수메르인들이 맥주를 만든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커다란 항아리에 빵을 짓이겨 물과 함께 넣어서 자연적으로 발효가 되기를 마냥 기다리는 것이다. 이렇게 발생한 효모가 빵 속 당분을 먹고 알코올을 토해내면서 맥주가 되었다. 맥주는 물컹해진 빵찌꺼기와 함께 뒤섞여 매우 탁한 상태로 항아리에 담겨있게 되었다. 이것을 걸러 먹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수메르인들의 선택은 빨대였다. - page 77 ~ 78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미국의 술집에선 온도가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푸라기를 이용해 위스키를 빨아 먹는 게 유행이었던 적도 있었다니!

(하지만 역설적으로 술의 맛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빨대는 갈대대롱에서 시작하여 종이빨대로, 플라스틱빨대의 발전과정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의미있는 현재 빨대의 역습.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베트남 전쟁에서 사람을 살린 순간접착제>.

당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미군들이 목숨을 잃는 가장 큰 이유는 과다출혈이었다고 합니다.

전쟁 속 부상을 당한 군인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란 기대하기 어려웠기에 제대로 된 지혈을 하지 못해 별 것 아닌 부상으로도 죽어가는 병사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쿠버는 사람의 피부조직도 빠르게 붙여버리는 순간접착제의 특성을 활용하여 병사들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동안 지혈로 스프레이 형태 순간접착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로 많은 목숨들을 살리지만 FDA는 이를 의료용으로 허가하기를 거부합니다.

이유는 순간접착제 성분인 시아노아크릴레이트는 분해되면서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생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독성이 없는 옥틸계 시아노아크릴레이트가 개발되면서 FDA도 순간접착제를 의료용으로 승인 해주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하나의 물건이 다양한 역사와 함께 그 용도마저도 다양해지는 과정을 보니 모든 것의 이야기에 우리가 귀를 기울여야할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유튜브 지식 채널 '티슈박스'가 궁금하였습니다.

그가 알려주는 상식이 5분 안팎으로 짧지만 깊숙한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책에서 소개해준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다시 보아도 재미있었습니다.

종종 그의 채널을 구독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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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이름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62
루치루치 지음 / 북극곰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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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놀기 시작하면서 인형마다 이름을 지어주곤 합니다.

유치원 친구들의 이름.

동생 이름.

엄마 아빠 이름.

모든 인형들에게 이름을 부르며 일명 '선생님 놀이'를 합니다.


그리고는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던지는 아이.

"엄마! 왜 내 이름이 ○○○예요?"

음......

어떤 대답을 해 주어야할지 모르던 찰나 이 동화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고의 이름

 


책장을 펼치니 아빠 곰이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를 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동화 『최고의 이름』.

마침내 아빠 곰의 간절한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않을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기 곰.

아기 곰에게 최고의 이름을 지어 주기 위해서 숲속 친구들을 초대합니다.​


 


'에디슨'처럼 똑똑하면 좋겠어요.

코끼리처럼 튼튼해야 오래 살지.

멋진 모험도 하면서 살아야지.

영웅.

모든 동물이 우러러보는 왕.

어린 왕자처럼 따뜻한 마음.


좋은 의미를 담아 드디어 완성된 아기 곰의 이름.

 


와~!

정말 최고의 이름이 탄생하였습니다.


그렇게 '곰 에디슨 덤보와 앨리스 슈퍼맨과 원더우먼 저 푸른 초원의 심바 어린 왕자와 장미'는 무럭무럭 자라 친구들과 신나게 놀게 됩니다.

꼭 꼭 숨어라~!


그러다 그만 풍덩!

연못에 빠져버린 '곰 에디슨 덤보와 앨리스 슈퍼맨과 원더우먼 저 푸른 초원의 심바 어린 왕자와 장미'.

아빠 곰은 눈물을 흘리며 곰순이, 아니 '곰 에디슨 덤보와 앨리스 슈퍼맨과 원더우먼 저 푸른 초원의 심바 어린 왕자와 장미'를 구하러 숲속 친구들과 함께 연못으로 달려갑니다.


멋진 하마 아저씨.

꿀꺽 꿀꺽

무사히 아기 곰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아빠 곰은 또다시 아기 곰의 이름을 지어줍니다.

 


우리 아이.

아기 곰 이름만 읽으면 꺄르륵~ 웃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엄마! 나는 이 아기 곰 이름을 못 외우겠어요! 근데 왜 이름을 길게 지어준거예요?"

"엄마랑 아빠가 아기를 사랑해서 그래. 그래도 너무 길면 나중에 이 아기 곰처럼 위험할 때 안 좋겠다. 그치?"

"네! 너무 긴 이름보다 지금 제 이름이 좋아요!"

"응! ○○도 엄마랑 아빠가 너~무 사랑해서 이름을 그렇게 지은거야! 알겠지?!"


그림책을 읽고나서 아이에게 이런 이름도 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또다시 배꼽을 잡는 아이.


그러고보니 책도 있었습니다.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이번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함께 이름을 다시 지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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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 최인호 여행산문
최인호 지음 / 마인드큐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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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 그만 이끌렸습니다.

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가 있다


산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노력만하면 마냥 행복하게 살 것 같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기에 삶의 무게에 그만 휘청이기도 일쑤.

그래서 잠시 삶의 무게를 내려놓고자 '여행'을 택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최인호 작가는 20년의 시간, 200개의 도시, 50개의 문학과 철학의 배낭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래서 여느 여행책과 달리 여행 속에 '사유'가 담겨 있었기에 느리고 천천히 오감으로 여행에서의 '낯섦'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 <트래블러 - 아르헨티나> 프로그램을 열심히 시청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거대하고도 낯선 땅 '아르헨티나'.

저에게 인상깊었던 '탱고'.

사람들이 모여

하나로 맞댄 가슴과 네 개의 다리로 추는 춤

탱고를 췄다

 - JTBC <트래블러 - 아르헨티나>에서

이 책에서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반도네온의 슬픈 노래에 맞춰 슬프고도 아름다운 춤, 탱고.

하지만 이 글을 읽고나니 더없이 씁쓸하였습니다.

그 옛날 지친 육신을 달래기 위해, 자신들의 가난한 욕망을 위로하기 위해, 서로의 아픔을 보듬기 위해 추었던 춤이 이제는 생계의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삶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탱고가 빛을 잃고 어두운 골목을 헤매고 있는 모습이 애잔하기까지 하다.


"인간의 몸은 인간의 영혼을 보여주는 최고의 그림이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


비트겐슈타인의 이런 옹호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의 춤추는 몸은 아름다움을 상실한 채 가냘픈 하이힐에 힘겹게 매달려 살아가는 시든 장미였다. - page 59

그럼에도 탱고의 매력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이유.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아르헨티나 영화 <탱고>에서 중견감독역의 마리오는 젊고 아름다운 탱고 무용수 앨레나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한다.

"육신이 쇠약해질수록 정신은 더 왕성해지는데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젊은이들처럼 살면 왜 흉해 보이는 걸까?"

그는 자신의 육체는 늙어가지만 사랑의 욕망은 더 젊어지고 뜨거워진다는 사실을 애원하듯 그녀에게 쏟아낸다. 이처럼 우리의 인생은 육신과 정신의 엇갈림 속에서 눈물을 흘린다. 아! 모순된 인생과 사랑이여, 슬프도록 아름다운 탱고여. - page 64

우리의 삶과도 닮아있기 때문인가봅니다.

또다시 방송에서 보았던 무용수들의 춤사위가 다음장으로 떠나려는 발걸음을 잠시 늦추었습니다.


그는 여행의 모습에서 방황하던 저에게 던진 질문과 답이 있었습니다.

"오지의 고산 부족을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찾아 헤맨 여행객은 처음 만났습니다. 무엇 때문에 이들을 찾아다닌 겁니까?"

나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 질문은 내가 나에게 벌써 했어야 하는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뭔가를 찾으려고 온 건 분명한데......"

그러자 그는 되물었다.

"이들의 삶이 특별한가요? 당신이 찾는 건 당신과 다른 삶 아닐까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나도 내가 찾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는 웃으면서 말했다.

"그럼, 어떻게 찾아요?"

"맞아요, 찾을 수 없죠. 아마도, 나는 찾을 수 없는 것을 찾고 있었던 것 같아요. 마치 안개 속에서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는 것처럼 말예요."

린은 다시 말했다.

"그럼, 영원히 못 찾겠네요."

"아마도 그럴 걸요. 음...... 하지만 찾을 필요가 없을지도 몰라요. 그것들은 단지 흔적일 테니까요." - page 128 ~ 129

내가 그토록 방황했던 이유.

결국은 찾을 필요가 없는 무언가를 마냥 좇았던 것은 아닌지 되물어봅니다.


우리가 그토록 '여행'을 갈망하는 이유.

그에 대한 답을 일러주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게으르고 자유로운 삶을 좇는 여행자가 되기를 갈망하는 걸까? 그것은 이성의 허영심이 만들어낸 자연스런 결과물이다. 우리들은 이성의 완전성을 감탄하며 그의 노예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인으로서의 이성은 우리를 시계태엽 속으로 밀어넣어 권태롭게 만들었다. 그러자 비합리적이며 볼품없어 보이던 감성들이 작은 들꽃처럼 저항하듯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이성의 위선들로부터 자신들을 멀리 떠나보내기 위해 몸부림 쳤다. 작은 감성들의 반란이 배낭을 메게 만든 것이다. - page 258

절망의 늪에 빠져 있는 나를 찾기 위해......


낯선 곳으로의 떠남.

그 곳에서 만나는 떨림과 두려움, 자유로움과 고독함.

이 모든 것은 내 존재의 필연적 존재이기에 떠나야함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책 제목은 파블로 네루다의 <산책>의 일부였습니다.



그는 이 시를 통해 자신이 떠나야 할 이유를 찾았다고 하였습니다.

정말 우리는 너무 빨리 가고 있는 건 아닌가? 그곳이 어디인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달리고만 있는 건 아닌가? 이제 우리는 저 만치서 헐떡이며 쫓아오는 우리의 영혼을 위해 하던 일을 멈춰야 한다. 그리고 바람에 영혼을 실어 무지개가 있는 곳으로, 당신이 상상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는 그곳으로 고독하게 떠나야 한다. 사람들과 반대로 걸어가야 한다. - page 353


종종 이 여행에세이를 꺼내읽어야겠습니다.

더이상 지친 몸을 이끌 자신이 없기에......

소리 없이 우울함 속에서, 권태로움 속에 빠져있을 내가 가엾기에......

잠시나마 책을 읽으며 사색으로의 여행을 떠나고자 합니다.


책을 읽고나서 문득 떠오른 노래가 있었습니다.

홍진영의 <산다는 건>

어느 구름 속에 비가 들었는지 누가 알아
살다보면 나에게도 좋은 날이 온답니다

산다는 건 다 그런 거래요 힘들고 아픈 날도 많지만
산다는 건 참 좋은 거래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 홍진영의 <산다는 건> 중에

산다는 게 지긋지긋할 때도 있지만 참 좋은 거라는 이 노래가사가 참으로 위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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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버릇 마음버릇 몸버릇 - 돈, 운, 인간관계가 술술 풀리는 습관의 힘!
다네이치 쇼가쿠 지음, 전선영 옮김 / 베이직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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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주변을 돌아보면 '저'만 빼로 모두들 하는 일마다 잘 되고 좋은 일만 가득 해 보입니다.

부러움과 시샘으로 스스로를 자책하다보면 점점 더 초라해지는 내 모습.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그러다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나''이런 내 인생'이 확 바뀌기 시작합니다

무언가 자극이 필요했던 저에게 손길을 내민 이 책.

말버릇 마음버릇 몸버릇


우선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경찰관이었던 아버지와 전업주부 어머니, 그리고 어릴 때부터 아토피와 원인 모를 병에 시달렸던 두 살 아래인 남동생.

감수성이 예민했던 소년은 친구들의 놀림으로 동생과 사이가 나빠졌고 어머니는 류머티즘으로 걷기도 힘들어져서 그가 10대 시절부터 어머니 수발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자신의 인생은 꼬이기만 했다고, 자기만큼 불우한 사람이 없어 보여 주위에 대한 반항심이 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대학 다닐 때 경찰관이었던 아버지는 머리를 다치시는 바람에 휴직과 복직을 반복하셨지만 우울증까지 생기면서 그가 사회인이 된 지 1년이 되었을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하시게 됩니다.

슬픔과 자책.

운이란 운은 자신을 피해가는 인간이라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그의 인생을 바꾸게 되는 '불교'를 만나게 됩니다.

불교, 특히 진언종에서는 자기 고민이나 어리석음을 부정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인정해도 된다고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남을 구제하는 것은 자기나 자기 가족을 구하고 나서 해도 된다고 가르치기 때문입니다. '일단은 자기 구제부터'라는 철저한 가르침이 수렁에서 허덕이던 저를 건져 올렸습니다. 흔히들 내가 행복해져야 남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다는데, 딱 그랬습니다. - page 10

그렇게 그는 자신의 무의식적인 '습관'으로부터의 '버릇 청소'가 시작되었습니다.


무의식적인 '습관'

무심코 입에 담고 마는 말버릇.

무의식중에 떠올리는 마음 버릇.

자기도 모르게 하고 있는 행동 버릇.

이 무의식적인 '습관'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겉으로 드러나 '나'를 만들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 '인생'이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습관'을 바꾸지 않는 한 언제나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말과 마음과 몸에 밴 버릇을 고쳐 가면 문제의 근원인 무의식적인 습관을 고쳐가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이 책에 나온 '다이어트'에 관한 이야기는 공감과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연중 다이어트 선언'을 하면서 간식 습관을 좀처럼 버리지 못한다면


① 간식 먹는 횟수를 줄인다.

② 간식을 끊는다(①을 거쳤기에 끊기가 조금은 편해졌다)

③ '살이 빠진 나'를 머릿속에 그린다.

④ 새로운 식생활로 갈아타서 그것을 반복해 간다. - page 83

습관의 변환을 욕심내지 말고 가장 쉬워 보이는 일로 '완화-중지-수정-가속'의 법칙에 따라 조금씩 몸에 배면서 새로운 습관으로 갈아치우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일러주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므로 일단은 자기가 자기 속마음을 알아주어야 합니다.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마음속 빈틈을 파고든 불운이라는 도둑을 쫓아내기 위한 첫걸음입니다.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를 찾아내야 합니다. 자신의 욕망을 부정하지 말고 자기 마음과 충실히 마주하여 진짜 속마음을 탐색해 보세요.

나를 살리려면 먼저 나를 알아야 합니다. - page 114 ~ 115


'무심코' 내 뱉은 말이, 내 행동이 내 인생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습관'이 이렇게 무섭다니......

책을 읽고나서 나의 습관을 되짚어보았습니다.

버릇처럼 말하던 것들은 하나같이 부정적이었고 그래서 행동에서도 주저함이 있고 쉽게 포기함이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운이든 돈이든 사람이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책에서는 계속해서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나를 아끼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나를 아꼈을 뿐인데 내 인생이 변한다는 것을!

깨닫고 또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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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퇴근하겠습니다 -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워라밸 사수기
아케노 가에루코 지음, 김지연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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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얼굴을 비집고 만원 지하철을 타고 출근.

그리고 아침 회의부터 시작하면 어느새 점심 시간.

밥은 입으로 들어가는지 잘은 모르지만 허기만은 채워지는 느낌으로 다시 일을 시작하면 집중력이 떨어질 시기가 다가옵니다.

퇴근 시간 한 시간 전.

이미 마음은 회사문을 당차고 나가지만 현실은 째각거리는 시계만 바라볼 뿐.

그렇게 퇴근 시간이 되지만 어느 누구도 선뜻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침묵과 눈치 속.

윗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비로소 컴퓨터를 끄고 퇴근길에 나섭니다.


지금은 그래도 근무 시간을 지켜주는 회사들이 많지만......

이 책을 보자마자 읽고나면 '사이다'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짜 야근 없다!

정시 퇴근 사수하라!


정시 퇴근을 사수하기 위한 그녀의 '칼퇴 사수기'.

정시 퇴근하겠습니다


"벌써 퇴근하려고?"

다네다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안 되나요?"

"매일 철저하게 칼퇴근이네."

"다네다 씨도 가끔은 일찍 퇴근하지 그래요?" - page 10


18시 정각.

벌써 퇴근 시간입니다.

"죄송하지만,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그녀는 회사에서 걸어서 5분쯤 걸리는 상가 건물 지하에 있는 상하이 반점에 갑니다.

18시 30분까지 주문하면 맥주 한 잔을 반값에 마실 수 있기에 도착하자마자 맥주부터 주문을 합니다.

"캬아"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맥주에 잠겨들때 쯤 문득 뭔가가 떠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기 벽 쪽에 앉던 사람이 요즘 안 보이네."

이 시간에 오면 언제나 벽에 딱 붙어 앉아 혼자 저녁을 먹는 중년 남자가 있었다. 다 먹고 나면 "다시 회사 들어갑니다"라며 업무용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가곤 했다.

"아, 그 사람, 죽었대."

오탄이 옆 테이블의 접시를 정리하면서 대꾸했다.

"뭐?"

"직장 동료가 와서 알려줬어."

"왜...... 죽었대......?"

"가슴에 통증을 느끼면서도 참고 밤새워 일하다가 다음 날 아침에 회사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대. 발견한 사람이 안 됐지. 나도 안 됐고. 어렵게 생긴 손님이 한 명 줄었잖아." - page 14 ~ 15

쉽게 넘어갈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우리에게서도 이런 안타까운 사건을 접하였었기 때문입니다.

노동자 과로사


'칼퇴 요정' 유이는 그렇게 자신만의 스타일로 맡은 바 열심히 그리고 칼퇴를 하면된다 생각하며 직장을 다니던 중.

그녀에게 전에 없던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냥 내가 유이...... 아니, 히가시야마 씨한테 팀장을 맡기고 싶어서 그래. 같은 팀에서 일하는 거 보면서 그렇게 생각한 거라고. 그러니까 부탁할게." - page 31

은근히 야근을 강요하는 자리인 팀장을 맡아달라는 고타로씨의 부탁.

당연히 거절하였는데 어느 새 마음속 또 다른 자아가 유이에게 외쳤습니다.

"제가 할게요......, 팀장......" - page 47


그렇게 그녀는 말도 안되는 프로젝트의 팀장이 되어 정시 퇴근을 향한 고군분투가 시작됩니다.


이 무모한 프로젝트를 진행시키는 상사 후쿠나가.

그리고 그런 상사를 그저 죽을 힘을 다해 자신을 불싸르며 일하는 고타로.

이 모습이 마치 '임팔 작전'과도 같았습니다.

"임팔 작전은 1944년 일본군이 연합군의 근거지였던 인도의 임팔을 공략하기 위해 결행한 작전이다. 무리를 거듭하며 전투를 벌인 결과, 일본군은 3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내며 패배했다."

3만 명. 엄청난 숫자다. 유이는 화면을 뚫고 들어갈 기세로 바라보았다.

이 작전을 지휘한 사람은 용감무쌍하다고 알려졌던 무타구치 렌야 사령관이었다. 그가 세운 계획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10만 명이나 되는 군인들을 미얀마와 인도 국경 지대의 산을 넘어 행군시키면서 필요한 식량과 무기 등의 보급품은 10분의 1밖에 확보하지 않았다. 무타구치는 그래도 이간다며 호언장담했다. - page 39


그녀와 아버지와의 대화가 종종 나오곤 합니다.

그녀는 일 중독이었던 아버지에게 물어봅니다.

"대체 아빠는 왜 맨날 그렇게 늦게까지 회사에 있었어요?"

"뭐냐, 뜬금없이. 회사는 커다란 가족이니까. 다 그런 거다." - page 129

그녀의 아버지도 거품 경제가 일어나기 전까지, 우리들의 아버지는 IMF가 터지기 전까지 그렇게도 회사를 위해 자신이 있다고 여기며 자신을 태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회사를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아마 이 소설에서 전하고자 한 이야기는 이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야기.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여러분이 가슴에 새겨뒀으면 하는 말이 있습니다."

유이는 팀원들의 얼굴을 보면서 입을 열었다.

"회사를 위해 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나를 위해서 회사가 존재한다."

"사장님 말씀이네요?"

구루스가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유이를 향한 신뢰가 다시 돌아온 듯한 눈빛이었다.

유이는 미소를 지으며 팀원들을 둘러보았다.

"그러니까 자신에게 도움이 안 될 것 같으면 이런 회사는 언제든지 그만둬도 된다는 말입니다. 회사를 위해 죽겠다는 멍청한 생각은 하지 마세요." - page 290 ~ 291


당연한 내 권리이지만 당연하지 않았음에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를 위해서 회사가 존재한다는 것.

그렇기에 '회사'가 중심이 아닌 '내'가 중심이 되어야함을.


유이와 같은 팀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는 건 아직 우리 사회 조직이 그렇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모든 이들이 유이가 되는 그 날까지 용기를 내 보아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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