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권 독서법 - 하루 한 권 3년, 내 삶을 바꾸는 독서의 기적
전안나 지음 / 다산4.0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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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계획을 세워 보았다. 저자의 말처럼 작심삼일 이어도 삼일은 실천해 볼 수 있는 거니까. 독서 노트도 준비해놨다. 읽어야 할 책이 줄줄이 대기 중인 풍경이다.>



  


  책 읽는 것이 좋다. 어렸을 때부터 밖에 나가서 노는 것보다 혼자 책 읽는 것이 더좋았다. 낡은 학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고 다음날 반납한다. 점심시간만 책을 빌릴 수 있어서 급식을 일찍 먹고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돈이 조금 모이면 책을 샀다. 헌책과 새책을 가리지 않았다. 주로 문학 책을 읽었다. 한국 문학 단편집을 시작으로 현대 문학까지 열심히 읽었다. 고전이라고 부르는 것들도 같이 읽었다. 책을 읽으면 달력에 제목과 작가 이름을 쓰고 작은 노트에 짧은 감상들을 적어 놓았다. 

  책으로 소통하는 세상에서 외롭지 않았다. 다양한 인물을 만나고 감정들을 느꼈다. 어둡고 우울한 주인공들에게서 삶의 칙칙함을 받았고 발랄한 인물들에게서는 삶의 생기를 얻었다. 결국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어 좋은 사람을 만났다. 『1천권 독서법』의 저자처럼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삶을 향한 꿋꿋함과 용기를 받을 수 있었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남들보다 떨어지는 환경에 좌절했을 것이고 불평과 불만으로 가득한 삶을 살아갔을 것이다. 지금보다 좋은 사람이 되겠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책을 통해서. 
  『1천권 독서법』의 저자는 삶이 주는 막막함 끝에서 독서를 통해 치유의 방법을 찾았다. 살다가, 굉장히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살아가다가 우리는 종종 삶의 절벽 끝에 도달하게 된다. 그 끝에서 뛰어내릴지 다시 돌아 나올지 결정하는 건 우리의 몫이다. 저자는 그 끝에서 독서라는 지난하고 고독한 행위를 하기로 선택했다. 일하는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역할에서 주는 책임감에서 삶의 기운을 소진한 저자는 책을 읽기 시작한다. 
  작가에게 박수를 쳐주고 엄지 척을 해주고 싶다. 그녀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하루 24시간을 쪼개기 시작했다. 출근 전 15분, 업무 전 30분, 점심시간 45분, 퇴근길 20분, 저녁 식사 후 1시간, 아이 잠든 후 1시간을 만들어서 책을 읽는다.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을 발견해 그 시간을 독서로 채우기 시작한다. 책은 시간이 날 때 읽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읽는 것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나에게도 시간은 충분히 많다. 시간이 부족할리는 절대 없다. 누워 멍하니 있는 시간, 태블릿 PC 속 세상에서 허우적거리는 시간, 텔레비전에 빠진 주말의 시간. 그 시간들을 반성한다. 
  저자는 책을 읽으면서 일상의 풍경이 달라졌다고 한다. 거실에 있는 텔레비전을 치우고 6인용 탁자를 두고 책장을 배치했다. 저자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 방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지루해진 가족들이 곁으로 다가온다. 아이에게는 열 권씩 읽으면 초콜릿이나 사탕, 실내 놀이터에서 놀기 같은 보상을 준다. 아이는 하루에 세 권을 읽는데 두 권은 자신이 선택한 책이고 나머지 한 권은 저자가 골라주는 책이다. 책을 놀이처럼 받아들인 아이는 스토리 텔링의 문제가 나와도 힘들어하지 않고 풀어 나간다. 
  회사에서는 책을 통해 배운 감정과 인간관계의 깨달음으로 그전보다 스트레스가 낮아졌다. 동료와의 사이도 좋아지고 자신의 내면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업무가 바뀌면 그와 관련된 책들을 찾아서 읽기 시작한다. 관련 책들을 스무 권 정도 읽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대학원을 가고 싶어 지망했지만 일곱 번을 떨어졌다. 그 와중에도 책을 읽으면서 책 읽기가 스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실무자 중에서 장학금을 주는 면접에서 저자는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장학금 혜택을 받았다. 
  하루에 한 권을 목표로 정했다고 해서 꼭 지킬 의무감은 없다. 책 읽기가 고통스러워지면 포기해 버린다. 하루에 한 시간이어도 좋으니 책을 읽을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에 자신 없는 저자는 출근길에 영어 듣기를 하고 영어 잡지를 읽는다. 그렇게 모인 시간들을 수치로 보여줌으로써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저자는 3년이 넘는 시간에 천 권 읽기를 했다. 읽으면서 쓰는 사람으로 변화했다. 독서 노트를 만들고 생각을 정리하고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기 위해 노력한다. 
  나는 주로 800번으로 시작하는 문학 책만 읽어왔다. 즐거운 이야기에 빠지는 것이 좋고 신나기 때문이다. 시집을 읽으면서 감탄스러운 문장들을 베끼고 매혹적인 인물이 나오면 작가의 모든 책들을 찾아서 읽는다. 편향된 독서를 하고 있는 것인데 오로지 나 자신만을 위한 읽기 행위이다. 스펙이 화려하지도 좋은 대학을 나오지도 누구나 알만한 회사에 다니지도 않지만 우울하지 않은 이유는 책이 주는 즐거움에 빠져 살기 때문이다. 
  『1천권 독서법』을 읽으면서 책이 우리 삶에 주는 감동과 놀라운 치유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열등감으로 가득했던 시간을 지나올 수 있었던 비결은 책이 주는 힘에 있었다. 삶으로부터 사람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던 그 순간에 우리를 붙잡아준건 한 권의 책이었다. 오늘 읽는 책은 어제를 살았기에 가능하고 내일을 살 수 있는 희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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