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이어달리기 - 마스다 미리 그림에세이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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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라는 주제로 끝말잇기를 해보자. 마스다 미리의 그림 에세이 『행복은 이어달리기』의 시작은 이렇게 시작한다. 말하고 나면 행복한 단어로. 한 번 해볼까. 초콜릿. 릿. 릿. 이런. 다시. 치킨. 킨. 킨. 킨더 초콜릿. 에라이. 하루는 비가 오다가 하루는 해가 나오고 있는 요즘. 하루는 걱정이 되고 하루는 걱정을 놓아버리자 하고 있다. 우울함이 지구 맨틀까지 뚫고 들어갔다가 다시 회복된 기쁨이 에베레스트까지 올라온다.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보자. '아무 일도 없는 오늘은 좋은 날'이라고 마스다 미리는 말한다. 봄날 친구와 밤 외출을 하고 1킬로그램부터 살을 빼는 다이어트를 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일상이 『행복은 이어달리기』에 펼쳐진다. 현실의 나는 지치고 조바심 나는 하루를 보내고 있지만 책을 열면 따뜻한 오늘을 만날 수 있다. 생애 첫 독립을 하며 버려진 가구를 주워왔던 시절의 이야기. 어른이 되어서야 할 수 있었던 일들.


지친 날이면 식당에 가서 나폴리탄을 먹는다. 자신이 지으려고 했던 지친 표정에 관해 탐구하면서.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이라는 바통을 들고 달리다가 누군가에게 툭 건네줄 수 있을까. 그러려면 내가 먼저 행복해져야 하지 않나. 하지만 난 약간 불행한 것 같은데. 되는 일이 없어. 뜻대로 안돼. 같은 부정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행복은 이어달리기』를 읽는다.


누군가의 행복한 순간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일상이 반짝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불행은 쉽게 전염된다. 부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는데 어른이 된 나는 행복의 반대말만 한다. 안 되면 어쩌지. 울고 싶다. 나 정말 바보 같아. 이런 말보다.


해 질 녘 노을을 보러 가자. 달콤한 디저트를 먹고. 회전 초밥. 빨간색 자전거. 영화 관람. 포장마차. 『행복은 이어달리기』에서 만날 수 있는 행복. 이제부터라도 나만의 행복 사전을 만들어야겠다. 끝말잇기의 규칙을 따르지 않더라도 하루 중 몇 분의 시간을 이용해 행복한 말과 기분을 말해보는 것.


징징대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하루를 보내자. 욕심부리지 않고 날아오는 행복을 손안에 담아서. 일상을 윤기나게 다듬어 가는 방법을 『행복은 이어달리기』를 통해 알아챌 수 있다. 한 장 한 장 소중히 읽으며 행복한 느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책이다. 어색한 순간에는 하늘을 보고 단수가 되면 접시에 랩을 씌워 사용하라는 지침. 내일의 알 수 없는 행복 보다 오늘의 진짜 행복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삼겹살. 살앙해. 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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