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은 옷을 입기가 힘든 시기다. 얇은 옷을 입으면 춥고, 그렇다고 겨울옷을 입기는 민망하다. 일교차가 심해, 밤과 낮 중 어디에다 초점을 맞춰야 할지 헷갈린다. 특히 올해처럼 3월에 눈이라도 크게 오면, 계절감각이 완전히 뒤죽박죽이 되버리기 마련이다.

난 몸으로 체감하는 날씨보다 날짜를 더 우선시한다. 그래서 남들이 털코트를 입고도 춥다고 입김을 불어댈 때, 얇디 얇은 봄잠바를 입고 덜덜 떨기 일쑤다. 3월 12일 밤 여의도에서, 난 너무나 추워 덜덜 떨던 끝에 같이 있던 사람의 목도리를 빌려야 했다. 그쯤 했으면 정신을 차려야지, 3월 14일날 광화문에 갈 때도 똑같은 복장을 하고 가, 역시 같이 있던 사람의 목도리와 촛불의 힘으로 두시간을 버텼다.

비가 오고 난 그저께부터 날씨는 다시 추워졌다. 여전히 같은 옷차림으로 떨기만 하던 난 영하 2도라는 어제 아침, 드라이를 해서 넣어둔 겨울 오버를 다시 꺼냈다. "엄마, 나 이거 입어도 될까요?" 엄마, "당연하지! 오늘이 겨울보다 더 춥데!" 아무리 그래도 3월에 오버라니, 이거 좀 오버하는 게 아닐까 싶었지만, 그냥 입고갔다. 주위를 보니 나만큼 무장한 사람이 꽤 있는 듯했다. 하지만 낮이 되자 기온이 대책없이 올라가 완연한 봄날씨가 되버렸다. 오버에 조끼까지 입은 나는 졸지에 외계인이 된 듯했고, 사람들이 날 한심하게 보는 것만 같았다. 정말 신기한 것은 그 애들이 전부 봄맞이용 옷을 입고 있다는 것. 아침에는 분명 추웠는데, 그리고 나처럼 오버를 입은 사람이 많았던 것 같은데, 그 사람들은 다 어디 갔담?

오늘 난 오버를 다시금 들여 놓았고, 약간 두꺼운 마이를 걸쳤다. 이제 더 이상 추위는 없을 거라고 하니, 오버를 다시 꺼낼 일은 없겠지. 하지만.... 하지만 밤에는 여전히 추운데, 내일 광화문에 갈 때는 뭘 입고 가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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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19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은 이게 참 난감하죠. 아침과 낮, 저녁의 기온차가 심해서, 두꺼운 옷을 입으면 땀흘리기 일쑤고, 얇은 옷을 입으면 저녁에 춥고. 이런때 가디건이 유용하지 않을까요? ^^

플라시보 2004-03-19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겨울옷을 얼마전에 홀랑 다 옷방에 넣어버린지라 추워지고 부터 어쩌지를 연발했습니다. 다시 옷방앞의 소파를 옮기고 옷을 꺼내는 것도 싫고 그렇다고 해서 추위에 떨기도 싫었거든요. 그래서 영화 메트릭스가 처음 나왔을때, CK 블랙 선글라스와 함께 구입한 검은색 파코라반 롱 코트 (가을과 비오고 추운 여름에 입기에 적당합니다.)를 유용하게 입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오늘부터 또 날씨가 풀려서 그 롱코트를 다시 입을날이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마태우스 2004-03-19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앤티크님/가디건... 그렇죠. 근데 그걸 입고 출퇴근을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플라시보님/검은색 롱코트라... 흠... 그걸 입으시면 트리니티 같겠군요^^

연우주 2004-03-20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겨울옷 다 드라이 맡겨 세탁해놓은 터라 며칠 그냥 춥게 다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