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천재가 된 홍 대리 - 딱 6개월 만에 중국어로 대화하는 법 천재가 된 홍대리
문정아 지음 / 다산북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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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든 시작해 본다,는 것이 좋아서 중국어를 배워본 적이 있다. 영어도 제2외국어로 배운 스페인어도 제대로 못하면서 열정만 앞섰다. 수능이 끝나고 시간이 남는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놀지 말고 공부하자. 중국어 학원은 2층에 있었다. 머리가 긴 여자 선생님이 나를 맞이해 주었다. 목소리가 크고 또랑또랑했다. 혼자만 다니기가 심심해서 친구와 같이 다니기로 했다. 반이 만들어졌고 수업이 시작되었다. 성조부터 배우면서 기본 회화를 익혔다. 처음에는 굉장히 열정적이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수업을 들었다. 진도가 나가자 어려워졌다. 한자도 외워야 하고 중국어 배우기 말고도 다른 것들이 하고 싶어졌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다니고 그만두었다. 배움을 다음으로 미루는 것, 그것이 내 특기였다. 

  입학하고 교양과목을 선택할 때 중국어를 골랐다. 우리 과에서는 아무도 듣지 않았다. 친구 하나를 설득해 함께 듣게 했다. 혼자는 심심하니까. 한동안 열심히 수업을 들었다. 중국어를 처음 배우는 친구한테도 잘난 척을 했다. 나는 조금 배웠으니까. 1학년 때는 학교에 잘 나가지 않고 학점 몇 개를 F로 장식하는 것이 근사해 보였다. 몇몇 선배들의 학사경고 무용담을 들으며 집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친구 혼자 그 수업을 들어야 했다. 그 과목의 학점은 D, 후반에는 거의 출석을 하지 않았는데 왜 F를 주지 않았을까. 나의 중국어 공부기는 포기와 포기의 연속이었다. 

  영어 공부나 한자 급수 시험, 한국사 공부를 할 때 먼저 책부터 산다. 책 욕심 또한 많다. 책장에는 앞부분만 필기로 가득한 책들이 꽂혀 있다. 정리를 하려다가도 다시 공부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 같아 그냥 놔둔다. 문정아의 『중국어 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으며 그동안 내가 왜 어학 공부를 포기하고 좌절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는 하루 공부치를 높게 잡았던 것이다. 이 책은 중국 패션 사업을 추진하는 회사에 다니는 홍대리의 6개월 중국어 입문기이다. 다른 어학서와 다르게 허구의 인물이 등장해 그가 중국어를 배우고 익히기까지의 과정이 소설처럼 담겨 있다. 

  중국 출장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못한 홍대리는 그날부터 중국어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다. 그에게는 6개월의 시간이 주어졌다. 그 안에 중국어를 마스터해야 업무를 맡을 수 있다. 그는 박 팀장의 빽빽이 공부 팁을 전수받는다. 눈과 팔이 아플 때까지 단어를 쓰는 것이다. 그러다 곧 이 방법은 무리라는 판단이 든다. 수제 구두를 만들다 택시 운전을 하는 아버지를 통해 문정아 강사를 알게 되고 그녀의 강의를 들으면서 중국어 공부를 새롭게 시작한다. 

  『중국어 천재가 된 홍대리』는 초보자들이 중국어를 어떻게 익혀야 하는지 자세한 설명과 함께 쉬운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기본 발음을 따라 하고 성조를 익히면서 중국어의 어순에 맞춘 단어들을 학습하는 것이다. 기본 패턴 문장을 익히면 응용이 가능하다. 기본 문장에서 확장된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다. 단어 100개 외우기, 3시간 동영상 보기가 아닌 쪼갤 수 있는 시간 안에서 계획을 짜는 것이다. 많은 학습량 때문에 중국어 공부를 포기하는 것보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나 중국어, 한자 급수 시험공부를 포기한 이유 중에 하나가 피곤하고 힘들어서였다. 높게 잡은 학습량을 도달하지 못하면 좌절감이 들어 그대로 책을 덮고 만 것이다. 

  최신 변화하는 중국의 문화까지도 배우면서 홍대리는 중국어로 더빙한 드라마를 보고 어머니를 가르치는 것으로 6개월의 시간을 보낸다. 그는 중국 지사에 팀장으로 발령이 나고 중국어 학습 슬럼프를 이겨낸다. 한자를 효율적으로 외우고 A4 한 장에 만드는 원페이지 학습법이 이 책에 자세히 나와 있다. 책의 뒷면에는 부록으로 마법의 문장 300이 선물처럼 붙어 있다. 문법부터 공략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고 듣는 것으로 시작하는 홍대리의 중국어 입문기를 통해 포기하고 숨겨 두었던 중국어 학습이라는 도전을 새로 시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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