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뉴스레터의 분석에 따르면 제 펌프질 지수, 그러니까 제가 리뷰서 칭찬한 책이 팔리는 권수는 불과 2.3권이라고 합디다. 명성에 비해 땡크스 투가 최하위권인 것도 그런 이유지요. 그런 걸 감안해서, <사람 vs 사람>에서 재밌게 봤던 김수현 관련 부분을 페이퍼에 옮겨 봅니다.


-2003년 SBS 연기대상 결과에 대해 “상이라는 것은 마땅히 받을 만한 사람에게 주어졌을 때 의미과 가치가 있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 배급에 지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하고, 자신의 원작에 이효리가 캐스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미쳤다”며 그 즉시 제작사와 감독에게 안된다고 통보한 후 자신의 홈페이지에 “아직 기절해 있는 중입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한다.(2003년 SBS 연기대상을 누가 탔는지 알아봤더니 이병헌이 탔더군요. ‘올인’의 인기를 감안하면 그리 무리한 것도 아니었는데요, 김수현이 이렇게 광분한 것은 ‘완전한 사랑’의 김희애가 그 상을 못탔기 때문이죠. 책에서도 지적된 내용인데, 독선적인 면이 있더군요)


-탤런트 윤여정의 말, “거의 20년 동안 MBC 일을 하면서 사장이 바뀌어 올 때마다 새롱누 사장의 그녀에 대한 첫 코멘트는 으레 ‘이 작가 원교료는 왜 이렇게 비싸?”였다고 한다. ’일년만 계셔보십시오‘ 이것이 그 질문에 대한 제작국장의 대답이고, 일년이 지나면 어느 사장도 다시는 그이의 원고료 비싸다는 말을 안했다고 한다.


-탤런트 최민수는 자신이 출연중인 드라마를 본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녀는 70%가 넘는 무지막지한 시청률로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어디에서 비롯되는가라는 질문에 늘 “그 재능을 타고났을 뿐”이라고 당당히 밝히곤 한다. 제2의 김수현을 꿈꾸며 그녀의 작품을 연구하는 후배들에게 던지는 “연구해봤자 작가 안돼요. 타고나야 돼요”라는 말을 듣고 있자면 당혹감까지 밀려온다. ‘내 경우에는 그렇다’라고 한마디만 보태주면 좋을텐데...


-나의 언어구사력이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내 드라마를 재미있게 즐길 줄 아는 지능을 갖춘 사람이에요. 말장난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그걸 이해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고요. 나는요, 볼 수 있는 사람과 보고싶은 사람만 보라는 주의예요“


이렇게까지 잘난체를 하다니, 라고 말하려 하다가도 ‘그럴 만도 하지’란 생각이 들어 버린다. 자기 일에 최고라는 자신감과 자부심, 그런 게 오늘의 김수현을 만드는 데 일조했으리라. 최고 중에서 겸손한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건 그래서가 아닐까 (그런 사람을 하나 안다. 이 책에서 보면 올드보이를 만든 박찬욱은 지나치게 겸손하다). 좌우지간 우리 어머니는 김수현의 열렬 팬이고, 별 재미없는 <부모님 전상서>를 열심히 보고 계시다.


* 저자가 보는 3류 드라마는 이런 거다.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는 무뇌아 집단인 듯 아무 생각이 없다.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갈등을 과장한다...그에 비해 갈등의 해소는 어이없을만큼 단순하다. 남편의 외도로 인한 부부갈등도 임신 한번 하면 상황 끝, 그런 식이다” 하지만 김수현 드라마는 주변 인물들도 다 캐릭터가 살아 숨쉰다는 게 장점이라고 한다. 하긴, <사랑이 뭐길래>를 보면 출연진 전부가 다 스타가 되었잖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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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2005-02-22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부분에 동감해요. 그 부분때문에 김수현을 천재적이다. 다른 작가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했던것 같아요. 그래두 잘난척은 좀 심해요. 저야 그작가의 최근작은 거의 못봤지만 목욕탕집 사람들 에서부터 보기가 싫어졌던것 같아요 왜 그리 시끄럽고 다들 목소리들이 쩌렁쩌렁, 쨍쨍거리는지... 세상사람들이 다 그렇게 개성이 뚜렷한건 아닌데..

클리오 2005-02-22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수현.이라고 하니까 사람들이 더 보는거 아닐까요. 저는 사실 요즘 김수현 드라마가 재밌다는 생각을 별로 못했거든요. 거기다 저런 거만함이라니, 거만해지면 당연히 더 커지기 힘든 거 아닌가요. 가까이 하기 싫은 사람이네요.

2005-02-22 1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2-22 13: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깍두기 2005-02-22 14: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정도로 잘난척 하는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잘난척하는 사람을 싫어하진 않지만 그래도 타인을 인정할 여지는 남겨둬야 하는 것 아닌가요.

호랑녀 2005-02-22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씁니다. 질질 끌지 않고, 사건 전개 빠르고, 심지어는 등장인물들의 말도 따발총입니다.
그러나 내가 김수현의 드라마를 싫어하는 이유...
주연이고 조연이고 남자고 여자고 말투가 다 똑같습니다. 그게 비현실적이어서, 그냥 안 봅니다.

호랑녀 2005-02-22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마태우스님이 이은주 좋아한다고 하지 않으셨나요?
자살했다는 속보가 뜨는데...뭔 일이지? 나 이 배우 좋아했는데...

maverick 2005-02-22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호랑녀님과 같은 생각을 했는데요.. 주변 캐릭터를 살리는것은 좋습니다만 주변 캐릭터나 주인공 캐릭터나 모든 캐릭터가 같은 말투와 같은 정도의 논리력을 지닌걸 보면 답답해 보이더군요.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에서는 전혀 자연스러움을 못느끼겠더라구요. 아 저거 드라마구나 이렇게 딱 느껴지고... 실제에서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진짜 있다면 한대 때려주고 싶을거 같네요.. 그런데 마태우스님 이은주씨 팬인가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시겠군요...

플라시보 2005-02-22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수현씨. 저도 한때는 되게 좋아했었어요. 아마 청춘의 덫 까지였던듯. 그런데 요즘은 예전만 못하신것 같습니다. 김수현식 독설은 유명한지라 저도 얻어들었었는데 님 말씀처럼 그럴만 하니까 그런다는 생각과 동시에 그래도 조금만 겸손하시면 더 좋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sooninara 2005-02-2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희애씨가 상을 못탈때..대상은 이병헌. 여우주연상은 송혜교를 주어서 뒷말이 많았죠. 올인이 아무리 떴어도 김희애보다 송혜교는 아니라고..SBS에서 두연인(그때는 깨지기 전이죠) 배려한거라고..김희애씨가 대상은 아니라도 여우주연상은 탔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모님 전상서에선 전에 보던 김수현표 드라마의 짬뽕을 보는듯해요..여자친구끼리 사돈 맺으면서 서로 못 잡아 먹는것은 사랑이 뭐길래..막내딸이 땍땍거리는것은 목욕탕집..그런식으로요..나이는 못 속이나봐요..

하루(春) 2005-02-22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수현 드라마는 2-3년에 한번씩 봐야 재미있는 것 같아요. 김수현 드라마에 질려 버렸어요. 작년 '완전한 사랑'만 해도 꽤 재미있었는데. 재벌은 무조건 못된 인간으로 그리고, 서민들은 북적북적 한집에 모여살게 만들고, 남녀노소 모두 똑같은 투(해야 해)로 말하고.. 이젠 좀 지겨워요. 김희애 연기도 지겨워요. 이상하게 김희애의 연기는 금방 질리더군요. '부모님 전상서'는 별로... 이런 쓸데없는 말만 늘어놓고 가네요. ^^;

마태우스 2005-02-23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전 김수현 드라마를 한번도 안봐서 지겹진 않아요. 아, 설 특집으로 <혼수>라는 걸 한 적이 있지요? 정말 재밌게 봤었지요. 그런 특집 드라마를 그전에 안본 걸 후회했어요. 많이 보신 분은 지겨울 수도 있겠지요...
수니님/나이는 못속인다...예전보다 못하다는 말이겠지요? 어머니는 다른 드라마는 욕하면서 보셔도 그건 재밌게 보시더라구요. 팬의 자세는 그런 건가봐요^^
칼라님/안녕하세요. 처음 뵙는 것 같아요.... 김수현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들이 연기력보다는 시나리오의 힘에 의해 스타가 된다는 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앞으로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플라시보님/그러게요 좀만 겸손하면 좋을텐데...
매버릭님/잠시 할말을 잃었었지요. 이은주가 또 단대 출신이라 더욱 애착이 갔었거든요(만난 적은 없지만...) 아까운 배우가 죽었지요...
호랑녀님/김수현의 매력은 그 대사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너무 오래 들으면 지겨운가봐요. 글구 이은주, 저도 너무 슬퍼요.
깍두기님/그죠? 근데 저런 위치가 되면 그게 어려운가봐요...
클리오님/가까이 안하는 게 다행이죠 뭐. TV로만 접할 수 있다는 게...
dsx님/말투, 목소리, 내용이 천편일률적이긴 한가봐요? 그래도 저자에 따르면 우리가 비속어 비슷하게 알고있는, 그러니까 시장의 언어를 중심적인 언어로 끌어올렸다고 하더군요. 그런 공헌을 했대요 김수현이...

soyo12 2005-03-02 0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수현 드라마의 마지막 작품은 [목욕탕집 남자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는 확대 재생산인 듯 해요.
다음에 방영된 것 중에서는 [청춘의 덫]이 재미있기는 했지만
역시 그건 리메이크였으니까.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아 저 작가가 점점 현실에서 멀어지고 있구나.
점점 서민이라고 묘사하는 사람들은 의외로 부자들이고,
우리가 살아가면서 정말 보기 어려운 재벌들은 늘 등장하고
그들은 늘 겸손하고 현명합니다. 최소한 그 들 중의 한명은 현명합니다.
그리고 가난한 이들은 자격지심에 기본을 모릅니다.
그런 것이 점점 짜증나게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