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바꾼 이야기의 순간 - 우리 삶 깊숙이 스며든 상식과 만나는 시간
이현민 지음 / 북스고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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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끌렸던 건 이 한 문장이었습니다.

하나의 사건이 쌓여 우리 삶의 상식이 된다

우리의 삶 깊숙이 스며든 사건이 상식이 된 순간들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일상을 바꾼 이야기의 순간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프랑스 대혁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프랑스의 백성들이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목을 잘라 버림으로 백성에서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사건.

대개 민주주의에 초점을 맞추지만 한 가지 간과한 사실.

바로 인류에게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민주주의가 아닌 '단두대'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민주주의는 신분제를 없애고 사람의 삶을 평등하게 만들어 주었을 뿐이었지 아직 죽음까지 평등하게 만든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저잣거리 아무개의 모가지와 고귀하신 왕의 목을 똑같은 단두대에서 자른 것은 인간을 죽는 순간까지 평등하게 만들어 준 사건이었다. 즉, 단두대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완성시키는 마지막 퍼즐 역할을 한 것이다. - page 4

순간 소름이 돋았습니다.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이제서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순간'을 알려주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았습니다.


총 네 가지 순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식사, 유행, 쓸모, 혁명.

우리가 익숙하게 여기며 살아왔던 일상들 속에 갖가지 이야기의 순간들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으면서도 '아하!'하며 또 하나의 순간을 '캐치'할 수 있어서 재밌었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저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빨대는 맥주를 먹기 위해 탄생했다>.

솔직히 술을 빨대로 마셔본 적이 있는데 취기만 금방 오를 뿐 마시는데 여간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 조금은 지나친 억측이라는 생각마저 들었었습니다.

하!지!만!!

빨대로 맥주를 마신 이유가 있었습니다.

수메르인들이 맥주를 만든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커다란 항아리에 빵을 짓이겨 물과 함께 넣어서 자연적으로 발효가 되기를 마냥 기다리는 것이다. 이렇게 발생한 효모가 빵 속 당분을 먹고 알코올을 토해내면서 맥주가 되었다. 맥주는 물컹해진 빵찌꺼기와 함께 뒤섞여 매우 탁한 상태로 항아리에 담겨있게 되었다. 이것을 걸러 먹는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수메르인들의 선택은 빨대였다. - page 77 ~ 78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미국의 술집에선 온도가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푸라기를 이용해 위스키를 빨아 먹는 게 유행이었던 적도 있었다니!

(하지만 역설적으로 술의 맛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빨대는 갈대대롱에서 시작하여 종이빨대로, 플라스틱빨대의 발전과정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자의 의미있는 현재 빨대의 역습.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베트남 전쟁에서 사람을 살린 순간접착제>.

당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미군들이 목숨을 잃는 가장 큰 이유는 과다출혈이었다고 합니다.

전쟁 속 부상을 당한 군인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란 기대하기 어려웠기에 제대로 된 지혈을 하지 못해 별 것 아닌 부상으로도 죽어가는 병사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쿠버는 사람의 피부조직도 빠르게 붙여버리는 순간접착제의 특성을 활용하여 병사들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동안 지혈로 스프레이 형태 순간접착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이로 많은 목숨들을 살리지만 FDA는 이를 의료용으로 허가하기를 거부합니다.

이유는 순간접착제 성분인 시아노아크릴레이트는 분해되면서 1급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를 생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독성이 없는 옥틸계 시아노아크릴레이트가 개발되면서 FDA도 순간접착제를 의료용으로 승인 해주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시간이 흘러 하나의 물건이 다양한 역사와 함께 그 용도마저도 다양해지는 과정을 보니 모든 것의 이야기에 우리가 귀를 기울여야할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유튜브 지식 채널 '티슈박스'가 궁금하였습니다.

그가 알려주는 상식이 5분 안팎으로 짧지만 깊숙한 우리의 삶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책에서 소개해준 이야기를 동영상으로 다시 보아도 재미있었습니다.

종종 그의 채널을 구독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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