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사랑한 예술
아미르 D. 악젤 지음, 이충호 옮김 / 알마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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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서양철학사를 보면 그리스에서 유래한 헬레니즘과 유태민족의 히브리즘에서 유래한 기독교와 만나 중세철학이 형성된다.

그리고 중세를 지나 모더니티 즉 과학의 발달, 자본주의 도래, 종교개혁 등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근대철학으로 가게 된다. 근대철학은 인식론적으로 말한다면 인간 중심주의, 주체주의로 20세기 중엽부터 근대철학의 인간중심주의가 다양한 비판을 받게 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레비-스트로스로 대변되는 구조주의가 등장하여 인간 주체를 중심으로 두고 사유하는 전통에 대해 논박을 하며 인간이라는 존재가 근대철학자들이 말하는 인간중심주의가 현대의 여러 폐단들을 낳아 자연파괴, 즉 환경파괴와 인간주의 파괴를 낳아 제국주의, 인간 소외 등의 폐단으로 이어진다고 비판을 하며 주체주의를 넘어선 사유를 말한다.



난해한 수학원리와 과학적 개념을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재미있게 풀어쓰기로 유명한 세계적인 수학자이자 과학저술가로 알려진 아미르D.악젤이 쓰고 현재 과학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충호씨가 옮긴 2001년 제20회 한국과학기술도서 번역상을 수상하기도 한 『수학이 사랑한 예술』은 현대 수학의 역사와 구조주의 운동 역사에 대해 쓴 책이다.




레비-스트로스로 대변되는 구조주의개념은 레비-스트로스로 또한 언어학자인 로만 야콥슨의 영향으로 처음에는 언어학에서 출발되었다고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언어학에서 얻은 이 개념이 인류학에 적용시키려 할 때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친족 간의 결혼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의 바탕에 깔린 구조가 수학적 분석을 통해서만 드러날 수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때 수학적 군의 개념으로 그에게 결정적 도움을 준 것이 부르바키의 수학자들, 특히 뉴욕에서 만난 앙드레 베유였다.




구조주의 운동은 인문사회과학까지 수학이나 공학의 특징인 형식적-체계적 사유를 도입하였다.

구조주의 운동이 학문의 영역을 넘어 현대예술과 문학에까지 확장되어 위대한 정신적 창조의 바탕에 수학이라는 또 하나의 기둥이 있었으며 구조주의 운동은 언어학이 발견한 구조의 개념을 수학으로 형식화하여 다른 분과 학문에 적용시킨 알파벳 코드와 숫자 코드의 하이브리드 전략의 선물이었다.(진중권 문화평론가)




20세기 후반의 정신세계를 각인한 구조주의 운동이 실은 한 사람의 천재 수학자와 깊은 연관이 있다!

그 천재는 니콜라 부르바키!

폴데비아 과학아카데미 소속으로 20세기가 배출한 가장 위대한 수학자.

하지만 이 위대한 수학자는 실존인물이 아닌 가상의 창조된 인물이었다. 바로 '니콜라 부르바키'는 20세기에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개인의 이름이 아닌 당시 프랑스의 대표적인 수학자들이 대부분 모여 만든 저자 집단의 이름이었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1935년 열두 명의 회원으로 시작된 활동적이고 개성이 뚜렷한 수학자들의 모임인 니콜라 부르바키는 가명이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수학자의 이름이며, 그리고 후원자들이 그 주위로 모여들게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한 인물이라고 믿도록 하기 위한 시도였다.




부르바키에서 창립 회원으로 활동한 이들로는 앙리 카르탕(Henri Cartan), 클라우드 셰발리(Claude Chevalley), 장 쿨롱(Jean Coublom), 장 델사르트(Jean Delsarte), 장 듀도네(Jean Dieudonné), Charles Ehresmann, René de Possel, Szolem Mandelbrojt 및 앙드레 베유 등이지만, 여기에 포함된 인물이 전부인지는 확실치 않다. 부르바키는 1934년 말 쯤에 이미 예비 모임을 갖기도 했는데, Jean Leay와 Paul Dubreil은 예비 모임에는 참석했으나 정식 출범 이전에 탈퇴했다. 그 외에 나중에 참가한 이들 중에서 중요한 인물로는 로랑 슈와르츠, 장피에르 세르, 알렉산더 그로텐디크, 새뮤얼 아일렌버그(Samuel Eilenberg), 서지 랭 및 로저 고드망(Roger Godement)이 있다.




부르바키의 회원들은 1935년부터 현대 수학을 집합론을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저술 활동을 시작하여 「니콜라 부르바키」라는 이름으로 책을 발표하게 되었다. 그들의 저술은 최대한의 엄밀성과 일반성을 추구한 것으로 유명하다.




폴데비아 과학아카데미 소속으로 1930년대 세계 무대에 등장해 수학에 엄밀성을 도입하고 수학적 증명에 관한 현대적 관념을 창안하여 현대 수학의 기초를 열어 놓은 천재 수학자 니콜라 부르바키. 현대 수학자들 가운데 그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거의 없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의 영향력이 수학의 영역에만 한정되지 않았다는 점으로 그의 이론은 구조주의 같은 인문사회과학의 사상운동은 물론이고 '울리포'를 비롯한 현대 예술의 실험에도 큰 영향력을 끼쳤다.




 『수학이 사랑한 예술』은 부르바키라는 위대한 천재 수학자의 탄생과 죽음(?)의 과정 속에 얽힌 흥미진진한 비화를 미스터리 형식의 다큐멘터리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며 부르바키의 죽음과 유산을 끝으로 구조주의 운동이 학문의 영역을 넘어 현대예술과 문학에까지 미친 큰 영향력과 그렇게 풍부한 결과를 낳는 위대한 정신적 창조의 바탕에 수학이 있었음을 독자들에게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책 중간 중간에 입체파 화가 피카소의 그림과 조르주 브라크, 마르셀 뒤샹 등의 그림을 실어 기존의 미술사조에서 탈피하여 회화가 과거와 단절했음을 보여주며 단순한 시각적 요소와 구조, 그리고 그 사이의 상호관계에 대해 강조한 그림들과 미술을 해체하여 새로운 분야로 재탄생시킨 현대미술 두 거장들의 수학적, 철학적 개념이 깔린 미술 분야의 혁명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다.




이렇듯 조각, 연극, 건축, 음악 등에서도 큰 혁명이 일어나 인류학, 언어학, 심리학, 문학, 철학으로 이어지고 20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전반적인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구조주의 운동. 니콜라스 부르바키는 이 개념들을 수학에 도입해 완전히 새로운 접근방법을 창안함으로써 20세기에 일어난 지각 변동에 큰 역할을 하였다. 즉 그 변화는 낡은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내면서 시작된 것이다.




구조주의 몰락.

부르바키는 수학을 공리화하고 구조를 강조하고 부르바키가 등장하기 전 수십 년 동안 느슨하던 분야에 엄밀성을 강조한다는 목표를 모두 이루었다. 하지만 부르바키는 카테고리 이론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자신들의 이론 체계를 다시 세울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쳐버리고 회원들 간의 분열과 새로운 방향으로 뜻을 모으지 못해 그로텐디크는 결국 부르바키를 떠나고 1960년대 말부터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던 부르바키는 수학이 등장하기 전보다 훨씬 더 엄밀하고 정확한 방법으로 공리적이고 구조적인 정확성의 영역으로 진입하여 스스로 제 갈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되자 부르바키는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다. 부르바키가 혁신할 수 있는 것이 더 이상 없었기 때문이었다.

부르바키가 몰락하게 된 원인은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로 쇠락하게 되었고 민족주의와 민족주의적 감정이 사그라들게 되면서 민족주의적 수학자 단체가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되었고 국경을 넘어선 협력이 자리 잡아 수학은 차츰 국제적 학문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로텐디크는 부르바키 정신과 부르바키가 수학에서 추구했던 이상의 화신이었다. 하지만 정치적 신조 때문에 수학을 떠난 그는 세상과 멀어져갔다. 자신의 정치적 행동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그로텐디크는 세상을 등지는 쪽으로 그의 삶을 선택한 것이다.




 『수학이 사랑한 예술』은 제목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로 예술 중심으로 수학적 개념을 비례개념과 함께 자세하게 접목시킨 책일 것이라 생각하고 책과 마주했지만 생각했던 것과는 방향이 조금 달라 다소 혼란스러웠었다. 하지만 학문의 영역을 넘어 현대의 예술과 문학에까지 확장되어 풍부한 결과를 낳은 위대한 정신적 창조의 바탕에 수학이 깔려 있고 응용수학으로도 수학 자체의 발전과 새로운 분야들을 낳았다는 것을 『수학이 사랑한 예술』에선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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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5대 궁궐 여행 - 길따라 떠나는
이재영 외 지음 / 이비락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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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 5대 궁궐 여행(길따라 떠나는)!

살아있는 조선시대 역사의 현장, 아름다운 5대 궁궐을 타임머신을 타고 떠납니다.

˜˜˜˜˜˜˜˜˜˜˜˜˜˜˜˜˜☀☀☀˜˜˜˜˜˜˜˜˜˜˜˜˜˜˜˜˜




어릴 때 찍었던 사진첩을 보면 초등학교 저학년 그러니까.... 1학년인지 2학년 때인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엄마와 남동생 또 엄마 뱃속에 있는 막내둥이와 창경궁에 놀러가서 찍은 흑백 사진이 몇 장이 남아 있다.

내가 어릴 땐 서울에도 개발이 많이 안 되어서 휴일이어도 어디 놀러갈 곳이 마땅치 않아 그나마 가족들과 나들이 갔었던 곳이 창경궁, 경복궁, 덕수궁 등 궁궐을 자주 드나들었었다. 엄마도 가족들과 궁궐을 가시는 것이 당시로선 유일한 외출이라 지금 보면 재밌는 모습일지 모르지만 그 당시엔 긴 머리를 곱게 말아 올리시고 한복 또한 곱게 차려입고 나섰던 그런 시절이었다. 그때의 나의 모습은 빵모자에 짧은 단발머리, 미니원피스를 입고 때론 하품을 하고 있고, 때론 지루한 지 코를 파고 있는 등 여자애로선 엉뚱한 짓하는 모습이 많이 찍혀 있어 아빠의 짓궂은 행동이 그대로 보여 졌는데 막연히 떠오르는 기억에도 내가 어렸을 때는 지금은 창경궁이라고 하지만 옛날엔 일제의 만행으로 인하여 창경원이라고 불리워진 창경궁 안에 동물원이 있어 궁궐 안엔 모두 동물원과 어린이 놀이기구가 함께 있는 것으로 알아 정작 궁궐에 놀러갔지만 궁궐의 모습을 본 기억보다는 물고기, 사슴, 호랑이, 사자, 뱀, 식물원등 내가 평소엔 자주 접하지 못하는 동식물들과 재밌는 놀이기구를 타고 놀았던 기억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그 땐 비원도 자유로이 왔다 갈 수 있어 창경궁을 돌고 나면 다리를 건너 비원을 꼭 거쳐 그제서야 궁궐의 정갈하고 고즈넉한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어린 마음에도 비원은 뭔가 신비로운 기운이 있어 비원을 떠올리면 비밀스럽고 은밀한, 세상 사람들이 쉽게 범접하지 못하는 비밀의 정원 같은 느낌이 있어 훗날 비원의 입장을 예약을 하고 함부로 드나들지 못하게 된 것도 그런 연유도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착각까지도 했었다.




하지만 비원의 이름 또한 금원禁苑이 정식 명칭으로 1406년 태종 때 처음 조성된 창덕궁 후원이 일제의 농간에 의해 비원이라는 이름으로 '금지된 왕의 정원' 이라는 원래 이름에서 '뭔가 숨길 것이 많고 음험한 정원'이란 뜻으로 왜곡되어 불리워졌다니 어릴 때의 내 생각이 마냥 틀린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궁'에 대한 학습이 잘 되지 않아 국사시간에만 교과서의 시험공부로의 '궁'에 대한 학습만 하게 되어 현실 속의 내가 살고 자란 이 땅에 같이 공존하고 있는 궁궐과 궁의 역사적 사실, 궁 안의 각종 명칭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지나쳐 버리고 이제껏 '우리 것이 소중한 것이여'라고 말만 앞섰을 뿐 정작 '제대로' 알려고 하지 않았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진다.




그래도 내가 어렸을 땐 갈 곳이 없어 궁궐에 놀러가긴 했었지만 몇 번 가다보니 이것저것 궁궐의 모습을 알게 모르게 학습하게 되었지만 지금의 우리 아이들은 갈 곳이 너무 많아 우리나라 고궁에 놀러간다고 하면 투덜거리며 재미없다는 반응만 하는 등 교과서 안의 궁궐이 그들에겐 전부가 되어 버려 궁궐이 서울에 몇 곳이 있는지 궁 안에 무엇이 있는지 단지 사극에서의 눈요기 거리로만 전락되어 방치되어 지는듯한 우리네 역사공부의 현실에 짐짓 걱정이 앞선다.

요즘은 단체로 아이들을 모집하여(부모들의 학습 강요로 인해) 역사탐방도 실시하여 이런 저런 교육을 받는다고 하니 강제적이긴 하지만 다소 안심은 되지만 지난 남대문의 어이없는 소실로 역사적으로 치명적인 오류점을 남긴 현실을 보았을 땐 과연 우리 어른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교육할 수 있을까 하는 부끄러움 또한 만만치 않다. 





『타임머신 5대 궁궐 여행』은 그런 점에서 교육적인 의미가 크다고 생각된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궁궐역사탐방 책이라 간략하게 요약되어 자세한 정보취득은 어렵지만 이 책으로 역사교육의 현장을 재학습하고 생소한 용어 또한 다시 공부할 수 있어 마음만 먹는다면 역사 공부를 못할 것이 없는 좋은 지침서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책 또한 얇아 들고 다니며 아이들과 책에 나온 사진들과 실제의 모습을 보며 궁궐에 대해 지식을 더 깊게 학습할 수 있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왕궁에서의 왕의 역할, 신하의 역할부터 시작해서 왕의 가족사까지 알 수 있는 나라의 큰 행사를 했던 임금과 왕실 가족들이 사는 왕의 집인 동시에 한 나라의 정치가 이루어지는 곳 궁궐.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5개의 궁궐들이 언제 만들어졌는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각각의 궁궐에서의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이 책을 읽다보면 궁금증으로 인한 질문이 숱하게 쏟아질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 책 또한 궁궐에 대해 더 알고 싶게 하는 호기심 가득한 욕망을 우리들에게 남겨주어 내가 살고 있는 집과 궁궐의 차이점. 궁궐의 외전, 궐내각사, 내전, 생활기거, 동궁, 후원 등 6개의 영역으로 나누어진 역할 등이 자세히 그려져 있고 설명되어져 사극을 보면서도 궁을 탐방하면서도 생소한 단어들에 대한 생경함을 이 책이 다소 덜어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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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 - 식탁 위에 차려진 맛있는 영화 이야기
송정림 지음, 전지영 그림 / 예담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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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

가슴이 따뜻해지고 푸근한 느낌이 드는 편안한 책이다.

계절때문일까?

따뜻한 캐시미론 무릎 담요에 갓 갈은 원두로 내린 향기 짙은 커피잔을 감싸안고 작가와 영화이야기를 주고 받고 싶은 그런...

 

영화보다는 책을 더 좋아하는 터라 영화를 굳이 영화관에 일부러 가서 보는 편이 아니어서 영화관람 횟수를 머리속으로 세어볼 수도 있을만큼 액션영화 또는 영상 스케일이 큰 영화가 아니면 더더욱 가지 않고 DVD나 영화를 다운 받아서 또는 케이블방송에서 즐겨보곤 했었다.

이유는 곱씹어서 볼 수 있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유럽과 이란 등의 제3세계 영화에 필이 꽂혀 종종 들락거리게 되는데 헐리우드 영화와는 또 다른 매력을 안겨준다.

그 중에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감독의 체리향기(A Taste of Cherry, 1997) 란 영화가 오랫동안 여운이 남아 지금도 주인공의 자신의 자살을 도와 줄 사람들을 찾아 버석거리는 길을 운전하며 가는 장면이 문득문득 생각나 이것저것 생각의 꼬리가 꼬리를 물때면 버석거리는 땅위에 누워보기도하고 떨어지는 빗방울에 얼굴을 하늘로 하고 맞아보기도 하는 등 지금의 나의 상황과 생각들을 그들의 상황과 접목시킨 머릿속의 상상력은 끝도 없이 흘러간다.

그렇듯 영화란 때론 가벼운 재미거리로, 때론 눈물 펑펑 쏟게 하는 해소거리로, 때론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또는 감성을 풍부하게 상상력을 가득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매체임은 틀림없다.

 

『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에서도 소개된 영화 「카모메식당」은 밤 늦은 시간 TV에서 봤었다. 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영화는 특별히 큰 소리로 박장대소할 웃음거리가 없는 잔잔한 영화였지만 공감대랄까 식당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지루하다거나 졸리지 않은 그런 영화였다. 두어시간 동안 정갈하고 맑은 느낌까지 깃든 「카모메식당」에서의 주인공 사치에의 나래이션과 함께 핀란드의 항구도시 헬싱키의 풍경과 어우러져 핀란드인에겐 낯선 주먹밥과 따라서 손님이 거의 없는 그 식당에서 서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그저 어디론가 멀리 떠나고 싶어 무작정 눈 감고 골라잡아 핀란드로 오게 된 미도리와 단골 손님 핀란드 청년, 갖가지 슬픔을 안고 그 식당을 찾게 된 사람들과 친해지고 핀란드인이 좋아하는 계피롤을 만들어 시나몬롤의 향기로 핀란드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그리고 서서히 일본인의 소울 음식 주먹밥도 선보이고 그들은 조용히 스며드는 향기처럼 서서히 상대의 마음을 핀란드인의 마음을 얻기 시작한다.

 

'느릿느릿하지만 마음에 울림이 있는 영화 「카모메식당」을 보고 나면 소설가 밀란 쿤데라의 말이 생각난다.

사람은 자기의 육체 속에 물집을 가지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가뿐 호흡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그는 말했다. 내 안에는 어떤 물집이 있어서 뛰어가는 것인지... 생의 속도에 대해 생각해본다. .....

숨가뿐 호흡도 아니고 그리 느리지도 않은 걸음걸이... 그 걸음은 어쩌면 밀란 쿤데라가 말한 '행복한 느림보의 걸음걸이'가 아닐까?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보폭과 걸음걸이....... 나에게 꼭 맞는 편안한 보폭으로 걸어가고 싶다. 그래야 자연이 내게 전하는 말을 들을 수 있을 테니까. 그래야 친구가 손짓하는 것도 보이고, 사랑이 속삭이는 말도 들릴 테니까.'

 

클래식 방송의 '세상의 모든 음악'이라는 음악 방송 프로그램에서 전기현씨의 목소리로 주말이면 듣게 되는 영화음악프로그램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송정림 작가의 맛깔스럽고 감성어린 글로 같은 영화를 보았어도 내가 받은 느낌과 작가가 받은 느낌이 다름에, 또 감성어린 영화에 관한 글을 읽고 있노라니 이미 보았던 것이지만 다시 또 보고 싶어지는 그런 영화들이다.

거기다 영화 속에 나왔던 레시피와 그 레시피에 관한 이야기와 어떻게 하는 지의 간략한 설명들....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각, 미각, 촉각, 감성 모든 것들을 만족시켜버리고 마는 『영화처럼 사랑을 요리하다』는 영화음악의 여운까지 안겨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감성가득한 책이다.

 

잊고 싶었던 잊으려 했던

"매일 그를 생각해.

잠자리에 들 때 마지막 생각, 아침에 일어나면 첫 생각.

그와 함께 있는 것만 옳은 것 같고 나머지는 다 틀린 것 같아."

 

또 다른 사랑을 다시 하고 싶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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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 사람을 얻고 세상을 얻는 인재활용의 지혜
리수시 엮음, 김영수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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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람을 얻고 세상을 얻는 인재활용의 지혜

˜˜˜˜˜˜˜˜˜˜˜˜˜˜˜˜˜☀☀☀˜˜˜˜˜˜˜˜˜˜˜˜˜˜˜˜˜



                ‘用人’

 

기계가 고장 나면 엔지니어를 찾듯 사람이 아프면 의사를 찾는다.

외과, 내과, 정신과 등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들을.

그렇다면 사회가 아프면 무엇을 찾아야 할까?

아마도 그건 '책'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의사란 환자를 치료해 아프기 전보다 더 건강한 상태로 만드는 것처럼 책을 읽는 것이란 단순히 고쳤다기보다 과정을 통해서 깨달음을 통해서 자신을 사회를 바로 세워주어 일깨워주는 역할로 결국엔 남에 의해서가 아닌 자신들 스스로가 '병'을 치유하게끔 중심을 바로 잡게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책이 주는 영향은 광범위하고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세상에 태어난다.




랜덤하우스에서 발간한 『用人』을 살펴보면  5천년 역사의 중국의 풍부한 용인 철학과 역사를 다룬 『용인통람(用人通鑒)』(총 4권)을 발굴하고 주제별로 재구성하여 저술한 책으로 900여페이지에 달하는 제법 두툼한 책이다.

 

약 2,100년 전의 중국의 위대한 역사가 사마천이 한 나라의 흥망과 관련하여 한 말 중 이런 말이 있다.




나라가 발전하거나 흥하려면 반드시 상서로운 징조가 나타나는데 군자는 기용되고 소인은 쫓겨난다. 나라가 망하려면 어진 사람은 숨고, 나라를 어지럽히는 난신들이 귀한 몸이 된다. 나라의 안위는 군주가 어떤 명령을 내리느냐에 달려 있고, 나라의 존망은 인재의 등용에 달려 있다.




요즘처럼 전 세계적으로 경제의 한파가 휘몰아쳐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모두들 살기 어렵다는 말들로 뉴스는 연이어 기사화하고 있고 더불어 국민의 경제적 체감온도는 더욱 더 냉랭해져만 가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은 경제가 정치에 끌려 다녀 경제를 살리고 죽이는 것들이 모두 정치에 달려 있다 보니 정치력 부재로 인해 경제의 심각함이 커지고 있어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치력 발휘가 큰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정치력 부재로 인해 국민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져 있는 만큼 사회적으로 정치가와 통치자의 자질과 능력을 뒷받침할 유능한 인재의 부재로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어 사마천의 말이 더욱 더 절박하게 다가온다. 




'用人'은 인류사와 걸음을 같이해왔다. 따라서 역사의 발전과 더불어 인재의 가치와 用人에 대한 인식도 끊임없이 풍부해지고 깊어졌다. 용인의 역사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세상을 향해 자신의 능력을 뽐낸 전성기도 있었고, 탄압을 받아 침묵 속에서 울분을 삼켰던 시기인 굴곡기와 안정기를 겪기도 했다. 이것은 모두 특정한 역사적 배경에서 기인한 현상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用人』은 인재를 기용하는 데 있어서 제기된 논의들을 비롯하여 인재를 슬기롭게 등용하여 성공한 실례들, 그와는 반대로 인재를 탄압하여 패망한 역사적인 사례들을 서문을 포함한 12장에 걸쳐 다루고 있다.




제1장은 용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중국사를 통해서 수많은 학자와 사상가들이 용인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으며

제2장은 역대 통치자들이 좋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어떤 제도를 마련했는지 그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을 때는 어떤 폐단과 피해가 있었는지에 대해서

제3장에서는 인재를 존중한 사례들을 집중적으로 소개하였다.

제4장은 인재가 인재를 알아본다는 인재추천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제5장은 사람을 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능력을 중시하라는 취지의 말로 요임금이 아들에게 자리를 물려주지 않고 유능한 순에게 물려준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제6장에서는 사리사욕과 탐욕이 개입되지 않아야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고 제대로 쓸 수 있다는 이야기로 유방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으며

제7장은 사람을 쓰되 그 사람의 장점을 잘 쓰라는 내용으로,

제8장은 인재를 기용했으면 의심하지 말라는 주제를,

제9장은 인재를 기용함에 있어 지나간 과거에 연연해하지 말라는 내용으로 인간으로서 범할 수 있는 실수들, 한 때의 잘못된 판단 등의 실수를 진정한 인재라면 이런 과거들을 불문에 그치고 과감하게 기용하라는 말이다. 하지만 부도덕한 행위와 파렴치한 행위는 불문의 범주에 두지 말라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제10장은 인재단련에 관한 이야기로 남보다 재능과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자만에 빠지면 그 피해가 보통인들보다 더 큰 피해를 받게 되므로 뛰어난 인재일수록 자기수양을 하라는 말이다.

제11장에서는 인재를 탄압한 정권이나 무시한 지도자의 가혹한 평가를 받은 사례를 들고 있다.



역대 중국 用人의 용인사상

첫째, 인재를 중시하는 사고방식으로 인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주로 인재를 존중하는 '존현尊賢', 인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호재好才', '애재愛才' 등과 같은 방면으로 표출되었다.

둘째, 인재를 식별하는 방법으로 인재의 본질을 파악할 줄 알아야 제대로 쓸 수 있으며, 식견을 통해 인재를 식별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제갈량은 인재 식별과 관련하여 일곱 가지 관찰법인 '칠관七觀'을 제안했고 유소는 여덟 가지 관찰법과 다섯 가지 측정법인 '팔관오시八觀五視'를 제기했으며 백거이는 옥을 식별하려면 만 3일을 구워보아야 하고, 인간의 능력을 알아내려면 7년은 족히 걸린다고 하였다. 요컨대 인재를 식별하기 위해서는 인재의 본질과 특징 그리고 주류를 볼 줄 알아야 하며 그 사람의 본모습이 드러나기 전에 알아 볼 수 있어야 하며, 곤경에 처해 있거나 무명일 때 인재임을 알아보는 눈과 원대한 식견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 인재활용에서 방략의 문제다. 즉 재능을 중시하면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피한다. 사람을 기용했으면 의심하지 말아야 하며, 기용한 바에는 권력을 위임해야 한다.

넷째, 파격적인 발탁과 용감하고 적극적으로 인재를 추천하는 넓은 가슴이 필요하다.

다섯째, 틀을 벗어나 사람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用人'의 경우에는 知人, 用人, 信賢, 擢賢, 容賢, 察賢, 進賢, 讓賢, 扶賢, 育賢 등과 같은 요소들이 중요하다. 이는 달리 말해 누구든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인재 문제를 잘 다루어야 한다는 뜻이다.

중국의 인재사는 사회, 국가, 정치 집단의 흥망성쇠의 역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사회적 배경과 인재 각각의 소질과 의향이란 시각에서 볼 때 국가가 아무리 번창하고 정책이 진보하더라도 모든 사람의 재능을 남김없이 활용하는 이상적 유토피아의 실현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재능의 발휘는 상대적인 것이며, 재능이 매몰되거나 낭비되거나 사장되는 것 또한 불가피하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사람은 많은데 쓸 만한 사람이 없어!"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왜일까? 일자리의 빈곤으로 대학가의 도서관에는 취업준비로 때 늦은 열공 대학생이 넘쳐나고 있는데... 그리고 박사학위까지 받고도 실업자로 전락한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데.

결국 적재적소에 맞는 인재 활용을 하기가 어렵다는 말이다.

인재로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가르침과 인내가 필요할진대 우리네 사회는 좀처럼 인내심을 갖고 '用人'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무엇이든 급하고 인스턴트 인간만 활용될 뿐 청국장같이 발효된 '用人'을 만들기가 참 힘겹다.




한자로 '人'은 두 사람이 기대어 있는 모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사람은 혼자서 지낼 수 없다는 뜻으로 인간이 이룬 성취의 기쁨은 한순간이지만 누군가와 함께 했던 기쁨은 두고두고 힘을 주고 행복했던 것을 기억한다.




자식을 가진 부모들이라면 자녀의 행복을 위해 가장 큰 화두로 두는 것이 '교육'일 것이다. 하지만 요즘의 우리네 교육은 국어, 영어, 수학 등을 어떻게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게 잘 하게할까? 어떻게 하면 일류대학에 들어가게 할 것인가가 화두이다. 어려서부터 우리네 교육은 이 사회에서 살아남아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남들과의 경쟁에서 어떻게든 이겨야만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쟁에서 이겨내는 방식을 교육받는다. 따라서 '함께하여 행복함'을 교육받지 못한 우리는 사회에 나와서도 이익추구에 더 치중하게 되어 진정한 '用人'으로 교육하고 키우는데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하물며 기업은 어떠한가.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추구이다. 누구를 위한 이윤추구인지에 대한 해석은 점차적으로 변해가 이윤추구에 국한되던 기업이념에서 점차적으로 종업원과 주주의 이윤추구까지 확대되어 가고 있다. 이젠 사회 전반적인 이윤추구가 기업의 존재이유로 자리 잡혀 가고 있어 이러한 시대에 '존경받는 기업'은 기업이 도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초우량 글로벌 기업을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객과 사회에 대한 이익의 환원 등을 통해 유명한 기업이 아닌 인재관리의 중요성에 기반을 둔 종업원가치 창출과 서비스, 이미지의 차별화에 기반을 둔 고객가치 창출이 접목되어 사회, 환경의 정의를 추구함으로써 최근 들어 존경받는 기업의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부각되고 있는 사회가치 창출에 힘써 이러한 조건을 모두 갖춰야만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인재는 제대로 기용하면 호랑이가 되고, 제대로 쓰지 못하면 쥐새끼만도 못하다'고 했다.




이것은 세상에 인재가 없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인재를 그릇에 맞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는 말로 역사적 사실에서 그 사례들이 톡톡히 입증되고 있다. 변화무상한 무제 시대에 위청이 황제의 신임을 얻고 공을 세우며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사례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것은 그가 부귀를 뽐내지 않고 자기수양에 힘쓴 결과이기 때문이다.




『用人』

'用人'에 대해 많은 인물들과 그 인물들에 대한 역사적 사례들이 실린 책으로 900여 페이지의 두툼한 용인집이다.

짤막짤막한 내용들로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없었으나 좀 더 자세히 세부적으로 알고 싶었던 내용들이 부족하여 앎에 대한 갈증을 불러일으킨 내용의 깊이감으로는 좀 아쉬움이 남는다. 따라서 이 책으로 인하여 본격적인 역사서를 읽어야겠다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 그런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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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 개정판, 하버드 초청 한류 강연 & 건국 60주년 기념 60일 연속 강연 CD 수록
박진영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미안해!
˜˜˜˜˜˜˜˜˜˜˜˜˜˜˜˜˜☀☀☀˜˜˜˜˜˜˜˜˜˜˜˜˜˜˜˜˜


박 진 영.

그는 자신만만한 딴따라다.

그의 춤과 노래에 깃들여진 열정은 그의 춤을, 노래를 보고 듣는 관객들의 피를 끓게 하는 뭔가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의 말투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건방져보였기 때문이다.

박진영 잘난 사람이라고 그는 자신의 잘남을 스스럼없이 말하곤 한다. 그래서 얄미웠나보다.




하지만 그는 미워할 수 없는 엔터테이너다.

늘 그는 뭔가를 시도했고 또 그 생각들을 행동으로 옮기고 열정의 땀을 뻘뻘 흘리며 세상에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를 보고 있노라면 보고 있는 나조차도 힘이 난다.

뭔가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뭔가를 또 시작하고픈 열정을.




「뜨개질을 시작하는 유일한 방법은 두 손가락으로 털실을 붙잡고 꼬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시작하면 된다. 인생을 사는 법과 똑같다. 물론 모든 시작이 다 같을 수는 없다.

첫 코를 뜨는 데는 수십 가지의 방법이 존재하고, 그 방법은 뜨는 사람의 기술 혹은 옷의 디자인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모든 방법마다 한 가지 모든 방법마다 유사점이 있다.

당신이 그것을 시도할 수도 있고, 시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서 매듭을 만들어라.」




케이트 제이콥스의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 중에서 인용한 글이다.




미안해』를 읽고 이 글을 인용하고 싶었다.

박진영의 『미안해』는 십년 전의 『미안해』에 이어 두 번째 지은 책이다.

그때의 책에 비쳐진 모습이 이십대의 뜨거운 혈기왕성함이라면 십년 후 다시 펴낸  『미안해』는 삼십대의 묵직한 무쇠로 만든 화로같은 느낌이랄까. 이십대의 열기가 좀 더 성숙하게 온전히 담겨져 있다.




'그런데 말이야. 책을 다 쓰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 역시 별로 훌륭한 인간은 아닌 것 같아. 별로 총을 쏠 자격이 없는 것 같다는 말이지. 그렇지만 어떡해? 이미 총은 쐈는데. 일단 미안하다고 말을 하고, 이제부터라도 조금 더 나은 인간이 되어보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미안해".'

라고 『미안해』를 통해 자신의 심정을 말하고 있는 그가 왠지 이젠 건방져 보이지 않는다.




미안해』를 통해 그는 그의 음악에 대한 소견을,

사랑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자신의 삶을,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눈을 통해 본 삶을,

마지막으로 그가 바라보고 느낀 社會에 대해서 솔직하고 담담하게 감성에세이로 풀어냈다.




대중과 함께 하는 그의 음악은 대중에게 맞추는 음악도, 대중보다 앞선 음악도 아닌 대중을 끌고 가는 음악을 하길 원하고 그렇게 하고자 노력해 왔다는 박진영. 약효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약을 맛있게 만들어서 대중들이 약인 줄도 모르고 먹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달리 생각해 보면 무서울 정도로 치밀하게 대중들의 심리를 파악하여 요리할 줄 아는 音樂人 박진영.

대중들이 들었을 때는 그냥 신나는 음악, 하지만 전문 음악인이 들었을 때는 앞선 음악, 이게 바로 그가 만들고 싶은 음악이라고 한다.




피아노 앞에 앉아 때론 부드럽게, 때론 터지지 않은 목청으로 열성껏 자신의 노래를 부르던 그가 춤과 노래로 사람들을 열광케 하더니 이젠 세계무대까지 도전한다.

아시아의 가장 성공적인 프로듀서이자 작곡가, 아티스트로 불려지고 있는 그가 이젠 미국까지 도전한다고 한다.

그는 가수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정상으로 가기 위한 콘텐츠기획부터 제작, 연예인 매니지먼트 등으로 자신의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 대중가요의 선정성의 논란도 끊이지 않고 가수답지 않은 가수로 세인들의 입방아에 이러쿵 저러쿵 오르내려 이맛살을 찌푸리게도 하고 "뭐 굳이 저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 같은 보통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특유의 자유분방함도 있지만 그를 통해 나온 음악들은 사람들의 오감을 열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진정한 성취란 자신이 이룬 일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라는 케이트 제이콥스의 말처럼 그 또한 자신의 일을 자랑스러워하는 당당함이 사람들에게 비쳐진 그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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