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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에 노닐다 - 오주석의 독화수필
오주석 지음, 오주석 선생 유고간행위원회 엮음 / 솔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오주석 선생님의 독화수필 '그림속에 노닐다'
- 영산회상 [靈山會相] : 고려 시대부터 내려오는 속악(俗樂)의 하나로서, 석가여래가 설법하던 영산회(靈山會)의 불보살(佛菩薩)을 노래한 악곡 -
영산회상이라는 가야금, 양금, 단소, 생황이란 4가지 악기로 구성된 국립국악단 정악단의 연주를 들으며 책을 마무리 하였다.
한 권의 책이 삶에 미치는 변화라는 것은 나에게 적용해 보아도 이렇게 어이없고 뜬금없다. 내가 영산회상을 듣고 있다니...
이렇게 오주석 선생님은 나를 - 아니 나뿐만이 아닐것이다- 책, 그림을 음악과 함께 다양한 감각을 활용하고 보고, 듣고 싶고 추체험 하고픈 욕망을 친절하게 꺼내 주신다.
오주석 선생님을 통한 전통문화는 내게는 좀 더 특별하다.
지정학적 위협으로 강대국의 위협 속에 대국을 사대하며 문화적 주체성이 없었던 힘없던 국가에서, 500년을 유교라는 고고한 정신적 기반위에서 찬란한 문화유산을 꽃피웠던 나라로의 인식을 전환시켜주었기 때문이다.
메모장에 문화사전이란 한켠을 만들게 해주셨고, 이 메모장은 궁궐장식, 팔괘&음양오행, 상서와 신수, 길상과 벽사, 한국의 건축, 전통문양, 무용, 미학, 음악등의 카테고리로 확장 되었다.
책 내용으로 돌아가보면,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3편이라는 부제를 들고 나온 이 책은 그림에 대한 해설보다는 옛 그림을 바로보는데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우리나라의 전통 문화에 대한 올바른 가치를 바로세우고 인문학 즉 문예적 소양을 바탕으로 한 제대로된 우리문화 감상법을 제시하는 부분과,
고인 영전에 고인에 대한 기억을 추억하고, 미술사학자로서 올바른 평가를 받지못한 아웃사이더임을 안타까워하며, 위대한 조선미술사학자를 추모하는 글로 나뉘어져 있다.
그는 분명 신선이 되었을 듯 하다. 신선이 되어 혈액암 투병중 죽어서 김홍도를 만나러 가겠다는 그의 바람따라 우리 산하를 자유롭게 유랑하며 어느 멋들어지게 늙은 고송아래 막걸리 한잔을 기울이며 가야금을 연주하고, 팔베게 베고 누워 시한수 멋드러지게 읊으며 코골며 잠드는...
조형을 언어로 바꿀때 그것은 마음속에 간직하기 쉬운 그 무엇으로 바뀐다. 그림을 공부하는 학자들은 그런 작업을 기술이라 한다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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