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 후천적 활자 중독에 빠지는 3가지 방법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1
김은섭 지음 / 지식공간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최소한 나는 아니였다.

 

 회사 선배가 내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추천했을때... 기분 나쁜 티는 내지 않았지만 제목만을 읽고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2년전의 나였다라면 몰라도... 적어도 이제 난 책 앞에서 머뭇거리지 않는다.

 

 항상 좋은 책은 징검다리가 되어 다시 좋은 책 앞으로 나를 인도해 주기 때문에 독서는 끊임없는 즐거운 이어달리기 였고,

 

 800페이지가 넘는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나, 니체의 극악한 난이도의 책들과, 주역의 오묘한 세계를 파고들때를 제외하고는 독서라는 즐거운 세계에 진입하여 가방에 책 한 두권은 꼭 넣어두면서 틈틈히 책을 읽고...

 

 1년에 60권 정도 분량의 책으며, 소설과 흥미 위주의 독서였다면 1년에 최소 100권 이상 읽을 자신이 있는 2년차 독서인으로 이제 당당하게 취미 항목에 '독서'를 욱여 넣을 수준은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에다가 읽은 책 전체를 짧게 나마 리뷰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는 나에게 책 앞에서 머뭇거리지 말고 읽기 편한 즐거운 독서로 시작해서 리뷰를 써라라는 책의 겉모습에서 받아들인 첫 인상은 사실 일종의 무시감으로 받아들여 출발한 독서였지만...

 

이 책을 읽어 가며 느낀 것은...

 

결국 동질감이다.

 

북플에 가입한 것은 일전에도 언급했지만 글 읽는 취미를 경시하고 상황이나, 사건, 사물에 대한 올바른 해설과 정의를 하는 사람들에게 '설명충'이란 단어로 프레이밍 하여 '꼰대' 이미지로 치환시켜버리는 세태의 경망스러움 속에서...

 

페이스북의 맛집 투어나, 여행지에서의 찍은 사진 한장이라는 나름의 취미 보다는...

 

읽고 사색하며, 그 곳에서 받은 감동과 희열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해 내는 북플이란 공간에서 훨씬 기분 좋은 폭신함을 느꼈기 때문일텐데...

 

저자는 책 읽는 즐거움을 아마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체험의 영역에서 표현해 내기에 깊은 공감을 통한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제 7살인 아들에게 이 독서의 참맛을 알려주기 위해 머리를 쓴다고 생각해 낸 것이 권당 용돈제 였는데, 저자는 이미 20년도 전에 이 방법으로 늦둥이 동생들을 버젓이 키워 내었다. 나의 킬러 콘텐츠가 20년 전의 모작으로 강등되어 버렸지만 이 강등의 기쁨은 한 없는 기쁨이요, 더없는 동지애 였다.

 

작가는 책에서 받은 감동을 머리 속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독서하기를 추천한다. 책에서 받은 감동대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삶은 변화될 것이고 더 나은, 더 풍요로운 인생을 선물해 줄 것이라고...

 

독서하는 습관 때문에 훌륭한 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책이 그 사람을 성공의 길로 이끌었다고...

 

본문의 내용 중 김훈의 '칼의 노래'의 필력에 대한 느낌을 "그가  꽃을 말하면 방안에서 꽃 내음이 났고, 바다를 이야기 하면 비린내가 났다"라는 표현이 있다.

 

갑자기 글을 맛 있게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끝 맛이 개운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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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17 1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를 읽으면서 사놓고선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을 다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역시 실천하려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활자 중독이라는 핑계로 정작 읽어야 할 책을 소홀히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