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의 해부학 - 누구도 말하지 못한 자살 유혹의 역사
포브스 윈슬로 지음, 유지훈 옮김 / 유아이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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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의 해부학 일까요?






<자살의 해부학>입니다.






책을 읽는 여름은 견딜만 합니다.





  김영하의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에는 자살 도우미가 등장한다. 자살을 도와주는 인물이라는 등장은 파격이었다. 죽음을 대하는 방식을 다룬 소설로 문제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어떻게 살 것인지가 아닌 어떻게 죽을 수 있을 것인지 논란을 던져 주었다.
  포브스 윈슬로의 『자살의 해부학』은 논쟁적인 죽음-모든 죽음은 논쟁적이지만-자살에 관해 이야기 한다. 스스로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사례부터 열거한다. 고대 사람들의 일반적인 세 가지 근거에서 출발한다. ‘심신의 고통을 피하고 싶거나, 자살이 명예를 증명해 주는 방법이라고 시작했거나, 다른 사람에게 본보기가 되고 싶었던 경우다.’ 스스로의 명예를 증명하기 위해, 부끄러워지지 않기 위해 자살을 선택한 사람들. 적의 포로가 되지 않기 위해 자결을 하는 사람들부터 사랑에 실패하자 삶의 미련이 사라진 사람들. 이 책은 어떤 이유들이 사람을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지 알려준다. 
  자살자들의 징후로 시작되는 chapter 2는 그래서 흥미롭다. 자살자들은 평소에는 아무런 징후를 보이지 않는다. 징후가 있더라고 교묘히 감춘다. 드러내놓고 죽음의 전조를 보이는 사람들과 잘 감춘 감정이 폭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날씨와 계절의 상관관계에 관한 조사도 눈여겨볼만 하다. 우리가 알고 있던 막연한 추측을 수정할 수 있다. 자살심리에 관한 다양한 조사들을 읽다보면 자살이 절제되지 않은 충동 때문이 아닌 복잡하고 다양한 징후와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책을 읽어보면 복잡하고 다양한 징후와 문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삶이 아닌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던 실존 인물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하나의 죽음을 떠올렸다. 삶 안에서 죽음은 도처에 널려 있다.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떠올리는 것보다 죽음의 근거를 찾기 쉬워진 사건들을 매일 만나고 있다. 왜 죽어야하는지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있는데 알 수가 없다, 아니 알려고 하지 않을 뿐이다. 이 책을 읽으면 죽음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정신 상태를 추정할 수 있는 사항들을 알 수 있다. 추정할 수 있다고 한다. 추정하기 위해서는 살펴봐야 한다. 혼자 두지 말고 불러내어 만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혼자 갇혀 있다 보면 죽음의 이유들은 늘어나고 커진다. 소리 내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나의 실패는, 나의 좌절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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