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그릇으로 살아나다!
박영봉 지음, 신한균 감수 / 진명출판사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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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산진은 어려운 놈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별난 놈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오만방자한 놈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성가시고 시끄러운 영감이라는 평도 있다.

어디에도 나를 칭찬하는 말이 없다.

그러나 그렇게들 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또 만족한다.

내가 사람들을 칭찬하지 못하는 것은 칭찬할 이유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산진은 유복자로 태어나 집안이 너무 어려워 세상에 나오자마자 남의 집에 맡겨져 이집 저집 전전하며 살게 되었고 소학교도 겨우 졸업해 보잘 것 없는 학력의 소유자였다. 그를 지칭해 사람들은 마치 '길들여지지 않은 싸움꾼과 신사의 대결'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의 奇行은 대단했는데 그가 살아생전엔 그의 명성과 위엄에 눌려 그에 대한 것들이 많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가 죽은 후 1971년경 소설가 시라사키 히데오는 '로산진'이라는 전기형 소설을 쓰며 그를 아주 몹쓸 인간으로 묘사하고 있다.




'로산진은 일곱 번이나 마누라를 갈아 치웠고, 자기의 아들을 낳게 한 여자가 30여 명 정도는 된다. 그는 하이에나와 갈가마귀와 바닷뱀 사이에서 태어난 악취가 분분한 괴수다. 그를 보고 있으면 알레르기가 일어난다.'




이것은 의도적인 과장, 조작된 표현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표현된 이유들 중엔 로산진의 행동, 성격 등 그 원인의 일부가 그에대해 그렇게 표현한 결정적 이유가 됐는지도 모른다. 그가 죽은 지 50년 정도가 지난 지금도 그에 대한 평가는 "인간은 실격, 그러나 작품이나 미식 감각은 천재"라고 로산진을 비난했던 사람들이라도 항상 꼬리말을 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의 이름 앞에는 '위대한 아마추어', '무관의 거인', '멀티아티스트', '독학독보' 같은 수식어가 붙는다. 태어날 때부터 혼자였고 딱히 스승이랄 사람도 없었다. 천상천하유아독존의 자존심과 감각을 가졌으면서도 그는 스승이 되지는 않았다. 스스로가 전부였다.

로산진은 서예가, 조각가, 전각가, 화가, 요리가, 도예가 등 그를 지칭하는 수식어들은 참 많았고 그의 세계는 경계가 없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삶의 팔 할은 요리와 그릇이었다. 76년의 세월을 살아가면서 그가 추구한 세계는 참 넓다. 그러나 그것들은 흩어져 있지 않고 그가 이루어 온 그림과 글씨, 그리고 도자기가 실생활에서 생명을 얻게 되었다. 떨어져 있던 하나하나의 퍼즐 조각들이 유기적인 조합을 이루었다. 그래서 로산진의 왕성한 창작이 이루어 놓은 어떤 분야도 따로따로 다가가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121p)




그가 남긴 유명한 혁명구호는 '그릇은 요리의 기모노', '그릇과 요리는 한축의 양바퀴'였다. 요리의 반쪽을 철저하게 찾아 주었다. 이것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80여 년 전인 1925년의 일이다.




요리, 그릇으로 살아나다!』의 저자 박영봉씨는 로산진의 예술세계나 요리, 그릇을 예찬하는 것이 이 책을 쓴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즉 우리의 것에 대한 되새김, 나아갈 바를 짚어보고자 한 것이라고 한다.

예술도 그렇지만 요리, 그릇 또한 우리의 정신이나 자세를 만들어 낸다. 그릇은 요리의 화룡정점이며, 요리인의 정신이 마지막으로 머무는 곳이다. 요즘처럼 플라스틱과 발암물질의 하나인 포름알데히드가 함유된 멜라민 수지로 생산된 식기의 유해성 논란으로 우리의 문화는 우리의 정신은 점점 더 혼란의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요리 따로 그릇 따로 노는 우리의 요리정신은 한 쪽이 텅 비어가고 있다.

문화의 흐름은 강물과도 같은 것이다. 강의 원류가 그 물의 본질이라고 할 수 없다. 그 물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이 세상 모든 것을 물줄기로 하여 흘러간다. 기타오지 로산진, 그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그는 인간적으로는 많이 부족했던 사람이었지만 그의 독창성과 예술정신, 한국의 도예 기술을 흠모하고 한국의 그릇의 연구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 있는 가마터를 찾아다니고 요리의 궁극, 그릇의 궁극을 추구했던 그의 열정은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었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요리를 해도 그것을 담을 그릇이 죽었다면 소용이 없다. 그릇을 선택하는 것이 번거롭고 엄격하다고 말하지 마라. 그릇을 사랑하고 다루는 일을 즐겨야 하며,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요리와 그릇은 하나로 맺어지게 된다."

요리와 도자기의 조화를 이끌어낸 로산진 그의 예술가로서의 이념과 장인으로서의 요리 정신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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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The Boss - 쿨한 동행
구본형 지음 / 살림Biz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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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완벽한 인간이 없듯이 완벽한 직장인도 없다.

따라서 완벽한 부하직원도 없고 완벽한 직장 상사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나'를 제외한 측근들에 대해 완벽하길 은근히 종용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00팀장은 도대체 왜 그 모양이야? 나이 값도 못하고 그 나이 되도록 도대체 한 게 뭐 있어? 자리가 아깝다. 자리가 아까워"

마치 내가 그 자리 그 위치에 올라서면 완벽하게 그 몫을 톡톡히 해 낼 수 있는 것처럼 술좌석에서 고만고만한 동료들은 서로 모여 앉아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직장상사를 안주로 삼으며 신나게 떠들어댄다.

하지만...

그때 그 자리에서 열심히 갑론을박을 주장하던 그 사람 또한 막상 그 위치에 올라가선 오래전 그토록 도마 위에 상사라는 존재를 올려놓고 난도질 하던 그 직장상사보다 나을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러다 보니 자신을 향한 부하직원들의 질시를 은연중 자신이 없는 자리에서 받게 될까봐 노심초사하게 되고 온갖 스트레스로 인한 강박 증세에 극소심병에 시달리게 되는 돌고 도는 직장인의 뼈아픈 직장생활의 외줄타기 고행 길을 걷게 된다.




왜 예나 지금이나 결과적으로는 같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는 걸까?




그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는 직장에서의 개개인의 존재가 한 인격체를 가진 인간이 아닌 단지 그 직장에 다니는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 존재로 길들여진 것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일부러 인간을 소모품으로만 인식하고 취급하는 직장은 아무도 없을 것이지만 직장이라는 곳이 이익집단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버린 것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 자신을 한낱 직장의 소모품으로 지내며 소모되며 스트레스를 받으며 기계적으로 일하고 월급을 받을 것이냐 아니면  인격체를 가진 존엄한 존재로서 서로 같이 어울려 더불어 같이 상생하는 관계로 가는 존재로 살 것이냐는 나의 선택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아마 모두들 후자의 길을 선택하고 가고 싶은 것은 두말 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우린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청소년기와 장년기를 보냈다. 오로지 대학 입시를 잘 치르기 위한 공부를 하였을 뿐이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 많은 연봉과 그에 따르는 부수적인 혜택 즉 결혼과 사회적 인맥 등 좋은 조건이면 사회적으로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부가가치만 눈여겨봤을 뿐이다. 인간적으로 어떤 문제점에 부딪혔을 때 인간 대 인간으로 보았을 때 또는 사회적 위치를 고려했을 때 내가 취해야 할 가장 현명한 방법을 찾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을 배우지 못해 우린 늘 직장생활의 관계에서 오는 부딪힘을 잘 적응하지 못하고 힘겨워 하고 대안을 찾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처럼 선배에서 나에게로 그리고 후배로 그 관계에서 오는 악순환의 연결고리가 계속 흘러갔던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은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혹자는 세상경험의 뼈저린 깨달음을 통해 배우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운 좋아서 훌륭한 선배를 만나 좋은 조언으로 가르침을 받기도 하고 아니면 책을 통해 배우는 등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그 문제점 뒤에 찾아오는 문제의 해결점을 찾은 뒤의 성취감을 제대로 맛 볼 수 없는 것이다.




그 점에서 『익숙한 것과의 결별』,『낯선 곳에서의 아침』와 같은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변화경영전문가로서 잘 알려진 구본형이 저술한 직장인을 위한 지침서 『구본형의 THE BOSS(더 보스): 쿨한 동행』은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게 아주 적합한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찌 엉킨 실을 주먹으로 쳐서 풀겠는가!"(사마천의 '사기'중 「손자․오기열전」)에서 나온 말처럼 우격다짐으로 인간관계의 엉킴을 풀 수는 없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백승이 되듯 내가 그 회사를 그만 두지 않은 이상 상사와 끝없이 부딪혀야 하는 상황이라면 상사를 제대로 관찰하여 그 대응 안을 찾기 전까진 다른 사람이 먼저 그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상사와의 관계에서 얼마든지 바로잡아 바꿀 수 있는 것과 절대로 바꿀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을 알았다면 이제 어떻게 훌륭한 수직적 관계를 만들어 갈 것인가?"

이 물음에 대한 고민이 바로 이 책의 주제다.




구본형의 THE BOSS(더 보스): 쿨한 동행』의 좋은 점은 직장 상사 소위 여기서는 나쁜 상사라고 했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나와의 관계가 불편한 상사라고 칭하고 싶은데 아무튼 나쁜 상사와의 관계개선에 대한 것을 임기응변식의 처세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나쁜 상사의 강점을 받아들여 배우고 양보하는 등 그 상사를 성장시켜 같이 상생하도록 하는 방법을 현실적으로 가르침을 주는 이 책의 대부분은 상사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 내기 위한 부하직원의 주도적 영향력에 대해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리더십과 달리 위로 향하는 힘에 대해 연구했다는 점이 차별적이다. 또한 모호한 이론이 아니라 당장 답답한 오늘과 내일을 구하기 위해 쓸 수 있는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했다. 이미 어쩔 수 없이 나쁜 관계 속에 놓이게 된 사람이 상사와 다시 화해하는 법, 정말 대책 없는 악질이어서 쓰레기 상사일 수밖에 없는 상사에게 강력하게 재갈을 물리는 법 그리고 나쁜 상사의 리더십을 답습하지 않고 반면교사하는 수단도 실었다.




경영은 인간을 다루기 위한 연구다. 단순히 성공을 위한 비법이나 처방만을 주려고 해서는 안 된다. 기업도 인간처럼 살아 있는 유기체이며 따라서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야 생명력이 있다. 진정한 리더십을 이해하려면 통제를 받는 부하직원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리더십보다는 그들을 품위 있게 만들어 주는 리더십이 무엇인지 판단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다른 사람과 늘 일치된 생각과 느낌을 가질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한 공간에서 서로에게 유용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기본적인 목적은 공유할 수 있다. 이것이 믿음의 문제이고, 태도의 문제이다. 같은 목적을 공유할 때는 헌신해야 한다. '내가 곧 전체적인 문제의 일부'라는 생각이 중요한 것이다.(2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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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골목시장 이야기 - 절망을 '절대 희망'으로 바꾼
윤승일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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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 가기를 꺼려하는 이유는 지저분하다는 것과 상품의 출처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아 믿음직스럽지 않고 가격도 저마다 달라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시간도 많이 빼앗기고 힘들다는 것 그리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상인들에 대한 불만 등등 이유를 대자면 이것저것 불편함 투성인 곳이 재래시장이다. 그래서인지 우리 동네도 십여 년 전부터 슬그머니 한 두 가게가 없어지기 시작하더니 몇 년 전 결국 재래시장 터전이 없어지고 그 자리엔 괴물같이 생긴 커다란 오피스텔만 덩그러니 세워졌고 근처에 제법 큰 마트가 생겨 동네 주민들은 그나마 갈 곳이 그 곳 밖엔 없어 그 마트를 이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품질은 그나마 좋은 것 같았지만 가격이 어찌나 비싸던지 만 원짜리 한 장 들고 나가면 만원이라는 동그라미 숫자 4개가 무색하게 가벼운 장바구니 안에는 빈약한 내용물만을 담은 채 터덜터덜 집에 들어오는 게 일쑤였다.

"예전엔 물건 값 흥정이라도 할 수 있고 상점주인과 이런저런 사는 얘기도 하는 등 사람 냄새나는 인간미에 물건 사는 재미라도 있었지"라시며 어머님은 옛날 재래시장의 추억이 못내 아쉬워 혼자 말을 하시고 그 때 그 시절을 잠깐 잠깐씩 아쉬워하셨다.




태양골목시장 이야기』에 나오는 성공 스토리는 서울 광진구의 재래시장인 자양 골목시장을 모델을 삼아 재래시장의 치열하고도 눈물겨운 재기 과정 속에서 성공의 숨은 열쇠들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엮은 경제 우화이다.




대형할인점의 입점 등 세상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재래시장은 어느 기업의 이야기도 아니었지만 쇠퇴한 경제로 여겨지는 재래시장의 부활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그 어느 것보다 더 절실하고, 가슴 찡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기업으로 치자면 CEO가 없는 기업, 직원들의 목적이 제각각인 기업, 부서들마저 자기 몫에만 집중하는 기업, 원칙과 기준을 만들기 어려운 기업, 이를테면 재래시장은 그런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쩌면 어느 굴지의 기업보다도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자양골목시장의 성공은 주요일간지, 방송사 등에서 집중 소개되어 세간에 많은 화재를 불러 일으켰었고 지금도 자양골목시장의 성공 노하우를 배우고자 전국 각지의 재래시장들을 비롯하여 기업체와 관광서 등에서 견학을 오거나 강연을 요청하고 있다고 한다.




광진구 자양골목시장에서의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시장에 지붕을 얹는 아케이드 공사였는데 정작 시장을 깨끗하게 만든 것은 바닥에 그은 노란 선 두 줄로 그 노란 선은 제멋대로였던 시장 통로를 반듯하고 깨끗이 훤하게 해 주었고, 문제점을 해결할 변화를 찾을 구심점을 찾지 못하던 시장 사람들은 황 국장과 극복의 열쇠를 던져주는 김연구원, 순대 국밥집 이씨, 거친 성격이지만 늘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장씨 등을 중심으로 그들이 이겨내야 할 온갖 역경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기 시작한다.




재래시장의 특성은 장사를 잘해서 돈을 벌려는 개개인의 목적은 같지만 자신의 장사로만 족할 뿐이다. 따라서 상인조합장이 있지만 제 장사에 몰두하다 보니 결속력이 약하고 책임성도 희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본의 경제기획청 장관을 지낸 사키이야다이치의 좋은 조직의 3요소(크기, 견고성, 강성)로 재래시장을 진단해본다면 경쟁체인 대형할인점과 비교해봤을 때 애초부터 게임이 되지 않는 경쟁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태양골목시장 이야기』를 기록한 목적은 최악의 조직이 최악의 조건 속에서 어떻게 재생되고 활력의 근육을 키우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이 책에서 말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태양골목시장에서 발견한 위기 극복의 열쇠 6개를 소개하자면

⍣변화는 생존전략이 아니라 생존 그 자체다.

⍣한 사람만 나서도 조직은 살아난다.

⍣조직을 말아먹는 두 가지 함정에서 벗어나라

⍣보이지 않는 제3의 힘을 찾아라

⍣작은 성공의 경험들을 소중하게 여겨라

⍣배워야 사는 게 아니라 살려고 배우는 것이다.




태양골목시장 이야기』는 2009년 회복의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아 미래의 희망이 불확실한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적으로 어렵다고 하는 지금 위기에 직면해 있는 기업과 개인에게도 이 책은 위기를 극복할 메시지들을 본문 중간 중간 주옥같은 글을 남기며 잔잔한 감동과 재미로 우리에게 다시 회복될 수 있다는 힘과 용기를 주는 책이다.




"아무리 강한 상대가 들어와도 노력하면 이겨낼 수 있습니다!" - 자양골목시장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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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혼 2 - 오랜 잠에서 깨어날 것인가
김상대.성낙희 지음 / 청울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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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공자의 말씀을 그의 제자들이 기록한 책으로 공자와 그 제자와의 문답을 주로 하고, 공자의 발언과 행적, 그리고 고제의 발언 등 인생의 교훈이 되는 말들이 간결하고 함축성 있게 기재되어 있다. 논어는 전 20편, 48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편의 머리 두 글자를 따서 편명으로 삼았으며 내용은 배움에서 시작해 하늘의 뜻을 아는 知命까지로 되어 있다.

논어는 중국의 철학자들과 가치관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다른 유교경전의 세책과 함께 사서라고 불리어지며 인, 의 예, 충이라는 유교적 인본주의를 가르쳐왔다. 

우리나라에 유교가 전해진 것은 중국과의 접촉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삼국시대로 추측되는데 삼국사기에 642년에 竹竹이라는 화랑이 인용한 논어의 구절이 있다고 한다.




논어의 혼 2 (오랜 잠에서 깨어날 것인가)』는 『논어의 혼 1』편에 이어 1년 만에 두 번째로 발간된 책으로 제1권에서는 첫 번째 '학이편'의 중요한 구절들의 깊은 의미를 살펴보았다면 2편에서는 『논어』의 위정편에서 선별하여 심원(深遠)함과 그 절대무량을 사람이 할 수 있는 한도까지는 탐색해 낸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논어의 혼 2 (오랜 잠에서 깨어날 것인가)』는 논어의 어구풀이 대신 그 정신을 천착하여 경전의 참뜻을 밝히려는 뜻에서 시도되었는데 스스로 깨닫지 못하면 스승은 언제나 역설적인 존재로 남으므로 김상대, 성낙희 두 저자는 라즈니쉬의 강의로 경전 못지않은 진리의 메시지를 담아 以經治經의 방식으로 전술하였다. 우리 삶의 궁극적인 물음의 갈증을 해갈할 수 있는 역할을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톡톡히 전달하고자 한 것이다.




저자는 일러두기에서 이 책이 하나의 교양서적으로보다 현대의 구도적인 삶에 이바지하는 조그만 안내서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적어놓아 『논어의 혼 2 (오랜 잠에서 깨어날 것인가)』를 건성으로 읽기보다 소수라도 다섯 번 열 번 읽으며 철저히 이해하고 인생의 좋은 반려자로 활용하기를 독려하고 있다. 각자의 도에 이를 수 있는 진지한 관심을 갖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통해 유용한 정보만 얻는 에고의 양식으로서의 지식탐구가 아니라 단어들 사이에 있는 행간의 사이에 숨겨져 있는 보석 같은 의미를 신성한 노래를 감상하듯 이 책을 읽어 독서의 엄청난 아름다움과 영감을 받아 그 경전과 더불어 명상의 상태로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지혜의 정수는 어느 한 구절이라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얼마나 뜨거운 가슴으로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




'깨달은이들의 말을 들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마음에 와 닿습니다. 마음으로는 구구절절이 그 말씀들을 따르고 싶은데 실제로는 전혀 실행에 옮기지 못합니다. 참담한 심정입니다.'




인생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데 대한 참 이해가 없으면 불행의 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 것은 우리 자신이기에 우리는 전적으로 마음가짐을 다져 잡고 남의 탓을 하지 않는 진정한 용기를 가져 그 불행에서 탈출하기 위해 각고의 용기를 가져야 한다. 마음은 무능하여 어떤 의지와 꿈,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는 데는 능숙하지만 의지력이 없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치명적인 단점을 갖고 있다. 우린 그 마음을 먹고 행동에 옮겨 무능하고 비겁한 마음에서 멀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어떤 가치 있는 말을 들을 때는 마음으로 듣지 말고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가 그 말에 귀 기울여 존재 전체로 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갈등하지 않고 실천이 가능한 것이다.




오랜 세월동안 논어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끊임없는 연구의 대상이었고, 또 그만큼 논어에 관한 수많은 책들의 발간으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읽혀지고 있는 '논어'는 긴 세월동안 그 말씀을 통해 현세의 사람들은 말씀의 지혜를 얻고 구하고자 했다. 외롭고 힘든 어려운 삶에서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말해주는 21세기를 살고 있는 이 시대에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 주고 있는 논어는 사람다운 사람, 삶다운 삶이 무엇인지 교육도 문화도 궁극적으로는 사람이 중심이 되어야 함을 조용히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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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에 답하다 - 사마천의 인간 탐구
김영수 지음 / 알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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史記는 중국 한나라 무제 때 사마천이 편찬한 책으로 그 분량부터 방대하여 권수만 130권이고 글자 수는 52만 6,500자에 이른다. 이 130권을 체제로 분류하자면 「本記」12권「表」10권「書」8권「世家」30권「列傳」70권 등으로 나누어져 있어 이런 역사서 체제를 紀傳體라고 부른다.

紀傳體란 원래 제왕의 행적을 연대기적으로 저술한 「本記」와 개인의 활동을 서술한「列傳」이 복합된 형식을 일컫는데 실제 史記에는 이밖에도 「表」「世家」「書」 모두 5개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史記는 전체적으로 기전체 형식으로 되어 있어 이후 중국 역대 왕조사의 편찬에 채용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기전체란 제왕의 즉위 연대에 따라 기록하는 단순한 역사편찬 방식이 아니라, 통치자를 중심으로 하여 여기에 속한 신하들의 전기· 통치제도 문물 등을 분류, 서술하여 왕조 전체의 체제를 이해하기에 편한 역사서술로서 역사적 사실 뿐 아니라 역사적 시각의 다양성까지 표현할 수 있어 생동감 있는 역사를 재현할 수 있다.

 

本記 황제에 관한 기록으로 역대 최고의 집권 인물, 주로 제왕의 전기로서 사건을 연대별로 연관 지어 기술했고 

世家 황제를 보필했던 인물, 즉 제후에 관한 기록으로 봉건제후국이나 개국 공신과 특수하게 영향을 미친 인물의 전기로 나라별 역사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연표로 어느 해에 어떤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는지 엑셀 프로그램처럼 세로에는 연대, 가로에는 인명을 배열하여 연도별 관직 임명과 파면, 좌천 등을 기록하여 표의 활용으로 기전체가 지닐 수 있는 복잡한 사건들의 분산을 막을 수 있었고, 표를 통해서 역사의 변화를 짤막한 서문으로 대신할 수 있었던 사마천의 천재성이 드러나는 부분이었다. 

국가 제도와 문물에 관한 전문적인 논문이라 할 수 있는데 조정의 전장, 제도, 천문, 지리, 예술, 경제 등에 관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어 사마천이 생각한 역사는 단순한 권력투쟁과 왕조의 흥망성쇠 과정뿐만 아니라 제왕의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와 수단이 이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과정이기도 하였다. 

列傳 사기의 가장 뒤에 있으며 가장 긴 부분으로 사기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데 유명 인물만을 다루지 않고 열전은 말 그대로 '모든 사람'에 관한 기록으로 한나라의 개국공신인 한신, 경포, 팽월 등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점을 들어 '세가'에 두지 않고 '열전'으로 내려 보냈다는 점은 '열전'은 단순히 개인의 생애를 소개하려는 것보다 '본기', '세가', '표'에 전개되는 사건의 흐름과 '서'에 서술된 문화 전반의 변천을 그 주제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시키려고 하였고 역사 속에서의 인간보다는 인간의 행동과 의지를 통한 역사의 이해라는 관점에서 설정된 것이었다. 


여기서 열전 70권 가운데 맨 마지막 권은 「太史公自序」로 사마천 자신의 가계와 史記의 나머지 129권에 대한 요약이 주요 내용으로 8권의 書, 10권의 表를 합한 18권을 제외한 112권이 모두 사람에 관한 기록이다. 즉 史記의 약 86퍼센트가 사람에 관한 이야기인 셈이다.


사마천의 史記는 권력자나 제왕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철저하게 현실적으로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실고 있다. 깡패도 있고 자객도 있고 코미디언, 동성연애자 등 온갖 부류의 인간 군상을 총망라하고 있는 것이다. 즉 인간의 본질, 세상인심을 비롯한 인간 세상 전반을 아우르는 통찰력이라는 보물을 얻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인간과 세태의 추악한 면도 접하게 된다. 생로병사라는 인간의 한계와 기쁨, 슬픔, 기대, 원망, 사랑, 질투, 분노, 후회, 회한 같은 복잡한 감정의 한 면도 놓치지 않은 이야기가 '역사'라는 저류위에 펼쳐지는 것이 바로 史記인 것이다.




사마천이 史記를 쓰게 된 연유 중 한 가지는 사마천의 아버지 사마담의 영향이 컸다. 사마담은 어릴 때부터 박학다식했던 아들에게 역사가로서의 자질을 길러주기 위해 사마천이 20세 되던 해에 여행을 권유했다. 그 때의 그 경험이 사마천이 史記를 저술하는데 밑거름이 되었을 뿐 아니라 사마천의 정신세계를 형성하는 데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역사를 쓰기 위해서는 역사 현장을 직접 가보는 게 중요하다는 아버지의 교육이 사마천을 역사가의 자질을 제대로 갖춘 인물로 성장시킨 것이다.




그리고 기원전 97년, 사마천이 49세의 나이에 이릉이 흉노에 포로로 잡혀 항복하고 만 사건에 대해 이릉이 무능한 것이 아니라 한나라 군의 작전 실패라는 점을 지적하고 중과부적으로 어쩔 수 없이 거짓 항복한 것이며 훌륭한 장수라고 변호했다가 한무제를 분노케 하여 목숨 값을 내놓던지 자신의 남성을 자르는 궁형의 형벌을 택해야 하는 상황 중에서 궁형을 자청하게 된다.

심리적, 정신적 고통을 수반하는 치욕의 형벌을 자청한 이유는 완성하지 못한 史記 때문이었다.

죽음과 삶의 기로에서 사마천은 부친의 유언을 따르고 다 이루지 못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궁형을 자청하여 환관이 되었다. 부형(腐刑)이라 불리는 궁형은 사람이 당하는 모욕가운데 가장 심한 형벌이었다.

사마천은 역사가임에도 불구하고 사마천에 대한 기록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사마천의 출생연도 또한 판본의 문제로 정확치 않아 사마천이 존경하고 가장 많은 기록을 남겨 놓은 곽해의 기록에 의해 기원전 145년 설을 추측할 뿐이다.




"사람의 죽음 가운데는 아홉 마리 소에서 털 하나를 뽑는 것같이 가벼운 죽음이 있는가 하면 태산보다 훨씬 무거운 죽음도 있다네"

사마천은 자신에 대한 기록도 거의 남기지 않았고 같은 죽음일지라도 태산처럼 무거운 죽음을 택했다. 궁형의 치욕으로 이미 죽은 육신이지만 정신만은 오롯이 살아 청사에 길이 빛날 사서를 쓰겠다는 결심이 '대장부 사마천의 태산과 같은 선택'이었던 것이다.




사마천은 史記를 저술하면서 영웅의 후손을 만나보거나 고향으로 직접 찾아가 마을 사람들에게 물어서 역사에 기록하는 등 그의 史記에는 사마천의 현장을 탐사한 생생한 취재가 기록되어 있다. 그 영향일까 『난세에 답하다 (사마천의 인간 탐구)』에서도 김영수 씨의 중국을 직접 오가며 사마천의 흔적들을 생생하게 취재를 하고 더듬은 흔적이 가득하다.




난세에 답하다 (사마천의 인간 탐구)』는 20년 이상 史記를 연구해온 김영수 씨가 1997년 32시간 EBS 방송에서 강의한 프로그램 강의 녹취를 주제별로 정리하고, 거친 현장 강의를 간결한 문체로 다듬어 책으로 펴낸 것이다.

그리고 史記가 어려워 일반인들이 쉽게 다가가기 어려워 멀리했던 史記를 초보자도 쉽게 맛볼 수 있도록 쉽고 간결하게 풀어냈다. 삼국지보다 세상사를 논한 것이 더 탁월하다는 史記에 대해 저자 김영수 씨는 책을 발간한 후 오마이 뉴스의 인터뷰에서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삼국지 백번보다 사마천 한번 읽는 게 낫다.'

'삼국지를 10번은 읽어야 세상사를 논할 수 있다"는 저잣거리의 수사를 품에 안고 살기를 20여년 '사마천'이라는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사람의 역사서 <사기열전>으로 한문공부를 시작했다. 충격적인 인물을 여태 모르고 있었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삼국지 따위를 버리고 사마천에 빠져들었다. 특히 지금도 흉노열전과 화식열전, 골계열전은 무척 현대적이며 세련미가 있다. 2000년도 전의 인물인데 말이다.

이런 매력적인 인물에 미친 사람이 이렇게 없을까. 사마천 연구자가 우리나라만큼 빈약한 곳이 또 있을까. 국내의 사마천 책은 번역서가 대부분이다. 김영수 선생에 의하면 그것도 사기열전에만 편중되어 있어서 사마천이 제대로 소개되지 않았다고 한다.'




사마천은 꿈과 희망과 이상의 기반인 믿음을 상실한 상태를 곧 ‘난세’라고 하였으며, 김영수 씨 또한 오늘날을 ‘난세’로 진단해 요즘의 리더십 부재와 꿈과 희망과 이상의 부재, 인재부재 등 부정직과 변화를 두려워하는 혼란으로 가득한 현재의 난세를 사마천의 史記를 『난세에 답하다 (사마천의 인간 탐구)』를 통해 사마천이 분석하고 인식한 개혁의 단계와 의미를 따라가 제도개혁과 시스템을 바꾸는 등의 춘추전국시대의 사례와 항우와 유방에 대한 깊은 통찰과 비교분석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하고 한나라의 최고 지도자든 무명의 필부든 유방과 항우를 통해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교훈과 영감을 인간은 발전적인 방향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남기며 난세 극복을 위한 처방을 찾고 말하고 있다.




"1년을 살려거든 곡식을 심고, 10년을 살려거든 나무를 심고, 100년을 살려거든 덕행을 베풀라"




"권력이란 힘을 나누고 덜어내어 균형을 잡는 행위다. 힘을 분산시키고 나누는 것이 권력이지 움켜쥐고 장악하는 것이 아니다."

역사에서는 권력의 이런 본질을 잘 이해하고 힘을 나눌 줄 알았던 리더만이 성공했다는 사실을 지적해 준 저자의 끝말이 세상 돌아감을 새삼 다시 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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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9-10-15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보고 어떤 분인지 궁금해 서재에 들렀어요. '난세에 답하다'는 리뷰는 정말 멋졌어요.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