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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교육 분야의 요직을 맡고 있는 P 선생이 나를 불렀다. 예과 1학년에게 ‘예과 1년을 돌아보며’라는 제목으로 워크숍을 시키란다.

“2년간 해왔는데 아주 잘하더라구요. 계속 전통으로 확립했으면 좋겠어요”

학점에도 안들어가니, 우리야 재미있을지 몰라도 준비하는 학생들은 내키지 않을 터, 난 그냥 알았다고 하고 개겼다. ‘아니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12월이었고, 그때는 기말고사 보느라 애들이 바빴다.


그 뒤 난 P 선생을 피해다녔다. 한달 정도는 어떻게 피한 것 같은데, 학교란 곳이 알고보면 좁은 곳이라 어느날 복도에서 정면으로 마주쳤다. 할 수 없이 가서 인사를 드렸다.

“아이고 선생님, 죽을 죄를 졌습니다”

P 선생의 답변,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요!”

그러면서 올해 초라도 그걸 하란다. 알았다고 했다.


오늘 점심 때, 예과 2학년 대표와 함께 P 선생을 찾아가 워크숍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조를 한 4개 정도 나누어가지고 주제는 마음대로 정해서 발표를 하면...”

P 선생과 헤어진 나는 예과 대표에게 밥을 사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 학생들에게 이거 하라고 말할 때, 제 이름은 빼주세요. 그냥 P 선생이 한 걸로 해요”

예과 대표는 알았다고 했다.

“아, 정 제 이름을 말하고 싶으면, 예과과장인 내가 그걸 어떻게 안하게 해보려고 노력했었다, 이렇게 말하세요”


2. 나란 놈은

지난주 학교 직원들, 그리고 보직을 맡은 선생들이 학생 대표와 저녁을 먹었다. 내 앞에 앉은 애한테 애인이 있냐고 물으니까 과커플이란다.

“누구랑?” 그랬더니 아 글쎄 미녀로 소문난 S가 아닌가. 일란성 쌍둥이이자 미녀면서 자매가 다 우리학교 본과 2학년에 다니는 걸로 유명한.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를 물은 뒤, 난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학생이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미녀랑 사귀려면 말이지,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해. 미녀는 얻는 것보다 지키기가 어렵다는 말이 있어. 자네가 3학년이지? 일단 휴학을 하게. 그리고 그녀 곁에서 죽어라고 봉사해야 해”


오늘 점심을 먹고 들어오다가, S와 같이 밥을 먹으러 가는 그를 만났다. 내가 한 말,

“음, 열심히 하고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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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3-08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타가 있군요..
"나란 놈은" -- > "스승의 은혜"

철판을 깔구서....추천 쾅!

울보 2005-03-08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댓글님 누구신가요?
왜?마태우스님 서재에서만 보지요...아닌가? 아무튼
혹시 저기 나란놈은요..님의 생각은 아니신지,,,,,

kleinsusun 2005-03-08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선생님이네요.
울 팀장님은 결혼 안하냐고 잔소리하면서도, 일찍 퇴근해서 연애하라는 말은 절대 안하는데...ㅋㅋ

가을산 2005-03-08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아니라, 절대로 유급 당하지 말고 반드시 미녀와 같은 학년으로 졸업하라고 해야죠~! ^^
새벽에 도서관 자리 맡아주기, 학과 프린트 챙겨주기, 쉬는 시간에 커피 빼주기 등도 필수랍니다. ^^

줄리 2005-03-09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님 학생이 애인 있는지 없는지는 왜 궁금하신 건데요?^^
가을산님 아무래도 가을산님의 경험담을 말씀하신듯^^

마태우스 2005-03-09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sx님/사실 애인 있냐는 질문은 제가 한 게 아니라, 제 옆 선생이 했어요. 정말이어요. 글구 가을산님 과커플이셨던 게 맞을 거 같아요. 미녀는 무조건 과커플이 되거든요
가을산님/음, 휴학을 해야 같은 학년이 된답니다. 과커플이 하는 일은 어디나 같지요^^
새벽별님/그럼요, 제자를 위해서죠!
수선님/제가 멋지다구요? 제가 하는 짓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울보님/스텔라댓글님은 새로생긴 회사의 이사로서 앞으로 점점 활동범위를 넓혀갈 전망이랍니다. 님 서재에도 찾아갈 겁니다
스텔라댓글님/유일한 추천은 역시 님이군요^^

샤크 2005-03-10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은 미모를 굉장히 밝히시는거 같애요..
저 사실 님 사진봤어요 헤헷 그거 님 맞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