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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살림법 - 초보 혼족을 위한 살림의 요령, 삶의 기술
공아연 지음 / 로고폴리스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혼자 사는 게 이상하거나 어색하지 않은 시대다. 혼밥, 혼족, 혼삶, 혼여. 혼으로 시작하는 신조어가 낯설지 않게 되었다. 1인 가구 비율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책임감에서 벗어나 '나'를 중심으로 생활을 꾸려간다. 경제력이 뒷받침 되지 못해 가족을 꾸리지 못하는 궁여지책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좋게 생각해자, 뭐든. 혼자여도 괜찮아가 아닌 혼자라서 괜찮아로.
『1인 가구 살림법』은 이제 막 독립을 시작한 이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오래전 나에게 선물하고 싶다. 살림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물건을 가득 쌓아 놓고 살던 시절의 나에게. 습기 때문에 생긴 곰팡이를 보며 울적해 하던 나에게. 저자가 직접 경험하고 체득한 삶의 지혜가 놀랄 만큼 잘 정리되어 있는 책이다. 집을 구하는 요령으로 시작해서 청소와 습기를 대하는 법, 배달 음식이 아닌 집에서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방법이 담겨 있다.
살림의 지혜와 요령을 다루는 책은 많다. 『1인 가구 살림법』은 다르다. 1인. 혼자 사는 이들을 위한 살림의 지혜를 나눈다. 혼자 살기에 더욱더 신경 써야 할 방범, 정리의 중요성, 절약이라는 실속 있는 정보로 가득하다. 도어록의 종류와 방범창을 다는 방법. 비싼 돈을 들이지 않아도 집을 꾸밀 수 있도록 안내한다. 혼자 살고 있으므로 건강을 더욱 신경 써야 하고 응급 상황이 생겼을 때 대처 방법까지 일러준다. 모든 걸 따라 할 수는 없다. 한 가지씩만 바꿔도 혼자 사는 삶에 빛이 날 것이다.
주민세를 낼 때 전자 고지서를 신청하면 500원이 할인된다니. 싸고 저렴한 만능 세제를 구비하면 청소 걱정이 끝이라니. 집주인과 문제가 생겼을 때 할 수 있는 방법을 이토록 자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 놓다니. 정말 정말이지 독립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이 읽고 기운을 팍팍 얻었으면 한다. 종합 비타민을 챙겨 먹고 건강 검진을 받으며 '나'를 챙기는 일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매일 청소하기가 힘들다면 주말의 반나절을 이용해 보는 것도 좋다.
사 먹는 음식으로 건강이 나빠졌다면 일주일 치 음식을 미리 해서 냉장고에 넣어 하나씩 꺼내 먹으면 건강도 챙기고 돈도 절약할 수 있다. 3개월 정도치의 비상자금을 마련해 미래라는 불안에도 대비한다. 시간이 바빠 『1인 가구 살림법』을 읽을 수 없다면 책의 목차라도 읽어보자. 읽다 보면 알게 된다. 꼭 필요한 살림법만 모아놨구나. 정보는 많다. 너무 많아서 문제다. 음식 조리법 하나만 검색해 보아도 알 일이다. 너무 많아서 어떤 걸 봐야 할지 몰라 창을 끄고 배달 책자를 들여다보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두부, 계란, 고기, 생선, 채소를 이용한 간단 음식 조리법이 『1인 가구 살림법』에 나와 있다. 조미료도 많지 않다. 간장, 소금, 설탕, 참기름을 이용해서 양질의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청소와 세탁의 항목에서는 배울 점이 많았다. 나의 공간을 정리한다는 건 내 삶을 빛나게 만드는 일이다. 책에는 기분이 우울해질 때 마음을 다스리는 따뜻한 위로 같은 조언도 담겨 있다. 생활을 단장하고 작은 일부터 시작하게 만드는 책을 읽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1인 가구 살림법』은 그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