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년만 옷 안 사고 살아보기 -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던 그녀, 비우고 다시 채우는 1년 프로젝트에 도전하다
임다혜 지음 / 잇콘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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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과 새해에 가장 중점적으로 한 일은 집안 정리였다. 나는 세상만사 모든 일을 책으로 배웠어요 타입이기에 책을 먼저 읽었다. 오랜만에 정리와 비우기 책을 읽으니 마음이 개운해졌다. 지금 당장 정리를 하지 않아도 좋다. 책을 읽으며 정리 의지를 다잡는다. 책을 다 읽고 정리를 시작하기 위해 머리를 묶었다. 수납함에 있는 고무줄로 질끈. 그런데 이게 웬일. 고무줄이 툭 끊어져 버리는 것이 아닌가. 아, 그렇다. 고무줄도 삭는 거였구나. 무려 세 개의 고무줄이 삭아서 쓰지 못하게 됐다.

아끼고 아껴두었던 분홍색 머리끈을 쓰기로 했다. 이건 다행히 쓸만했다. 역시 값이 좀 나가더라도 좋은 걸 사야 하는구나. 삭은 세 개의 고무줄은 싸서 통 째로 사 놓은 거였다. 머리를 묶고 옷 정리에 들어갔다. 버린다고 버렸는데도 나는 옷이 많은 사람이었다. 아니 미련이 많은 사람이었다. 뭐에 홀려 이렇게 옷을 많이 샀는지. 오래 입을 거라고 비싸고 주고 산 니트는 색이 바래있었다. 집에서 입을 실내복이 가득이어서 서랍이 안 닫힐 정도인데 지금까지 나는 상의 두 개를 번갈아가며 입고 있다.

『딱 1년만 옷 안 사고 살아보기』는 도서관에 가서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정리에 관한 책을 검색해보다가 원하는 책이 도서관에 있어 빌리러 갔다. 미니멀리즘, 수납, 집안 살림 분야에 꽂혀 있었다. 제목만 놓고 보자면 무언갈하려는 의지가 엿보였다. 나도 1년 정도는 옷을 사지 않고 살아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일을 하던 저자는 출산 후 전업주부가 되었다. 스트레스를 옷 쇼핑으로 풀던 때쯤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자각이 들어 스스로 결심을 한다.

옷을 사지 않고 내가 가진 옷장에서 쇼핑을 한다. 일을 하던 시절에는 업무와 생활의 스트레스를 옷 쇼핑으로 풀었다. 주변 환경이 옷을 사기 좋은 환경으로 꾸며진 것도 한몫했다. 싸고 싸니까. 우리나라는 무려 사계절이나 되니까. 그만큼 옷도 많아야 하니까. 체형과 얼굴을 커버해줄 수 있는 건 옷이니까. 사야 할 이유는 많았다. 오히려 사지 않을 이유를 찾기가 어려웠다. 깨달음은 어느 날 갑자기 문득 찾아온다. 불어나는 옷 무덤. 닫히지 않는 서랍. 옷의 무게에 쓰러지는 행거.

옷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나를 들여다봐야 한다. 내가 왜 이토록 옷에 집착하는지. 저자는 살림과 육아로 바쁜 와중에도 블로그를 시작해서 노쇼핑을 기록하고 퍼스널 컬러를 찾는 수업을 받는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아가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다. 옷은 미련이다. 옷은 과시이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궁리해서 대안으로 찾는 게 옷이라는 허울이다. 나도 그랬다. 수입에 맞지 않는 옷을 사 놓고 몇 번 입지도 않았다. 행거가 쓰러져서 얼마나 난감했던지.

종류별로 옷을 다 꺼내는 게 첫 번째. 그러다 놀라는 건 덤. 일단 놀라고 한숨. 분야별로 베스트를 뽑아서 남겨둔다. 『딱 1년만 옷 안 사고 살아보기』에서 알려주는 옷 정리 방법이다. 700벌이 넘는 옷을 골라서 173벌로 줄였다. '333 프로젝트'를 시작한 결과다. '333프로젝트란 3개월, 즉 한 계절 동안 33가지의 옷과 신발, 액세서리를 착용하는 것이다.' 132벌이 되기까지 꾸준히 비우고 있는 중이란다. 누구라도 실행할 수 있는 옷 정리 방법이 담겨 있다. 집착과 욕심, 미련을 버리면 스르륵 열리는 서랍장을 가질 수 있다. 옷만 정리했을 뿐인데 집이 넓어지고 생활에는 불만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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