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 마시멜로 이야기 1
호아킴 데 포사다 외 지음, 정지영 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머리를 깎은지 두달이 좀 안된 것 같은데 머리카락이 내려와 그렇잖아도 가느다란 눈을 가린다. 손으로 머리를 쓸어올리는 게 귀찮아져 머리를 깎기로 결심을 했다. 서울은 비싸니까 천안에 있는 굴지의 미용실에 갔는데, 천안의 번화가인 터미널 주변에만 분점을 세 개나 거느린 미장원 재벌이다. 이름하여 '리챠드 헤어 샵'


어느 미장원이나 그렇지만 그곳에는 머리를 오래 다듬을 사람들을 위해 책을 비치해 놓고 있었다. 근데 특이하게도 리챠드엔 여성지 말고도 책이 몇 권 있었는데, 30분을 기다려야 한다기에 거기 꽂혀있던 <마시멜로 이야기>를 빼들었다. 대리번역 파문 이후에도 여전히 잘 팔리고, 심지어 2권도 출시가 된 그 책에 대체 무슨 내용이 있는지 궁금했으니까.


거기서 그렇게 30분을 읽고, 머리를 자르고 난 뒤 건너편 교보문고에 가서 20분을 더 쓴 끝에 난 그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 분량이 다는 아니지만, 50분에 다 읽을 수 있는 책이 마음의 거문고를 울리는 건 무척 힘든 일이다. 마시멜로 역시 그랬다. 첫 장면. 억만장자 사장을 기다리며 햄버거를 먹던 기사를 사장이 야단친다.

"니가 그러니까 성공을 못하는 거야!"

사장의 말인즉슨 그날 자신이 기사에게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요리를 사주려고 했다는 거다. "그러니 좀 참지 그랬어? 내가 사려던 요리가 얼마나 맛있는데?"

운전기사는 시간 있을 때 밥을 못챙기면 굶을 수도 있는데, 그런 생각이 있으면 미리 좀 말해줄 것이지 왜 야단을 친담? 하지만 그 기사는 넉살도 좋았다.

"정말 그러네요. 전 왜 이럴까요?"


책의 나머지 부분은 사장이 운전기사에게 자신의 성공비결을 가르쳐 주는 걸로 채워진다. 그 비결이란 건 별 게 아니다. "눈앞에 있는 마시멜로를 지금 먹지 말고 모았다가 나중에 한번에 먹으라."는 거다. 기사는 사장의 가르침대로 모은 돈을 쓰지 않고 친구도 안만난다. 책의 결말은 기사가 운전을 그만두고 새로운 길을 향해 떠나는 걸로 끝나는데, 귀담아 들을 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돈 많이 버는 게 전부라고 설파하는 이 책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감동을 했다니 놀랄 일이다. 한가지는 확실하다. 이 책을 읽고 감동을 받은 사람들은 이번 대선 때 2번을 찍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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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7-12-23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1권도,2권도 안읽었어요. 저 잘했지요? :)

이네파벨 2007-12-23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촌철살인이시네요^^

Mephistopheles 2007-12-23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39세의 중년이 부동산으로 몇십억 부자가 되었다고 칭송받고 존경받는 사회인데요..^^ 책도 더럽게 많이 팔렸다더군요..ㅋㅋ

미즈행복 2007-12-28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보다 더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는데도 -보릿고개같은건 없잖아요- 더 행복해지지 않는걸 보면 -만족도가 예전보다 높을까요? 상대적 박탈감이니 뭐니 해서 만족도는 낮아진 것 같이 느껴지는데요?- 돈이 중요한게 아닌데 말예요...

마태우스 2008-01-01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시장경제가 민주주의를 삼켜 버려서 소수를 제외한 많은 사람들의 삶이 피폐해진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안타까운 건 경제가 더이상 정치의 통제를 받지 않는데, 사람들이 경제 경제 이러면서 MB를 찍었다는 거예요... 그나저나 새해엔 우리 친하게 지내요
메피님/진짜 너무하죠 이놈의 세상이? 돈이 곧 존경 미덕 이런 게 되버렸으니
이네파벨님/안녕하시어요 오랜만입니다 메리크리스마스
다락방님/님은 언제나 훌륭하시잖아요^^

지나가다 2008-01-20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시멜로는 많은 돈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 마시멜로를 먹지 않는 것은 인내. 이것을 돈 운운하며 거기다 MB까지 끌어들여 마시멜로 이야기를 읽고 인내의 소중함을 다시 꺠달은 사람을 명빠로 몰고가는 아전인수격 해석.
글 읽지도 않았으면서 친한 인간이 <이거 나뻐> 라니까 <나 안봤어요 잘했죠?^^> 유유상종인듯.
글 자체도 너무 함축적이어서 왜 저런 말이 나왔을까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안보이는 것이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