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에서 왔니 - 탄생 ㅣ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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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너 어디에서 왔니 (한국인 이야기)

 

이 책은?

 

이 책, 『탄생, 너 어디에서 왔니』는 이어령 선생의 <한국인 이야기>다.

저자가 <중앙일보> 등 여러 매체에 발표한 글을 한데 묶은 것이다.

 

저자 이어령 선생에 대하여는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선생은 1934년생이니 올해 86세, 모쪼록 건강하시기를 빌어본다. 이런 글을 더 읽어보고 싶은 독자로서의 바람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어령 선생이 풀어놓는 이야기 보따리다.

(‘이야기 보따리’라는 말의 변천도 흥미롭다.

‘이야기 자루’에서 ‘이야기 보따리’로, 그리고 이제 ‘이야기 주머니’가 되었다. 402쪽)

 

선생의 글은 '이야기 주머니'로는 모두 담을 수 없고, '이야기 보따리'에 담아야 한다.

이 보따리엔 무엇이 담겨 있을까? 목차를 살펴보자.

 

1. 태명 고개: 생명의 문을 여는 암호

2. 배내 고개: 어머니의 몸 안에 바다가 있었네

3. 출산 고개: 이 황홀한 고통

4. 삼신 고개: 생명의 손도장을 찍은 여신

5. 기저귀 고개: 하나의 천이 만들어낸 두 문명

6. 어부바 고개: 업고 업히는 세상 이야기

7. 옹알이 고개: 배냇말을 하는 우주인

8. 돌잡이 고개: 돌잡이는 꿈잡이

9. 세 살 고개: 공자님의 삼 년 이야기

10. 나들이 고개: 집을 나가야 크는 아이

11. 호미 고개: 호미냐 도끼냐, 어디로 가나

12. 이야기 고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태명에 관한 선생의 말을 듣고 보니, 이게 보통 의미가 아니다. 그것도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것, 그것에서부터 선생의 통찰은 빛을 발한다.

 

이런 것, 읽어보자 정말 이런 통찰, 빛이 난다,

 

신기한 낱말 ‘떼다’. (139쪽)

우리말에는 아이가 태어나 제 앞가림을 할 때까지 그 성장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신기한 낱말 하나가 있다. 바로 ‘떼다’라는 동사다.

 

태어나자마자 탯줄을 자르고 배꼽을 뗀다.

젖을 떼고,

똥오줌을 가리게 되면 기저귀를 뗀다.

기어다니던 아이가 걸음마를 배워 첫발을 뗀다.

그게 끝이 아니다.

옛날이라면 천자문을 떼고

요즘이라면 한글을 떼야 비로소 홀로서기가 가능해진다.

 

저자는 낱말 ‘떼다’를 통해 사람의 발달기를 구분하고, 이어서 프로이트의 이론을 연결시켜 살펴본다. 프로이트가 말한 ‘구순기’는 젖을 떼는 때이고, ‘항문기’는 곧 기저귀를 떼는 때라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조상들은 굳이 프로이트가 주장한 어려운 이론이 아니더라도, 이미 그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139쪽)

 

‘떼다’라는 한 낱말로 프로이트를 간단히 제압해버리는 통찰, 기억해 두고 싶다.

 

호미의 새로운 기능

선생이 인터넷 활용은 젊은이들도 본받아야 할 것이다.

이런 말들이 자주 보인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금시 알 수 있다.>(18쪽)

<나는 한때 “손가락으로 검색하지 말고 머리로 사색하라”고 젊은이들을 향해 큰소리친 적 있지만 이제는 거꾸로다. “사색하려면 검색하라”이다.> (26쪽)

 

이제 바야흐로, 검색은 하나의 자료 수집 방법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선생은 인터넷 검색에 이런 식으로 의미를 부여한다.

 

<약초는 신선들이 사는 깊은 산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의 잡스러운 길가 잡초 우거진 곳에 있다.> (33쪽)

<늘 해온대로 잡초밭에서 약초를 캐는 작업으로 마무리한다. 구글 검색 창에.....>(138쪽)

<잡초밭에서 찾아낸 약초같은 이야기라 가슴이 찡하다.>(206쪽)

 

인터넷은 비록 잡초밭이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약초가 있으니, 잘 골라내자는 거다. 그 방법은? 선생은 뜻밖에 호미라는 농기구를 꺼내든다.

 

<늘 하듯이 이번에도 호미를 들고 인터넷 들판으로 간다.>(206쪽)

<인터넷 숲속에서 호미 대신 마우스를 들고 찾아낸 산삼이다.>(216쪽)

 

그렇게 해서 이제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호미’로 넘어간다.

<나물 캐는 호미는 논밭의 잡초를 제거하는 도구가 아니다. 잡초 속에 가려진 선약의 약초를 찾아내는 탐색이요, 구도의 기도 같은 것이다.>(326쪽)

해서 호미는 이제 인터넷에서 약초를 골라내는 도구로서의 의미를 가지게 된다.

 

<호미로 나물을 캐요. 산삼을 캐요. 그런데 우리는 정보를 캔다고 하지요. 정보를 얻는 것을 정보를 캐온다고 합니다.> (423쪽)

 

그리고 호미는 그 정도로만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격물치지에 이르게 된다. (336쪽)

 

해리 할로우의 원숭이 실험 (294쪽)

 

발달심리학자 해리 할로우는 원숭이를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한 쪽에는 철사로 만든 원숭이 인형에 우유병을 달아놓고, 다른 쪽에는 나무 위에 부드러운 천을 덧씌운 인형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자 새끼들은 젖도 주지 않는 헝겊 인형 엄마 품에서 지내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런 실험 결과를 발표한 후 17년후에 할로우는 그동안 원숭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는지 재실험을 했다.

스킨십 대리모가 키운 원숭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들을 공동체 우리에 집어넣자. 원숭이들은 사나운 성질에 노이로제 증세와 자폐증, 불안증 등의 병리 현상을 나타냈다. 수컷은 부정적이고 반항적이었고,  암컷은 수컷이 근처에 오지 못하게 했다. 암컷은 모성애라곤 없었다.

엄마 원숭이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지 못해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괴물이 된 이 원숭이의 실상이 알려진 뒤, 미국에서는 원숭이 실험을 금지했다.

(294-295쪽, 더 자세한 내용은 299-300쪽 참조.)

 

이러한 실험 결과를 심리학 책을 통해서 알고 있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내가 읽은 책들은 모두가 전반부의 실험 결과만 소개해 놓고 있을뿐, 17년후의 재실험 결과는 언급이 없었다.

해서 이 책으로 실험 결과를 전체적으로 알게 되어 반쪽 지식에서 벗어나게 되었으니, 기쁘다.

 

다시, 이 책은?

 

선생의 글을 거의 다 읽어온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이런 글을 읽는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해서 한 글자라도 빼놓지 말고 읽는다는 심정으로 읽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헤아렸음인지, 선생은 글 중에 필요한 부분은 따로 장을 만들어, 더 자세한 내용을 실어 놓았다.

 

책 중에 <샛길>이라는 항목에 그런 참고 자료가 실려있다. 또한 책의 말미에 <저자와의 대화>을 실어, 선생의 근황과 생각을 더 알고 싶어하는 독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 놓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책 한 글자 한 글자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약초’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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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 ㅣ 서가명강 시리즈 9
윤성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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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

 

이 책은?

 

이 책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는 <138억 년 전 빅뱅에서 시작된 별과 인간의 경이로운 여정>이란 부제를 달고 있다.

 

이 책은 <서가명상 시리즈> 아홉 번째인데, 그간 <서가명강 시리즈>를 몇 권 읽었는데, '서가 명강'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고 있었다. 이제 알게 된다.

<‘서가명강’이란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란 말의 앞 글자를 모은 것이다.

 

저자는 윤성철,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로 서울대학교 천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학에서 항성 진화 이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별의 진화와 죽음, 초신성의 기원, 초기 우주의 별 등을 탐구하고 있다. 대학 밖에서도 대중과 만나면서 천문학을 통해 우리 자신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낯설게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 소개에서 특히 <천문학을 통해 우리 자신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낯설게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라는 문구가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해서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큰 천문학적 발견이 최근 들어 여럿 있었다’(264쪽)는데, 나는 그걸 알고 있었던가, 하는 질문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만에! 전혀 모르고 있었다.

2016년에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이 예측한 중력파가 처음으로 검출되었고, 2017년에는 두 개의 중성자별이 병합할 때 발생한 밝은 빛과 중력파가 동시에 발견되었으며, 2019년에는 전파천문학자들이 최초의 블랙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는데, 역시 모르고 있었다. 이 땅에서 땅만 보고 사느라 그런데 관심이 없었으니 그런 얘기 들어도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 해서 이 책은 그런 나의 무지와 무관심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책으로 알고, 읽고, 귀를 열어보는 책이 되었다.

 

먼저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는 말의 의미는?

 

이 책에서 이에 관련한 문장을 뽑아 보았다.

 

<현대 과학은 평범한 육체인 인간에게서 진리를 발견한다. 빅뱅 우주론이 추적하는 우주의 역사는 인간 또한 우주 역사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인간은 뜬금없이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난 존재가 아니다. 우리 몸의 DNA를 이루는 원소들 중 수소는 빅뱅을 통해 우주에 존재했다. 즉 우리의 몸은 빅뱅의 순간을 기억하고 있다. 그 외의 원소들은 모두 별 안에서 합성되어 우주 공간에 퍼져나갔고 그 물질이 다시 새로운 별을 탄생시켰다.> (199쪽)

 

조금 더 읽어보자. 결론은?

<결국 우리 모두에게는 빅뱅과 물질의 순환을 통해 이루어진 전 우주의 장엄한 역사가 새겨져 있다.> (200쪽)

 

그래서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는 모두 별에서 왔다’는 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별에서 온 우리가 우주가 대하여 알아야 할 것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어떤 내용들이 있을까? 목차는 다음과 같다.

 

들어가는 글 우주의 끝에서 인간을 만나다

1부 코페르니쿠스 혁명, 인간은 왜 우주의 미아가 되었는가

2부 빅뱅,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3부 별과 인간, 우리는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4부 외계 생명과 인공지능, 인류는 어디로 갈 것인가

나가는 글 우주의 한계와 가능성을 찾아서

 

그런 내용 중에 참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 지천인데, 이런 것들이 있다.

 

이런 것 먼저. <빅뱅을 확립된 이론으로 받아들여도 무방한가?> (260쪽)

빅뱅, 빅뱅 하는데, 그 이론이 과연 어느 정도 믿을만한가, 어느 정도 사실로 믿어지는가?

답은 이렇다.

<빅뱅이라는 현상이 있었다는 것 자체는 현재로서는 더 이상 반박이 어려운 과학적인 사실로 확립되었다.>(260쪽)

 

그러니 이제 빅뱅에 대하여 모르고는 어디 가서 행세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알 것 제대로 알아두어야 한다. 이 책, 그러한 점 충분하게 감안해서, 각 장마다 Q/A 식으로 알아야 할 것들을 정리해놓았다.

 

우주가 팽창하면 언젠가 지구도 붕괴하는가?

블랙홀은 어떻게 변하는가? (147쪽)

스티브 호킹은 빅뱅 우주론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가?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있는가? 등등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일단 과학책이다. 우주의 탄생을 물리학 측면에서 다룬다. 그게 전부는 아니라, 이 책은 또한 역사책이다. 인간의 역사를 천체와 맞물려 설명하기 때문에 역사책이며 천제를 바라보는 인간의 생각을 다루기 때문에 이 책은 또한 철학책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를 단순히 과학의 잣대로 보는 것을 넘어서, 역사를 바라보는 눈으로 또한 철학을 담은 마음으로 바라보고, 살아야 한다.

 

그걸 말하는 책, 나를 별과 관련지어 생각하게 만드는 책, '저 별은 나의 별'이란 노래 가사가 결코 빈 말이 아니라는 것, 이 책 읽으면서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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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ㅣ 이철희의 정치 썰전 2
이철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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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가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

 

이 책은?

 

이 책 『정치가 내 삶을 바꿀 수 있을까?』는 국회의원 <이철희의 정치 썰전 2>다.

이철희 의원이 의원이 되기 전에 출연했던 시사 토론 프로그램 <썰전>을 그대로 가져다 쓴 제목이다. 저자의 <썰전 1>을 읽은 적이 있으니, 이철희 의원의 책은 이번이 두 권째인 셈이다.

 

저자 이철희 의원은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국회정책연구위원, 청와대 행정관 등을 지냈고 현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은 질문하는 책이다. 우리나라의 정치가 과연 삶을 바꿀 수 있는지, 저자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의정생활 경험을 토대로,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고, 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해 놓고 있다.

 

먼저 저자가 묻고 있는 질문을 살펴보자. 목차에 질문이 보인다.

 

제2장이다. 큰 질문은 <유능한 정치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런 질문 해 본적 있는지?

얼마 남지 않은 총선을 대비하느라, 각 정당에서는 사회 각계에서 나름 명망있는 인사들을 인재로 영입하고 있다. 정치 이외의 분야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이제 정치라는 영역에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정치인 말고, 과연 정치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것도 유능한 정치인이?

 

또한 제3장에서는 <정치를 바꿔야 한다>는 타이틀 아래, 우리나라 정치의 현안이 되고 있는 문제들을 집중 거론한다.

예컨대, <인사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가?>, <패스트트랙으로 동물국회는 벗어났는가?>

 

그런 질문 외에서 이 책은 왜 정치가 필요한 것인지 묻고 있다.

가끔씩 그런 사람을 만난다. 투표에 관련하여 마치 도통한 사람처럼, ‘여나 야나 다 그놈이 그놈이지, 다 똑같아. 해서 투표하나마나니, 기권!’ 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에게 특히 이 책을 권하고 싶은데, 그런 사람이 이런 책을 읽을 리가 있나?

그게 안타까운 일이다.

 

먼저 이런 글, 읽어보자. 정치의 필요성이 드러난다.

<대개 정치의 실패가 심한 나라일수록 보통 사람들의 삶이 고단하고 열악하다. 흔히 말하듯, 없는 사람들일수록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거의 없다. 그들에게 있는 것이라고는 수적 우세뿐이다. 기계적 동등성에 입각해 모든 사람이 1표씩을 가지고 있고, 한 사회의 구성상 이른바 ‘힘없고 빽 없고 돈 없는’ 서민이 다수일 수밖에 없다. 이 다수가 뭉쳐서 정치적 다수를 이루면 권력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민주주의로 자본주의의 권력 관계를 교정하는 것이다. 정치가 이처럼 작동하지 않을 때 보통 사람들의 삶이 더 힘들어지는 것이다.> (15 -16쪽)

 

정치가 제대로 작동이 되어야 보통 사람들의 삶이 좋아지는데, 그런 정치의 역할을 무시하니, 그게 문제다.

 

또 문제 삼을 것은 정치가 실종되면 각개인의 각자도생이 우선시 된다.

그럴 때 이런 말은 새겨보아야 한다.

<성공 담론은 개인의 노력 유무만 따질뿐 사회의 노력과 정치의 책임을 의도적으로 묻어버린다.> (36쪽)

 

<개인이 좋은 삶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다. 사회적 성취 또는 정치적 결과라는 이야기다. 좋은 삶은 좋은 사회가 건설되어야 가능해진다. 좋은 사회를 만드는 주체, 즉 기본 동력은 정치다. 정치의 질로 한 사회의 질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37쪽)  

 

‘누가 집권해도 내 삶이 달라지는 것이 없고, 정치가 내 삶의 문제를 다루지 않게 되는 것’(72쪽)은 투표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우선 투표를 통해서 민심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나마, <민주정치와 선거의 경험이 쌓이면서 최근 정치를 발견하는 움직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30쪽)어 다행이다. 그렇게 민도가 높아지면 정치가 우선 순위로 떠오르게 되는데, 그 반동으로 <더불어 정치를 은폐하려는 움직임 역시 커지고 있>는 것 사실이다. 그러니 정신, 차려야 한다.

 

다시, 이 책은?

 

대중을 위한 책으로 딱히 정치에 관련하여 공부할 교재가 없는데, 물론 정치학자들의 책이야 많겠지만 대부분 이론에 불과하고 현실과는 당연히 괴리가 있을 것이고, 이 책은 현실 정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니. 정치 관련 교과서로 삼아도 좋다

 

마침 다가오는 총선도 있고 하니까, 이 책으로 먼저 우리 정치가 어떻게 되어야 할지, 읽어보며 생각해 보면 어떨까?

 

플라톤이 이런 말, 하지 않았는가?

“One of the penalties for refusing to participate in politics is that you end up being governed by your inferiors.”

"정치에 참여하기를 거부함으로써 받는 벌 중의 하나는 자신보다 못한 사람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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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철학이야기 -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강성률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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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철학이야기

 

이 책은?

 

이 책 『거꾸로 읽는 철학이야기』의 책 제목은 역설적이다. 그냥 ‘거꾸로’ 읽자는 게 아니다. 거꾸로 읽어서 그간 우리가 잘 모르고 있던 것, 잘 못 알고 있던 것을 바로 알자는 것이다.

 

저자는 강성률, 광주교육대학교 철학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헤겔학회, 범한철학 회, 동서철학회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으며 칸트 철학의 권위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 외에도 많은 저서가 있다.

 

이 책의 내용은?

 

1장 명언에 대한 뒷담화(?)

2장 황당한 궤변 시리즈

3장 출생의 비밀

4장 좋은 부모와 나쁜 부모

5장 모범생과 문제아

6장 금수저와 흙수저

 

잘 모르고 있었던 것,

 

철학, 그동안 꾸준히 읽고, 생각해 오던 과목이다.

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 읽고보니, 잘 모르고 있었던 것이 드러난다. 해서 이 책으로 나의 무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고마운 일이다.

 

<‘플라토닉 러브’와 플라톤은 아무 관계도 없다>

 

플라토닉 러브, 당연히 플라톤이 주장했거나, 그와 관련이 있어서 플라톤의 이름이 들어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무런 관계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이 있는 것처럼 알려진 것은, 플라톤의 철학 자체가 이상을 추구하는 관념론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40쪽)

 

<흰 말은 말이 아니다-공손룡>

 

백마비마론 (白馬非馬論), 이 말의 진정한 의미는?

이 말이 말장난인 줄 알았는데, 뜻밖에 철학적인 함의가 들어있었다.

즉, 말이라고 했을 때는 존재하는 말 전체를 가리키는 반면에, 백마라고 했을 때는 말 전체 가운데 일부분만을 가리키는 셈이다. 그리고 논리상 ‘부분’은 ‘전체’와 같지 않음이 분명하기에, 백마라고 하는 것은 순수한 의미의 말과는 엄연히 다르다. 다시 말하면 하얀 말과 말은 그 뜻이 다르다는 것이다. (59쪽)

 

물론 이런 말에 궤변이라고 한 사람도 있다.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고, 오직 큰 도리에 해가 될뿐”이라고 제나라의 추연이 비난했다.

여기까지 알아두어야, 이 말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도 알게 된다.

 

쇼펜하우어, 그의 인생이 굴곡진 것이라는 것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이런 일도 있었다는 것 새로 알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어머니와 사이가 극도로 나빠, 거의 절연한 상태로 지냈고, <스물 한 살의 성년이 되자, 어머니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유산의 3분의 1을 받아냈>(143쪽)을 정도였다.

 

잘 못 알고 있었던 것 

 

<“악법도 법이다!”의 본래 뜻-소크라테스>

 

이 말, 어릴 적부터 들어와서 뭐, 다 안다고 생각했다. 소크라테스가 사형을 당하면서, 그렇게 만든 아테네의 법이 비록 나쁜 법이라 할지라도, 그 법에 순종, 순순히 독배를 마시겠다는 뜻이겠다. 그러나 과연 이 말이 그런 뜻일까?

 

소크라테스가 그런 말을 한데는 더 깊은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32- 34 쪽)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1센티미터만 낮았더라면?>

 

이 말은 파스칼이 그의 저서 『팡세』에서 한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클레오파트라의 미모를 거론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녀가 시저나 안토니오를 사로잡은 비결은 여성으로서의 미모가 아니라, 그녀의 세련된 매너와 현란한 화술이었다.

해서 파스칼이 이 말을 한 것은 ‘아주 작은 사건 하나가 역사의 줄거리를 바꿔 놓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 것이다. (107쪽)

 

다시, 이 책은? - ‘찾아보기’

 

이 책에 수많은 철학자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철학자들의 생각을 붙들고 철학 속으로 들어가자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겉으로 보여주는 모습과는 달리 숨어 있는 모습으 보여주면서, 그들을 오해하고 있었던, 잘 못 알고 있었던 부분을 알아가자는 것이다.

동양의 공자로부터, 서양이 니체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부분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 그것을 깨닫게 된다.

 

해서 이 책은 ‘찾아보기’가 절실히 요구되는 책이다.

여러 철학자들이 등장하는데, 같은 인물이 몇 번 나오기도 하기에, 또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을 나중에라도 찾아보기 쉽도록 하기 위해 ‘찾아보기’가 필요하다 싶어, 만들어본다.

 

갈홍 229 / 공손룡 58/ 공자 148/ 구마라습 124, 190/

노자 10,73, / 니체 159/

데카르트 172 / 도안 180 / 등석 50/

러셀 199 / 루소 137/

마르크스 158 / 마르틴 루터 239 /마하비라 (자이나교 창시자) 117/

맹자 120 / 밀 (존 스튜어드 밀) 109/

 

박지원 230 / 베이컨 195 /벤담 176 / 볼테르 79 / 비트겐스타인 208

사르트르 115 / 서경덕 224 / 석가모니 91, 189 / 소크라테스 19,23,28,35 /

소피스트 67 /쇼펜하우어 140/ 순자 76 / 스피노자 42

 

아리스토텔레스 203 / 아우구스티누스 131 / 아우렐리우스 191/ 안셀무스 156 /

야스퍼스 162 / 양자 14 / 에피쿠로스 154 / 오바마 103 / 완적 200 / 왕양명 169/

원효 99, 211 / 의천 184 / 이이 94, 127, 215 / 이황 214

 

전봉준 96 / 정약용 216 / 제논 63 / 주자 150 / 증자 103 /지의 171 /

최제우 237 /

키르케고르 82, 112/

토마스 홉스 241 /

파스칼 105/ 포이어바흐 207 / 플라톤 38 193 / 프로이트 86 / 피히테 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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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 다산은 아들을 이렇게 가르쳤다
정약용 지음, 오세진 옮김 / 홍익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버지 정약용의 인생강의  

 

다산은 풍산 홍씨 집안의 홍혜완과 결혼하여 6남 3녀를 낳았는데, 그 중에 셋만 살아남고 나머지 여섯 명은 모두 천연두로 요절했다.

남은 자녀 세 명은, 큰 아들 학연(學淵), 둘째 아들 학유(學游) 그리고 막내딸이다.

 

다산은 나이 마흔에 유배 생활을 시작하면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게 된다. 물론 가족과는 헤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다산은 그런 가운데 서울에 남아있는 자식들을 향한 안타까운 마음을 어찌할 수가 없다. 보고 싶은 마음, 만나고 싶은 마음, 가르치고 싶은 마음, 그런 아비의 마음이 간절한데 유배당한 처지에 그들을 마음대로 만날 수 없으니 그래서 택한 방법이 편지를 써서 보내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그렇게 보낸 편지가, 현재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그런 편지들을 다룬 여러 책들이 나와 있지만, 이 책에서 저자는 다산이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 중에 몇 통을 골라, 아버지로써 아들들에게 인생을 가르치는 아버지의 모습을 재현해 내고 있다.

 

저자는 다산의 편지들을 주제 별로 분류하여 소개하면서, 각 편지에 해설을 달아 놓았다.

저자는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들을 다음과 같은 항목으로 분류한다.

 

1장 집안을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은 공부뿐이다

2장 자식들에게 경제생활을 이야기하다

3장 남에게 도움을 주지 않았다면 바라지도 마라

4장 제사상을 차리기보다 나의 책을 읽어다오

 

다산의 처지와 갑자기 어려움에 처한 아들들, 다산이 쓴 편지들을 읽으면서, 저절로 공감이 되는 글들, 생각할 거리가 되는 글들, 여기 몇 자 적어본다.

 

<재화를 비밀스럽게 저장해두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남에게 베푸는 것이다. 그러면 도둑에게 빼앗길 염려도 없고, 화재로 인해 소실될 걱정도 없으며, 소나 말이 운반하는 고생을 치를 것도 없다. 게다가 자기가 죽은 후에도 꽃다운 명성을 가져갈 수 있으니 세상에 이보다 더 큰 이익이 어디 있겠느냐. 재물은 꽉 쥐려고 할수록 손에서 더 미끄럽게 빠져나간다. 재물이란 점어(鮎魚)와 같은 것이다.> (78쪽)

참고로, 점어(鮎魚는 물고기의 한 종류인 메기를 말한다.

 

위의 글을 읽으니 성경의 말씀이 떠오른다.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 (마태복음 6장 19-20절)

 

성경을 알았던 다산이 위의 성경말씀을 읽지 않았을 리 없다. 해서 다산은 그 말씀을 그렇게 해석하고, 적용하는 방법으로 ‘남에게 베푸는 것’을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다산의 해석, 요즘의 교회들이 본받았으면 좋겠다. 그 성경 말씀을 교회에 헌금하라는 의미로 해석할 게 아니다. 남에게 베푸는 게 곧 하늘에 쌓아두는 것이다, 라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해석이 아닌가?

 

이런 글 읽으면, 가슴이 아파오면서도 다산이 지녔던 아내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을 읽을 수 있다.

 

<너희 어머니는 낳아서 품 안에 안고 있다가 흙에 묻었으니 그 아이의 살았을 적 기특하고 사랑스러운 말과 몸짓이 귀에 맴돌고 눈에 아른거릴 것이다.

나는 여기 먼 곳에 있고, 너희들은 이미 장성했으니 나나 너희들이나 예쁜 구석이 없어 너희 어머니의 유일한 희망은 그 아이였다.> (83쪽)

 

이런 경우에도 아내를 헤아리는 다산의 따뜻한 마음씨를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내가 아이의 어머니라고 가정하고, 일단 아버지라는 사실은 잊은 채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헤아려 보았다.>(83쪽)  

 

다산의 재미있는 일화

 

<나는 지금껏 술을 크게 많이 마셔본 적이 없어 주량을 알지 못한다. 오래 전에 창덕궁에서 임금께서 소주를 가득 따라 하사하신 적이 있다. 임금의 명이라 사양치 못하고 마시면서 속으로 ‘나는 오늘 죽었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심하게 취하지는 않았다.> (136쪽)

 

이걸 읽고 혹시 ‘나도 (술을 크게 마셔본 적이 없어) 내 주량을 모르는데....’ 하실 독자가 있을지 모르겠다. 나도 그 중에 한 명!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다산이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들이니 아들들을 사랑하는 부정이 곳곳에 묻어나고 있다. 유배당한 자신의 처지에서 어찌 할 방도는 없고, 그래서 아들들에게 더 애틋한 마음이 솟구치는 그 마음, 충분히 느껴진다.

 

그 외에도, 다산은 위대한 사상가로서 그의 위치가 남 다른만큼, 그의 글은 또한 우리가 새기며 따라가야 하는 ‘말씀’으로 받아 읽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물 한 방울로 불을 끌 수 없는 것처럼 재물에 대한 갈증은 끝내 해소되지 않는다. (94쪽)

 

전체가 완벽하더라도 구멍 하나가 새면 깨진 항아리와 같다. (2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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