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 2 - 세계가 아무리 변해도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이소담 옮김 / 이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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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읽게 된 마스다 미리의 『오늘의 인생 2: 세계가 아무리 변해도』. 찾아보니 『오늘의 인생』1권은 2017년 12월 이맘때에 읽었다. 그때 쓴 리뷰를 보니 지금과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즐거운 마음으로 『오늘의 인생』1권을 가지고 스타벅스에 갔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인 그곳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컵을 사 왔던 오늘의 인생이었다. 백화점에 들러서 화장품도 샀었네. 『오늘의 인생 2: 세계가 아무리 변해도』를 읽는 2020년의 12월은 집 안에서만 지내는 오늘의 인생이다. 이것도 나쁘지 않지만 문구 덕후로서 부산 서면에 있는 교보 문고를 가지 못하는 건 아쉽다.


여행 가기와 카페에 앉아 차 마시며 책 읽기를 즐겨 하는 마스다 미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일본은 한국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특히 그녀가 사는 도쿄는 더더욱, 책을 보니 2월 14일에 미팅을 하러 간 것 빼고는 5개월 동안 집에만 머물렀다. 2017년부터 2020년의 일상 이야기가 실린 『오늘의 인생 2: 세계가 아무리 변해도』. 전반부에는 마스다 미리의 보통이 삶이 있다. 여행을 가고 외식을 하고 서점 카페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 다니며 의미 있는 대화를 듣고 일상의 풍경을 기억에 담아 그림으로 그려 넣는, 오늘의 인생이. 묘하게 바뀐 기분을 전환하려고 디저트를 먹고 빨간색 지갑을 사러 다닌다. 영어 회화 학원과 헬스장을 다니기도 하면서. 알록달록한 종이 위에 반짝반짝 빛나는 하루가 있다. 표지가 빨간색이어서 연말에 소중하게 생각되는 사람에게 선물하면 센스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책이다.


원래 책 선물은 취향이 타는 선물이라 조심스러운데 마스다 미리의 책은 누구나가 좋아할 수 있는 믿음이 있는 책이다. 보고 있으면 눈이 편안해지고 마음마저도 말랑말랑하게 풀어진다. 마스다 미리가 대단한 건 빠르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단상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많은 시리즈 중에 '오늘의 인생'이 사랑받는 건 오늘 하루도 괜찮았어, 미운 감정이 들었지만 표현하지는 않았어, 나 어른이 됐는 걸이라는 나를 향한 위안을 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책은 산책을 하다가 '코로나가 끝나면'으로 시작되는 대화를 듣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러다 미술관에 가서 그림을 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는다. 전 세계인 모두가 그럴 것이다. 카페에 가고 쇼핑을 하고 전시회에 구경 가고 적금을 깨서 비행기 티켓을 끊고 집에 초대해 음식을 나눠 먹는 과거의 일상을 누리고 싶다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선언이 믿기지 않았다. 마스크가 일상이 되어 버리고 이동하는 것에 공포를 느끼게 된 오늘의 인생.


두렵고 불안한 오늘이지만 『오늘의 인생 2: 세계가 아무리 변해도』속 오늘은 그런 하루마저도 여전히 고양이는 낮잠을 자고 바람은 그대로 불어와서 변하지 않는 게 있다고 이야기한다. 집 정리를 하다가 살아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고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에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았던 자신이 있었기에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이다. 제빵기를 사서 식빵을 만들어 먹고 마스크를 쓰고 산책을 한 끝에는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는 코로나 시대의 오늘의 인생.


모두 어떻게 슬픔을 이겨내고 있을까. 다들 괜찮은 걸까. 아니 이겨내거나 괜찮지 않다. 다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뉴스에서 겨울철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극성이니 자주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라고 해서 매일 그렇게 하고 있다. 지인 모임은 자제하고(지인이라고 내세울 만한 사람이 없다. 원래 만남 자체를 거의 하지 않아서 이건 지키고 말 것도 없다) 마스크를 꼭꼭 쓰고 버스를 타고 학원 수업을 듣는다. 커피는 테이크 아웃으로. 배달 음식 시키는 횟수는 좀 늘었고.


마스크를 쓰고 모르는 사람과 웃음을 나누고. 온라인으로 친구들과 다과 모임을 하는 바다 건너 사는 마스다 미리 언니의 오늘의 인생을 엿보는 오늘의 인생. 어디에 취직을 해야 하나. 누가 날 써 줄까. 줄곧 고민하다가도 다정한 이가 사다 주는 커피와 마카롱을 먹으며 헤헤 웃는 오늘의 인생. 마트에서 골라 나온 스탠드가 마음에 들어 하나 더 살까 갈등하는 2020년 12월 26일 오늘의 인생.


오늘 읽고 쓴 『오늘의 인생 2: 세계가 아무리 변해도』의 리뷰를 다시 읽어보니 '오늘의 인생'이 딥다 많이 나와 좋은 글은 아니겠구나 생각한 오늘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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