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봐야지 하고 다짐했던 책 중의 하나! 압도적인 책의 두께에 시작하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집에 머물게 된 시간이 많아 읽게 되었으니 ‘균‘이 나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하면 저자가 웃을지도 모르겠다. 읽고 난 소감은 생각보다 책넘김이 좋다는 것, 한 번 빠지게 되면 소설책처럼 계속 읽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처럼 망설이지 말고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이 책은 현대 세계의 불평등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각 민족의 생물학적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적 차이 때문이라고 답은 던져주고 시작한다. 그 답을 찾아 문명이 시작하기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 지역의 다양한 예들이 제시된다. 다른 역사책과는 다르게 구체적이고 수치화된 자료들이 이해를 돕는다. 역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학문 분야에 걸친 설명은 정말 한 사람이 다  쓸 수 있는 내용인지 경외감을 갖게 한다. 
인간 사회의 불평등을 불러온  환경적 요소 중 첫번째는 가축화, 작물화이다. 각 지역마다 야생동식물의 분포가 다르기 때문에 가축화, 작물화의 시기가 달라진다. 가축화와 작물화는 잉여생산물과 인구증가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또한 가축화로 인해 발생한 질병에 오랫동안 노출되어 면역력을 갖게 되면서 정복 전쟁 시 유리한 위치에서 막대한 자원을 소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가축화 ,작물화의 확산과 이동의 속도이다. 대륙의 위치가 확산과 이동 적합한 지의 여부에 따라 문명의 시작 시기에 있어 차이가 생겼다. 마지막으로 대륙의 면적과 이로 인한 인구의 차이이다. 인구 증가를 수용할 수 있는 적합한 환경의 대륙은 문자, 기술(쇠, 총) 등 문명의 발전이 가속화되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라면 2003년 특별증보면 부분이었다. 식량생산과 문자, 야금술 등 유럽보다 문명의 시작점이 빨랐던 중국이 유럽에게 추월당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혁신을 가져오는 최적의 조건으로 설명한다. 혁신 촉진을 위한 경쟁의 역할, 적절한 단체의 크기, 효과적인 제도 등도 다루고 있다. 어떤 분야에 있던 관리자라면 생각해 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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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과학 이라니.. 결코 펼쳐 볼 엄두가 나지 않는 제목이다. 마음하면 친밀한 느낌이 드는데 반해 과학이 덧붙었으니 말 안해도 내 맘 알아줄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책 등의 스티븐 핑커를 보고 꺼냈다가 책 표지에 그려진 뇌 이미지를 보고 다시 집어넣으려는데 아래쪽의 최재천 교수님 추천사가 보였다.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에는 통섭의 불꽃이 튄다˝


이 한 마디에 집어온 책이다..  


엣지는 유명한 석학들이 모여 자신이 이룬 학문적 성과를 나누는 비공식 모임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과학분야에 한정된 것은 아니고 과학자, 예술가, 철학자, 기술자, 사업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한다. 이 책은 엣지 온라인에 실렸던 18편의 글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오! 읽다보니 좋아하는 소설가 이언 매큐언이 엣지에 대해 소개하는 글도 나온다.
˝개방적이고 자유롭게 떠돌면서 지적인 유희를 벌이는 곳이자..... 호기심에서 비롯된 꾸밈없는 즐거움을 주는 곳, 생물 세계와 무생물 세계의 경이감을 집단으로 표현하는 곳이자... 흥분 가득한 대담이 지속되는 곳˝

이언 매큐언의 소설 <솔라>가 그냥 나온 게 아니라 과학에 관심이 많은 분이었나 보다는 엉뚱한 생각도 잠깐 해 보며 엣지에 대한 소개를 마무리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은 우리의 마음에 대한 또는 의식에 대한 18가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18가지의 이야기들이 모두 흥미롭지는 않았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들은 V. S. 라마찬드란의 ‘인류 진화의 대도약을 낳은 추친력으로서의 거울뉴런과 모방학습‘, 로버트 새폴스키의 ‘톡소: 인간 행동을 좌우하는 기생생물‘, 마틴 셀리그먼의 ‘에우다이모니아: 좋은 삶‘, 앨리슨 고프닉의 ‘놀라운 아기‘ 등이다. 이 이야기들은 천천히 실험과정과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이해가 쏙쏙 되어서 무척 재미있다. 마틴 셀리그먼이 쓴 부분을 읽고는 몰입에 대해 더 알고 싶어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을 찾아 읽어 보기까지 했다.(통섭의 불꽃이 튀긴 튀었다!!)   
사람마다 사전 지식과 관심 분야가 다르므로  읽고 난 느낌이 나와는 많이 다르겠지만  읽으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용어의 정의이다. 정의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는 논문 요약을 읽는 듯하여 이해하기 힘든 글들이 있었다. 물론 직접 찾으면서 읽어야 하겠지만 그런 열정은 부족하기에 각주에 적어주면 참 좋겠다라는 게으른 생각도 해 보았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읽기는 잘 읽었는데 사고의 확장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나의 한계를 보게 된다. 정리하면서 읽어야 하는 책인데 그냥 읽었더니 아쉬움이 남는다. 


에우다이모니아에 이르려면 우리 자신의 최대 강점에 몰두해야 한다. 그렇다면 거기에 지름길이 있을 수 있을까? 그 지름길을위한 약리학이 있을 수 있을까? 나는 부정하는 쪽이다.
행복의 세 번째 유형인 의미 있는 삶도 자신의 최대 강점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자신보다 더 크다고 믿는 무언가를 위해 발휘하는 것이다. 거기에 이르는 지름길은 없다. 그것은 삶이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다. 즐거움의 약리학은 있을 가능성이 높고, 긍정적인 정서의 약리학도있을 법하지만, 몰입의 약리학은 있을 가능성이 적다. 그리고 의미의 약리학이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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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토요일, 느즈막히 일어나 샌드위치를 만들어 나눠 먹었다. 주말에는 침실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는 그 분위기의 맛이 있다. 늘어짐, 한가함, 규칙 어기기 등 주말만이 가진 한가함이랄까. 한가함이 계속 되다 보면 무기력이 찾아온다. 머리카락과 먼지, 샌드위치 부스러기 등이 부각되어 보인다. 벌떡 일어나 간단히 씻고 방청소를 한다. 언제부터인가 시끄러운 청소기보다는 정전기포로 스윽 밀고 물걸레로 가볍게 닦아내는 것이 좋다. 깨끗한 침실을 보니 뭔가 쓰고 싶어졌다. ‘몰입의 즐거움‘에서 읽은 구절이 떠올랐다.

‘경험의 질에 창조적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무슨 일을 누구와 하느냐 못지않게 어떤 여건에서 하느냐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제 방도 깨끗해졌으니 영감과 창조력의 샘이 퐁퐁 솟아올라야 할 텐데 말이다.
 
어떤 일에 몰입했다고 해서 좋은 삶, 가치있는 삶이란 할 수 있을까?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그렇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은 우리의 삶이 보다 풍요롭고 가치있다고 스스로 여기려면 몰입의 경험이 필요하다며 몰입의 조건 및 다양한 연구 결과와 사례 등을 소개하고 있다. 각 장마다 물 흐르듯이 이어지는 논리와 사례 등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장에 이르게 된다. 

책을 덮고 나니 자아비판을 안 할 수가 없다. 좋아하는 일 물론 많다. 운동, 악기, 독서, 그리기, 글쓰기, 서예 등 관심 분야가 많았고 집중하면 잘할 자신도 있다. 하지만 지구력의 절대 부족이다.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하지 못했다. 넘으려면 넘을 수도 있었던 고비들마다 넘지 않고 다른 길을 택했다. 관심 분야는 많지만 모두 얕은 냇물처럼 순식간에 흘러가 버렸다. 무언가를 잘하고 즐긴다고 말하기에는 부끄러운 수준들이다. 
힘들면 피해가자는 나의 생활 태도는 나의 일에서도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 20년 가까이 하고 있는 일이니 눈감고도 하시겠네요? 라는 질문에 당당할 수가 없다. 나에게 있어 일은 경제 활동의 원동력,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니 스트레스, 대신 최대한 효율적으로 해결할 것, 나만 열심히 하면 손해...이런 생각들의 지배하에 있지 않았나 싶다.(물론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안 그랬다!!) 안 할 수 없는 나의 일.. 좀더 즐겁게 몰입해서 할 수는 없을까?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다면 나의 삶이 더욱 윤택해지지 않을까?
나의 취미 활동과 일이 즐겁지 않았던 이유를 책에서 찾자면 참 많다. 그 중 일에 대한 나의 부정적인 편견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하겠다. 일에 대한 나의 감정 정리가 마무리되면 몰입하기 매뉴얼이다! 구체적인 목표와 즉각적인 피드백, 수준에 맞는 적당히 어렵고 해결 가능한 과제를 제시하라고 권하고 있다. 쉽진 않겠지만 아직 늦지 않다고 생각하기에 자기목적성이란 것을 키워보고 싶다.   




목표가 명확하고 활동 결과가 바로 나타나며 과제와 실력이균형을 이루면 사람은 정신을 체계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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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설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정인이가 있었을까.
읽는 동안 자꾸 정인이의 눈웃음이 떠올랐다. 정인이가 말이라도 할 수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지금과는 다른 입양제도가 눈길을 끈다. 소설 속의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다자란 아이들이다. 상처는 받을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죽지는 않는다. 입양제도가 어떻든간에 부모의 자격을 깆추었는지가 제일 중요할 듯하다.
미래의 사회를 다룬 많은 소설들처럼 자격을 갖추지 못한 부모대신 사회가 아이들을 길러내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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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그때 우리가 끊임없이 마음속에 지니고 있었던 공동(洞), 과거로 돌아가고만 싶은, 혹은 그 반대로 시간의 흐름을 재촉하고만 싶은 구체적 감정, 어이없는 요구, 저 불타는화살과도 같은 기억, 그것이 바로 귀양살이의 감정이었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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