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살인자의 쇼핑몰 2 새소설 13
강지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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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랜 책태기의 늪에서 구해준 강지영 소설가에게 박수와 존경을! 이로써 저는 다시 독서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람쥐.  『살인자의 쇼핑몰 2』의 작가 후기에는 배우 이동욱의 이야기가 나온다. 소설가는 그의 오디션에 참관한 적이 있더랬다. 멀리서 지켜보았지만 잊지 못할 기억이었다. 소설가가 되어 원작자와 배우로 다시 만났다. 


현실의 이동욱은 『살인자의 쇼핑몰 2』의 주인공 정진만과는 이미지가 동떨어진다. 소설에서 정진만은 머리숱이 얼마 없는 배 나온 중년 아저씨이다. 영상으로 만나는 정진만은 무려 이동욱. 또 한 번 감사합니다람쥐. 매주 두 편씩 디즈니 플러스에서 수요일에 정진만을 연기하는 이동욱이 나오는 《킬러들의 쇼핑몰》을 만날 수 있다는 누구나 아는 TMI를 방출한다. 


소설 속의 정진만과 드라마 속의 정진만의 이미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몰입이 깨지지 않는다. 소설 속 정진만은 다른 버전으로 독자를 매혹한다. 『살인자의 쇼핑몰 2』는 전작을 압도할 정도로 빠른 전개와 재미를 자랑한다. 소설은 전작처럼 누군가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지안과 친하게 지내는 친구 다나가 죽었다. 지안의 침대에서 새벽 4시 7분에. 그 후로 지안은 새벽 4시마다 악몽을 꾸며 잠에서 깨어난다.


창고지기 브라더와 삼촌 정진만이 보고 있을 텐데. 지안은 자신을 지켜보고 있을 그들의 위로가 필요하다. 아무도 찾아와 주지 않자 삼촌의 집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지 못한 채. 아니 『살인자의 쇼핑몰 2』는 반전 더하기 반전의 역습으로 독자를 정신 못 차리게 한다. 가족임에도 서로 속고 속이는 활극을 펼친다. 1편에 등장한 바빌론은 더욱 진화했고 진만과 지안은 그들의 행태를 마냥 지켜볼 수 없다. 


머더헬프의 존속이 달린 문제이기도 죽고 사느냐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기도 한 바빌론과의 한 판 승부를 피할 수 없으니 움직여야 한다. 단 아무도 모르게 나 자신마저 속이면서. 『살인자의 쇼핑몰 2』를 읽으면서 기분 좋았던 건 강지영이 구축한 킬러들의 세계관이 통합되는 순간을 만났기 때문이다. 내가 애정 하는 캐릭터 『심여사는 킬러』의 주인공 심은옥 여사가 『살인자의 쇼핑몰 2』에 등장한다. 


이사카 코타로의 방식처럼 소설 속의 인물들이 서로 다른 작품 속에 자유롭게 침범해 들어가 이야기의 흐름을 바꿔 놓는다. 지안은 바빌론을 무너뜨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심은옥 여사를 만나 칼 쓰는 비법을 전수받는다. 은옥의 안부가 궁금했다. 애들은 잘 지내고 있는지도. 아픈 은옥이지만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 작가 후기에서 『살인자의 쇼핑몰 3』권도 집필 중이라고 하니 은옥의 팬으로서 다시 한번 과부 킬러의 다음 시간을 만나고 싶다. 


『살인자의 쇼핑몰 2』의 마지막을 믿고 싶지 않다. 시리즈물의 종특으로 떡밥을 슬쩍 던진 느낌이기에. 뭔가 더 있을 것 같단 말이지. 엉망진창 이판사판 난장판에서도 인류애를 잃지 않으려 애를 쓰는 허구의 인물들에게서 현실을 살아갈 묘책을 얻는다. 그 누구도 믿지 말 것. 순간순간 슬퍼지면 나의 과거를 떠올리며 살아갈 것. 정답은 과거에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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