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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 개정판, 하버드 초청 한류 강연 & 건국 60주년 기념 60일 연속 강연 CD 수록
박진영 지음 / 김영사on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미안해!
˜˜˜˜˜˜˜˜˜˜˜˜˜˜˜˜˜☀☀☀˜˜˜˜˜˜˜˜˜˜˜˜˜˜˜˜˜
박 진 영.
그는 자신만만한 딴따라다.
그의 춤과 노래에 깃들여진 열정은 그의 춤을, 노래를 보고 듣는 관객들의 피를 끓게 하는 뭔가가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의 말투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건방져보였기 때문이다.
박진영 잘난 사람이라고 그는 자신의 잘남을 스스럼없이 말하곤 한다. 그래서 얄미웠나보다.
하지만 그는 미워할 수 없는 엔터테이너다.
늘 그는 뭔가를 시도했고 또 그 생각들을 행동으로 옮기고 열정의 땀을 뻘뻘 흘리며 세상에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그를 보고 있노라면 보고 있는 나조차도 힘이 난다.
뭔가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뭔가를 또 시작하고픈 열정을.
「뜨개질을 시작하는 유일한 방법은 두 손가락으로 털실을 붙잡고 꼬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시작하면 된다. 인생을 사는 법과 똑같다. 물론 모든 시작이 다 같을 수는 없다.
첫 코를 뜨는 데는 수십 가지의 방법이 존재하고, 그 방법은 뜨는 사람의 기술 혹은 옷의 디자인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모든 방법마다 한 가지 모든 방법마다 유사점이 있다.
당신이 그것을 시도할 수도 있고, 시도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어서 매듭을 만들어라.」
케이트 제이콥스의 금요일 밤의 뜨개질 클럽 중에서 인용한 글이다.
『미안해』를 읽고 이 글을 인용하고 싶었다.
박진영의 『미안해』는 십년 전의 『미안해』에 이어 두 번째 지은 책이다.
그때의 책에 비쳐진 모습이 이십대의 뜨거운 혈기왕성함이라면 십년 후 다시 펴낸 『미안해』는 삼십대의 묵직한 무쇠로 만든 화로같은 느낌이랄까. 이십대의 열기가 좀 더 성숙하게 온전히 담겨져 있다.
'그런데 말이야. 책을 다 쓰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 역시 별로 훌륭한 인간은 아닌 것 같아. 별로 총을 쏠 자격이 없는 것 같다는 말이지. 그렇지만 어떡해? 이미 총은 쐈는데. 일단 미안하다고 말을 하고, 이제부터라도 조금 더 나은 인간이 되어보려고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미안해".'
라고 『미안해』를 통해 자신의 심정을 말하고 있는 그가 왠지 이젠 건방져 보이지 않는다.
『미안해』를 통해 그는 그의 음악에 대한 소견을,
사랑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자신의 삶을,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눈을 통해 본 삶을,
마지막으로 그가 바라보고 느낀 社會에 대해서 솔직하고 담담하게 감성에세이로 풀어냈다.
대중과 함께 하는 그의 음악은 대중에게 맞추는 음악도, 대중보다 앞선 음악도 아닌 대중을 끌고 가는 음악을 하길 원하고 그렇게 하고자 노력해 왔다는 박진영. 약효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약을 맛있게 만들어서 대중들이 약인 줄도 모르고 먹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달리 생각해 보면 무서울 정도로 치밀하게 대중들의 심리를 파악하여 요리할 줄 아는 音樂人 박진영.
대중들이 들었을 때는 그냥 신나는 음악, 하지만 전문 음악인이 들었을 때는 앞선 음악, 이게 바로 그가 만들고 싶은 음악이라고 한다.
피아노 앞에 앉아 때론 부드럽게, 때론 터지지 않은 목청으로 열성껏 자신의 노래를 부르던 그가 춤과 노래로 사람들을 열광케 하더니 이젠 세계무대까지 도전한다.
아시아의 가장 성공적인 프로듀서이자 작곡가, 아티스트로 불려지고 있는 그가 이젠 미국까지 도전한다고 한다.
그는 가수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정상으로 가기 위한 콘텐츠기획부터 제작, 연예인 매니지먼트 등으로 자신의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다. 대중가요의 선정성의 논란도 끊이지 않고 가수답지 않은 가수로 세인들의 입방아에 이러쿵 저러쿵 오르내려 이맛살을 찌푸리게도 하고 "뭐 굳이 저렇게까지 할 이유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 같은 보통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특유의 자유분방함도 있지만 그를 통해 나온 음악들은 사람들의 오감을 열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진정한 성취란 자신이 이룬 일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라는 케이트 제이콥스의 말처럼 그 또한 자신의 일을 자랑스러워하는 당당함이 사람들에게 비쳐진 그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