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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머무는 곳에 인생이 있다 - 최민식 포토에세이
최민식 지음 / 하다(HadA)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최근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어떤 한 가지 방법 만이 정해 진 것이 아니다. 그것은 이야기로도 가능하지만, 글로도 가능한 것이고, 언어라는 형태를 띠지 않더라도 음악이나 그림으로도 나타내더라도 달라지지 않는다.'

 

[생각이 머무는 곳에 인생이 있다] 는 바로 '사진'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은 사진 에세이다. 작가가 평생 찍은 사진 들을 골라내고, 그의 연륜이 묻어나는 생각이 글이 되어 책속을 메우고 있다. 우리는 책이라고 하면 흔히 글이 주인공이고 사진이 조연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눈길이 간 곳은 '사진'이었다.

 



 

책 속의 사진을 본다면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게 되지 않을까? 작가의 생각이 머문 곳은 바로 사진 속의 그 순간이었다. 그렇기 때문일까? 찰나를 포착한다는 사진 속에는 역설적으로 글보다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책 속의 사진들은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고 있다.

 

책의 첫 번째를 장식하는 사진은 1997년 네팔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다음 사진은 1987년 부산에 찍은 사진이다. 사진의 구성이 시대 순을 따르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역적으로 구분이 되어 있는 곳도 아니다.

 

마치 여행자가 여행을 하다가 무언가 만나고 생각하고 기다림을 하듯이 그렇게 사진들이 엮어져 있다.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가 아닌, 책을 여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페이지를 이리저리 뒤적이며, 내 마음에 드는 사진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고, 그리고 그 옆에 수놓여져 있는 글을 읽어 나가고, 순간 드는 생각이 내가 이 책을 읽어 나가는 모습이 마치 낯선 곳을 여행하는 사람과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생각이 머무는 곳에 인생이 있다] 는 바로, 낯선 여행 속에서 쉽게 마주칠 수 없는 공간 속에서 문득 문득 느낄 수 있는 미지의 인생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책이었고, 사진 이었던 것 같다.

 

내가 걸오온 길이 성공적이었느냐 아니면 실패작이었느냐를 고민하지 말자. 그러기엔 시간이 아깝다. 제가 걸오온 길을 향해 자꾸 고개가 돌려질 때, 우리는 오히려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 page 11, 무엇을 얻기 위해 사는가 중에서-

 

책의 첫머리에는 내가 바로 어제 하던 고민에 대한 글귀가 적혀 있었다. 목 마른 여행자에게 주어지는 시원한 바가지 물 한 모금이 바로 이런 느낌일까? 잠시나마 갈증에서 해갈되는 기분이었다.

 

책을 덮으며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일상이 여행 속으로, 여행이 나의 일상 속으로 들어올 수 있기를, 그리고 나의 인생이 생각과 함께 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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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자라는 집 - 임형남.노은주의 건축 진경
임형남.노은주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실개천이 흐르는 여름, 개천에서 멱을 감을 때면 느닷없이 소낙비가 내릴 때가 있었다. 비가 올 때 큰 나무 밑에 숨으면 위험하다는 상식 조차 모르던 때이므로, 큰 나무는 비를 피할 수 있는 좋은 집이 되어 주었으며, 널찍한 이름모를 잎은 좋은 우산이 되어 주었다.

비 오는 어느 날, 홀로 생각에 잠길 때면, 누구나 하나 쯤은 가지고 있는, 짐짓 미소를 짓게 하는 어릴 적 추억이 있다. 그때 그 시절이 너무나 요원하지만 손에 잡힐 듯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 오히려, 어제 아침에 읽은 신문 기사, 통화를 했던 거래처 사람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바로 어제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멀게만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마치 나의 기억 속에 차마 발을 들여놓지도 못한 듯이...

세상은 점점 빨라지고 모두 한군데 모여 살다 보니 갈수록 사람들은 엽기와 신경질에 칡넝쿨처럼 엉켜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벽장은"은 구체적인 장소가 아닌 첨단의 디지털 문명이 만들어 준 가상의 공간으로 대체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공간들은 감촉이 없고 냄새도 없으며 결정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 page 40 -

"나무처럼 자라는 집"의 지은이는 건축가 부부이다. 요즘 집 한 채 짓는데 채 몇 달 걸리지 않는 세상이 되었지만, 그래도 역시나 집을 짓는 다는 것은 우리와 관련된 일 중에서 가장 큰 행사 중에 하나이다. 집 지을 자리를 고르는 일부터 시작해서, 뼈대를 올리고, 살을 바르고, 지붕을 올리는 것 까지, 조금이라도 정성을 다하지 않으면, 그 집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 또한 지켜보는 사람이 없다고, 조금 소홀히 한 부분이 있디면, 언젠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라도 들통이 나고 만다. 그런 것이 바로 집이다.

이처럼 집 짓는 것을 직업으로 한 사람 답게, 그의 책에서도 역시 그러한 내음이 난다. 갈색 물결 춤을 추는 책 표지에서 부터, 수채물감으로 그린 듯한 책속 그림들까지, 모든 것이 도면 속에 그려진 건축물 처럼 오밀조밀하다는 느낌이 든다.

요즘에는 책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외향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읽을 거리가 없는 책에 이리저리 그림으로 채워 사람을 현혹하고, 공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경우 대개가 그림과 내용이 어울리지 않아, 그림은 그림대로, 글은 글대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도심 속의 인공 폭포가 그러하듯이 말이다. 그렇지만 "나무처럼 자라는 집"은 인공적이지 않은 그런 느낌이어서 더욱 좋다. 

집은 사람이 짓지만 시간이 완성합니다. 집이란 짧은 시간 동안 단번에 지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집 자체가 스스로의 완성을 유보한 채 시간을 두고 천천히 완성되어 간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 page 20 -

지은이가 책을 쓰기 시작한 것은 이미 10년을 넘어섰다고 한다. 일부러 책을 느리게 쓰고자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마도 지은이는 집을 짓듯이 그렇게 글을 써나 간 것 같다. 책 속 이야기는 지은이가 직접 보고, 느끼고, 배운 것을 토대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냐, 언제이냐가 이 책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내용이 아니다.

우리는 위대한 예술가는 후대에 가서 빛을 발하게 된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듯이 우리가 경험한 오늘 이란 시간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우리가 주고받은 대화가, 만남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 깨닫는데 역시,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지은이가 책을 쓰는데 걸린 10년이란 시간 역시 그리 긴 시간만은 아님을 생각해 본다.


우리는 많은 시간을 "건축물" 안에서 보낸다. 일을 할 때도, 친구를 만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우리는 건출물 "안"에 있다.

때론 건축물 "밖"에 있으면서도 "건축물"을 보는데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어주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 일상과 떼어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건축물"이지만, 우리가 기껏 "집" 관해 이야기 할 때는 ’평당 얼마더라’, ’전세가격이 얼마나 하더라’ 라는 이야기일 뿐이다.

집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무언가 격조가 있어야 한다거나, 배경지식이 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다. 단지, 우리가 집에 대해 이해할 때, 그것은 마치 자연을 이해하는 것처럼, 집과 내가 함께 더불어 살아 숨쉬고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받아들여 주었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우리들을 집으로 데려다 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때론  시장에 억지로 끌려 가는 투정 부리는 아이처럼, 때론, 할머니의 자장가에 이끌려 스르륵 잠이 드는 아이처럼, 그렇게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집과 더 가까워 질 수 있고, 그로 인해 우리의 삶, 그리고 우리가 바라보는 인생이 더 다채로운 색깔들로 채워질 것이다.



"나무처럼 자라는 집"은 탱글탱글한 도토리 묵 보다는 진한 향이 나는 따끈따끈한 순두부 같은 책이다. 비유가 하필이면 두부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만큼 이 책 앞에서는 체면도 내려 놓을 만큼 친숙한 그런 느낌이 난다. 책을 이어가는 대강은 지은이가 설계한 집들이다. 전국을 돌며, 여러 사람의 의뢰를 받아 집을 짓는 동안, 지은이가 방문한 여러 장소, 그리고 그가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진솔하게 묻어난다.

그곳은 어떤 여행 책에서도 발견할 수 없는 그런 곳이며, 그가 만난 사람들은 비록 유명인은 아니지만, 우리가 때로 고민했던 마음 속 숨겨놨던 짐의 한 켠을 받쳐주는 고마운 충고가 되어 주기도 한다.

비슷한 날 휴가를 떠나고 비슷한 시간에 귀경 길에 오릅니다. 물론 머리를 많이 씁니다. "교통량이 적은 시간을 택해 고속도로에 오르리라? 그러나 모두 고속도로에서 만납니다. 우리가 원했던 것은 한가한 시간이 아니라 모두 고속도로로 올라오는 시간이었는지 모릅니다.
                                                                   - page 159 -



현실을 똑같이 그린 그림보다는 내가 이해하는 범위 내에서 솔직하게 그린 그림이 감동을 줍니다. 또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자기의 화법으로 진솔하게 그린 그림도 감동을 줍니다.
                                                                     - page 61 -

책 속에는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도 많다. 스님이 평생 도 닦아 얻는 것이 결국 아무 생각 없음이고, 김정희가 평생 공부해서 얻은 경지가 일곱 살 대 글씨체라고 한다.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떠할까? 그리고 우리의 마음이 진정 원하는 집은 어떤 집일까? 초등학교 1학년 미술시간에 내가 그렸던 나의 집은 과연 어떻게 생기었을까?

건축에 관한 에세이라고는 믿기지 않게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고, 그리고 집에 대한 지은이의 생각과 애정이 가득 배어나온다. 책의 이면 커버는 마치 화선지나 먹지 같아, 책 속의 향기가 그곳에 배어 있어, 나조차 그 향기를 맡을 수 있을 것 같은 착각 마져 든다.

최근들어 시골로 낙향하고 싶다거나, 한적한 곳에 별장을 짓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들은 주말이 되면 가족들을 태우고 근교로 나가지만 그것은 도시가 싫어 탈출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을 통해 자신들이 그간 얼마나 꽉 차인 도시 생활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몸짓 같았습니다.
                                                                          - page 93 -

인터넷을 두런두런 하다보면, 가끔 멋진 교외의 집에서 한 껏 멋낸 사진 이라든가, 화려하게 차려진 가든 파티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 어떠랴 라는 마음도 들지만 한 켠으로는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영화를 감상하기 전에 휴대폰을 끄거나 진동으로 바꿔주세요 하는 성우의 목소리 또는, 박물관 안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습니다 하는 문구, 어쩌면, 단순히, 관람을 방해하거나, 작품을 훼손하기 때문에 그런 제한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곳이라면, 혹은, 자신이 마음 속으로 그리던, 혹은 자신이 정말 만족하는 어떠한 순간이라면, 잠시 다른 것은 내려 놓으라는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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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노트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80가지 생각 코드 지식여행자 11
요네하라 마리 지음, 김석중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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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철들래?’

내가 어려서 부터 자주 들었던 말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자랑할 건 못 되지만,
우리는 흔히 빨리 어른이 되고 철들어야지 라고 말하고는 한다.
나이가 먹는 것과 철이 든다는 것은 꼭 정비례 관계일까?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은 많은 경험을 한다는 것인데, 그와 일맥 상통하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을 통해 많은 견문을 쌓는 다는 것은 마치 다른 차원의 시간을 경험하듯이 다른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공간에서 보다 빠르게, 많은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행 역시 철이 든다는 것과 꼭 정비례 하는 것일까?

1950년에 출생하여 2006년 난소암으로 세상을 떠난 요네하라 마리의 ’교양노트’를 통해 이제야 그녀를 알게 되었고, 그리고 그녀의 ’교양노트’를 읽으며 위와 같은 생각을 해 보았다.

’교양노트’ 의 표지를 살펴보면 이 책에 대한 설명이 두 문장으로 되어 있다.

’유쾌한 지식 여행자의 80가지 생각코드’

왜 인지 이 책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물론 책의 내용이 유쾌한 것은 사실이지만, 왜 인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책의 내용은 생각보다 진지하고, 단순히 유쾌하기 보다는 생각할 기회를 많이 준다. 하지만 그 생각에다 코드라는 단어를 붙이는 더욱 어색해진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코드’라는 단어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 때문일 수도 있지만, 요네하라 마리의 글은 우리들에게 그녀가 가진 생각을 코드화 하지 않고 있고, 그녀의 글 또한 어떤 한 가지 코드로 정의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요네하라 마리, 세상의 프레임을 벗기다’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레임이란 무엇인가? 액자의 프레임 일 수도 있고, 어떤 글이나 시나리오 작품의 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그러한 프레임을 벗긴다는 것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새로운, 창의성, 틀에서 벗어난 이란 표제를 달고 나오는 무수한 것들을 마주하며 살고 있다. 새로운 전자제품, 새로운 자기계발도서, 마케팅 도서 등등, 하루같이 탄생하는 수많은 신제품들 속에서도, 정작 정말 새로운 것은 없고, 오히려 그에 대한 목마름과 갈증만 더욱 크게 느끼게 된다.
혹시나, 누군가 나와 비슷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책이 그러한 목마름을 씻어줄 수 있는 시원한 약숫물 한 바가지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번째로, 책을 읽는 다는 것 역시, 나이를 먹는 것, 여행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철들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역시 꼭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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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츠가 게이츠에게 -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으로
빌 게이츠 시니어, 메리 앤 매킨 지음, 이수정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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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좀 더 창의적인 자본주의를 발전시킨다면 가난한 이들을 위해 시장의 힘이 좀 더 잘 작동하도록 만들 수 있다!

2007년 빌게이츠의 하버드 연설은 우리들에게 하나의 일침을 날리고 있다. 창조적 자본주의란 단순한 사회적 책임을 넘어선 적극적인 기업의 활동을 뜻한다. 단순히 ’창조적인’ 과 ’자본주의’를 합친 말이 아니다. 1+1>=2 라는 공식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바로 창조적 자본주의이다.

빌 게이츠는 어렸을 적 부터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런 그도, 이와 같은 생각에 이르기 까지는 무려 30년이 넘는 세월이 걸렸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라도 이와 같은 생각을 하고 동조하고 따르고 실천하는데는 그보다는 적겠지만, 적지 않은 시간이 드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빌게이츠는 세계최고의 부자로 유명하지만, 세계최고의 자선사업가에도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그의 아버지인 빌 게이츠 시니어가 전직 변호사에서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것을 안다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 책은 빌게이츠의 아버지인 빌 게이츠 시니어의 회고록이다.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우리 아이 공부 잘 하는 법, 내 아이를 1등으로 만드는 법 과 같은 책들은 이제는 내려놓으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을 통해 어떤 환경과 어떠한 것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많은 아이,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아이, 그리고 그만큼 별난 구석이 있던 빌게이츠가 어린 시절 보고 커왔을 그의 모습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며, 다양한 삶을 이해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비단 1등이 되라고 가르치는 것, 공부를 잘 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만사가 아니란 것, 참 쉽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도서관에서 책을 볼 때면,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으로 오는 많은 부모들을 보지만, 그들의 모습이 모두 즐거워 보이는 것은 아닌 것도 아마 그 때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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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대디 2011-08-19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실용서만이 득세하는 것 같은 대한민국의 세상에서 미국을 다시 보게 하는 책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청춘대학>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청춘대학 - 대한민국 청춘, 무엇을 할 것인가?
이인 지음 / 동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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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문제는 바로 세대의 문제이지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젊은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지는 잣대라면 누구라도 자유롭지 못하다. 누구라도 20대였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그런즉, 현재 20대들의 문제는 그들이 갖는 시대적, 환경적 특수성에서 기인한 것이고 그것에서 출발해야 할 터이고, 그 외에 일반적으로 가지는 편견과 오류를 모두 배제한 상태에서 이야기 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작업은 생각외로 힘들다. 교육정책이 자꾸만 흔들리고 근간을 잡지 못하는 것과 그 이유가 비슷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변화다. 예전과 다르게 요즘 세대들은 10년이 아니라 바로 아래위 학년, 20살과 25살만 해도 그 생각과 사고가 다르다.

개인적 의견으로 이는 바로 20대의 가치관과 현실 사이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과거 생활고와 경제발전의 줄다리기 시기를 살았던 어른들이 보기에는 현재 20대의 가치관과 현실관이 너무나 동떨어져 보일 것이다. 문제인 즉슨 이것이 그들이 20대이기 때문이 아니라, 급속도의 경제성장기 이후 1980 이후에 태어나 너무나 급변한 환경을 살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의 논의는 가치관의 문제라고 하지만 현실의 문제와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다. 현실을 통해 만들어진 가치관, 혹은 그것을 여실히 반영한 가치관이라고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 대한 진단과 해결책의 출발점 또한 현실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책에서는?

책의 저자는 대학을 졸업한지 얼마되지 않은 평범한 20대 청년이다. 여느 평범한 대학생들 처럼 스펙쌓기에 여념이었지만 어떤 계기로 그는 인생에 깊은 고민을 하고 수도승처럼 살기로 결심을 한다. 다행히 그의 주변에는 사람이 많았다. 그는 많은 사람들, 선생님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 과정을 통해서 인생의 길을 찾았고, 지금도 찾고 있다.

길은 한번이라도 가 본 사람이 잘 알고, 새로운 길을 갈 때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그 조언을 구해야 좋은 길을 택할 수 있는 법이다. 여기서 다양한 사람이란 다양한 분야를 뜻한다. 다분히 많은 사람을 만났다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다. 여기서 들은 소리가 저기서 들은 소리와 별반다를바가 없다면,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 인생의 길을 찾는 것도 그렇다.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는 것도 좋지만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기껏 시간들여 여러사람과 만나 이야기해서 나온 결과가 인생의 참된 가치란 이런 것이다. 라고 한다면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될 것인가? 그것은 단지 위안과 위로에 그칠 뿐 그 이상이 되지는 않는다.

20대가 불행한 세대인가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 경제위기의 세대라고 하지만 과거의 세대에게 비견할 것이 못된다. 오히려 지금의 그들에게는 보다 넓은 기회가 주어져 있고 이는 기회의 양적인 면만이 아니라 그 질과 종류의 면에서도 훨씬 다양하다. 각종 문화적인 혜택에서도 그렇다. 과거에 비해서 20대들이 도전할 수 있는 컨텐츠가 무궁무진하다. 또한 과연 대학이 취업준비 학교로 전락하였는가에도 동의하기는 힘들다. 오히려 과거에 비해서 대학은 다분히 변화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도 빠르다. 학생들 또한 그렇다. 더이상 수동적이 아닌 능동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자신만의 영역을 쌓아가는 학생들이 많다. 대학에서도 그에 발맞추어 실용적인 학문을 위한 다양한 학과를 개설하고 능력있는 교수를 초빙해 경쟁력을 쌓고 있다. 현실적인 여건에서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는 대학들은 도태될 것이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의 대학들은 진정한 학문의 요람으로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기대가 된다.

과도기는 이미 지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10대, 20대 들은 단지 10년 전의 그들과 또 다르다. 진실한 청춘대학으로서 그들에게 도움이되는 길에 대한 충고가 되려면, 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현실적인 부분에 대해 좀 더 폭넓은 진단 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대안과 방안을 다방면에서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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