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입자 - 청소년 테마 소설 문학동네 청소년 40
김리리 외 지음, 유영진 엮음 / 문학동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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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갯빛 소설이 여기 모여 있다. 사랑을 테마로 쓰인 일곱 편의 이야기는 누구라도 읽어도 좋다. 『사랑의 입자』는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애만 태우던 그 시절의 나를 사랑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살았던 과거의 나를 만나게 해준다. 혜성이 지나가는 밤에 말하지 못한 그리움을 이야기하고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을 사기당한 누나를 위로하는 일찍 철이 든 소년의 애틋함이 있다.

아주 먼 미래를 그린 소설에서도 사랑은 따뜻하고 빨갛고 짠하게 그려진다. '뭔가 달라 보여'라고 느끼는 순간, 사랑이 찾아왔음을 알아챈다. 친구의 거짓말을 이해하려는 순수함. 엄마, 아빠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현재를 사랑한다. 태어나자 버려졌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을 닫고 살다가도 주변을 돌아보면 나를 사랑해주는 이들은 섬처럼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사랑이 있어서 사랑을 느낄 수 있어서 안심할 수 있다고 『사랑의 입자』는 말한다. 공부, 성적, 대학, 입시, 친구, 부유함, 눈치 보기, 주눅 들지 않는 것…. 신경 쓰고 챙길 게 많은 아이들. 몸은 아직 자라지 않았지만 마음은 크고도 깊어졌다. 이해시키고 강요하려고 하기 보다 느낄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사랑은. 어리다고 너는 아직 세상을 모른다고 말하는 어른이 되어서는 안 되기에 책을 읽는다.

전삼혜의 「모르는 이야기」의 주인공 소년은 한 가지로 보이는 색깔을 수백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 그냥 빨간색이 아닌 다양한 감정을 담은 빨간색으로 보는 것이다. 말하지 못하는 소년이 볼 수 있는 세상의 다양한 감정의 빛깔. 누군가를 이해하는 건 말이 아닌 기분과 태도를 느끼는 것이었다. 좋아하는 마음을 미처 표현하지도 못한 채 친구를 떠나보낸다면? 「우주 소녀」는 거짓말일지도 모를 친구의 이야기를 믿기로 결심하는 아이가 나온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믿어주는 소설의 결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누군가를 오해하기는 쉽다. 이해하기 귀찮아서 오해의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을 탐지해내는 능력을 찾아가는 것. 가시광선의 끝에는 환하게 빛나는 무지개가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지고 하늘 한 편에 나타나는 무지개. 일곱 가지 색깔의 사랑을 찾아 떠나는 『사랑의 입자』의 여정에 너와 함께 하기를 나는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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