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위대한 결정 50가지
최경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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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위대한 결정 50가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간단히 표현해보자.

책 표지에 이런 글이 보인다.

 

<전 세계 비즈니스의 판을 뒤흔든 머스크의 결정들을 가장 날카롭고 친절하게 해설해주는 단 한권의 보고서,>

 

말 그대로다. 머스크가 내린 결정들을 50개로 추려서, 그 결정들을 날카롭고 친절하게 해설해주고 있다. 그런 결정들이 가지는 의미와 결과까지 잘 살펴보고 있다.

 

머스크의 이런 자세, 본받을만하다.

 

두 가지다.

 

머스크가 느낀 위협은 실패가 아니라 타이밍이었다. 연구실은 완벽한 증명을 요구하지만 시장은 즉각적인 작동을 요구한다. 논문은 심사를 기다리지만, 제품은 사용자를 기다리지 않는다. 그는 머릿속에서 비교표를 만들었다. 박사과정이 주는 건 몇 년 뒤의 결과지만, 인터넷 산업은 몇 달 안에 결론이 난다. 틀리면 빨리 틀리는 편이 낫다. 늦게 틀리면, 맞아도 늦는다. 박사과정을 시작한 지 둘째 날, 그는 계산을 끝냈다. “여기서 2년을 보내면, 바깥은 2년 앞서 간다” 안전은 위험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결론이 늦게 오는 상태일 수 있다는 생각이 그 순간 굳어졌다. (21-22쪽)

 

늦게 틀리면, 맞아도 늦는다. 거기에 밑줄을 굵게 긋자.

 

2009년 머스크가 신혼여행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이사회가 열렸고. 거기에서 한 가지 사안이 의결되었다. 바로 머스크를 CEO 자리에서 교체하는 것.

 

자, 이럴 때 보통 사람같으면 어떻게 할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게 대다수일 것이다.

그런데 그는 달랐다, 그는 냉철하게 두 장의 계산서를 펼쳤다.

하나는 ‘싸웠을 때의 비용’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남았을 때의 기댓값’

해서 그는 싸우지 않기로 했다. CEO 자리는 내려놓되 지분은 붙잡기로 했다. (41쪽)

 

이는 업종에 대한 철저한 인식이 앞섰기 때문이다. 금융 서비스를 담당하는 회사에서 내부 싸움이 일어난다는 것을 소비자들이 안다면, 회사 가치가 하락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결정은 옳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서 우리는 배운다. 그의 냉철함을. 그는 결코 감정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

 

그가 내린 결정들

 

그가 내린 결정이 무려 50개이다.

50개라면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 특히나 그가 결정한 사항들이 이 세계를 바꿔온 그 내역을 알게 된다면 더더욱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이런 것들은 결정 중의 결정이라 부를 수 있다.

‘머스크의 결정방식’이다.

그러니까 이 항목에서는 결정사항이 아니라, 결정의 방법 즉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것들은 어떤 것들일까? Tips 이다.

 

첫째, 결론이 빨리 나는 쪽을 고르다. (44쪽)

둘째, 물리적 실체에 배팅하다. (86쪽)

셋째, 설득 대신 작동으로 입을 막다. (132쪽)

넷째, 통제권을 내재화해 장악하다. (182쪽)

다섯째, 성공을 폐기하고 다음 판을 열다. (246쪽)

 

이 중 다섯째는 특히 새겨가면서 배워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실패한다. 조그마한 것일지라도 성공이라는 영역에 들어섰다면 그 성공에 취한다. 그래서 그 다음 단계 - 여기에서는 다음 판이라 표현하는데 - 를 여는데 실패한다.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머스크는 어떻게 했는가?

잘 팔리는 저가형 모델을 보류하고, 수익을 내던 플래그십 라인을 뜯어내며, 자동차 제조사라는 정체성을 로봇 기업으로 전격 갈아엎는다. (246쪽)

 

저자는 이것을 머스크의 가장 위대한 결정방식이라 평한다.

그것을 이렇게 표현한다.

과거의 성공을 미래의 연료로 태워버리는 것이다. (246쪽)

표현이 멋지게 시적이지 않는가,

또 다른 표현은 창조적 파괴라는 용어를 넘어서 ‘자기 부정적 진화’.(247쪽)

이것 역시 무척 함축적이면서도 시적이다.

 

결정 중에서도 이런 것들은 특기할만 하다.

 

로켓을 사는 대신 직접 만들기로 마음 먹다. (54쪽)

 

이 책의 진짜 포인트는?

 

바로 각 항목마다 끝머리에 <머스크의 이 결정 이후>라는 글을 실어 놓았는데, 어찌 보면 이게 진짜다.

 

머스크의 결정이 그냥 구두선으로 끝난 게 아니라 실제적인 효과를 거두었고, 또한 그 후에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런 데까지 시선을 넓히는 저자의 혜안 감사하다.

 

다시, 이 책은?

 

이 책 앞표지에 이런 글이 쓰여있다.

 

<우리는 이미 그의 결정 안에서 살고 있다.>

 

백 퍼센트 맞는 말이다. 그가 내린 결정 하나 하나를 살펴보니, 우리의 이미 그의 결정 안에서

살고 있다. 마치 손오공이 부처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그래서 이 책에서 한 문장을 뽑아, 이 책의 키워드, 키 센텐스를 삼는다면? 머스크의 결정들을 가장 날카롭고 친절하게 해설해주는 문장을 뽑는다면? 단연코 이 문장이다.

 

머스크의 초기 결정들을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공통된 미덕이나 영웅 서사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되는 건 불안정한 선택, 미완의 상태, 그리고 너무 빠른 전환이다. (44쪽)

 

이 책은 불필요하게 복잡하게 설명하려 들지 않는다. 간결한 문장안에 이미 진리가 들어있기에 그렇다. 한마디로 머스크의 결정 요체를 아주 간결하게 떠먹여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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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한 세계 ㅣ 크로스 1
김연수.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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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한 세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소설집이다. 두 편의 작품이 한데 묶여있는 소설집이다.

그런데 두 편이라고 해서 같은 저자가 아니라 두 명의 다른 작가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쓴 소설이다. 주제는 윤리적 딜레마. (175쪽)

 

김연수 <우리들의 실패>

히라노 게이치로 <결정적 순간>

 

여기 인터넷 책 소개에 따르면 출판사의 기획 의도는 이렇다.

〈크로스〉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두 작가가 ‘문학’이라는 공통 언어를 통해 우리가 하나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연결’의 기획이다.

 

주인공을 살펴보자.

 

김연수 <우리들의 실패> :

 

나 – 화자, 신문 기자. 40대 중반

손동하를 인터뷰한 후, 손동하의 사연을 대신 전해주는 형식을 취한다.

국정 개입 사건의 내막을 전하는 게 아니라, 그런 일을 하게 되는 손동하의 성장 과정과 폭로에 이르게 된 계기들을 소설 형식으로 구성해서 전달한다. (15쪽)

 

손동하 – 대통령의 친인척의 국정개입 사건에 연루된 인물 (11쪽)

결혼, 아내가 있다. (13쪽)

일군 사업의 파산과 구속을 각오하고 폭로에 나섰다. (14쪽)

쉰 살을 넘었다. (59쪽)

 

히라노 게이치로 <결정적 순간> :

 

미즈마키 가스미 - 미술관 큐레이터

 

가스미는 이미 고인이 된 사진 작가 사카키 미노루의 사진전을 기획하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상한 사진 몇 점을 보게 된다.

그 사진을 공개할 수 있을까.

 

어떤 진실을 발견한 직후에 시작해서 차츰 그 진실을 잃어버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174쪽)

 

윤리적 딜레마는 본디 죄를 저지른 당사자가 감당해야 할 것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 주변에 있으면서 의도치 않게 비밀을 알게 됨으로써 준당사자가 되어버린 입장의 인물을 그린다. (175쪽)

 

작품 제목을 가장 극명하게 표현하는 문장들

 

이런 시도를 해보았다. 소설 문장 속에서 그 소설 제목을 가장 분명하게, 그리고 극명하게 드러내는 문장 하나씩 찾아본다면 어떤 것이 될까. 저자들이 책의 제목을 정하면서 그걸 정하게 되는 결정적 문장이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에 그런 시도를 해보았다.

 

김연수 <우리들의 실패> :

 

일단 읽어가면서 후보가 되는 문장을 챙겨보았다.

이렇게 읽어가면 글의 흐름과 해당 문장을 조금더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뭐 어쩌겠어. 나도 엄마 결혼식에 내가 왜 있는건지도 모르겠는데. (40쪽)


정혜인이 손동하에게 한 말이다.

둘은 혜인 엄마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추구와 관련된 글 중 이런 게 있다. 이 것도 후보 중 하나가 될지도. 

 

당시 엄마가 느낀 고통을 저는 전혀 모릅니다. 그게 바로 짚으로 만든 개의 슬픔이죠. 그 개가 말이 없는 게 아닙니다. 끊임없이 짖어대지만 그 소리가 다른 개에게 가 닿지 않을 뿐이죠. (57쪽)

 

드디어 발견했다.

 

우리의 소망은 똑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미래는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았죠. 그것이 우리들의 실패입니다. (62쪽)

 

그리고 이어서 이런 말들이 이어진다.

마법사 멀린과 호수의 여인 니뮤에 간에 벌어지는 사건, 그리고 후에 니뮤에에게 마법을 다 가르쳐 준 멀린은 산 채로 나무 속에 갇히게 된다.

그렇게 나무 속에 갇힌 멀린이 후에 그 길을 지나가던 가웨인에게 이런 말을 한다. .

 

나는 너희의 세계를 볼 수는 있지만 내가 직접 바꿀 수는 없어. 그게 나의 운명이야. 나는 목소리로만 너희를 도울 수 있어. 너희 세계를 바꾸는 건 너희가 할 일이니까. (68쪽)

가서 말해. 이제 그 일을 할 때라고. (68쪽)

 

이 말이 손동하의 삶을 바꾼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가 살고 있는 세계를 바꾸기 위해 폭로를 결심하고 신문 기자인 화자 ‘나’를 만나 인터뷰한다.

 

히라노 게이치로 <결정적 순간> :

 

눈을 뜨고 아틀리에를 바라보았다. 무엇 하나 달라진 건 없었지만, 자신이 방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101쪽)


그게 결정적 순간이 아닐까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이런 이야기 새겨보고 싶다.

 

신은 모든 인간에게 어떤 미래를 원하는지 물어본 뒤, 이를 종합해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현재의 인간은 저마다 조금씩은 무지하다. 그 덕분에 그 의견의 총합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괴상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10-11쪽)

 

그리고 위의 이야기 결론은 이거다.

 

어떤 미래는 대다수가 원하지 않은 모습일 수도 있다. (11쪽)

 

멀리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려면 불확정의 시간을 견뎌야했다. 그런 점에서 미래는 양자물리학적 대상과도 같았다. (15쪽)

 

이런 유머도 기억해둘 만 하다.

 

전 돈가스 먹을래요.

넌 예의바른 놈을 좋아하눈구나.

돈가스는 항상 튀김옷을 갖춰입고 나오거든. (46쪽)

 

굴렌 굴드 연주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52,

 

‘아리아’ ‘아리아 다 카포’


두 번째 아리아 연주 같은 것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연주에서 그냥 지나쳤던 음들을 다시 정확하게 연주하려는 것이라고, (57쪽)

 

다시, 이 책은?

 

두 작가가 작품 속에 감추어 둔 보물을 찾아내기 위하여 저자의 마음속을 헤아리며 작품 속 문장을 샅샅이 훑어가는 작업, 아주 즐거운 작업을 했다.

해서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서를 제대로 한 느낌이다.


두 작가의 작품 두 개를 한 권으로 묶어낸 책 제목이 『근접한 세계』다.

물론 그 제목이 의미하는 바와는 다르겠지만, 두 개의 작품을 읽어가면서 두 작가의 세계에 조금이라도 근접해가는 그런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정말이지, 많이 근접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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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 - 세 가지 질문에 답을 맞혀야 그녀를 사랑할 수 있다
김태경 지음 / 매직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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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은 소설이다.

이 책 제목을 보면서 어떤 여자가 떠올랐다.

제목이 ‘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이니 만큼 당연히 그 여자가 떠올랐다.

세 개의 질문을 던지는 공주, 바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투란도트 공주다.

 

그렇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는 어떤 여자이며, 그녀가 던지는 세 가지 질문은 무엇일까?

 

소설의 전개를 살펴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 소설의 진짜 주인공이 분명 ‘그 여자’일텐데, 처음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아니 등장해 있는데, 누구인지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

그녀라고 짐작할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더니. 어느 순간 아, 그녀가 주인공이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 그녀 주인공에게 관심이 가게 된다.

 

두나, 아버지와 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소설이 시작할 때에는 중학생인 여자가 바로 ‘그녀’다. 중학생이었던 그녀가 이제 세월이 흘러,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가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즉 남자 주인공인 박성혁과 만나게 되어, 남녀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등장하는 뮤지컬

 

이 책에는 수많은 뮤지컬이 등장한다,

해서 그런 뮤지컬만 따로 정리해도 될 정도로, 뮤지컬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등등곡>

<쉐도우> 7쪽, <프랑켄슈타인>, <오페라의 유령>

<왕자 대전> 17, <아가씨와 건달들> 77, <레미제라블> 115

<벤허> 118, <영웅> 159, <준생> 165

<김종욱 찾기> 165, <곤 투모로우> 193, <외쳐 조선> 210

 

남자 주인공 박성혁이 문화부 기자 출신에 현재는 뮤지컬 관람후 블로그에 리뷰를 써서 올리는 일을 하고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여러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연극, 뮤지컬 관련 용어들

 

그러니 자연스럽게 뮤지컬 관련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뮤지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아주 흥미있는 뮤지컬 덕후들의 재미있는 사연들을 접할 수 있고, 

설령 뮤지컬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뮤지컬에 관한 상식선에서의 용어도 접하게 된다.

 

프레스 콜 (9, 191쪽)

관객 크리티컬 (17쪽)

 

세 가지 질문과 <투란도트>

 

드디어 소설에서 세 가지 질문이 등장한다.

서로 알게 된 두 남녀, 두나와 성혁이 서로 알아가는 가운데 드디어 두나가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게 나오지 않으면 안 되는 <투란도트>가 등장한다.

친구와 성혁의 대화중에 등장한다.

 

야, 그 문제 못 풀면 죽이겠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죽이긴 왜 죽여?
너 투란도트 몰라?

뭐?

김주빈의 질문에 성혁은 뒤통수를 한 방 얻어맞은 표정이었다. 생각해보니 정말 뭔가 이상하다.

오페라 <투란도트> 말하는 거지? 세 가지 질문의 정답을 맞히면 결혼하고, 아니면 사형에 처한다는 중국 황제의 딸. (205쪽)

 

그렇게 오페라의 주인공 투란도트와 이 소설의 주인공 두나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가 된다.

 

과연 성혁은 두나의 세가지 질문에 맞는 대답을 할까?

 

다시, 이 책은?

 

그리고 228쪽과 229쪽에서 성혁과 친구들의 대화창을 보여주고 있는데, 거기 아이디가 어디선가 본 이름들이다.

 

바로 투란도트에 등장하는 중국의 관리들 이름이다.

ping, pang, pong.



그런 아이디를 쓰고 있는 것을 보니, 성혁의 친구들은 이미 전에 <투란도트>를 잘 알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성혁은 오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었을 것이니 이미 ping, pang, pong을 알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투란도트를 알았을 법도 한데......


그래서 이 소설은 투란도트와 두나를 연결시키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비극인 줄 알았던 <투란도트>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과연 이 소설의 주인공 두나는?


그런 연관성을 상상해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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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영화관
시미즈 하루키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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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영화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읽기 전에 들었던 생각

 

우리네 인생 살아가는 것, 따지고 보면 어느 순간 하나도 기록되지 않을 리 없다.

일단은 신이 기록할 것이고, 또 설령 신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있으리라 보는데 이런 것들이 우리가 죽은 후에 영상으로 상연된다 생각하면, 이 책의 의미가 각별하게 여겨진다.


천국의 영화관에서 상영될 나의 영화는 어떤 것이 될지, 생각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소설이다.

천국에 영화관이 있다.

그 영화관에서는 죽은 후 천국을 찾은 이들의 인생이 영화로 상영된다. (17쪽)

스크린에서는 그들의 죽음까지의 일상과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이 비추어진다.

 

그렇게 영화가 상영된 후에는?

천국 너머의 세계로 떠나게 된다.

 

천국 영화관 스테프는 누구인가?

 

아키야마 : 영화관의 지배인.

오노다 아키라 : 영화관의 스태프, 기억을 잃은 채 천국에 오게 된 20대 청년이다.

 

지배인 아키야마는 기억을 잃고 나타난 오노다에게 영화관의 스태프로 일하기를 권한다.


스태프로 일하면 사람들의 인생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21쪽)

 

상영되는 영화들

 

모두다 인생작이다. 인생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32쪽)

 

도미타 기쿠 : 

다정한 남편과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 그런데 어느날 남편이 치매에 걸린다.

그리고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후 할머니도 죽어, 천국에 오게 된다.

그리고 할머니의 인생 영화를 보게 되는데.....

과연 그 할머니에게는 생전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야마토 : 

열 살 짜리 남자아이, 온 사방을 뛰어다니는 개구쟁이 (28쪽)

과연 이 아이의 사정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다가 천국에 오게 된 것일까?

드디어 그 아이의 영화가 도착하고 상영하기로 되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도 모두가 쉽지는 않았는데, 이 아이의 경우가 가장 가슴이 아팠다. 

왜 그러냐 하면?

스포일러가 되는 것을 감수하면서라도 몇 자 그 아이에 대해 말하고 싶어진다.

 

첫장면은 병원에서 시작된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이다.

 

다음 장면, 역시 그 아이는 병원에 있다. 세 살 정도로 보인다.

다음 장면, 역시 그 아이는 병원에 있다. 다섯 살 정도로 보인다.

다음 장면, 역시 그 아이는 병원에 있다. 여덟 살 정도로 보인다.

다음 장면, 역시 그 아이는 병원에 있다. 열 살 정도로 보인다.


산소 호흡기 관이 코에 연결되어 있다.

침대에 누운 채로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다.

하늘을 나는 새가 보였다.

유유히 하늘 높이 나는 새다.

그 아이, 야마토 군은 그 새를 바라보며 부러워하는 표정도 짓지 않고 그저 살며시 웃었다.

 

그런 아이였다니! 천국에서는 그렇게 온 사방을 뛰어다니는 아이인데, 살아서는 한번도 뛰어보지 못한 채, 그저 병원 침상에서 누워 인생을 살아낸 아이였던 것이다.

 

그런 아픔이 죽기 전 삶에서 있었던 것이다.

 

자, 그런데 그런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이 되었는데....

자, 여기서부터가 진짜 이야기다. 그러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밝힐 수가 없다,

이 부분이야말로 저자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시작되니까.

 

다시, 이 책은?

 

혹시라도 이 책의 제목만 보고 그저 그런 소설이라고 지레짐작한다면, 그건 인생을 너무 쉽게 여기는 거다.

인생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위에 인용한 두 개의 영화, 그 영화를 살아온 사람들의 경우만 생각해도 그렇다.

 

인생이 그렇게 본인이 생각한 것처럼, 그게 아니다.

인생이 남이 생각한 것처럼, 그런 게 아니다.

나름대로 무언가 있는데, 그걸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인생을 보는 눈이 백팔십도 달라진다.

해서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책, 재미있다. 그리고 의미도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해보게 만든다는 것,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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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코프스키의 영화 - 시간과 공간의 미로
나리만 스카코브 지음, 이시은 옮김 / B612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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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코프스키의 영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먼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타르코프스키’가 누구인지 알아보자.


그는 러시아의 영화감독이다. 1932- 1986년 (향년 54세)

‘현대 러시아 영화를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감독 중 한 사람으로, 롱테이크를 통한 몽환적이고 명상적인 영상으로 유명하다’고 나무위키에서 소개되고 있다.

 

이 책에는 타르코프스키의 작품 중 단편과 다큐멘터리를 제외한 모든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이반의 어린 시절 (1962)

안드레이 류블료프(1966)

솔라리스 (1972)

거울 (1975)

스토커 (잠입자) (1979)

노스텔지아 (1983)

희생 (1986)

 

롱테이크를 통한 몽환적이고 명상적인 영상

 

‘타르코프스키’는 ‘현대 러시아 영화를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감독 중 한 사람으로, 롱테이크를 통한 몽환적이고 명상적인 영상으로 유명하다’ (나무위키)

 

해서 ‘롱테이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먼저 살펴보았다.

 

롱테이크란 영화의 일반적인 편집 속도보다 더 오랫동안 중단되지 않고 이어지는 화면으로, 타르코프스키의 경우 보통 슬로모션과 함께 구사한다. 롱테이크는 닫히기를 거부하며 계속 열린 상태로 남아 지속적인 현장감을 추구한다. (9쪽)

 

이런 설명을 들으니 그간 내가 생각하던 롱테이크는 잘 못 알고 있던 것이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롱테이크는 화면을 끊지 않고 공간 전환을 하지 않으며 일일이 보여주는 것이다.’(나무위키)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해서 나는 전체적인 화면을, 전환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는 경우만 의미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것이다.

 

그래서 타르코프스키의 경우에서 관객은 내러티브를 잠시 제쳐두고 순수한 형태의 시간을 응시하게 되는 것이다. (9쪽)

즉, 5분 짜리 영상을 롱테이크를 사용하여 10분간의 시간을 경험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시간 속의 시간’이라 한다.

 

그런 롱테이크를 알게 되고 나니

 

이런 영화 소개글이 이해가 된다.

 

감독은 거대하고 단단한 삶의 사실들로 뭉쳐진 ‘덩어리 시간’에서 모든 불필요한 것을 깎아 내고 제거하여, 앞으로 완성될 영화의 일부가 되고 전체 영화에 없어서는 안될 순간만을 남겨둔다. (9쪽)

 

구체적으로 영화에서 살펴보자.

다음과 같은 글들은 타르코프스키의 롱테이크 기법이 참고가 될 것이다.

 

<안드레이 류블료프>의 환영 :

 

이 시퀀스에서 강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시간이 공간 내에 흩어져 있는 강의 굽이굽이를 따라 흐르면서, 시간과 공간의 범주가 하나로 융합되는 것이다. (81쪽)

 

<스토커>의 계시 :

 

218쪽에 인용된 타르코프스키의 발언중 이런 말이 보인다.

 

<스토커>의 경우에는 개개의 몽타주 조각들 사이에 시간의 비약이 존재하지 않기를 원했다. 나는 시간과 그 흐름이 표현되기를 바랐으므로 하나의 숏 내에서 시간의 흐름을 완료하고자 애썼다. (218쪽)

 

타르코프스키의 롱테이크에서는 심지어 동질적인 시 – 공간에서조차 유령같은 환영이 침투하여, 전체처럼 보이던 세계를 무너뜨린다. (333쪽)

 

그리고 옮긴이가 전해준 다음과 같은 농담도 충분하게 이해될 것이다.

 

영화를 관람하던 중 어느 순간 잠이 들었는데, 깨어나보니 여전히 잠들기 전 그 화면이 이어지고 있더라. (337쪽)

 

어렵다. 어려워

 

어려운 이유는 먼저, 그의 작품을 하나도 본 적이 없다는 데 있다.

영화를 보지 않았으니, 영화를 설명하는 글은 그야말로 어둠속을 헤매는 꼴이다

다행하게도 유튜브에서 그의 작품 일부나마 찾아볼 수 있었다.

 

예컨대, <솔라리스>

https://www.youtube.com/watch?v=pswK62Dy-Gk

 

<스토커>

https://www.youtube.com/watch?v=PO6OGMT-Jv4

 

그렇게 여러 영상을 찾아보면서,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해서 타르코프스키에 대하여 처음이거나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그런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다. 유튜브에서 친절한 안내를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해서 그런 영상들과 이 책을 병행해서 읽으면 좋을 것이다.

 

영화 이외에도 얻을 게 많다.

 

비토레 카르파초 ; 베네치아의 화가. (77쪽)

 

선원근법의 정리와 그 이전 :

원근법에 관한 이론서가 알베르티의 <회화론>이란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그 자세한 내용을 듣게 된다.

 

선원근법은 15세기에 레온 바리스타 알베르티의 <회화론>에 와서야 이론적으로 정립되었다. 이전 대가들은 특정한 재현 양식을 부인한 적은 없지만, 르네상스의 체계화된 회화의 공간과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미학적 입장에 따랐다는 것이다. (109쪽)

 

알베르티의 <회화론>에 앞선 이야기는 108쪽에 자세하게 설명이 되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이런 책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행운이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타르코프스키라는 영화감독을 알게 된 것이 그렇다.

그의 영화가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렵다지만,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의 가치가 있다. 그런 영화와 영화감독에 입문하여 알아가는 데 아주 적절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또한 역자가 말한 것처럼, 이 책으로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를 보면서 어려웠던 점, 궁금했던 점들에 대하여 이 책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 (337쪽)

이 책으로 타르코프스키와 그의 영화에 대하여, 이제 입문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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