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고침이 필요한 말들
유달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식하면 용감해진다는 말은 맞다. 모르니까 저지르는 무수한 잘못들. 모르니까 뻔뻔해져서 상대를 황당하게 만든다. 배움은 끝이 없다는 말도 맞다. 모르면 어린아이한테도 배워야 한다. 선생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책을 읽으며 잘못을 깨달아간다. 유머 있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자세한 뜻도 모른 채 쓰던 말이 있었다. 많은 말을 그렇게 썼다는 걸 『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를 읽으며 알았다. 


○○충. 벌레 蟲(충)을 써서 특정 단어에 붙여서 쓰는 말. 나는 걱정과 불안을 달고 살아서 전 걱정충이라 확인을 하고 또 해야 해요. 이런 말을 얼마 전에 썼더랬다.  『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에서는 蟲 대신 충성할 忠(충)으로 바꿔 쓸수도 있음을 알려준다. 권장 용어를 제시한다. 이 말을 또 쓰게 된다면 부연 설명을 해야겠다. 벌레충이 아니라 충성의 충입니다. 걱정하는 벌레가 아니라 걱정에 충성하는 사람이에요.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결정된다? 수능 시험은 이상하다. 문제를 잘 푸는 능력으로 한 사람의 인생 방향이 결정된다니. 그 시험을 위해 12년 동안 죽어라 공부하지만 어쩌면 나쁜 운이 있어 시험을 못 보는 경우도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나는 시절은 지나갔다. 능력 있는 부모의 존재는 성공한 인생의 필수 조건이 되어 버렸다. 지잡대. 고졸은 다 꼴통이라는 말. 지방대 나와서 대기업에 들어갔네요. 칭찬인지 험담인지 모를 말들. 대학을 두고 나누는 편견의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는 쓰고 있었다. 


저출산은 아이를 낳는 주체를 여성으로 두는 말이므로 저출생으로. 친근해지기 위해 장애우라는 말을 만들어냈지만 장애를 가진 이는 자신을 장애우로 지칭할 수 없기에 장애인으로. 성범죄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꼈느냐고 묻는 건 엄연한 잘못이므로(왜 피해자가 부끄러워야 하나) 성적 불쾌감으로. 이동권을 주장하는 장애인의 시위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의 상황이 좋아진다는 건 모두가 편안해지는 방향으로 바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는 편견과 낡은 사고방식에 갇힌 말의 예시를 보여주면서 바꾸고 버려야 할 말, 대체할 수 있는 표현을 가르쳐 준다. 배움의 자세를 갖추기만 한다면 책을 읽으며 그동안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조금은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말하기. 유행하는 말이라고 해서 쓰지 않기. 재치와 유머는 억지로 만들어지는 게 아닌 꾸준히 갈고닦아야 한다. 


이제 알았으니 그런 말은 쓰지 않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