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 - 하루를 두 배로 사는 단 하나의 습관
김유진 지음 / 토네이도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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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 30분에 시작하는 학원 수업에 늦지 않으려고 6시 30분에 일어나는 요즘이다.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나는지 나도 모르겠다. 아니 안다. 수업을 받으면서 나 자신에게 무척이나 실망했다. 지금까지 나는 어떤 시간을 보낸 건지 회의감마저 들었다. 기준을 어디에 두냐에 따라 다르지만 한동안은 나 자신이 쓸모없게 느껴졌다.


영어 자판을 외우지도 못해. 엑셀 프로그램을 사용하지도 못해. 수업 내용을 따라가지도 못해. 컴퓨터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실은 취직하고 싶어) 수업을 신청해서 듣고 있다. 하루 네 시간. 아침형 인간이 아닌지라 오전 수업은 힘이 든다. 처음 며칠 수업을 들으며 이러다가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밀려왔다. 일찍 일어나자. 일어나서 영타 연습을 하자.


알람 소리를 무척이나 싫어한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머리맡에 다이소에서 산 시계를 놓아두고 눈이 떠지면 시계를 본다. 처음에는 8시 가까이에 일어났다(알람은 8시 15분에 맞춰 놓았다). 불안감 때문일까. 며칠 지나자 6시와 7시 사이에 눈을 뜨게 됐다. 졸린 눈으로 컴퓨터를 켜고 한컴 타자 연습을 한다. 음악은 아무래도 신나는 걸로.


이제는 6시 30분 정도에 일어난다. 한 달 정도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영타는 빨리 치냐고.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한글만큼은 능숙하지 못하다. 아, 위대한 한글. 엑셀에 들어가는 함수 계산식을 설명하다가 선생님이 갑자기 아무 말이 없으셨다. 다들 이해를 못 하는 표정으로 앉아 있었던 듯하다. 나조차도 그랬으니까. 여긴 어디. 난 누구. 하는 마음으로 머리 위에는 물음표를 가득 단 채.


수업을 멈추시고 유퀴즈 온더 블럭에 나온 김유진 변호사 이야기를 해주셨다. 새벽 4시 30분에 기상하는 그분의 이야기, "내가 특별하면 평범한 하루가 좋고 내가 평범하면 특별한 하루가 좋다."라는 말에 감동을 받았단다. 더불어 김유진 변호사가 쓴 책도 추천해 주시면서 읽어보기를 권했다. 우리가 이렇게 매일 힘든 수업을 받고 있지만 이 같은 평범한 하루가 쌓여 특별한 나 자신이 될 수 있다며.


그래도 함수는 어려워.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와서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읽었다. 책에는 자신이 왜 새벽 기상을 실천하게 됐는지부터 현재를 어떻게 꾸리며 사는지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유명 인사들의 루틴도 소개해 주고 있다. 매일매일이 평범하다. 특별한 날은 일 년에 며칠 되지 않는다.


눈 뜨면 출근하고 업무 보고 퇴근한다. 지친 하루를 보내고 핸드폰을 들여다보다가 잠이 드는 매일이다. 김유진 변호사 역시 그런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무기력증이 찾아왔다. 나 잘하고 있는 건가. 의심이 들었다. 어느 날 눈을 떴는데 새벽 4시 30분이었다. 이상하게 피곤하지 않았다. 모두 잠든 시간에 나의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김유진 변호사는 하루를 이렇게 나눈다. 새벽은 "내가 주도하는 시간", 그 밖의 시간은 "운명에 맡기는 시간"이라고. 나만의 시간이 없다고 투덜될 게 아니다. 전날 일찍 잠을 자고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만들면 되는 거다. 심지어 돈도 들지 않는다. 일찍 일어나 많은 걸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세수와 양치를 하고 음악을 들으며 하루 계획을 짜거나 책을 읽고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면 그걸 하면 된다.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되는 거다. 새벽은. 나에게 먼저 묻는다. 무얼 하고 싶은지. 지금 무기력하고 슬픈 기분이 왜 드는지. 하루에 하나씩 나에게 질문을 던지며 답을 찾는다. 그걸 왜 새벽에 하냐고 묻는 이가 있을 것 같다. 일하고 공부하는 것도 피곤한 마당에. 알람이 울리는 순간 안다. 이제부터 타의에 의한 하루가 시작됨을.


어느 것 하나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시간이 펼쳐짐을.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는 의지를 다지고 싶어서 읽었다. 낯선 컴퓨터 용어를 듣다가 책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으니 그 순간이 밝게 빛났다. 누구나 딸 수 있는 자격증 시험을 고시 공부처럼 하고 있는 나. 호들갑과 유난을 떨면서 공부하고 있다. 좋아하는 책 읽기는 잠시 미뤄둔 채.


『나의 하루는 4시 30분에 시작된다』를 읽으니 알겠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시간이 없는 것처럼 살고 있었음을. 2021년 새해도 밝았고 새로운 한 해에 의지를 다지고 싶은 이에게 추천한다. 우리에게 시간이 있었구나 그것도 넘치게 있었음을 알게 해준다. 새벽 4시 30분은 무리다. 난 못해. 할 수도 있다. 똑같이 남을 따라 할 필요는 없다. 나는 부족한 컴퓨터 실력을 향상하기 위해 6시 30분에 일어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도 쭈욱.


책에는 이런 말도 나온다. "그래서 이제는 시간 관리를 하지 않는다. 대신 나 자신을 관리한다. 이를 위해 매일 조금씩, 천천히, 하나씩 성장하는 데 집중했다. 그리고 그렇게 목표를 달성할 때마다 의미 있는 보상이 주어졌다. 어떤 일이든 꾸준하게 계속하는 습관은 물론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할 원동력이 생긴 것이다." 맞는 말. 시간을 관리하겠다는 턱도 없는 발상 보다 나를 관리하며 특별한 내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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