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비의 한계가 50만원으로 줄었단다. 접대비를 아예 인정치 않으려는 애초 방침에서 크게 후퇴한 것이지만, 그 정도만 해도 획기적인 발전이라 할만하다. 접대비가 50만원이 넘으면 접대받은 이의 실명을 밝혀야 한다고 하니, 그런 접대를 누가 원하겠는가?

남자들은 질펀하게 놀아야 관계가 돈독해진다고 믿고 있기에, 그런 조치가 있다고 접대문화가 완전히 없어질 것 같지는 않다. 당장 49만9천원짜리 접대상품이 나왔고, 일부 가게에서는 일부만 그날 결재하고, 나머지는 다음날 끊는다든지, 아니면 다른 가게 이름으로 끊는 등의 편법을 쓰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에 대항해서 국세청은 한달치 자료를 다 따지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니,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머리싸움이 제법 볼만하다.

접대비의 감소는 당장 룸살롱의 침체를 불러왔다. 안그래도 경제가 어려운 판에 접대비까지 줄인다니, 경기가 안좋을 수밖에 없다. 둘이 가도 가뿐히 50만원을 넘기는 판인데 어떻게 룸살롱을 가겠는가? 그 결과 된서리를 맞은 곳은 명품가게와 미장원이란다. 난 몰랐는데, 주점 아가씨들은 매일같이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손질했던 모양이다. 파마까진 아닐지라도 그런 식의 손질이 미장원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컸다고 한다. 또한 이번에 안 사실인데, 백화점 명품가게 매출의 상당부분을 '나가요' 언니들이 담당했던 모양이다. 내 친구의 증언이다.
"빈방이 없어서 대기실에 있었는데, 거기가 아가씨들 짐 놓는 곳인가보더라. 근데 걔네들이 벗어놓은 코트하고 가방이...장난이 아니더만. 루이비똥을 포함해 브랜드 이름만 대면 다들 알만한 그런 명품들이더라고"

이 관계를 그림으로 그리면 다음과 같다.
접대-->룸살롱-->미장원, 명품
접대--> 관계가 돈독해짐--> 청탁을 들어줌

50만원으로 줄기는 했지만, 사실은 그것도 많다. 너댓명이서 즐겁게 술을 마시면 됐지, 꼭 단체로 그짓을 해야 하는 걸까? 한순간의 여흥을 위해 수십, 수백만원의 돈을 쓰면서 여자들이 쇼핑 좀 하면 '과소비'라고 침을 튀기며 비난을 해대는 남자들, 이번 기회에 노는 문화를 좀 바꿨으면 좋겠다.

참고로 말하는데, 룸살롱 경기가 안좋으니까 지금 가면 서비스가 좋다고 생각하지 말기를. 엊그제 친구를 따라 그런 곳에 끌려갔다 왔는데, 방도 꽉 찼고 아가씨도 없더라. 룸살롱 사람들이 죽는 소리를 하는 건 몽땅 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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쎈연필 2004-03-04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배너가 취할 듯하네요. 혹시... 참이슬 영업부장?? 농담이구요. 여전히 글이 재밌네요. 숙취도 꼭 꼭 챙기세욥.. ^^

sooninara 2004-03-04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남편은 접대가 없는 일을 하므로 룸살롱은 남의 일이지만...
2년전에 같은직장 동료가 그런곳을 좋아해서 몇번을 간것을 꼬리잡혀서
부부사이가 위험했답니다..
바보 남편이 뿜빠이한다는 룸살롱비를 자기카드로 냈으니..
제가 모르면 속편하게 잠이나 잘것을 카드청구서보니 눈이 뒤집히죠...
몇번의 사고중에 한번은 뿜빠이 돈도 못받은걸로 알고있습니다..
요즘은 그런곳은 못가는거로 아는데..나만 모르고 있는지 어쩐지..^^
모르는것이 약이랍니다

비로그인 2004-03-04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뿜빠이 지켜야 합니다. 뿜빠이의 개념을 모르는 이가 종종 있습죠!! 접대비!!고것만 연구해서 월급받는 인간들이 있으니 요리조리 잘 빠져 나가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