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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폴란의 행복한 밥상 - 잡식동물의 권리찾기
마이클 폴란 지음, 조윤정 옮김 / 다른세상 / 2009년 8월
평점 :
품절
음식의 산업화는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지만 동시에 사람들은 그 편리함과 목숨을 바꿔 버렸다. 당뇨병, 고혈합, 암과 같은 질병들이 바로 그 예이다. 서구병, 생활습관병이라 불리우는 이 질병들은 잘못된 식습관에서 비롯되었고 일상적이라 할 만큼 널리 퍼져 버렸다. 음식의 탈 산업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우리에게 행복한 밥상을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말해준다.
건강 정보가 표기되어 있는 음식은 진짜 음식이 아님을 역설하고 있다. 생각해보니 호박이나 당근과 같은 천연 자연 식품에는 그런 표기가 없지만 각종 가공식품에는 포장에 광고를 해좋고 건강정보를 표기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저자 말대로 광고에 나오는 식품 혹은 슈퍼에서 파는 각종 인스턴트 식품만 피해도 우리는 건강을 해칠 확률이 낮아진다.
음식에서 영양으로 감으로써 저지방 음식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과학자들이 하는 말을 신뢰하게 되었다. 전통 먹거리는 잘 안먹게 되고 오직 현대의 '영양'이라는 개념이 머릿 속을 지배하게 됨으로써 가공식품이 자연식품보다 더 훌륭한 식품이 되어버린 것이다. 특히 비타민이라는 단어는 영양학의 명성에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미국은 1950년대부터 고기와 유제품에서 비롯되는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소비 때문에 20대에 심장질환 발병률이 급속히 증가했다고 한다. 그런데 고기를 적게 먹으라는 말이 관련 협회의 압력으로 인해 다른 애매모호한 말로 바뀌고 말았다고 한다. 미국의 사례이지만 우리나라에도 똑같이 적용됨으로써 생활습관병이 세사람에 한명 꼴이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자인 마이클 폴란은 이유식을 영양주의의 궁극적인 실험이자 오만의 상징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이유식을 먹고 자란 아이들이 모유를 먹고 자란 아이들만큼 건강하지 못한게 사실이라 하니 식품산업의 발달과 현대인의 편리함이 결코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다.
그러고 보면 뭐가 좋더라 하고 반짝 유행하는 음식을 찾아서 먹기 보다는 노동없이는 먹을 수 없는 자연에서 온 먹을거리가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그런 자연에서 온 먹을거리를 먹고 살아야 병에서 자유롭고 병원비에서 자유롭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빠르게 먹고 돈을 많이 벌면 뭐하나 늙었을 때 병원비로 다 나가는데.. 적게 벌더라도 건강하게 산다면 평생 모은 돈을 즐기며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도 음식이 슈퍼에 있다고 생각했다. 언제 든지 사먹을 수 있다는 편리함에 젖어 있었다. 그런데 진짜 음식은 슈퍼에 없었다.
서구식 식사를 피해라, 진짜 음식을 먹어라, 주로 채식을 하라, 과식하지 마라가 이 책의 네 가지 요점이다. 이러한 내용은 다른 건강 관련 책에서도 볼 수 있다. 그만큼 건강에 대해 깊이 걱정하고 있다면 명심해야 할 말이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직접 요리를 하고, 가능하면 뜰에 식물을 심어 먹는다 라고. 한국에서 귀농하는 사람, 도시에서 작은 텃밭을 가꾸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좋은 건강은 직접 기른 자연의 먹을거리에서 나온다.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라는 말이 있다. 자기 몸을 죽이는 음식보다는 자기를 살리는 음식을 선택해야 할 때이다. <마이클 폴란의 행복한 밥상>은 잡식동물인 인간의 음식을 선택할 권리를 찾게 해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