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과학 이라니.. 결코 펼쳐 볼 엄두가 나지 않는 제목이다. 마음하면 친밀한 느낌이 드는데 반해 과학이 덧붙었으니 말 안해도 내 맘 알아줄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책 등의 스티븐 핑커를 보고 꺼냈다가 책 표지에 그려진 뇌 이미지를 보고 다시 집어넣으려는데 아래쪽의 최재천 교수님 추천사가 보였다.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에는 통섭의 불꽃이 튄다˝


이 한 마디에 집어온 책이다..  


엣지는 유명한 석학들이 모여 자신이 이룬 학문적 성과를 나누는 비공식 모임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과학분야에 한정된 것은 아니고 과학자, 예술가, 철학자, 기술자, 사업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한다. 이 책은 엣지 온라인에 실렸던 18편의 글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오! 읽다보니 좋아하는 소설가 이언 매큐언이 엣지에 대해 소개하는 글도 나온다.
˝개방적이고 자유롭게 떠돌면서 지적인 유희를 벌이는 곳이자..... 호기심에서 비롯된 꾸밈없는 즐거움을 주는 곳, 생물 세계와 무생물 세계의 경이감을 집단으로 표현하는 곳이자... 흥분 가득한 대담이 지속되는 곳˝

이언 매큐언의 소설 <솔라>가 그냥 나온 게 아니라 과학에 관심이 많은 분이었나 보다는 엉뚱한 생각도 잠깐 해 보며 엣지에 대한 소개를 마무리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이 책은 우리의 마음에 대한 또는 의식에 대한 18가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 18가지의 이야기들이 모두 흥미롭지는 않았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들은 V. S. 라마찬드란의 ‘인류 진화의 대도약을 낳은 추친력으로서의 거울뉴런과 모방학습‘, 로버트 새폴스키의 ‘톡소: 인간 행동을 좌우하는 기생생물‘, 마틴 셀리그먼의 ‘에우다이모니아: 좋은 삶‘, 앨리슨 고프닉의 ‘놀라운 아기‘ 등이다. 이 이야기들은 천천히 실험과정과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이해가 쏙쏙 되어서 무척 재미있다. 마틴 셀리그먼이 쓴 부분을 읽고는 몰입에 대해 더 알고 싶어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을 찾아 읽어 보기까지 했다.(통섭의 불꽃이 튀긴 튀었다!!)   
사람마다 사전 지식과 관심 분야가 다르므로  읽고 난 느낌이 나와는 많이 다르겠지만  읽으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다면 용어의 정의이다. 정의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는 논문 요약을 읽는 듯하여 이해하기 힘든 글들이 있었다. 물론 직접 찾으면서 읽어야 하겠지만 그런 열정은 부족하기에 각주에 적어주면 참 좋겠다라는 게으른 생각도 해 보았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읽기는 잘 읽었는데 사고의 확장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나의 한계를 보게 된다. 정리하면서 읽어야 하는 책인데 그냥 읽었더니 아쉬움이 남는다. 


에우다이모니아에 이르려면 우리 자신의 최대 강점에 몰두해야 한다. 그렇다면 거기에 지름길이 있을 수 있을까? 그 지름길을위한 약리학이 있을 수 있을까? 나는 부정하는 쪽이다.
행복의 세 번째 유형인 의미 있는 삶도 자신의 최대 강점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자신보다 더 크다고 믿는 무언가를 위해 발휘하는 것이다. 거기에 이르는 지름길은 없다. 그것은 삶이 무엇인가에 관한 것이다. 즐거움의 약리학은 있을 가능성이 높고, 긍정적인 정서의 약리학도있을 법하지만, 몰입의 약리학은 있을 가능성이 적다. 그리고 의미의 약리학이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 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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