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내가 읽은 책은 아이슬란드 에디션이다. 눈오는 날 뜨끈한 방안에서 귤 까 먹으면서 읽으면 마음까지 따뜻해 질 것 같은 그런 분위기. 글 중간 중간 사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책은 참 마음에 들었는데 유발 하라리의 책과 함께 보는 통에 참 오래도 들고 있었다. 낮에는 유발 하라리의 책을 밤에는 이 책을 읽었다. 감성과 과학을 오가느라 그 간극 때문인지 몰입하지 못하고 다시 읽기도 하고 느린 호흡으로 읽다보니 그랬나보다.

시인의 글은 와인처럼 술술 읽히지만 천천히 음미하지 않으면 어떤 향도 못 맡기도 한다. 그래서 오래 읽었다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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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호모 데우스보다 강한 어조가 눈에 띈다. 유발 하라리의 책을 세 권째 읽다보니 이제는 그의 유머에 가끔 웃기도 한다. 읽기 쉽진 않지만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다. 날마다 반복되는 일상처럼 고정된 나의 시야를 시공간으로 확장시켜 주는 것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사피엔스는 신이 되기도 전에 민족, 종교, 국가의 이익 등 편협한 생각과 이기주의로 인해 핵전쟁이나 지구온난화로 멸종할 수도 있다는 다급함이 느껴진다.
해야 할 일은 잔뜩 쌓여 있는데 탕비실 청소를 누가 하느냐로 싸우고 있는 식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우리의 경험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능력을 주는 도구를 계속해서 개선" 하는 데 헌신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바라는 것은 자기 자신의 경험에 연결되기위한 도구인지도 모른다. ‘경험 공유‘라고 부르는 것도 사실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부추긴다. 어떤 신나는 일이 일어났을 때 페이스북 사용자가 직감적으로 하는행동은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온라인에 올린 다음 ‘좋아요."
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작 자신이 느낀 것에 대해서는거의 신경 쓰지 않는다. 실제로 자신의 느낌마저 점점 더 온라인 반응에 따라 결정된다.
- P142

우리는 생각하고 조사하고 실험할 자유 없이는 진리는 물론이고고통에서 벗어날 길도 찾을 수 없다. 따라서 세속주의자는 자유를중시하며, 어떤 텍스트나 제도, 지도자에게 최고 권위를 부여해서옳고 그름의 최종 심판으로 삼는 일을 삼간다. 인간은 언제라도 의심하고, 다시 검증하고, 다른 의견을 듣고, 다른 길을 시도해볼 자유가 있어야 한다. 세속주의자는 지구가 정말 우주의 중심에 미동도없이 앉아 있는지 용감하게 질문한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존경한다.
또한 1789년 바스티유 감옥으로 몰려가서 루이 16세의 폭군 체제를 무너뜨린 민중을 높이 평가한다. 또한 백인 승객에게만 허용된버스 좌석에 앉는 용기를 발휘한 로자 파크스를 찬양한다.
- P311

비슷한 이유에서, 세속주의 교육은 아이들에게 신을 믿지 말라거나 종교 예식에 참가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금지의 교의 주입이 아니다. 오히려 세속주의 교육은 아이들에게 진실과 믿음을 분별하고, 고통을 느낄 줄 아는 모든 존재를 위한 동정심을 계발하며, 지구에 서식하는 모든 생물의 지혜와 경험을 이해하고, 미지의 것을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하며, 자신의 행동과 세계 전체에책임을 지도록 가르친다.
-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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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토프 백작과 함께 한 주말,
시간의 흐름을 못 느낄만큼 재미있었다. 책을 읽다 소리내어 웃는다면 진짜 재밌다는 거다!!

읽는 중간 밑줄긋기를 하고 싶은 부분이 많았는데 흐름을 끊고 싶지 않아 그냥 넘겼더니 어딘지 모르겠다ㅠㅠ
재미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문장도 많았다. 작가가 정말 정성스럽게 쓴 글이란 느낌이 든다. 다시 한번 사서 봐야겠다^^

우리 주인공을 세 가지 단어 말하기 놀이로 표현한다면 교양, 배려, 유머라고 할 수 있겠다. 한동안 그를 생각할 것 같다.



이프성에 갇힌 에드몽 당테스의 경우, 그의 정신을 말짱하게 유지해준 것은 복수에 대한 생각이었다. 부당하게 갇혀 사는 동안 그는 자신에게 악행을 저지른 사람들에게 체계적으로 복수할 계획을설계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지켜나갔다. 세르반테스는 해적들에게잡혀 알제리에서 노예가 되었지만, 그에게 삶의 버팀목이자 자극제가 된 것은 아직 쓰이지 않은 작품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엘바섬에유폐된 나폴레옹이 닭들 사이를 거닐고 파리 떼와 씨름하고 진흙구덩이를 피해 걸을 때 그의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힘을 불어넣어준 것은 싸움에 이기고 파리로 돌아가는 환상이었다.
그러나 백작에게는 복수의 기질이 없었다. 장대한 작품을 구상할상상력도 없었다. 제국을 복원하겠다는 꿈을 꿀 정도의 공상적인 자아도 없는 게 확실했다. - P53

그 책은 마음에 겨울밤이 스며들었을 때 쓰인 책일 거라는 애초의 의심이 확인되었다고 생각했다. 의심할 여지 없이 그 책은, 새들은 이미 남쪽으로 날아갔고 장작은 벽난로 옆에 쌓여 있고 들판은 눈으로 하얀,
그런 때를 위한 책이었다. 즉, 밖으로 나가서 뭔가 할 엄두가 나지않고 친구들도 고생스럽게 자기를 찾아올 생각이 없는, 그런 시간을 위한 책이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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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언들 시녀 이야기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김선형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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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재미있다.
몰입해서 읽다보면 시간의 흐름을 놓치게 된다. 등장 인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부패한 사회가 무너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독특한 형태의 소설이다.

길리어드는 철저하게 남성 위주의 사회로 조선시대와 유사한 여성지위와 사회계급이 있다. 지구상에는 아직도 남성 중심적인 나라와 흔들 수 없는 계급 구조를 가진 나라가 있기는 하지만 시대적으로 너무 뒤로 간 건 아닌가 싶다. 35년만에 발표된 후속작이라니 20년 전에 읽었더라면 아주 좋았을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별 4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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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고의 시간들을 읽고 작가에게 반해서 읽게 되었다. 그 책과는 다르게 읽기가 쉽지 않았다. 다양한 인물들의 기이한 에피소드들은 상당히 함축적이고 철학적이다.
마녀가 들려주는 듯 이상한 이야기들이 가진 의미를 곱씹어 봐야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옆에 두고 아무곳이나 펼쳐서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작가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중성에 대한 것이 아닐까 싶다. 완전한 것은 없다. 낮의 집과 밤의 집의 느낌이 다르듯이 인간 개개인도 완전하게 규정할 수 없다. 누가 진짜인지는 가려볼 필요는 없다. 둘 다 나니까.


거울 속에 비친 완전히 준비된 상태의 자신을 볼 때에야 비로소 그는 자신을 ‘그‘라고 생각한다. 단 한 번도 자신을 ‘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개 씨는 타인의 눈으로만 자신을 본다. 자신의 외모, 방적사로 만든 새 재킷, 날씨에 지친 자신의 얼굴과는 대조되는 밝은색 옷깃이 달린 크림색 셔츠가 그에게 그만큼중요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자기 자신을 위해서 아무개 씨가 바깥에 있는 이유다. 아무개 씨 안에는 그 안에서 바라볼 만한 것이 이무것도 없고, 그래서 반성이 없다. 그러면 유령이 보인다.
- P27

여행할 때는 스스로에게 조언하고, 자신이 이 세상과 잘 어울리고 있는지 돌아보기 위해 스스로를 돌봐야 한다. 그것은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을 생각하며, 자신을 돌보는 것을 의미한다. 여행할 때 사람들은 그것 자체가 목적인 양 결국 자기 자신과 만나게 되어 있다. 자신의 집에서는 그지 가만히 있을 뿐이다. 무엇과싸울 필요도, 무엇을 성취할 필요도 없다. 철도 연결이나 열차 시간표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기뻐하거나 실망할 필요도 없다. 말뚝에 스스로를 묶어 놔도 좋다. 그리고 그때 가장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 P72

나는 감히 나 자신의 연약함이나 힘을 찾으려 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주 특별한 느낌이다. 내면의 깊은 곳 어딘가에서,
다른 사람들이 항상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상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는다. 다만 안도감을 주었을 뿐이다. 내 삶의 모든 순간마다 들러붙어 있는 어떤 피로감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 P117

시원한 집에 앉아 차를 마시고 파이를 베어 먹으며 책을 읽는것은 얼마나 큰 기쁨이며, 얼마나 큰 인생의 달콤함인가. 그는 긴문장을 곱씹으며 그 의미를 즐기고, 문득 그 속에 감춰진 더 깊은의미를 발견하고, 그 의미에 놀라고, 직사각형 유리창을 바라보는 일을 즐겼다. 차는 섬세한 찻잔에서 식는다. 찻잔 위로 올라오는 레이스 같은 김은 거의 느낄 수 없는 향기를 남기고 공기 중으로 사라진다. 종이 위의 글자 열들은 그의 눈과 이성, 사람 자체에안식처를 제공한다. 세상은 이로 인해 발견되고 마음이 열리고 안전하다. 케이크 부스러기가 테이블 매트에 떨어지고, 이가 도자기컵에 살짝 부딪히는 소리가 난다. 지혜가 효모 케이크처럼 입맛을돋우고, 차처럼 활기를 주어 입안에는 침이 고인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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