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가 말하는 요리사 부키 전문직 리포트 7
한영용 외 지음 / 부키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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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키라는 출판사에서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를 내고 있다. 의사 편을 재미있게 읽었다고 리뷰를 쓴 직후 내 좋은 술친구로부터 요리사와 법조계 시리즈 두권을 선물받았다. 요리 쪽을 먼저 읽은 건 아마도 그때 내가 배가 고파서였나보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는 것. 의사 편을 내가 더 재미있어한다면 그건 종사하는 분야가 비슷해서일 테고, 그런 걸 감안하면 재미는 비슷하지 않을까.


여기 나온 요리사들은 하나같이 요리가 어려운 일이며 TV 드라마에 나오는 요리사들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강변한다. 읽어보니 정말 그런 것 같다. 잠을 네시간 이상 잔다는 요리사가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말을 안해도 드라마가 보여주는 현실을 믿는 사람은 요즘엔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 우리 드라마에서는 가장 바빠야 할 인턴, 레지던트도 맨날 연애만 하고 시간이 넉넉하지 않던가.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TV 드라마에 나오는 음식을 만드는 ‘방송 푸드 코디네이터’. 난 몰랐는데 MBC의 경우 단 두명이서 그 많은 프로그램의 음식 장면을 다 기획한단다. 먹는 장면의 빈도를 생각한다면 프로 하나당 한명은 있을 성 싶지만, 우리 방송의 현실은 늘 이렇다. “고려 시대라는 배경만으로 식문화 전반을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신돈> 촬영 때)” “<대장금> 때는 더했다...명실공히 음식 전문 드라마 아닌가.” “대략의 모양만 갖추는 편법을 쓸 수밖에 없다(시트콤 촬영 때)”


흥미로웠던 두 번째. 산야초만으로 음식을 만드는 요리사의 얘긴데, 접골목이라는 나무로 만든 요리가 “신경통이 있거나 관절이 아픈 사람들”에게 그렇게 호응이 좋단다. 이번엔 황당했던 얘기. 요리사 비율이 남자가 훨씬 많은데도 요리사들이 먹는 음식은 철저하게 여자 요리사들이 만든다는 것, 그리고 남자 요리사는 집에서 손 하나 까딱 안한다는 것.


이번엔 상충되는 얘기들 (요리사는 다 다르다).

-15쪽, 여성 요리사 “힘으로 팬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야 하는 것.” 하지만 56쪽을 보면 중국요리 주방장은 이렇게 주장한다. “프라이팬 돌리는 기술은 보통 팔목 힘으론 되지 않는다.”

-82쪽, 프랑스 요리사의 주장, “프랑스 요리는 요리의 대표 주자...대중화되는 날이 올 것.”

반면 90쪽, 이탈리아 요리사는 “프랑스 요리가 대세인 것처럼 여겨지지만 실제로 유럽 요리의 진수는 이탈리아 요리...프랑스 요리도 이탈리아 메디치 가문에서 전파된 것” 뭐, 이런 애정이 있어야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픈 마음도 생기지 않겠는가. 이 책에 나온 식당들은 한번씩 가보려고 이름을 적어놓았는데, 이것 또한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선물해주신 분께 조만간 술 한잔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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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30 0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늘빵 2006-04-30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요 시리즈 읽고 계시는군요!

다락방 2006-04-30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정말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계시는 군요.

마태우스 2006-05-03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그대신 깊이가 없잖아요^^^
아프님/아니 뭐 읽는다기보다... 네 읽어요 사실은^^
속삭이신 분/저두요! 확실히 님 소원해지셨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