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이미지 관리
작년 말, 교육 분야의 요직을 맡고 있는 P 선생이 나를 불렀다. 예과 1학년에게 ‘예과 1년을 돌아보며’라는 제목으로 워크숍을 시키란다.
“2년간 해왔는데 아주 잘하더라구요. 계속 전통으로 확립했으면 좋겠어요”
학점에도 안들어가니, 우리야 재미있을지 몰라도 준비하는 학생들은 내키지 않을 터, 난 그냥 알았다고 하고 개겼다. ‘아니야,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을 때는 이미 12월이었고, 그때는 기말고사 보느라 애들이 바빴다.
그 뒤 난 P 선생을 피해다녔다. 한달 정도는 어떻게 피한 것 같은데, 학교란 곳이 알고보면 좁은 곳이라 어느날 복도에서 정면으로 마주쳤다. 할 수 없이 가서 인사를 드렸다.
“아이고 선생님, 죽을 죄를 졌습니다”
P 선생의 답변,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요!”
그러면서 올해 초라도 그걸 하란다. 알았다고 했다.
오늘 점심 때, 예과 2학년 대표와 함께 P 선생을 찾아가 워크숍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조를 한 4개 정도 나누어가지고 주제는 마음대로 정해서 발표를 하면...”
P 선생과 헤어진 나는 예과 대표에게 밥을 사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저, 학생들에게 이거 하라고 말할 때, 제 이름은 빼주세요. 그냥 P 선생이 한 걸로 해요”
예과 대표는 알았다고 했다.
“아, 정 제 이름을 말하고 싶으면, 예과과장인 내가 그걸 어떻게 안하게 해보려고 노력했었다, 이렇게 말하세요”
2. 나란 놈은
지난주 학교 직원들, 그리고 보직을 맡은 선생들이 학생 대표와 저녁을 먹었다. 내 앞에 앉은 애한테 애인이 있냐고 물으니까 과커플이란다.
“누구랑?” 그랬더니 아 글쎄 미녀로 소문난 S가 아닌가. 일란성 쌍둥이이자 미녀면서 자매가 다 우리학교 본과 2학년에 다니는 걸로 유명한.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를 물은 뒤, 난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학생이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미녀랑 사귀려면 말이지,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해. 미녀는 얻는 것보다 지키기가 어렵다는 말이 있어. 자네가 3학년이지? 일단 휴학을 하게. 그리고 그녀 곁에서 죽어라고 봉사해야 해”
오늘 점심을 먹고 들어오다가, S와 같이 밥을 먹으러 가는 그를 만났다. 내가 한 말,
“음, 열심히 하고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