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의 직설 - 좌에서 묻고 우에서 답하다
강용석 지음, 박봉팔 엮음 / 미래지향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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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의 사람들에게 종편(종합편성)채널에 관해 물으면 부정적으로 대답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무래도 방송국의 뒷배경에 기업과 언론이 있고 이들의 성향이 방송에 그대로 묻어나와 언론장악이라는 색깔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이 있어 되도록 종편채널은 안 시청하지만 유일하게 시청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썰전이다. 한주간의 시사, 이슈 등을 다루는데 보다 쉽게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진보와 보수의 대변인들이라 할 수 있는 두 패널(강용석, 이철희)의 토론이 재밌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그 두사람에게 점차 관심이 가고 호감이 느껴졌다.

 

강용석이라는 인물에 관심이 갈 때쯤 만난 이 책을 만났다. 막말논란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강용석이기에 이 사람의 직설에 관한 책이라는 점에서 내용이 무척 기대가 되었다.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이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까?' 강용석이라는 인물의 원론적인 면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이 책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알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었다.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다양한 면에서 강용석을 살펴본다. 방송인, 시사평론가, 정치인, 독서인, 인간 강용석으로 말이다.

첫 장은 방송인 강용석인데 꽤 괜찮은 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용석이라는 인물이 정치보다는 방송을 통해 국민들에게 호감을 받고 있는 시점이라 방송인이라는 주제로 첫번째로 다룬다는 것은 독자들을 초반에 책의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 뒤로는 앞서 말한 순서대로 책의 내용이 펼쳐진다.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지은이 강용석이 엮은이 박용팔과의 인터뷰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책의 겉표지에는 '좌에서 묻고 우에서 답하다.'라는 문구가 있다. 즉 이것은 박용팔과 강용석이 다른 지향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말하다. 좌는 박용팔 우는 강용석이라는 것이다.

이런 점이 이 책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한 주제를 놓고 펼치는 이야기, 그것이 내가 관심있는 인물이라면 말이다.

 

책을 읽다보면 강용석의 직설이 직설로 안 느껴질때가 있다. 오히려 촌철살인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수위가 강하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그만큼의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강용석이 확실히 우익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치, 경제, 교육, 통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의 의견을 펼쳐내는데 우익의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리고 강용석이 상당히 똑똑한 사람이고 소신있는 사람이라는 것이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강용석을 잘 표현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책의 아쉬운 점도 있다. 이 책은 강용석이라는 인물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책이기에 한 색깔이 강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앞서 말한 '좌에서 묻도 우에서 답하다.'라는 문구가 있다. 이 문구 는 박용팔이 좌익의 느낌이고 강용석과 설전을 벌인다는 암묵적 예고를 독자들에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 기대가 갔던 책인데 박용팔이 강용석보다 더 우익의 느낌을 준다. 물론 이것은 개인적으로 느끼는 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느껴진다. '박용팔도 역시 우익이 아닌가? 유유상종인가?'라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가지게 만들지만 강용석이라는 인물이 가지는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책이였다. 

마지막까지 안철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읽으며 과연 안철수 저격수 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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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의 탑 - 소설 오우치 요시히로
후루카와 가오루 지음, 조정민 옮김 / 산지니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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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조선왕조 실록, 특히 조선 초기였던 태조와 정조 실록에는 조선 이름이라고 하기에는 상당히 낯선 이름이 등장한다.

 

일본 대내전(大內殿)의 다다량(多多良)이 사람을 보내서 토산물을 바쳤다. -  태조 4년 

 

대내전(大內殿) 의홍(義弘)은 투구 1개, 장검(長劍) 1개를 바치고, 대상국(大相國)의 모후(母后)는 나무로 조각한 지장 당주(地藏堂主) 천불위요(千佛圍繞) 1좌(座)와 극히 정교한 견(絹) 10필과 호초(胡椒) 10봉(封)을 바쳤다  - 정종 1년 5월

 

백제의 후손으로 일본 좌경대부 육주목인 의홍에게 본관과 토전을 주는 일에 대한 의논. -  정종 1년 7월 

 

처음에 왜구(倭寇)가 명(明)나라의 연해(沿海) 지방을 침략하고 우리 나라 풍해도(豐海道)·서북면(西北面) 등지에 이르렀는데, 육주목(六州牧) 고의홍(高義弘)이 군사를 일으켜 쳐서 섬멸한다는 소문을 듣고, 〈왜구로서〉 삼도(三島)의 도적들은 화(禍)가 저희들에게 미칠 것을 두려워하여, 마침내 항복하기를 애걸한 것이다. -  정종 1년 11월

 

상당히 관심이 가는 인물일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백제의 후손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삼국시대 당시 백제는 고구려, 신라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일본(왜)나라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 했었다. 백제가 멸망할 당시 일본에서 지원군이 올 정도로 말이다. 

 

이 정체모를 인물은 일본에서 떳떳하게 자신은 백제의 후손이라 말하며 조선에 공물을 바쳤다. 또한 조선 역시 이 사람에게 백제의 후계를 뜻하는 고(高)씨 성을 하사했다. 이 인물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이 사람은 바로 오우치 요시히로(大內義弘)이란 인물이다. 

 

오우치 요시히로(이하 요시히로)는 일본 남북조시대의 인물로서 오우치 가문 25대 당주다. 요시히로가 태어날 당시 일본의 상황은 남과 북으로 나뉘어 서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었다. 시대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요시히로 역시 시대에 맞게 치열한 삶을 살게 된다. 

 

책 화염의 탑은 이런 요시히로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이다.

 

처음 책을 받았을때 상당히 호감이 있었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백제의 후손, 조선의 호의적이였던 인물

이라는 타이틀이 호감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후루카와 가오루라는 사람으로 그의 작품은 처음 접해본다. 언제나 그렇듯이 첫만남은 설레게 된다. 

첫인상이 끝인상이 될 수 있는 몇 안되는 분야 중에 하나가 책이다. 

그 사람의 어떤 작품을 만나게 되느냐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기호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작가들의 대표작을 읽으려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화염의 탑은 신선하고 흥미롭다. (그럴 의도가 있지는 않았겠지만) 작가는 충분히 대한민국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했다고 본다. 대한민국의 특유의 애국심은 이런 것에서 쉽게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화염의 탑은 독자들을 책에게 소설 속 주인공인 오우치 요시히로에게 나아가 작가에게까지 쉽게 호감을 느끼게 만드는 책이다. 그래서일까? 책을 읽는데 거부감이 크게 들지 않았다.

 

소설의 구성은 요시히로의 어린시절부터 그의 죽음까지 시간적 흐름에 따라 펼쳐진다. 단 권이기 때문에 그 시간적 흐름속에서 그의 인생의 큰 사건들이 등장한다. 아버지와의 대립, 쇼군과의 만남, 터닝포인트가 되었던 전쟁과 난 그리고 사망... 소설을 읽다보면 요시히로는 참으로 다이나믹한 인생을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그것이 봉건제에 속한 영주들의 숙명이라는 느낌도 받게 된다. 

봉건제는 특유의 제도이다. 중심이 되는 군주와 그 주변의 영주들의 미묘한 관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특이하기에 하극상, 토사구팽이 이 제도에서는 빈번히 등장하게 된다. 요시히로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극상을 겪었고 토사구팽을 당하게 된다. 

 

요시히로는 출전을 두고 아버지인 히로요와 의견차이를 벌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평생의 반목을 낳게 된다. 동생이 자신이 출정한 사이에 자국의 영토내에서 난을 일으키고 그 배후에 아버지가 있었을 정도의 큰 반목이였던 것이다. 

 

남북조 시대의 막부는 아시카가였고 요시히로가 활동할 당시의 쇼군은 3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쓰였다.

요시미쓰는 남북조를 통일하고 아시카가의 전성기를 열었던 뛰어난 인물이다. 물론 이것은 역사의 평가이다. 소설속의 요시미쓰는 자신의 권력을 확고하기 위해 다양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쇼군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에게 해가 될 가문들을 이간(離間)시킨다. 대표적인 가문이 야마나 가문이다. 야마나 가문은 당시 육분일중(66개의 나라중 11개를 차지)이라는 표현을 할 정도로  거대한 가문이였다. 이런 야마나를 견제하기 위해 요시미쓰는 이간책을 썼고 이에 야마나는 난을 일으킨다. 이른바 메이도쿠의 난이다. 이 난을 계기로 요시히로는 쇼군 요시미쓰의 신뢰를 얻지만 그 신뢰는 오래가지 못하고 자신을 공격하는 창이 되어 돌아오게 된다. 야마나 가문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읽으면서 참으로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인간사 새옹지마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여기에는 작가의 힘이 포함된다. 잘 알지 못하는 일본의 역사, 복잡한 인간관계를 작가는 잘 표현했다. 책의 페이지가 술술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바로 단어의 사용이다. 일본, 게다가 14세기의 역사이다보니 단어를 이해함에 있어 제약이 있다. 지명, 관직, 시대의 특유의 단어 등이 책의 곳곳에 등장한다. 물론 이것이 책의 전반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단지 100%이해하고 싶은 독자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들 수 밖에는 없다. 작가 역시 이 점을 아쉬워 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롭게 느끼는 부분은 바로 백제의 후손일 것이다. 나를 포함해 이 책을 읽게되는 대부분의 한국 독자들은 이 부분을 손꼽을 것이라 생각한다. 

쇼군을 따라 쿄토로 올라간 요시히로는 교토의 귀족모임에서 자신은 백제의 후손이라 말한다. 당시 일본은 겐지나 헤이케를 선조로 삼았다. 그들의 후손이여만 정통성이 있고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떳떳하게 백제의 후손이라 말한 요시히로의 모습에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그렇지! 바로 이거야!'란 생각이 들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아쉬운 부분이 생기게 된다. 백제의 후손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책 화염의 탑이지만 백제의 후손이라는 것이 그다지 크게 다가오지 못한다. 그게 그럴것이 백제의 후손, 조선과의 관계가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요시히로는 분명 백제의 후손이라 하였고 그를 바탕으로 조선과는 다른 영주들보다 끈끈한 관계를 유지 했었다. 또한 조선(당시는 고려와 조선의 전환기)과의 무역을 통해 많은 이득을 얻었다. 그것이 그의 세력에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즉 그의 삶에서 어느정도 비중을 차지했었도 될 만한 사건과 역사였을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나의 기대감에서 나온 생각이다. 작가가 스토리에서는 백제의 후손, 조선과의 관계를 명시하는 것만으로도 요시히로의 삶에서 큰 사건이였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해가 되지만 한국의 독자로서 약간의 욕심이라면 욕심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화염의 탑이라는 제목에 호기심을 가져본다. 작가는 오우치 요시히로라는 이름을 쓰기에는 이질감을 느꼈을 것이다.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이 아니였고 다큐보다는 소설로써 요시히로라는 인물을 우리에게 전달하고자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제목이 화염의 탑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시히로가 사망하고 나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자 다음 당주인 동생 모리하루가 5층탑을 세우게 되는데 이를 루리코지 5층탑이라고 한다. '화염의 탑은 화려했던 요시히로를 상징하는 탑과 그의 불꽃 같았던 인생을 상징하는 화염의 단어를 붙여 만든 제목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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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역사 - 세계의 문명 이야기
아서 코터렐 지음, 김수림 옮김 / 지와사랑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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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 역사학자인 E.H Carr가 한 말이다. 역사에 대해서 가장 잘 정의한 한마디라 생각한다.
그렇다. 역사는 과거의 진실을 현재의 상황을 미래에 나아갈 길을 제시해주는 중요한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역사에 대해서 끊임없이 배우고 알아야한다. 

과거 조선시대 그리고 그 이전시대때에는 세계관이 동북아시아로 한정되어 있었기에 배웠던 그리고 배워야 할 역사 역시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금 21세기는 디지털시대, 글로벌 시대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전세계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고 있다.
그 말인 즉슨 우리가 배워야 할 역사도 우리나라 혹은 과거의 동북아시아가 아닌 세계사 전체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시아역사'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 알맞는 책이다. 아시아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대륙이고 가장 많은 인구가 모여사는 곳이다. 이것은 아시아의 역사가 그만큼 복잡하게 얽히고 설켜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역사는 무척이나 오랜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흔히 말하는 인류의 최초문명이 아시아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BC 4000년에 시작되어 현재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아시아의 역사는 약 6000년이라는 엄청난 시간을 간직하고 있다. 이 장대한 역사를 '아시아역사'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였다. 800쪽이 넘는 조금은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양의 책이라 생각하겠지만 이는 그만큼 내용의 부실함을 없앴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실제로 책의 내용은 알차게 되어있다. 각 장마다 지리학적으로 구분된 아시아를 살펴보는데 다양한 사료들을 첨부하여 독자로 하여금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책을 읽으면서 참 잘 만들어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시아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잘 캐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낄 수 있는 동남아시아, 서남아시아 부분까지 살펴봄으로써 아시아 전반의 역사를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다.

책의 소프트웨어는 상당히 높은 평가를 줄 수 있겠으나 하드웨어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느껴진다. 책은 가독성도 중요하지만 용이성도 중요하다. 언제 어디서나 책을 쉽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800쪽은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무겁기 때문에 이동간에 읽기란 수월치 않다. 이런 점을 생각하여 분권을 해서 출판했다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이 책은 그것을 넘는 장점을 가진 책이다. 아시아 역사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이는 아시아 역사관을 새롭게 키울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이다. 좋은 책은 두고두고 봐도 좋다고 했다. 이 책은 두고두고 봐도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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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위대하게 - 소설
혜경 지음, 최종훈 원작 / 걸리버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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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나에게 간첩은 무서운 존재였다. 책, TV, 어른들의 말씀들은 하나같이 간첩이 무섭게 생긴 남자 어른이며 사람을 죽이는 훈련을 받은 전문가로 사람들을 잔혹하게 죽이고 아이들을 북으로 납치해서 데려간다는 것이였다.

그래서인지 초등학교 시절에는 유독 간첩신고 훈련을 많이 했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간첩들의 인상착의를 말씀해주시는 것을 듣고 동네를 돌아다니다 그런 사람을 보면 바로 파출소로 신고하는 훈련이였다. 나도 몇 번 파출소로 전화했던 기억이 난다.


최근에는 옛날처럼 간첩들이 월남했다는 소식이 들리지는 않는다. 그만큼 치밀하고 자연스럽에 우리 사이에 녹아들어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누구보다 빠르고 누구보다 똑똑하게 남한사람처럼 위장하는 그런 간첩.. 21세기가 생각하는 간첩은 이런 모습일지도 모른다.. 했으나 그런 간첩들의 이미지를 확 깨는 책이 등장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그것이다.


제목이 참 거창하지 않은가? 은밀하게 위대하게.. 군부대 정문에 떡하니 붙어있을만한 문구이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

21세기, 최첨단 시대, 인공위성이 24시간 우리를 관찰하고 지켜보는 그런 시대.. 속에서 은밀하게 북한 간첩들이 남한으로 넘어온다. 이들은 남한사람들 틈에 섞여 마치 한 가족인냥 살아간다. 

봉구도 그런 간첩 중에 한 명이다. 봉구 또 다른 이름 특수부대 오성조 3대 조장 원류환 그러나 동네에서는 그저 바보로 통하는 한 남자가 있다. 순하기 순한 동네 바보로 또는 슈퍼마켓 직원으로 살아가는 봉구는 늘 주민들에게 웃음거리가 된다. 동네북도 이런 동네북이 없다. 또 한사람이 있다. 아마추어 기타리스트 김민수  또 다른 이름 리해랑... 북한에서부터 특수훈련을 받아온 전문간첩이다. 이 둘은 사람들 속에 섞이면서 하루빨리 북한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린다. 이런 그들앞에 어린학생이 찾아온다. 그의 이름은 리해진, 역시 북한 간첩이다. 리해진이 등장하면서 이 셋의 관계는 점점 복잡하게되고 그에 맞춰 급변하는 북한의 태도속에서 불길한 기운이 느껴진다.


어느정도 예상이 되는 스토리였다. 북한에서 넘어온 간첩들, 그들이 한국 동네문화에 적응하면서부터 점차 북한이 아닌 남한이 자신들의 국가처럼 느껴지고 동네 주민들이 경계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가족처럼 느껴지는 간첩들이 변화해가는 스토리.. 

어디선가 영화나 드라마 같은 곳에서 한번쯤 접해보는 스토리가 아니였나 싶다.

그랬을까? 처음에는 뻔하디 뻔하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봉구가 사람들과 친숙해져가고 사람들의 고민을 같이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면서 점차 책 속에 빠져들게 되었다. 깔깔깔 웃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숙연해지기도 하면서 점차 스토리에 가졌던 나의 편견의 틀이 조금씩 허물어져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봉구라는 인물에 푹 빠지게 되었다.

이것은 비단 봉구뿐만 아니다. 리해랑, 리해진도 봉구와 마찬가지로 바라보게 되었다. 


간첩들의 이야기, 분단된 조국의 비극... 전세계에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만 가질 수 있는 특유의 정서를 건드리는 작품이라 하겠다.

특히 점점 약해지는 통일의 인식을 가지고 있는 우리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 책을 통해 통일의 중요성, 필요성, 현실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원작이 웹툰인 이 책은 현재 영화로 제작되어 개봉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다. 웹툰과 책에서 느꼈던 감동, 상상했던 모습들이 영화속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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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 - 시오리코 씨와 미스터리한 일상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2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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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재밌는 한권의 책을 만났다. 힐링 미스테리라는 색다른 장르가 눈에 띄었다. 미스테리라는 것은 대체로 분위기가 어둡고 행복한 진실보다는 불편한 진실을 가지는데 이 책은 힐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그래서인지 무척 인상깊게 느껴졌고 기대감을 주는 책이였다. 

 

내가 느꼈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의 첫인상이다. 그랬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기분좋게 느껴지는 책이였다. 그리고 책을 읽었을때 그런 나의 첫인상은 확실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우리 속담을 이 책은 멋지게 비껴간 케이스이라 하겠다. 1권의 마지막장을 읽고 그로부터 3개월 후 어느새 2권이 빠르게 우리곁을 찾아왔다. 언제나 2권이 우리나라에 발간이 되나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만나게 되니 무척이나 감회가 새롭게 느껴지는 책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비블리아라는 고서당(헌책방이라 생각하면 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이다. 비블리아 고서당 주인인 시노카와 시오리코와 점원인 고우라 다이스케가 주인공이다. 2편이기에 1편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다시 등장하면서 1권과의 연계성을 가진다. 

 

'사람의 손때 묻은 오래된 물건을 통해 그 주인의 성격, 행태등을 유추해보는 것' 일반적인 추리해결의 한 방법이다. 이 소설 역시 이방법을 통해 다양한 사건들을 풀어나간다. 다만 그것이 책에 한정되어 있다는 것만 다르다고 하겠다.

 

비블리아 고서당 주인인 시오리코는 책에 관해서 만물박사이다. 책의 제목만 말하면 지은이, 발간시기 등 마치 컴퓨터에 저장된 메모리처럼 자동적으로 나온다. 그녀의 이런 해박한 지식이 소설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열쇠가 된다. 읽으면서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 인물이다. 

그런 완벽한 사람이지만 그녀에게 없는 것이 한가지가 있다. 바로 사교성이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와 관련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봐야 하지만 그녀에게는 치명적인 사교성의 부재가 사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점을 보완하는 인물이 바로 고우라 다이스케이다. 그의 서글서글한 성격이 그녀의 약점을 커버하는 것이다.

사람을 상대하는 서점을 운영하면서 정작 사교성이 없는 서점 주인 시오리코. 책을 잘 읽지 못하는 체질이면서 고서당의 점원으로 일하는 다이스케 어찌보면 이 둘은 아이러니한 설정이지만 이 둘의 조합이 이뤄지면서 이들의 아이러니는 오히려 시너지가 되는 요인으로 변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더 호기심이 가고 흥미가 가는 인물들이라 하겠다.

 

1권에 이어 2권 역시 재미와 감동을 주는 책이다. 인물들의 설정과 연관성, 배경에 대해 조금 더 치중을 둔 1권에 비해 2권은 이런 인물들의 갈등을 조금씩 보여주는 책이였다. 그래서인지 작가도 에필로그에 이제서야 본 내용을 다루게 되었다라는 글을 쓴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빨리 3권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블리아 고서당의 사건수첩 제 3장이 우리에게 펼쳐지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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