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선 - 김지연 사진 산문
김지연 지음 / 열화당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사물에는 그들에게만 묻어 있는 공기가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누룩과 곶감, 묵은 김치와 보리굴비 같은오랜 풍파를 거쳐 온 시간의 냄새가 있다.

썩지 않은 삶의 냄새는 그들만의 고유한 향기다.

서울의 부암동 숲이 손질이 잘된 비단옷 같은 느낌이었다면전주의 건지산 길은 무명이나 삼베 옷 같았다. 

설령 시간과 상관없는 사물이라 할지라도 돌이킬 수있는 것들은 모두 한계를 가지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첫사랑의 이름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8
아모스 오즈 지음, 정회성 옮김 / 비룡소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사랑은 그렇게 피어났다. 특별히 눈에 띄는 사건이나 그럴 듯한계기도 없이 사랑이 시작된 것이다. 

온 마음과 영혼을 바쳐서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기꺼이 버리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런 사람은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 않게 된다."

살다 보면 숱한 의문과 부닥치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과천, 우리가 하지 않은 일
김종옥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이 행복하지 않다고, 괴롭다고, 무섭다고 사람들이 자살하는걸까요?" 

"마음이 약한 사람들은 죽음이 어떤 해결책이 된다고 믿기도 하지. 죽음을 원하기도 하지."

"어른들은 말하죠. 왜 도움을 청하지 않았느냐고요. 맞아요

"남우는 왕따는 아니었어요. 그냥 친구가 없었을 뿐이죠. 

악을 통해서 선을 보는 거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필로 쓰기 - 김훈 산문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연필은 내 밥벌이의 도구다.
글자는 나의 실핏줄이다.

꽃씨들이 모두 흩어지면 억새는 땅에쓰러지고, 가을은 다 간 것이다.

백일홍은 오랫동안 되어서 백일홍인데, 꽃이 질 때도 느릿느릿 사위어간다.
무너져서 결실을 이루니, 무너짐과 피어남이 본래 같은것임을 가을의 호수공원에서 나는 안다.

늙은 여성들이 젊은이들을 못마땅하게 말할 때는 ‘요샛것들‘ 이라는 삼인칭 복수대명사를 쓴다. 내가 분석해보니까, 요샛것들‘이란 주로 며느리들을 가리키는데, 

나는 사람들이 ‘영감‘이라고 말할 때무엇을 가리키는 것인지를 알지 못한다.
내가 겨우 쓰는 글은오직 굼벵이 같은 노동의 소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발 달린 벌 문학동네 시인선 72
권기만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눈을 멀리 두면
도로는 강으로 진화하고 있다. 

콩나물

곧추세운 코브라 대가리



몸은 버리고 머리로 살아남는 게 
이 진화의 다음 단계라고

타박타박 낙타처럼 걸어가는 활자들,
길 잃으러 사막 간다 길 버리러 사막 간다.
「도서관 3」 부분

모래는 발자국을 기억하지 않는다.

벌에게는 날개가 발이다.
우리와 다른 길을 걸어
꽃에게 가고 있다
뱀은 몸이 날개고,
식물은 씨앗이 발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