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史記) 말 그대로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중국 한나라 한무제 당시 학자였던 사마천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사마천의 평생의 역작으로 불리며 이 책으로 인해 사마천은 중국 역사상 가장 뛰어난 역사가로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사기는 약 130여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방대한 역사서이다. 중국의 오제시대 때부터 사마천이 활동하던 한무제시기까지 거쳐간 나라들과 인물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록을 한 책이다. 뛰어난 역사성과 책마다 훌륭한 구성력과 문장력이 뒷받침되어 현재까지 사기는 모든 사람들이 애독하는 책이 되었다. 그렇기에 시중에는 많은 학자들과 출판사들이 펼쳐낸 다양한 사기가 존재한다. '사기강의'는 시중에 있는 많은 사기에 관한 책들 중 하나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사기 연구가 왕리췬 학자에 의해 재구성된 책이다. 이 책은 기존의 사기들과 달리 한 인물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나라 최고의 전성기를 이끈 한무제의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한무제 유철이 어떻게 황제에 자리에 오르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어떠한 인물들과 사건이 있었으며 황제가 된 이후 한무제는 어떠한 정치를 펼쳐냈는지를 기록하였다. 구중심처라는 말이 잇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깊은 곳이라는 뜻으로 이는 궁궐을 의미한다. 궁궐이 워낙 넓고 깊은 곳이기에 이곳에서 벌어지는 각종 암투와 시기는 바깥에서는 알 수 없다는 의미이다. 한나라의 궁궐도 그러했다. 한무제의 아버지인 경제는 자신의 아들 중 후계자를 결정해야 했다. 장자인 유영의 어머니 율희와 아직 어린 아기인 유철의 어머니 왕미인의 대결은 이 작품의 백미라 생각되어질 정도로 재미있다. 자신의 아들을 황제로 만들기 위해 벌이는 각종 시기와 사건은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결국에는 왕미인이 승자가 되었지만 말이다. 한무제는 이름 그대로 내정보다는 외정에 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한창 골칫거리였던 흉노를 전쟁에서 이겨 멀리 내쫓아버렸고 서역과의 무역인 실크로드를 개척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같은 업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항상 전쟁을 염두에 두어야 했다. 그랬기에 말년에는 막대한 전쟁비용으로 인해 백성들이 살기 어려워지기도 하였다. 사마천은 뛰어난 업적을 달성한 한무제를 칭찬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혹독하게 비판을 하기도 했다. 아마도 자신에게 치욕스러운 궁형을 내린 인물이였기에 그런 감정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사기에 대해서 참 잘 풀이했다는 것이다. 시중에 출판된 사기들은 대체적으로 원문에 충실하겠다는 의지가 강해서인지 직품성은 뛰어나지만 독자가 느끼기에는 약간 지루할 수도 있다. 이 책은 한문제와 그를 바탕으로 벌어지는 각종 사건들과 인물들 위주로 책을 구성했기 때문에 마치 소설을 읽는 듯한 재미를 준다.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책 겉표지에 한무제편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는 이후에 다른 인물을 중심으로 또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한무제편처럼 재밌고 훌륭하게 구성된 책이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