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암벽 같은 딱딱한 것을 긁는것을 어원으로 합니다. 흔적을 남기는 것이죠. 긁다. 그리움, 그림 전부글에서 나온 겁니다. 책은 글입니다. 말과는 다릅니다."
"책을 책장에 쌓아두지 말고 마음속에 쌓아두라. 기억 속에집어넣어라."
"어떤 말이나 문자로 쓰인 책이 아니라 어머니의 몸인 생명의 근원에 있는, 우리가 기억할 수 없는, 기억에없는 책이 바로 디지털 시대와 연결된다는 것을 화두로 삼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플라톤은 그의 명저 《국가론》에서 국가는 국민과국민의 재산을 지켜주는 것뿐만 아니라 진선미가 무엇인지, 왜 우리가 사는지를 국민에게 알려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일본에선 책을 ‘혼本‘이라고 합니다. 같은 한자를 쓰는데 일본은 ‘혼‘이고 우리는 ‘책‘입니다. 자기 남편을 서방이라하는데, 책방이라는 뜻입니다. 세상에, 남편을 책방이라고, 서점이라고 부르는 민족은 한국인밖에 없을 겁니다.
한국에서는 ‘공부‘ 하면 ‘study‘를 뜻합니다. 중국어로는 ‘시간 있느냐?‘ ‘여유 있느냐?‘라는 뜻입니다. 희랍어의skole‘과 같습니다. 여유, 시간, 휴가를 뜻합니다. 일본어로는 아이디어를 말합니다.
최근에 CNN에서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실험했어요. 아이패드를 놓고 툭 치면 그림 나오는 걸 아이한테 보여줬습니다. 그러고 나서 엄마와 아이패드를 나란히 두고 "이리 와" 했더니 엄마한테 안 가고 아이패드로 갔습니다. 더 놀라운 아이패드에서는 가짜 소리가 나고, 장난감에서는 진짜 엄마 소리가 나게 한 후 "이리 와" 하고 재생할 때도 장난감으로 안가고 아이패드로 가는 거예요.
"종이책을 그대로 사이버 세계로 옮긴것이 전자책은 아닙니다. 어머니의몸처럼 육체가 있고, 관념이 있고, 감성이 있는 그런 책이 반드시 나올 것입니다. 인간이 육감이라고 하는 새로운미디어의 책이 생겨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제일 책을 많이 읽는지아십니까? 책을 만들거나 쓰는 사람들입니다. 책 만드는 것을 업으로 삼는, 책 만드는 세계에 있는 분들이 책을 압도적으로 많이 읽지요."
"어느 정도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문화국가에서는 계속 책이 재생산되고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그 국가의문명을 유지해주는 것입니다."
기술을 통해 자기가 모르는 한자도 다 읽어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걸 외우기 힘드니까 애들한테 한자 가르치는 걸그만두자고 한 것은 섣부른 판단이 아니었나 합니다. 문화의큰 흐름을 아주 작게 간략화한 것이 과연 옳은 길인지 저는반성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책을 전부 지우면 기억을 말살하는 것이죠. 역사도그렇게 말살해 젊은이들이 기억할 역사가 사라지는 것이죠.
"책을 통해 글을 읽었을 때 모든 문제에 대해 그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이해의 폭은 굉장히 달라질 겁니다. 그 책을 쓴 사람들이 투입한 지적 노력의에너지, 그것이 좋은 정보를 잘 압축하는 방향으로 갔을 때 정말로 엄청나게 큰 내용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정말 알고 싶어 한다.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은 안다는 것이다."
‘언어의 세계에는 인간의 창조적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있어요. 절대 변화가 불가능한 자연법칙이아닌,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언어의세계 속에서 나의 삶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말이라고 하는 것은 이렇게 사람들을 선동할 수도 있고, 소동을 잠재울수도 있어요. 언어가 병들고 잘못되었을 때, 잘못된 세계에서 잘못된 정보로 사는 거예요."
"언어를 만들어가는 사람은 자기 인생과 세계를 만들어가는 사람이에요. 그것이 바로 글쓰기이고 말하기의 핵심입니다. 뒤쫓아가지 말라는 것."
"여러분이 만들어가는 창조적 언어는내 것이면서 네 것이죠. 내가 쓰기 시작하는 순간, 타인의 의미 속에 내가들어가는 거예요."
"깨어 있는 지식인으로 창조적 상상력을 가지고 글 쓰고 말하겠다고 결심한다면, 그것은 정말로 외로운 길입니다. 한 번밖에 없는 삶을 어벙저벙 남들 얘기대로 따라다닐 거면 뭐하러 살아요?"
한국에는 진짜 학자가 없어요. 사회학, 철학 공부한 학자들은 "한국인에게 위기 DNA가 있다"고 하는데 무슨 말일까
"우리가 태어나서 사는 것만이 내삶이 아니라 축적된 언어 속에 한국인으로서의 내 삶이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언어를 따져보면 여러분이 2천 년, 3천 년을 살 수 있어요."
"여러분 세대는 절대로, 김치가 기무치가 되고 한국의 대표적인 인삼이진생이 되는 그런 시대를 살아서는안 돼요. 나라의 땅을 지키듯이 여러분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수천 년 물려준 문화적 밈을 지켜가야 해요."
외래어가 들어오면 반드시 우리말을거기에 붙여서 흔적을 남겨요. 무수한 한자, 교활한 일본어, 압도적인 서양말 중에 그래도 눈물의 흔적처럼내 것을 간직하고 있어요. 잘못된 말이 아니라 우리의 어법이에요."
"중생 모두에게 붙이는 ‘님‘이라는 말을 갖고 있는 한, 한국은 민주주의 이전에 모든 것을 높이 받드는 사상이있었다는 거예요."
영국 사람들은 엄청난 돈을 들여서 새천년에 메시지를 보냈고, 미국은 사상 최대의 불꽃놀이를 했어요. 모든 사람이물질, 돈 자랑을 할 때 한국만이 ‘땡‘하고 새천년이 되었을때 태어난 즈믄동이를 생명의 소리로 전 세계에 중계방송한거예요..
‘사람이 삶‘이 되는 건데, 영어는 어떻게 될까요? live‘를뒤집으면 ‘evil‘, 악이 돼요. lived‘는 ‘devil‘이 돼요. 이건 또무슨 우연일까요? "사는 게 악이고 살았다가 악마다."
"한국말에서만큼은 ‘죽다‘ ‘죽이다가같은 말이에요. 죽인다‘는 말이 없는나라는 한국뿐입니다. 말만으로는 살인자가 한 사람도 없어요. "너 죽을래?" 그러죠. 죽인다‘고 안 해요. 이말속에 놀라운 신비가 있어요."
"과학으로 설명 불가능한 아지랑이같은 것을 잡는 데에는 우리 한국어가 가장 적절합니다. 한국 언어의 씨앗 속에는 앞으로 천 년 뒤에도 무성하게 꽃 피울 수 있는 밈의 인자들이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인이 살고 싶은 공간, 여태까지 살아온 공간, 한국인의 토포필리아topophilia는 배산임수背山臨水예요. 뒤에는 산이 있고, 앞에는 강물이 있는 곳.
"100퍼센트 번역 가능한 것도 100퍼센트 번역 불가능한 것도 번역은 거부합니다. 두 언어가 접촉할 때 생기는 차이의 긴장을 먹고사는 것이 번역이라는 생명체이지요."
① 언어 내 번역 rewording: 언어 기호를 같은 언어로 해석
② 언어 간 번역translation: 언어 기호를 다른 언어로 해석
③ 기호 간 번역transmutation: 언어 기호를 언어가 아닌 다른 기호로 해석
"거시기 머시기는 탈경계를 나타내는 애매어 가운데 하나다. 동시에 그것은 언어적 소통과 비언어적소통의 아슬아슬한 경계선에서 줄타기를 하는 곡예의 언어이기도 하다. 이미 알고 있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을 때 그 답답함을 나타내는 주어가 ‘거시기‘ 이고 언어로는 줄 긋기 어려운 삶의 의미를 횡단하는 행위의 술어가 머시기‘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단지 이 두 마디 말만가지고서도 서로의 복잡한 심정과 신기한 사건들을교환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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