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학의 자리
정해연 지음 / 엘릭시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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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의 한낮을 정신없이 보낼 수 있는 소설 한 권을 추천한다. 정해연의 『홍학의 자리』이다.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아지는 정오에 읽기 시작하여 지표면이 데워지는 데 두 시간이 걸려 제일 더운 오후 두시를 지나 새벽인지 밤인지 모를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마지막 장을 덮는다. 충격을 안고서. 인간의 추악함에 질려 하면서. 


책날개에 정해연을 '놀라운 페이지 터너'라고 소개해 놓았는데 『홍학의 자리』만 읽었을 때는 그 소개가 맞지 싶다. 잘 골랐어. 여름의 장르. 추리 소설. 나를 또 칭찬해 주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다년간의 추리소설을 읽은 덕분인지 사건의 실체를 미리 짐작했으면서도 결말이 궁금했다. 이게 아닌데 하면서 다시 앞으로 가서 읽게 만들기도 한다. 


계속되는 반전 때문에 스포일러는 금지. 극장 화장실에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라고 적힌 낙서 때문에 좌절한 적 있으니까 우리는. 소설을 읽는 동안 다 읽고 나서 나는 슬픈 사람이 나오는 슬픈 소설을 읽었구나 생각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났고 사건을 은폐하려는 자와 밝히는 자의 서사이지만 그 속에는 한 사람의 애처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다. 


사립학교 교사 김준후는 학생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 학생이 죽은 현장을 발견하고 자신의 잘못이 밝혀질까 봐 사체를 호수에 유기한다. 누가 죽였을까를 의문으로 삼으면서. 『홍학의 자리』는 챕터가 끝날 때마다 사건의 새로운 반전을 들려준다. 아무리 더워도 책을 덮을 수 없는 이유다. 여기까지만 읽고 유튜브 볼까가 되지 않는다. 


『홍학의 자리』는 잘못을 저지른 자가 끝에 가서는 반성을 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한 나를 비웃는 결말을 선사한다. 사건의 진상을 예측할 수 있었지만 독자의 뒤통수를 때리는 결말에는 할 말을 잃었다. 이렇게까지 인간의 추악함을 드러내는 소설이 있었던가. 


이제 여름 시작이니 다른 정해연의 소설도 읽으면서 이 여름을 데리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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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이슬아 지음 / 이야기장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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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녀장의 시대』를 재미있게 읽고 나서인지 이슬아의 신작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를 읽고 싶어졌다. 처음 신간이 나왔을 때 제목에 들어간 단어들 (인생, 바꾸는, 쓰기) 때문에 뭐지 했더랬다. 이메일로 인생이 바뀐다고? 이제 이슬아가 자기 계발서에도 손을 대기 시작했구나. 


도서관에 가서 책만 반납하고(도서관까지 갔는데 책을 빌리지 않았다는 건 엄청난 사건이다. 책을 한가득 빌려 오고 싶었지만 뙤약볕에 책을 이고지고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뭔가 아쉬워서 서점에 갔다. 요즘엔 기억력이 떨어져서 책 검색대에서 냅다 이슬아를 쳤다. 이슬아 수필집만 잔뜩 나와서 다시 기억을 떠올려 이메일을 쳤다. 


무려 베스트셀러 매대에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가 있다는 게 아닌가. 그렇구나. 이슬아 작가는 베스트셀러 작가였구나. 신나게 책을 빌리지는 못 했지만 신나게 책을 사서 돌아왔다. 하루에 10만 원에서 20만 원만 써도 도파민이 최대치로 나와 나 지금 행복하네 착각을 할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도 덤으로 안고서. 거 행복 별거 아니네. 내가 돈으로 사겠어. 


무더운 여름 에어컨을 틀고 싶지만 참기로 하고 이 더위를 잊을만한 책이 무엇이 있나(어제 그렇게 책을 사놓고도 읽을 책이 없나 고르고 있다니.) 둘러보다가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를 들었다. 책표지를 들춰보니 책상에 공구를 잔뜩 늘어놓고 고글을 쓰고 진지하게 모니터를 보고 있는 이슬아가 있었다. 


문장을 갈고 조립하고 끼우고 썬다는 은유겠지. 한여름의 더위를 이길 정도는 아니지만 이 여름의 더위를 받아들일 만큼 책은 술술술 잘 읽힌다. (진짜로 술이 들어가면 더 잘 읽히겠지. 지난날의 나의 이메일 흑역사가 떠오르면서.)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를 읽으면서 내가 왜 떨어졌는지 알겠더라. 


자세한 내용은 나만 알겠다. 책을 읽으면 모두들 자신이 쓴 이메일이 떠오르면서 술을 찾고 싶어질 거다. 제목을 바꾸고 내용은 핵심을 정확히 전달하되 인간미를 느끼게. 앞으로 그렇게 해봐야겠다. 얼마 전에 거절의 메일을 받았거든. 또 거절의 메일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에 나오는 비기를 적극 활용해야겠다. 


진짜 이슬아는 이메일로 인생을 바꾼 작가다. 일간 이슬아를 이메일로 연재했고 결혼도 이메일 쓰기로 했다.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메일 쓰기의 중요성과 팁을 알려주는 책이니 참고 정도를 하면 좋겠다. 꽈배기가 될 필요는 없다. 좋았던 걸 기억하면 된다. 더웠지만 바람이 잠깐씩 불어왔고 맛있는 편의점 커피를 발견해 사다 먹으며 책을 읽었던 기억. 


인생이 바뀔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한 권의 책을 읽었고 내가 취할 수 있는 걸 취하면 된다. 술에 취하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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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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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하나 키우지도 못하는 주제에 감히 언감생심.


자꾸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는 기분이다. 꼭 해야 할 일이 있고 꼭 해야 할 말이 있는데 할 일도 할 말도 못 하고 있는 것 같은. 영혼 없이 웃고 영혼 없이 말한다. 크게 웃을 일이 아닌데 크게 웃다 보니 크게 웃어도 되는 것 같아 크게 웃는다. 한심한데 한심하면 또 어떤가. 과거와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할 필요가 있지만 노력이라는 말이 제일 뭣 같아서 아무것도 안 한다. 


이기호의 장편소설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에 나오는 주인공 강아지 이시봉의 성품은 '명랑'이란다. 성별은 수컷이고 예방접종은 했다. 견종은 비숑 프리제. 이것만 가지고 이시봉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좀 더 자세히 이시봉의 생애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럼에도 이시봉의 성품이 '명랑'이라서 인간사와 관계없이 명랑함을 기본적으로 탑재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괜찮아졌다. 


무엇이 괜찮아졌냐고 하면. 지금의 상황이. 이시봉의 주인 이시습이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사람들이 없는 새벽에 이시봉과 산에 올라 술을 마시는 것도 전화벨이 울리면 극도로 예민해져 순간 아무것도 못하는 나의 상황도. 소설 속에는 이시습 옆에 명랑한 강아지 이시봉이 있고 소설 밖에서는 명랑한 이시봉을 소설로 만날 수 있어서. 괜히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에 잘못 넣어둔 게 아닐까 싶은 이시봉의 포카를 계속 들여다봤다. 


이시봉 없는 삶.


이시봉 대신 다른 명사를 넣어도 된다. 이시습에게 이시봉 없는 삶은.


소설은 새벽 산책만을 기다리면서 집에서 시습과 함께 살아가는(시현과 엄마도 있지만 주로 시봉을 돌보는 건 시습이다.) 이시봉의 생각지도 못한 과거가 소환되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우울한 명랑함으로 그려낸다. 그렇다. 우울한데도 명랑할 수 있다. 드라마 《더 글로리》의 매 맞지만 명랑한 년 이모님 강현남처럼. 이 공식에 모든 걸 대입할 수 있다. 사기 당했지만 명랑한. 아픈데 명랑한. 슬픔을 명랑으로 덮으려는 것 같은 수작이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사기 당하고 아프고 슬퍼도 모름지기 사람은 책을 읽어야 한다. 시습이 브리딩 업체로부터 반려견 분양 계약서를 받으며 시현에게 고민을 상담하는 부분에서 나는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동물 복지에 관한 심오한. 인간의 우매함. 자본주의의 천박함.


내게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조용히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을 내밀겠다. 책이 많이 두꺼워서 당황하셨죠? 그 안에 웬 강아지 포카가 들어 있어서 더 황당하셨죠? 책을 열면 작가의 사인 옆에 강아지 발 도장도 있어서 더 그러셨죠? 그러지 말고 읽어봐여. 한 번 읽으면 멈출 수 없어여. 


어떻게 그저 열심히 산 것뿐인데 희망보다는 절망이 낙관보다는 비관이 더 자주 찾아오죠. 남한테 큰 소리 한 번 안 내고(음식에 머리카락이 나와도 그저 꾹 참는데) 세금 체납 없이 살았는데 왜 이런 불행들이 닥쳐 오는지 실의에 빠져 누워만 있었는데 명랑하다 못해 순수한 귀요미 이시봉과 그런 이시봉을 조건 없이 아낌없이 사랑하는 시습의 무해한 사랑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하나 정도는 괜찮아진다. 


매일 술을 먹는 건 이러한 시간들을 버티기 위함이었다는 것. 그런 시습의 곁에 명랑한 이시봉이 있는 것처럼 나의 곁에도 명랑한 누군가가 있다는 것. 사랑은 명랑이라는 걸 알고 나면 씻고 버스를 타고 다이소에 가서 장바구니에 물건을 가득 채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알면서도 속아주는 게 사랑. 알면서도 당해주는 게 사랑. 알면 알수록 나의 모든 걸 전부 다 주고 싶은 게 사랑. 


이시봉과 이시습은 그런 사랑을 하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누군가가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기를 바란다는 건 내가 그렇게 살기를 바라는 나의 염원이다.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속에 나오는 모두가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속에 나오지 않는 나 또한 마찬가지로 하루에 한 번씩은 큰소리로 웃었으면 좋겠다. 왠지 그렇게 될 거 같은 예감이 든다. 명랑한 시봉과 함께라면. 명랑한 ♡♡과 함께라면. 


하트에 각자 좋아하는 걸 넣으면 된다. 시봉 없는 삶이 아닌 시봉과 함께 하는 삶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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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빛
강화길 지음 / 은행나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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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맛이야라는 광고 카피가 유명한 다시다의 효과는 대단했다. 김치찌개에게 새 생명을 부여하셨다. 앞다리살과 두부와 파와 청양고추를 넣었지만 약간 밍밍한 맛이었다. 냉장고에 하나 남은 다시다 한 포를 넣었다. 지금까지 집에서 끓인 김치찌개 중 최고의 맛이었다. MSG 만세! 깊은 밤이었지만 이대로 자야 하지만 두부와 밥과 김치를 얹어서 먹었다.


강화길의 소설 『치유의 빛』을 읽었기에 먹었다는 것에 죄책감도 후회도 하지 않기로 했다. 세상은 넓고 맛있는 건 많다. 배달 앱만 켜도 온갖 산해진미가 가득하다. 여름 바다의 빛을 닮은 표지 색깔의 『치유의 빛』이 다루고 있는 묵직한 주제는 고통으로 슬픔으로 다가오지만 결말에 다가가면 삶은 모종의 기쁨을 숨겨 놨다는 것에 안도하게 된다.


주인공 박지수는 우리에게 자신의 교복 이야기부터 하고 싶다고 한다. 열다섯 가을부터 키가 20센티 넘게 크고 살이 쪘다. 초등학교 동창의 언니에게 물려받은 교복이 맞지 않았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부모는 딸의 갑작스러운 성장의 기쁨보다 돈이 나간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부모의 불화를 곁에서 지켜보며 자란다는 건 어떤 기분일지 짐작이 가기에 지수의 교복을 대신 사주고 싶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없던 지수는 키가 크고 살이 찌면서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더욱더 노력해야 했다. 노력했지만 노력일 뿐이었다. 체육복을 사지 못해서 체육 교사에게 남는 체육복이 있는지를 물어야 했고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어려웠다. 살이 찌기 전 부모는 지수의 성장판이 열릴 수 있도록 수영 강습에 보냈다. 그때 배운 수영이 지수의 삶에 영향을 끼친다.


자신의 거대한 몸을 감추기에만 급급했던 지수에게 학교에서 가장 인기 많은 애 해리아가 말을 건다. 열정 과다의 체육 교사 김이영이 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쳤다. 시험을 봐야 했기에 해리아는 지수에게 도움을 청한다. 자신에게 수영을 가르쳐 달라는. 지수는 해리아가 자신에게 말을 걸었고 도움을 청했다는 사실에 황홀해한다. 인기 많은 애 옆에 인기 많고 싶은 애가 있다. 해리아 옆에 신아.


셋은 방과 후 수영 연습을 하며 아슬아슬한 친분 관계를 유지한다. 『치유의 빛』은 여성의 몸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고통 없는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우쳐 준다. 날씬하지 않은 몸, 식탐이 가득한 나, 예쁘지 않은 얼굴의 나. 능력, 내면, 성실함, 성격의 안정성이 아닌 외모로써 평가하며 나다움을 강탈 당하는 현실을 밀도 있는 문장과 서사로 꼬집는다.


예쁘지 않은 몸의 자각이 아닌 아프지 않은 몸이라는 걸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강렬한 응원이 『치유의 빛』에 있다. 배가 고프다. 그리고 먹는다의 행위는 정상이다. 배가 고프다. 그러나 참는다의 행위가 잘못이다. 전부를 잃었다고 했을 때 아프지 않은 내가 남아 있음을 그것만은 지켜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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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묘한 메모의 묘미 - 시작은 언제나 메모였다
김중혁 지음 / 유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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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이유 버전의 〈네모의 꿈〉이 새로 나왔다.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 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으로 시작되는 그 시절의 노래. 다만 달라진 건 네모난 조간신문이 네모난 스마트폰으로 바뀌었다. 달라진 시대상을 반영했다. 우리말의 자음 중에 네모는 'ㅁ'이다. 편안해질 수 있도록 'ㅁ'이 들어간 말을 떠올려 볼까. 마음, 미역, 모형, 만남, 머리. 내 이름에도 'ㅁ'이 두 개나 들어가 있다. 내 이름을 부르고 떠올리면 마음이 편안해질까. 


소설가 김중혁의 신간 에세이의 제목은 온통 'ㅁ' 천지다. 『미묘한 메모의 묘미』 줄이면 미메묘. 메모 역시 'ㅁ'이 두 개나 들어 있다. 오늘부터 메모를 생각하자.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책날개에 김중혁 자신을 소설가, 메모 전문가로 적어 놓았다. 책을 읽어보면 그가 얼마나 메모에 진심인지 알 수 있다. 다양한 메모 앱을 쓰고 종이와 수첩에도 메모를 했다. 


그것들은 시가 에세이가 소설이 되기도 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의 현실 버전. 한 줄의 메모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책에는 메모에 진심인 소설가가 그동안 쓴 메모 앱과 메모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다. 내가 모르는 것도 일부 아는 것도 있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게으름과 귀차니즘을 신봉하는지라 꾸준히 메모를 한 적이 없다. 생각이 떠오르면 흘려보낸다. 


그게 조금 아깝다는 생각에 갤럭시 휴대전화 기본 앱인 노트 앱에 한두 줄씩 쓰기도 하는데 쓰고 나서 다시는 읽지 않는다는 게 함정이다. 부끄럽고 나 자신이 서먹해지는 기분이다. 한 우물을 파라는 어른의 말은 결코 틀리지 않았다. 꾸준히 메모를 한 소설가는 메모를 주제로 에세이를 쓴다. 소개해 준 메모 앱 '데이원'을 한 번 써볼까 한다. 


그러고 또 안 쓸 게 뻔해서 앞뒤로 펼칠 수 있는 수첩을 꺼냈다. 그날그날 느끼는 감정을 한 단어로 쓰고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써보는 감정 수첩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책의 효용은 나에게 시도라는 걸 해보라고 권유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루치의 시도나 이틀 치의 시도가 된다. 삼일이 되면 기쁘겠다. 오늘로써 감정 수첩 기록 삼일 차거든. 무엇이든 써볼까 하고 옆에 펼쳐 두었다. 


'메모를 시작하는 순간 우리 모두는 작가가 될 수 있다.' 무엇이든 쓰게 된다의 작가답게 희망을 주는 말을 해준다. 아무 말이라도 적어 보는 것. 생각을 흘려보내지 않는 것. 빈 방에 갇혀 있지 말라는 말로 들려서 메모장처럼 가벼운 책 『미묘한 메모의 묘미』 미메묘를 쓰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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