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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밀짚으로 지은 집
에르베 르네 마르탱 지음, 전혜영 옮김 / 열음사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편리함의 상징인 전화기가 오히려 나를 괴롭히고 있다면? 실제로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불편한 경우가 많다. 시시때때로 부재중 전화와 문자를 확인하고 어떤 사람은 혹시라도 오는 전화를 놓칠까 안절부절 못해서 잠잘때 머리맡에 두기도 한다. 기업에서 필요했던 핸드폰은 이제 널리 퍼졌고 요즘은 핸드폰이 없으면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거나 무시를 한다. 언제부터 사람보다 핸드폰이 중요시되었던가.
그 역사는 결코 길지가 않은데 말이다. 핸드폰으로 인해 개인 사생활 침해는 더 심해졌다. 언제든지 통제와 감시를 할 수 있는 사회가 온 것이다. 예를 들어 범죄자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전화기 추적이 가능하다. 언제든지 걸고 싶을 때 걸 수 있는 전화의 특성상 새벽에 자고 있을 때에도 전화가 울려 받아야 하니 편리함의 이면에 있는 불편함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전화기를 살인 전화기라고 표현한다.
이 책의 저자는 소비하라고 압력을 하갛는 사회에 대해서 말한다. 그리고 흙과 밀짚으로 지은 집을 짓는데 규제가 어찌나 많은지 놀라울 정도이다. 옛날 사람들이라면 허락을 받지 않고도 별다른 돈을 들지 않고도 집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현대는 당국에 신고해야 하고 규정에 맞지 않으면 집을 지을 수 조차 없다. 저자는 프랑스인인데 캠핑카에서 생활하면서 흙과 밀짚으로 집을 지었다. 생각해보면 우리 선조들도 흙과 밀짚으로집을 지었다.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돈은 거의 들지 않으면서 얼마나 친환경적인 집인가 말이다. 현대는 닭장 같은 아파트 혹은 남의 손에 의해 돌로 만들어진 주택에서 산다. 그렇게 하려면 비용이 장난이 아니다. 치솟는 집값과 몇십년에 걸쳐 모은 자신의 집을 겨우 장만했다는 이야기들이 바로 그 사례이다.
저자는 현대의 농업에 대해서도 비판 하고 있다. 집에 관련된 이야기만 나올 줄 알았는데 다른 주제들이 많이 나와서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다. 저자는 자기가 사는 땅에서 나오는 식량을 먹고 살면서 외부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비록 작물을 재배하려면 그에 해당하는 노동을 해야 하지만 유전자번형식품을 먹을 위험이 없으니 얼마나 기적같은 일이냐고 말이다. 정말 그 말에 동의하는 바이다. 텃밭을 가꾸고 직접 키운 작물을 먹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 모든 사람이 그렇게만 한다면 건강해져서 병원을 갈 일이 거의 없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옛 사람들이 오랫동안 개발을 하지 않았던 것이 자연을 아끼는 마음에서였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우리는 현대의 편리함 속에 창의적인 생각과 발명이 문명을 낳았다며 오만함을 훔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연을 훼손하면서 그리고 더욱 억눌린 사회에서 소비를 강요당하면서 보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연이 주는 건강함과 소중함을 아는 사람들은 착각에서 벗어나 자연친화적인 삶을 살려하고 있다. <흙과 밀짚으로 집은 집>은 그런 저자의 노력이 담겨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인의 무지함을 일깨워줄 책이자 편리함 속에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