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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영화관
시미즈 하루키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2월
평점 :
천국 영화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읽기 전에 들었던 생각
우리네 인생 살아가는 것, 따지고 보면 어느 순간 하나도 기록되지 않을 리 없다.
일단은 신이 기록할 것이고, 또 설령 신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있으리라 보는데 이런 것들이 우리가 죽은 후에 영상으로 상연된다 생각하면, 이 책의 의미가 각별하게 여겨진다.
천국의 영화관에서 상영될 나의 영화는 어떤 것이 될지, 생각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소설이다.
천국에 영화관이 있다.
그 영화관에서는 죽은 후 천국을 찾은 이들의 인생이 영화로 상영된다. (17쪽)
스크린에서는 그들의 죽음까지의 일상과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이 비추어진다.
그렇게 영화가 상영된 후에는?
천국 너머의 세계로 떠나게 된다.
천국 영화관 스테프는 누구인가?
아키야마 : 영화관의 지배인.
오노다 아키라 : 영화관의 스태프, 기억을 잃은 채 천국에 오게 된 20대 청년이다.
지배인 아키야마는 기억을 잃고 나타난 오노다에게 영화관의 스태프로 일하기를 권한다.
스태프로 일하면 사람들의 인생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21쪽)
상영되는 영화들
모두다 인생작이다. 인생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32쪽)
도미타 기쿠 :
다정한 남편과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 그런데 어느날 남편이 치매에 걸린다.
그리고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후 할머니도 죽어, 천국에 오게 된다.
그리고 할머니의 인생 영화를 보게 되는데.....
과연 그 할머니에게는 생전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야마토 :
열 살 짜리 남자아이, 온 사방을 뛰어다니는 개구쟁이 (28쪽)
과연 이 아이의 사정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다가 천국에 오게 된 것일까?
드디어 그 아이의 영화가 도착하고 상영하기로 되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도 모두가 쉽지는 않았는데, 이 아이의 경우가 가장 가슴이 아팠다.
왜 그러냐 하면?
스포일러가 되는 것을 감수하면서라도 몇 자 그 아이에 대해 말하고 싶어진다.
첫장면은 병원에서 시작된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이다.
다음 장면, 역시 그 아이는 병원에 있다. 세 살 정도로 보인다.
다음 장면, 역시 그 아이는 병원에 있다. 다섯 살 정도로 보인다.
다음 장면, 역시 그 아이는 병원에 있다. 여덟 살 정도로 보인다.
다음 장면, 역시 그 아이는 병원에 있다. 열 살 정도로 보인다.
산소 호흡기 관이 코에 연결되어 있다.
침대에 누운 채로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다.
하늘을 나는 새가 보였다.
유유히 하늘 높이 나는 새다.
그 아이, 야마토 군은 그 새를 바라보며 부러워하는 표정도 짓지 않고 그저 살며시 웃었다.
그런 아이였다니! 천국에서는 그렇게 온 사방을 뛰어다니는 아이인데, 살아서는 한번도 뛰어보지 못한 채, 그저 병원 침상에서 누워 인생을 살아낸 아이였던 것이다.
그런 아픔이 죽기 전 삶에서 있었던 것이다.
자, 그런데 그런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이 되었는데....
자, 여기서부터가 진짜 이야기다. 그러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밝힐 수가 없다,
이 부분이야말로 저자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시작되니까.
다시, 이 책은?
혹시라도 이 책의 제목만 보고 그저 그런 소설이라고 지레짐작한다면, 그건 인생을 너무 쉽게 여기는 거다.
인생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위에 인용한 두 개의 영화, 그 영화를 살아온 사람들의 경우만 생각해도 그렇다.
인생이 그렇게 본인이 생각한 것처럼, 그게 아니다.
인생이 남이 생각한 것처럼, 그런 게 아니다.
나름대로 무언가 있는데, 그걸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인생을 보는 눈이 백팔십도 달라진다.
해서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책, 재미있다. 그리고 의미도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해보게 만든다는 것,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