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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이 첫 책을 냈다. 내가 아는 어떤 허접한 인간은 ‘변명’이 들어간 두권을 포함해 무려 다섯권을 냈건만, 글빨 하면 모두가 인정하는 김총수가 이제야 첫책을 낸다는 게 기이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이 <건투를 빈다>는 나온 지 한달만에 무려 5쇄를 찍었는데, 그 허접남이 낸 다섯권의 판매량을 모두 합쳐도 이에 못미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거. 이상한 책 다섯권을 내는 것보다 제대로 된 한권을 내는 게 훨씬 중요하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책은 엄청 잘 읽힌다. 마지막 장을 넘겼을 때 서운하단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그가 해주는 상담은 고개를 끄덕거리게 하는 것과 더불어 통쾌함마저 있다. 왜? 가식 같은 걸 차리지 않으니까. 어떤 이가 묻는다. 자신의 꿈을 위해 적은 월급을 받으면서 알바를 하고 있는데, 여친이 자꾸 뭐라고 한다고. 꿈과 여친 중 어느 것도 포기할 수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고. 우리가 흔히 보는 상담자들은 이렇게 대답할 거다.
“꿈은 소중한 겁니다. 김영삼은 중학교 때부터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고, 결국 외환위기란 업적을 세웠지요.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김어준은 절대 그러지 않는다.
“자신의 무능과 태만과 불안을 ‘꿈’이란 단어로 포장해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예비형수가 명품족이라고 고민하는 남자에겐 이렇게 똥침을 날린다.
“그 관계에 개입할 권리, 없다. 당신이 뭔데?...주제넘은 고민 그만하고, 너나 잘 하시는 게 온당하겠다.”
책에 의하면 오늘의 김어준을 만든 건 순전 어머님이란다. “엄마는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거나 이렇게 저렇게 하는 게 맞는 거라거나...하는 말을 내게 한 적이 없다...그렇게 철저히 날 방목해 주었기에, 무엇이든 해도 된다, 그러나 그 결과도 온전히 나의 책임이란 삶의 기본 철학을 일찍부터 터득할 수 있었다.” 갑자기 김총수의 어머니께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어지럽기 그지없는 이 사회에서 김어준마저 없었다면 세상은 얼마나 재미없었을까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