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승주나무 > 마태님.. '이빨'의 뉘앙스를 사용하시려면

이빨은 '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말씀드린 다음에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이빨'이 의미폭이 넓어 '이'나 '치아'만으로는 담아내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무턱대고 '이빨'을 쓰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속어로 '이빨'은 말 잘하는 소위 '인문쟁이'를 일컫는 말도 됩니다.

그 '이빨' 중에 가장 위대한 이빨은 '맹자'였다고도 하지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가 '이빨'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나 '치아'의 인지도가 너무 낮기 때문은 아닌가 합니다.

익숙하게 사용하면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빨'이라는 의미에 '패러디'까지 더해서 사용하려면,

당당한 표준어인 '잇바디'를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잇바디'는 이가 죽 박혀 있는 열(列)의 생김새, 즉 '치열'(齒列)을 의미하는데

재미있게도 '이+(사이시옷)+body'라고도 부를 수 있겠군요.

게다가 '이빨'과 '잇바디'의 어감이 또 비슷하지 않습니까.

또 표준어이며, 사람에게 사용하기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이'의 친척이기 때문이지요)

'잇바디'를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마태님처럼 유머러스하신 분들은 가운데 'ㅂ'발음을 강하게 하셔서

'이빠디, 이빠리'라고 하셔도 좋구요, '이빨'에 'y'만 붙이면 '이빨이, 이빠리'가 되니까,

'바리(body)'의 멋진 원음이 되지 않겠습니까?

언어사용을 '표준어'의 틀에서 사용하려는 것은 어찌 보면 완고해 보이기도 하지만,

표준어의 경계에서 '줄타기 놀이'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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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6 2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1 2006-02-26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문쟁이란 뜻이있는줄 몰랐네요.

승주나무 2006-02-27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1님//제가 표현을 약간 부실하게 한 것 같습니다. '인문쟁이'라는 말을 들은 것은 사회학자 도정일 선생이니까 아마 서구풍의 인문학자를 낮게 부르는 말일 겁니다.
'이빨'을 들은 것은 '맹자'라는 예에서도 아시듯, 동양철학자들이 부르는 말인데, 제가 좀 서투르고 천박해서 예를 적절히 들지 못하지만, '구라쟁이'라고 있지 않습니까. '이빨'이라는 표현은 어디 가서든 토론에서 지지 않고 상대를 묵사발로 만들어버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속어를 해석하려니 힘들군요.
맹자가 특히 '이빨'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그의 약간 극성스런 면모에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대의 동료 철학자가 '인간의 마음은 악하지도 않고 선하지도 않다'는 중도론을 편 적이 있었는데, '무리'하게 '선'하다고 주장하면서 후세 철학자들에게 불평을 듣는 대목이 있습니다. 원문으로는 '英氣(영기)'라고 하는데, '영웅 기질'이라는 뜻으로 성현에게는 그다지 반가운 표현은 아닌 것이지요.
그런데 현대에 와서도 이 속어는 자주 쓰이는 것 같은데, 엄밀히 말하자면 '논리적 전개에 끝까지 성실하지 않거나 성실하지 못한(1% 부족한) 채로 토론판에서 드잡이하는 논객'을 일컫는 말로 정리가 됩니다. 엥, 너무 길었다. 암튼 '인문쟁이'는 제 실수입니다. 활용으로는 '이빨을 까다'라는 말이 있지요, 물론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