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종말
제레미 리프킨 지음, 이영호 옮김 / 민음사 / 199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종말 시리즈’로 유명한 제레미 리프킨, 그 명성이 시작된 책을 이제야 읽었다. 어려울 것 같은 책은 일단 미루어 놓는 것이 ‘매달 열권은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의 소산이라면, 책달력을 쓰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을 통해서 현 상황을 이렇게 규정한다.

-기업들은 노동자를 해고하고 기계로 대체하고 있다. 전문가도 예외가 아니란다.

-노동자는 기껏해야 비정규직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노동자의 수입이 감소하고 중산층이 몰락한다--> 심각한 사회갈등의 원인이 된다

저자는 위의 사례들을 수도 없이 나열한다.

“..GM 공장에서 90년대 말까지 9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게 될 것...”

“1980년 유에스 스틸은 12만명의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었다. 1990년에는 단지 2만명의 노동력으로 똑같은 양의 철을 생산한다”

“4인가족 최저 생계비를 벌지 못하는 사람이 1979년과 1992년 사이에 50%가 증가...”

읽는 내내 무서웠다. 기계가 모든 것을 다 해버릴 미래에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는 생각에.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암담한 현실만을 얘기하지 않으며, 이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그 대안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게 과연 가능한 것인지는 나보다 늦게 이 책을 읽을 분들을 위해 남겨놓기로 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졌던 생각을 조금만 더 얘기해 본다.


-이 책은 1996년에 나왔는데, 내가 책을 산 2002년까지 무려 29쇄를 찍었다. 1쇄를 대략 3천권이라고 잡는다면 거의 십만권 가까이 이 책이 팔린 거다. 좋은 책이긴 하지만 지겨운 측면이 훨씬 더 많은 이 책이 그렇게 많이 팔렸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저자의 유명세 때문에?

-이 책은 ‘경제.경영서’로 분류가 되어 있다. 기업 얘기를 많이 다루니 경제와 관련이 있긴 해도, 내가 보기엔 사회과학이 더 나을 것 같다. 사회현상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 왜 경제.경영이람?

-이 책이 뜨니까 그 다음에 나온 가 <소유의 종말>로 제목이 붙여져 나왔다. 읽어보니까 <소유의 종말>은 영 안맞는 제목이고, 차라리 원안대로 <접속의 시대>라고 이름붙이는 게 더 나을 뻔했다.

-잘리지 않도록 논문 좀 열심히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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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5-05-12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달기의 신성, 마태우스님....어쩜 저렇게 콱 와닿는 제목을 뽑으셨는지...^^
명성에도 불구, 못읽은 책인데...앞으로도 못 읽을 거 같슴다....너무나 예측가능하고, 추정가능한 얘기일거 같구...저 책이 쓰여진 이후에 검증된 부분도 있구...
고실업 현상은 유럽뿐 아니라, 전세계로 확산될 것이 확실해보이구.
우리나라처럼, 식당 하나에 인구 80여명인가? 식당 차리고, 구멍가게 차리지 않으면 구직전망이 점점 더 암울해지는 상황에서...어쩐답니까.
인생이모작이라는데 중년 이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살 수 있을까....이런 고민이 잦아지는 즈음임다.

산사춘 2005-05-12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업텍스트 중 하나라 반가움에 추천부터...
근데 전에 사놓고 여직 못읽었어요. 에휴~

moonnight 2005-05-12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울하네요. ㅜㅜ 저도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아직 못 읽어본 책인데, 겁나서 엄두도 못 낼 거 같기도 하고.. -_-;

파란여우 2005-05-12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인생 이모작 벌써 시작한 저 요즘, 잠이 안옵니다.
그러나 마냐님은 아직은 푹 주무셔요.
마태님의 이 책은 저 당연히 읽지 않습니다.
왜냐고요?..지긋지긋한 이야기 또 만나고 싶지 않군요.(그래서 비추천!!)

비로그인 2005-05-13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빨리 하나 쓰세요 "기생충의 종말"

똥개 2005-05-13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동의 종말이 십만권쯤 팔렸으리라는 계산은 믿기가 어렵습니다. 혹 경제/경영으로 분류하는 '환상적인 마케팅' 덕에 그쪽 시장에서 멋도 모르는 독자들에게 팔려나간 거품이 상당히 포함되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단순히 29쇄라는 숫자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셨다면 그건 전적인 오해입니다. 29쇄가 얼마쯤에 해당하는 부수인지는 그 출판사 관계자들과 거래 인쇄소 관계자들 외에는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혹 그 출판사를 담당하는 관할 세무서 관계자들도 알지는 모르겠군요..) '쇄'란 그저 한꺼번에 찍어낸 횟수를 말합니다. 한번에 몇 부를 찍는지는 엿장수가 하루에 가위질을 몇 번 하는지를 따지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입니다. 3천부로 계산을 하셨는데, 사실을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경제/경영으로 분류되는 바람에 혹 더러 더 찍은 쇄도 틀림없이 있겠습니다만) 통상 이 책과 같은 사회과학 책들은 초쇄를 3천부 찍으면 2쇄부터으 중쇄는 1천부 정도씩을 더 찍습니다. 꾸준히 나가는 책이니 5백부를 찍었을 리는 없다고 보지만, 2쇄쯤에서 끝난 어떤 책들의 경우 2쇄라고 해봐야 5백부를 추가한 정도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십만부가 아니라 기껏해야 3-4만부이고 많아도 5만부를 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이 정도라 해도 딱딱한 사회과학책으로는 상당한 선전을 한 것이기는 합니다. 만일 중쇄를 꾸준히 3천부씩 찍어낼 정도의 책이라면 초쇄를 3천부만 찍었을 리가 없겠지요. 말이 나온김에 얘기하지만 10년전만 해도 이런 책의 초쇄는 3천부가 거의 '표준'이다시피 했지만 요즘은 초쇄에 2천부찍기도 쉽지 않습니다. 적어도 2000년 이후에 출간한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책이라면 초쇄 2천부에 중쇄 5백-1천부쯤 찍었으리라고 계산하셔야 총 출간 부수를 가늠하실 수 있을 겁니다. 많은 독자들이 오해하는 부분이라 유용한 정보가 될 듯하여 적어봤습니다.

마냐 2005-05-1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우님....아이고, 그렇다고 전전반측 하심 어떻해요....최근 서재질로 추정컨대 지극히 잘 살고 계시고...아마 잘 사실 것으로 확신하오니...푹 주무시길....응, 나이가 들어 잠이 없어졌다면 할 말 없구요..ㅋㅋ

똥개님 말씀이 맞군여. 며칠전 근사한 인문과학 책을 내신 어느 출판사 편집장님 말씀이 초판 1600부 찍었다 하더라구요. 2000부 찍기도 쉽지 않다고 하시면서...쩝.

마태우스 2005-05-14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똥개님/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책을 읽을 독자층이 10만명이나 있다는 건 좀 의외였거든요. 제가 10만권이라고 생각했던 이유는 출판사가 민음사였다는 것, 그리고 잘나가는 책은 2쇄부터는 좀 더 많이 찍을지도 모른다는 점이었는데, 제가 출판계 사정에 그다지 밝지 못한 관계로 결국은 터무니없는 예측이 되고 말았네요.
하날리님/기생충의 종말이란 책을 쓰면 안되요! 그럼 기생충학교수가 왜 필요하냐고 그럴 거 아니어요!
여우님/잠이 보약이란 말도 있습니다. 여우님은 더더욱 잘 주무셔야 하는데, 그러심 어떡해요.
문나이트님/그간 안녕하셨어요? 저는 잘 있습니다^^
산사춘님/수업 텍스트인데 안읽고 버티는 이유는 뭐죠?^^
마냐님/예측이 되는 책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막상 읽으니 암담해지더이다. 그리고 제목은... 다 마냐님한테 배운 거 아닙니까. 하핫.

마태우스 2005-05-17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아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