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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철학 이야기 100 - 초월과 공명의 철학
효몽 외 지음, 송춘남.송종서 옮김 / 서책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흔히 사람들은 철학하면 동양보다는 서양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나 역시 철학은 동양보다는 서양의 학문이라고 생각해왔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철학자는 동양보다는 서양인들이 더 많고 시중에 출판되어 있는 책들도 대부분 서양 철학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때에 보기 드물게(?) 동양 사상의 철학책이 우리에게 왔다. 바로 '선 철학 이야기 100'이다. 제목만 본다면 헷갈리기 쉬운데 먼저 선(先) 철학이 아닌 불교의 한 종파인 선종의 철학이라는 뜻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철학은 어떤 것이며 어떤 이야기를 펼쳐낼 지 흥미 반 궁금증 반 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선종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달마대사에 의해서 창시된 것이다. 선(禪)이라는 것은 정좌하여 문득 깨달음을 얻고 차된 지혜를 얻는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에는 신라 시대 말기 도의라는 승려에 의해서 들어왔지만 교종이 이미 지배하고 있던 신라불교에서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불립문자, 교외별전을 중시하는데 이는 교종과 큰 차이점을 갖는다. 교종은 불교 경전의 해석에 중심을 두었지만 선종은 경전의 해석보다는 개인 스스로의 수양을 통해서 속세의 유혹을 뿌리치고 깨달음을 얻는 것을 중시했다.
그랬기에 불교 경전을 통해서 얻는 깨달음보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인해 깨달음을 얻는 철학적 이미지가 강해졌다고 할 수 있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총 100가지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각각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야기마다 선종에서 강조하는 깨달음이 담겨져 있다. 너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평범하게 깨우칠 수 있는 쉬운 교훈을 말하고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서양의 탈무드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야기의 끝에는 선의 지혜, 신의 지식을 첨가하여 이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와 이야기의 중심인물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오랜만에 참 재밌는 책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철학책이라 하면 서양 철학(그렇다고 딱히 동양철학, 서양철학이 나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중심의 책들만 봐와서인지 동양사상의 철학책을 읽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나에게 '선철학 이야기 100'은 동양의 불교와 더불어 동양철학에 관해서 자세히 설명해 주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한 번의 통독으로는 그 뜻을 다 파악하기 어렵다. 최소한 두세번은 읽어야 참 뜻을 알 수 있듯 하다. 나 역시 확실하게 이 책이 주는 참 뜻을 다 파악하지는 못했다. 다시 한 번 읽어볼 생각이다.
서양철학에 지루해하던 사람들이 읽어보면 참 재밌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