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로또를 매주 4천원씩 산다. 지금까지 16만원 정도를 투자했고, 만원짜리에 당첨된 것은 그중 여섯번이니, 10만원 정도 손해를 본 셈이다 (만원이 되면 다시 두장을 사고, 6천원은 거슬러달라고 한다).
난 로또가 운이 아니라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자동번호는 거의 하지 않고, 꿈에 나타난 숫자라든지, 영감이 떠오르는 숫자를 적어낸다. 그러다 그게 당첨이 되면-5등이라도-다른 숫자로 바꾼다.
두달전 쯤 열나게 자는데, 꿈에 숫자가 나온다. 자다 일어나 책 뒷면에다 받아적고 잤고, 그 다음부터 똑같은 번호로 로또를 사기 시작했다 (적어놓은 숫자가 8개여서, 적당히 조합해 두개를 만들었다). 이왕 지나갔으니 공개를 하자면, 3, 4, 7, 10, 15, 31과 3, 4, 7, 10, 21, 31. 그런데 지난주 로또 당첨번호를 보니 '7'이 있다. 이상하게 그게 마음에 걸려, 엊그제 살 때는 과감하게 '7'을 빼고 다른 숫자를 써넣었는데, 나중에 당첨결과를 보니 힘이 쭉 빠진다.
3-7-10-15-36-38. 원래대로 썼으면 둘 중 하나는 4개가 맞아(4등이다) 10만5,500원을 탈 수 있었는데, 쓸데없이 꿈의 계시를 위반하는 바람에 5등만 두개 되고 말았다.
1만원이라도 맞았으니 이제 다른 번호를 선택해야 하는데, 마땅한 번호가 떠오르지 않는다. 오는 토요일까지 숫자가 나오는 멋진 꿈을 꿀 수 있었으면 좋겠다. 참고로 난 '꾸준함'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로또 열풍이 불 때만 로또를 사고 그러던데, 결국 1등에 당첨되는 것은 나처럼 꾸준한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이왕 될 거, 4월 17일 전까지 로또가 되서 주인장 번개 때 "내가 쏠께!"라는 멋진 멘트를 날릴 수 있었으면 더더욱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