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은 내 밥벌이의 도구다. 글자는 나의 실핏줄이다.
꽃씨들이 모두 흩어지면 억새는 땅에쓰러지고, 가을은 다 간 것이다.
백일홍은 오랫동안 되어서 백일홍인데, 꽃이 질 때도 느릿느릿 사위어간다. 무너져서 결실을 이루니, 무너짐과 피어남이 본래 같은것임을 가을의 호수공원에서 나는 안다.
늙은 여성들이 젊은이들을 못마땅하게 말할 때는 ‘요샛것들‘ 이라는 삼인칭 복수대명사를 쓴다. 내가 분석해보니까, 요샛것들‘이란 주로 며느리들을 가리키는데,
나는 사람들이 ‘영감‘이라고 말할 때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를 알지 못한다. 내가 겨우 쓰는 글은오직 굼벵이 같은 노동의 소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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