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수성이 간다 - 신주쿠 구호센터의 슈퍼히어로
사사 료코 지음, 장은선 옮김 / 다반 / 201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수성..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참 낯선 이름이다. 나 역시 그랬다. 어떠한 물질적인 성질을 나타내거나 인간의 감수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성질인줄 알았다. '감수성의 사촌쯤 되려나?' 라는 멍청한 생각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 참으로 대단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이지만 한국사람들보다는 일본인에게 더 잘 알려진 인물, 일본인 1만 8천여명을 구한 한국인 이라는 수식어가 정말 모자람이 없는 사람이었다. 현수성 그는 도대체 누구인가?
 
책 '현수성이 간다'는 한때는 돈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하는 뒷골목의 인생에서 현재는 일본 최대의 환락가 가부키쵸에서 신주쿠 구호센터를 운영하는 현수성이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책이다.
같은 구호센터의 스텝 사사료코가 현수성과 인터뷰를 하고 그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기록한 책이다.
 
현수성은 참으로 불운한 어린시절을 보낸다. 4명의 아버지와 4명의 어머니의 사이에서 결코 따뜻한 애정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가난과 외로움을 혼자서 견디어내는 작은 소년 현수성..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에게 하는 차별은 아무것도 아니였다라고 말하는 현수성의 말은 부모로부터 받았던 고통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가난한 어린시절의 영향으로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해진 현수성은 돈을 위해서라면 일본 야쿠자와 대결도 서슴지 않았고 그렇게 조금씩 자신의 굴곡 많은 인생을 만들어나간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찾아온 그가 백혈병 보균자라는 사실이 그로 하여금 세상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게 되었고 돈만 밝히던 시선이 차츰 타인을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그리하여 현수성은 재산을 정리하고 환락가 가부키쵸에서 신주쿠 구호센터를 설립하여 절망에 빠져있는 일본인들을 도와주는 일을 시작하게 된다.
 
현수성의 성장이야기를 보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하다. 그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길래 세상은 어린 현수성에게 그토록 가혹한 벌을 주었어야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가 돈만 밝히며 살아갈때는 세상에 저런 나쁜놈도 없다는 생각도 들었고 나중에 구호센터를 설립하여 사람들을 도와주는 모습에서 한국인으로서 그가 자랑스러웠다.
 
현수성은 일본내에서 상당한 스타인거 같다. 책을 읽고 나서 그에 관해서 이것저것 찾아보니 여러 언론매체들과의 인터뷰도 있었고 나아가 그의 삶을 배경으로 한 영화와 만화까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나라에서 그 사람의 인생을 영화나 만화로 만들수 있는 것은 역사적 인물급은 되어야 가능한데 현수성은 일본에서 그 정도로 평가받는 인물인가 싶다.
 
현수성은 결코 영웅같은 능력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저 우리 주변에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를 슈퍼히어로라 부른다. 일반인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약자가 자신의 품에 오게 되면 그 누가 자신을 위협하더라고 끝까지 약자를 지켜내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를 슈퍼히어로라 부르는 것이다.
 
현수성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세상에 많은 현수성이 나타났으면..' 이라는 생각이였다.이 사회는 약자를 더욱 약하게 강자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주는 참 아이러니한 사회다. 이런 사회속에 제 2, 제 3의 현수성이 나타난다면 지금보다는 조금은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