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농담이다 오늘의 젊은 작가 12
김중혁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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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에는 컴퓨터 수리기사로 밤에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약하는 송우영. 그가 전하는 컴퓨터 수리의 팁은 전원을 껐다 켰다 하는 것이다. 인터넷 연결이 안 돼서 전화를 건 적이 있는데 기계 음성의 안내원 역시 셋탑 박스의 전원을 끄고 다시 켜보라는 것이었다. 별거 없구나.
  송우영의 어머니는 오래 병을 앓다가 죽었다.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면서 수신인이 없는 열 두통의 편지를 발견한다. 어머니에게는 재혼하기 전에 낳은 이일영이라는 이름의 아들이 있다. 카운트다운을 세는 숫자 영. 일. 이. 이일영의 아버지는 우주비행선의 항공 엔지니어로 일했다. 그렇지만 한 번도 우주로 나간 적 없이 교통사고로 죽었다. 이일영은 아버지와 삼촌의 꿈이자 염원인 우주비행사가 되기로 한다. 소설을 읽어나가면 짐작이 되지만 이일영은 우주 어디론가로 떠나게 되었다.
  송우영은 어머니가 그의 아들에게 남긴 편지를 전해주려 하지만 받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가 무대에서 펼치는 개그는 무슨 의미가 있겠어로 귀결된다. 아등바등 살고 몸 아파가면서 일하는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가출하고 반항하고 부모 속 썩이고 울고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백화점 가서 옷 사고 패밀리 레스토랑 가서 스테이크 썰면서 웃는 게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죽으면 어디로 갈까, 무엇이 남으면 좋을까.  송우영과 세미, 강차연은 서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세미는 입이 남아서 코미디를 계속했으면 한다고 한다. 송우영은 자신의 농담이 남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럼 너는 아무것도 안 남겠네라고 세미는 농담을 던진다. 우주에서 사라진 이일영의 목소리와 지상에서 숨이 다한 어머니의 목소리가 만나 농담을 던지며 깔깔거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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