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의 주둥아리는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 - 장래희망이 인기 유튜버인 중년 디자이너의 일상 탐구기
이지원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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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관점과 생각을 안다는 건 즐거운 일이다. 신나는 일이기도 하다. 단 누군가와는 만나서는 안된다. 이게 무슨 말? 만나서 대화를 해야 관점과 생각을 알지. 노노노. 요즘엔 사람을 만나는 게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다. 카페라도 가고 싶은데 포장만 되니 여의치 않다. 코로나19가 아니어도 사람 만나서 웃고 떠드는 건 질색이었다. 억지로 고개를 끄덕여야 하고 간간이 눈도 마주쳐야 한다. 개피곤.


그래도 알고 싶다.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는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대들의 신선하고 날 것의 이야기를 들려다오. 이왕이면 가식 없이 냉소와 비꼼이 한가득 담긴 시선에서. 이지원 교수의 『교수님의 주둥아리는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를 읽어볼까. 전작 『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를 재미있게 읽었더랬다. 이번에 나온 신간의 부제는 '장래희망이 인기 유튜버인 중년 디자이너의 일상 탐구기'이다. 프로필을 보니 '내일은 옵치왕'이라는 닉네임으로 유튜버로도 활동 중이다.


고등학생 셋이 찾아와 진로에 대해 물을 때 이지원 교수는 고민한다. 내가 과연 그걸 알면 이 자리에 있을까. 시각 디자인의 암울한 미래를 들려주자니 청소년의 꿈을 짓밟는 것 같기도 해서. 평범한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 게임을 좋아했던 어린 시절에서 지금까지. 게임과 함께 했던 유구한 자신의 역사를 들려줄 때는 신이 난다. 지나친 스마트폰 중독에 관해서도 신랄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책이니까 내 면전에 침이 안 튀니까 즐겁게 들어줄 수 있을 정도의 사회 현상 일반에 대한 장황함이 『교수님의 주둥아리는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에 들어 있다. 제목 그대로 이지원 교수님의 주둥아리는 쉼이 없다. 일상인으로서 교수로서 게임 유튜버로서의 자아가 혼재된 책. 과연 휴일에 뭐 할까. 이 사람은. 알고 싶지 않지만 들려주니 들었는데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르지 않은데 웃음이 있다.


어떤 이가 고맙다는 말을 하면 어떻게 대꾸해야 할까. 가만히 있자니 건방져 보이고 웃자니 이것 또한 건방져 보이고. 이럴 때 어떤 말을 해야 그나마 사회화된 인간으로 보일지 교수님의 주둥아리는 도무지 쉴 줄을 모른다』에 나와 있다. 책을 읽어 보시면 아실 거다. 과연 그 말이 적절하겠군 할 거다. 일상에서 이런 사람을 만나면 멀리 피해 갈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 사람을 모르고서 하는 행동이겠고. 책을 읽어가다 보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인간들이 있지 하며 웃어 줄 수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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