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접한 세계 ㅣ 크로스 1
김연수.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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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한 세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소설집이다. 두 편의 작품이 한데 묶여있는 소설집이다.

그런데 두 편이라고 해서 같은 저자가 아니라 두 명의 다른 작가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쓴 소설이다. 주제는 윤리적 딜레마. (175쪽)

 

김연수 <우리들의 실패>

히라노 게이치로 <결정적 순간>

 

여기 인터넷 책 소개에 따르면 출판사의 기획 의도는 이렇다.

〈크로스〉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두 작가가 ‘문학’이라는 공통 언어를 통해 우리가 하나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하는 ‘연결’의 기획이다.

 

주인공을 살펴보자.

 

김연수 <우리들의 실패> :

 

나 – 화자, 신문 기자. 40대 중반

손동하를 인터뷰한 후, 손동하의 사연을 대신 전해주는 형식을 취한다.

국정 개입 사건의 내막을 전하는 게 아니라, 그런 일을 하게 되는 손동하의 성장 과정과 폭로에 이르게 된 계기들을 소설 형식으로 구성해서 전달한다. (15쪽)

 

손동하 – 대통령의 친인척의 국정개입 사건에 연루된 인물 (11쪽)

결혼, 아내가 있다. (13쪽)

일군 사업의 파산과 구속을 각오하고 폭로에 나섰다. (14쪽)

쉰 살을 넘었다. (59쪽)

 

히라노 게이치로 <결정적 순간> :

 

미즈마키 가스미 - 미술관 큐레이터

 

가스미는 이미 고인이 된 사진 작가 사카키 미노루의 사진전을 기획하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이상한 사진 몇 점을 보게 된다.

그 사진을 공개할 수 있을까.

 

어떤 진실을 발견한 직후에 시작해서 차츰 그 진실을 잃어버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174쪽)

 

윤리적 딜레마는 본디 죄를 저지른 당사자가 감당해야 할 것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그 주변에 있으면서 의도치 않게 비밀을 알게 됨으로써 준당사자가 되어버린 입장의 인물을 그린다. (175쪽)

 

작품 제목을 가장 극명하게 표현하는 문장들

 

이런 시도를 해보았다. 소설 문장 속에서 그 소설 제목을 가장 분명하게, 그리고 극명하게 드러내는 문장 하나씩 찾아본다면 어떤 것이 될까. 저자들이 책의 제목을 정하면서 그걸 정하게 되는 결정적 문장이 있을 것이다, 라는 생각에 그런 시도를 해보았다.

 

김연수 <우리들의 실패> :

 

일단 읽어가면서 후보가 되는 문장을 챙겨보았다.

이렇게 읽어가면 글의 흐름과 해당 문장을 조금더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뭐 어쩌겠어. 나도 엄마 결혼식에 내가 왜 있는건지도 모르겠는데. (40쪽)


정혜인이 손동하에게 한 말이다.

둘은 혜인 엄마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추구와 관련된 글 중 이런 게 있다. 이 것도 후보 중 하나가 될지도. 

 

당시 엄마가 느낀 고통을 저는 전혀 모릅니다. 그게 바로 짚으로 만든 개의 슬픔이죠. 그 개가 말이 없는 게 아닙니다. 끊임없이 짖어대지만 그 소리가 다른 개에게 가 닿지 않을 뿐이죠. (57쪽)

 

드디어 발견했다.

 

우리의 소망은 똑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미래는 우리에게 찾아오지 않았죠. 그것이 우리들의 실패입니다. (62쪽)

 

그리고 이어서 이런 말들이 이어진다.

마법사 멀린과 호수의 여인 니뮤에 간에 벌어지는 사건, 그리고 후에 니뮤에에게 마법을 다 가르쳐 준 멀린은 산 채로 나무 속에 갇히게 된다.

그렇게 나무 속에 갇힌 멀린이 후에 그 길을 지나가던 가웨인에게 이런 말을 한다. .

 

나는 너희의 세계를 볼 수는 있지만 내가 직접 바꿀 수는 없어. 그게 나의 운명이야. 나는 목소리로만 너희를 도울 수 있어. 너희 세계를 바꾸는 건 너희가 할 일이니까. (68쪽)

가서 말해. 이제 그 일을 할 때라고. (68쪽)

 

이 말이 손동하의 삶을 바꾼 것이다.

그래서 그는 그가 살고 있는 세계를 바꾸기 위해 폭로를 결심하고 신문 기자인 화자 ‘나’를 만나 인터뷰한다.

 

히라노 게이치로 <결정적 순간> :

 

눈을 뜨고 아틀리에를 바라보았다. 무엇 하나 달라진 건 없었지만, 자신이 방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101쪽)


그게 결정적 순간이 아닐까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이런 이야기 새겨보고 싶다.

 

신은 모든 인간에게 어떤 미래를 원하는지 물어본 뒤, 이를 종합해 가장 합리적인 방식으로 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현재의 인간은 저마다 조금씩은 무지하다. 그 덕분에 그 의견의 총합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괴상한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10-11쪽)

 

그리고 위의 이야기 결론은 이거다.

 

어떤 미래는 대다수가 원하지 않은 모습일 수도 있다. (11쪽)

 

멀리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려면 불확정의 시간을 견뎌야했다. 그런 점에서 미래는 양자물리학적 대상과도 같았다. (15쪽)

 

이런 유머도 기억해둘 만 하다.

 

전 돈가스 먹을래요.

넌 예의바른 놈을 좋아하눈구나.

돈가스는 항상 튀김옷을 갖춰입고 나오거든. (46쪽)

 

굴렌 굴드 연주한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52,

 

‘아리아’ ‘아리아 다 카포’


두 번째 아리아 연주 같은 것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연주에서 그냥 지나쳤던 음들을 다시 정확하게 연주하려는 것이라고, (57쪽)

 

다시, 이 책은?

 

두 작가가 작품 속에 감추어 둔 보물을 찾아내기 위하여 저자의 마음속을 헤아리며 작품 속 문장을 샅샅이 훑어가는 작업, 아주 즐거운 작업을 했다.

해서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서를 제대로 한 느낌이다.


두 작가의 작품 두 개를 한 권으로 묶어낸 책 제목이 『근접한 세계』다.

물론 그 제목이 의미하는 바와는 다르겠지만, 두 개의 작품을 읽어가면서 두 작가의 세계에 조금이라도 근접해가는 그런 시간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정말이지, 많이 근접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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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 - 세 가지 질문에 답을 맞혀야 그녀를 사랑할 수 있다
김태경 지음 / 매직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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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은 소설이다.

이 책 제목을 보면서 어떤 여자가 떠올랐다.

제목이 ‘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이니 만큼 당연히 그 여자가 떠올랐다.

세 개의 질문을 던지는 공주, 바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투란도트 공주다.

 

그렇다면, 이 책에 등장하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는 어떤 여자이며, 그녀가 던지는 세 가지 질문은 무엇일까?

 

소설의 전개를 살펴보자.

 

이 소설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이 소설의 진짜 주인공이 분명 ‘그 여자’일텐데, 처음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아니 등장해 있는데, 누구인지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

그녀라고 짐작할 만한 인물이 보이지 않더니. 어느 순간 아, 그녀가 주인공이구나, 하는 깨달음과 함께 그녀 주인공에게 관심이 가게 된다.

 

두나, 아버지와 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소설이 시작할 때에는 중학생인 여자가 바로 ‘그녀’다. 중학생이었던 그녀가 이제 세월이 흘러,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가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즉 남자 주인공인 박성혁과 만나게 되어, 남녀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등장하는 뮤지컬

 

이 책에는 수많은 뮤지컬이 등장한다,

해서 그런 뮤지컬만 따로 정리해도 될 정도로, 뮤지컬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등등곡>

<쉐도우> 7쪽, <프랑켄슈타인>, <오페라의 유령>

<왕자 대전> 17, <아가씨와 건달들> 77, <레미제라블> 115

<벤허> 118, <영웅> 159, <준생> 165

<김종욱 찾기> 165, <곤 투모로우> 193, <외쳐 조선> 210

 

남자 주인공 박성혁이 문화부 기자 출신에 현재는 뮤지컬 관람후 블로그에 리뷰를 써서 올리는 일을 하고 있으므로, 자연스럽게 여러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다. 

 

연극, 뮤지컬 관련 용어들

 

그러니 자연스럽게 뮤지컬 관련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뮤지컬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아주 흥미있는 뮤지컬 덕후들의 재미있는 사연들을 접할 수 있고, 

설령 뮤지컬에 관심이 없는 독자라도 뮤지컬에 관한 상식선에서의 용어도 접하게 된다.

 

프레스 콜 (9, 191쪽)

관객 크리티컬 (17쪽)

 

세 가지 질문과 <투란도트>

 

드디어 소설에서 세 가지 질문이 등장한다.

서로 알게 된 두 남녀, 두나와 성혁이 서로 알아가는 가운데 드디어 두나가 세 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이게 나오지 않으면 안 되는 <투란도트>가 등장한다.

친구와 성혁의 대화중에 등장한다.

 

야, 그 문제 못 풀면 죽이겠대?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죽이긴 왜 죽여?
너 투란도트 몰라?

뭐?

김주빈의 질문에 성혁은 뒤통수를 한 방 얻어맞은 표정이었다. 생각해보니 정말 뭔가 이상하다.

오페라 <투란도트> 말하는 거지? 세 가지 질문의 정답을 맞히면 결혼하고, 아니면 사형에 처한다는 중국 황제의 딸. (205쪽)

 

그렇게 오페라의 주인공 투란도트와 이 소설의 주인공 두나는 ‘세 가지 질문을 던지는 여자’가 된다.

 

과연 성혁은 두나의 세가지 질문에 맞는 대답을 할까?

 

다시, 이 책은?

 

그리고 228쪽과 229쪽에서 성혁과 친구들의 대화창을 보여주고 있는데, 거기 아이디가 어디선가 본 이름들이다.

 

바로 투란도트에 등장하는 중국의 관리들 이름이다.

ping, pang, pong.



그런 아이디를 쓰고 있는 것을 보니, 성혁의 친구들은 이미 전에 <투란도트>를 잘 알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성혁은 오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었을 것이니 이미 ping, pang, pong을 알았을 것이고, 그렇다면 투란도트를 알았을 법도 한데......


그래서 이 소설은 투란도트와 두나를 연결시키면서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비극인 줄 알았던 <투란도트>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데. 과연 이 소설의 주인공 두나는?


그런 연관성을 상상해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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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영화관
시미즈 하루키 지음, 임희선 옮김 / 하빌리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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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 영화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읽기 전에 들었던 생각

 

우리네 인생 살아가는 것, 따지고 보면 어느 순간 하나도 기록되지 않을 리 없다.

일단은 신이 기록할 것이고, 또 설령 신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아있으리라 보는데 이런 것들이 우리가 죽은 후에 영상으로 상연된다 생각하면, 이 책의 의미가 각별하게 여겨진다.


천국의 영화관에서 상영될 나의 영화는 어떤 것이 될지, 생각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소설이다.

천국에 영화관이 있다.

그 영화관에서는 죽은 후 천국을 찾은 이들의 인생이 영화로 상영된다. (17쪽)

스크린에서는 그들의 죽음까지의 일상과 인생의 중요한 순간들이 비추어진다.

 

그렇게 영화가 상영된 후에는?

천국 너머의 세계로 떠나게 된다.

 

천국 영화관 스테프는 누구인가?

 

아키야마 : 영화관의 지배인.

오노다 아키라 : 영화관의 스태프, 기억을 잃은 채 천국에 오게 된 20대 청년이다.

 

지배인 아키야마는 기억을 잃고 나타난 오노다에게 영화관의 스태프로 일하기를 권한다.


스태프로 일하면 사람들의 인생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21쪽)

 

상영되는 영화들

 

모두다 인생작이다. 인생들의 이야기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는 영상이다. (32쪽)

 

도미타 기쿠 : 

다정한 남편과 평생을 살아온 할머니, 그런데 어느날 남편이 치매에 걸린다.

그리고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후 할머니도 죽어, 천국에 오게 된다.

그리고 할머니의 인생 영화를 보게 되는데.....

과연 그 할머니에게는 생전에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야마토 : 

열 살 짜리 남자아이, 온 사방을 뛰어다니는 개구쟁이 (28쪽)

과연 이 아이의 사정은 무엇일까? 어떻게 살다가 천국에 오게 된 것일까?

드디어 그 아이의 영화가 도착하고 상영하기로 되었는데....

 

다른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도 모두가 쉽지는 않았는데, 이 아이의 경우가 가장 가슴이 아팠다. 

왜 그러냐 하면?

스포일러가 되는 것을 감수하면서라도 몇 자 그 아이에 대해 말하고 싶어진다.

 

첫장면은 병원에서 시작된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이다.

 

다음 장면, 역시 그 아이는 병원에 있다. 세 살 정도로 보인다.

다음 장면, 역시 그 아이는 병원에 있다. 다섯 살 정도로 보인다.

다음 장면, 역시 그 아이는 병원에 있다. 여덟 살 정도로 보인다.

다음 장면, 역시 그 아이는 병원에 있다. 열 살 정도로 보인다.


산소 호흡기 관이 코에 연결되어 있다.

침대에 누운 채로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다.

하늘을 나는 새가 보였다.

유유히 하늘 높이 나는 새다.

그 아이, 야마토 군은 그 새를 바라보며 부러워하는 표정도 짓지 않고 그저 살며시 웃었다.

 

그런 아이였다니! 천국에서는 그렇게 온 사방을 뛰어다니는 아이인데, 살아서는 한번도 뛰어보지 못한 채, 그저 병원 침상에서 누워 인생을 살아낸 아이였던 것이다.

 

그런 아픔이 죽기 전 삶에서 있었던 것이다.

 

자, 그런데 그런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이 되었는데....

자, 여기서부터가 진짜 이야기다. 그러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밝힐 수가 없다,

이 부분이야말로 저자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시작되니까.

 

다시, 이 책은?

 

혹시라도 이 책의 제목만 보고 그저 그런 소설이라고 지레짐작한다면, 그건 인생을 너무 쉽게 여기는 거다.

인생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위에 인용한 두 개의 영화, 그 영화를 살아온 사람들의 경우만 생각해도 그렇다.

 

인생이 그렇게 본인이 생각한 것처럼, 그게 아니다.

인생이 남이 생각한 것처럼, 그런 게 아니다.

나름대로 무언가 있는데, 그걸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인생을 보는 눈이 백팔십도 달라진다.

해서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 책, 재미있다. 그리고 의미도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해보게 만든다는 것,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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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코프스키의 영화 - 시간과 공간의 미로
나리만 스카코브 지음, 이시은 옮김 / B612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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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코프스키의 영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먼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타르코프스키’가 누구인지 알아보자.


그는 러시아의 영화감독이다. 1932- 1986년 (향년 54세)

‘현대 러시아 영화를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감독 중 한 사람으로, 롱테이크를 통한 몽환적이고 명상적인 영상으로 유명하다’고 나무위키에서 소개되고 있다.

 

이 책에는 타르코프스키의 작품 중 단편과 다큐멘터리를 제외한 모든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이반의 어린 시절 (1962)

안드레이 류블료프(1966)

솔라리스 (1972)

거울 (1975)

스토커 (잠입자) (1979)

노스텔지아 (1983)

희생 (1986)

 

롱테이크를 통한 몽환적이고 명상적인 영상

 

‘타르코프스키’는 ‘현대 러시아 영화를 논할 때 절대 빠지지 않는 감독 중 한 사람으로, 롱테이크를 통한 몽환적이고 명상적인 영상으로 유명하다’ (나무위키)

 

해서 ‘롱테이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먼저 살펴보았다.

 

롱테이크란 영화의 일반적인 편집 속도보다 더 오랫동안 중단되지 않고 이어지는 화면으로, 타르코프스키의 경우 보통 슬로모션과 함께 구사한다. 롱테이크는 닫히기를 거부하며 계속 열린 상태로 남아 지속적인 현장감을 추구한다. (9쪽)

 

이런 설명을 들으니 그간 내가 생각하던 롱테이크는 잘 못 알고 있던 것이었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롱테이크는 화면을 끊지 않고 공간 전환을 하지 않으며 일일이 보여주는 것이다.’(나무위키)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해서 나는 전체적인 화면을, 전환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주는 경우만 의미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닌 것이다.

 

그래서 타르코프스키의 경우에서 관객은 내러티브를 잠시 제쳐두고 순수한 형태의 시간을 응시하게 되는 것이다. (9쪽)

즉, 5분 짜리 영상을 롱테이크를 사용하여 10분간의 시간을 경험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시간 속의 시간’이라 한다.

 

그런 롱테이크를 알게 되고 나니

 

이런 영화 소개글이 이해가 된다.

 

감독은 거대하고 단단한 삶의 사실들로 뭉쳐진 ‘덩어리 시간’에서 모든 불필요한 것을 깎아 내고 제거하여, 앞으로 완성될 영화의 일부가 되고 전체 영화에 없어서는 안될 순간만을 남겨둔다. (9쪽)

 

구체적으로 영화에서 살펴보자.

다음과 같은 글들은 타르코프스키의 롱테이크 기법이 참고가 될 것이다.

 

<안드레이 류블료프>의 환영 :

 

이 시퀀스에서 강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시간이 공간 내에 흩어져 있는 강의 굽이굽이를 따라 흐르면서, 시간과 공간의 범주가 하나로 융합되는 것이다. (81쪽)

 

<스토커>의 계시 :

 

218쪽에 인용된 타르코프스키의 발언중 이런 말이 보인다.

 

<스토커>의 경우에는 개개의 몽타주 조각들 사이에 시간의 비약이 존재하지 않기를 원했다. 나는 시간과 그 흐름이 표현되기를 바랐으므로 하나의 숏 내에서 시간의 흐름을 완료하고자 애썼다. (218쪽)

 

타르코프스키의 롱테이크에서는 심지어 동질적인 시 – 공간에서조차 유령같은 환영이 침투하여, 전체처럼 보이던 세계를 무너뜨린다. (333쪽)

 

그리고 옮긴이가 전해준 다음과 같은 농담도 충분하게 이해될 것이다.

 

영화를 관람하던 중 어느 순간 잠이 들었는데, 깨어나보니 여전히 잠들기 전 그 화면이 이어지고 있더라. (337쪽)

 

어렵다. 어려워

 

어려운 이유는 먼저, 그의 작품을 하나도 본 적이 없다는 데 있다.

영화를 보지 않았으니, 영화를 설명하는 글은 그야말로 어둠속을 헤매는 꼴이다

다행하게도 유튜브에서 그의 작품 일부나마 찾아볼 수 있었다.

 

예컨대, <솔라리스>

https://www.youtube.com/watch?v=pswK62Dy-Gk

 

<스토커>

https://www.youtube.com/watch?v=PO6OGMT-Jv4

 

그렇게 여러 영상을 찾아보면서,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다.

해서 타르코프스키에 대하여 처음이거나 잘 알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그런 방법을 알려드리고 싶다. 유튜브에서 친절한 안내를 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해서 그런 영상들과 이 책을 병행해서 읽으면 좋을 것이다.

 

영화 이외에도 얻을 게 많다.

 

비토레 카르파초 ; 베네치아의 화가. (77쪽)

 

선원근법의 정리와 그 이전 :

원근법에 관한 이론서가 알베르티의 <회화론>이란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 그 자세한 내용을 듣게 된다.

 

선원근법은 15세기에 레온 바리스타 알베르티의 <회화론>에 와서야 이론적으로 정립되었다. 이전 대가들은 특정한 재현 양식을 부인한 적은 없지만, 르네상스의 체계화된 회화의 공간과는 전혀 다른 자신만의 미학적 입장에 따랐다는 것이다. (109쪽)

 

알베르티의 <회화론>에 앞선 이야기는 108쪽에 자세하게 설명이 되고 있다.

 

다시. 이 책은?

 

이런 책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행운이다.

다시 이야기하자면, 타르코프스키라는 영화감독을 알게 된 것이 그렇다.

그의 영화가 난해하고 이해하기 어렵다지만, 살펴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의 가치가 있다. 그런 영화와 영화감독에 입문하여 알아가는 데 아주 적절한 입문서가 될 것이다.

 

또한 역자가 말한 것처럼, 이 책으로 타르코프스키의 영화를 보면서 어려웠던 점, 궁금했던 점들에 대하여 이 책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 (337쪽)

이 책으로 타르코프스키와 그의 영화에 대하여, 이제 입문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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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의 소통법 - 소음을 화음으로 바꾸는
김진수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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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의 소통법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지휘자를 볼 기회가 가끔 있다.

연주회장에서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앞에 두고 열심히 두 손을 휘저어가며 단원들을 지휘하여 음악을 생산하는 사람, 지휘자. 그런 지휘자야말로 소통이란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다.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서야 어찌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 책은 바로 그런 지휘자가 단원들과 어떻게 소통을 하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누구?

 

예전에 인사조직을 공부하는 중에, 조직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하는 이론을 읽은 적이 있다.

한 회사, 정부 등에서 한 조직을 마치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로 비유하면서 지휘자의 역할을 논하고 있었는데, 그 때 그 책의 저자는 실제 지휘자가 아닌 조직이론가였다.

 

그렇게 조직이론가도 인정하는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의 관계를, 이 책에서 실제 지휘자의 입장에서 논하고 있는 책을 만난다.

 

저자는 실제 지휘자다.

지휘자에는 합창단 지휘자가 있고,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있는데. 저자 약력을 보니 두 가지 모두다 지휘를 한다. 해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지휘자다.

유튜브를 찾아보니, 여러 개 동영상이 뜨는데, 예컨대 이런 영상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1145mni2EOk&t=34s

https://www.youtube.com/watch?v=ROURQiNIttM

 

지휘자가 소통을 어떻게?

 

위에서 조직을 오케스트라에 비유하곤 한다는 말을 했는데, 왜 그런 것일까?

그것은 조직을 구성하는 조직원들이 각자 지닌 특성이 있기 때문이리라. 특성과 자질, 그리고 능력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가 악기를 연주하는 단원들을 잘 지휘하여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조직의 장은 각 구성원들의 특성을 잘 알아서 전체적으로 최선의 결과치를 뽑아낼 수 있도록 조직을 움직여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조직과 조직원, 그리고 지휘자의 관계를 저자는 이렇게 끌고 간다.

지휘자인 저자, 역시 음악적으로 책을 구성해 놓았다.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교향곡은 몇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는데. 여기에 서곡과 피날레를 덧붙여 책을 이루어간다.

 

지휘를 시작하며_서곡: 탁월한 팀워크는 유능이 아닌 조화

제1악장_아다지오: 힘을 빼고, 느려도 다 함께 앞으로

제2악장_안단테: 천천히, 리듬과 속도에 맞춰 한 걸음씩

제3악장_모데라토: 뚜벅뚜벅, 나에서 우리로 이어지는 시너지

제4악장_알레그로: 빠르고 경쾌하게, 성장하는 조직을 위한 리더십

지휘를 마치며_피날레: 진정한 회복과 성장은 상생의 길에서

 

음악으로 말하자면, 이건 대곡이다.

교향곡은 보통 3악장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책은 4악장이고 앞뒤로 서곡과 피날레까지 붙었으니 대곡 치고 보통 대곡이 아니다.

 

아다지오, 안단테, 모데라토, 알레그로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이런 음악 용어로 조직 운영을 설명할 수 있다니. 신기한 일이다.

이 용어들은 모두 음의 빠르기를 표현하는 용어이다.

 

음악의 빠르기를 용어로, 이번 기회에 한 번 정리를 해보았다.

가장 느린 라르고(Largo)에서 가장 빠른 프레스토(Presto) 순서로, 느림에서 빠름 순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


라르고(아주 느리게) > 아다지오(느리게) > 안단테(느리게/걷는 속도) > 안단티노(안단테보다 조금 빠르게) > 모데라토(보통 빠르게) > 알레그레토(조금 빠르게) > 알레그로(빠르게) > 비바체(빠르고 활발하게) > 프레스토(매우 빠르게)

 

그렇다면 이 책에 나오는 아다지오(Adagio)는?

음표 빠르기에서 안단테와 라르고 사이 빠르기를 의미하는데. 느린 속도로 보면 된다.

 

안단테는?

모데라토는?

알레그로는?

 

그렇게 정리하니, 이제 책에서 말하는 조직 소통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제1악장_아다지오: 힘을 빼고, 느려도 다 함께 앞으로

아다지오는 느리게다. 느리게 가는데, 모든 조직원이 다 함께 가는 것이다

1악장이니 이제 시작이다. 시작이니만큼 서로를 챙겨가며 같이 갈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제2악장_안단테: 천천히, 리듬과 속도에 맞춰 한 걸음씩

안단테 역시 빠르지 않은 속도다. 빠르지 앉지만 느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때 전 조직원의 리듬이 어느 정도 맞느냐가 조직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그러니 서로간에 속도를 맞춰 나가는 게 중요하다.

 

제3악장_모데라토: 뚜벅뚜벅, 나에서 우리로 이어지는 시너지

제4악장_알레그로: 빠르고 경쾌하게, 성장하는 조직을 위한 리더십

 

이렇게 저자가 제시한 음의 빠르기를 키워드 삼아 조직의 운용을 살펴보니 신기하게 음의 빠르기가 엄청 중요한 지침이 되는 것을 알게 된다.

저자의 설명이 그래서 납득이 되는 것이다.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여러 가지 음악 용어들을 만난다.

 

메사 디 보체 (4쪽)

루바토 (34쪽)

제너럴 포즈 (84쪽)

시창 (94쪽)

 

나는 신과 평화롭게 지낸다. 다만 인간과 갈등이 있을 뿐이다. - 찰리 채플린 (75쪽)

 

얀테의 법칙 (104~ 107쪽)

 

다시, 이 책은?

 

연주의 목적은 전체 연주자를 하나로 묶어내어 각자의 소리를 화음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직의 목적은?

마찬가지다. 오케스트라 단원 한 명 한 명이 각자 소리를 내되 전체적으로 화음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조직도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되, 전체의 결과치가 최대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도 말했다.

“조직의 목적은 개인의 강점을 성과로 바꾸는 것이다.” (6쪽)

 

그래서 오케스트라와 조직은 공통점을 가지게 되고,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지휘자의 소통방법이 조직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과 옆에 붙은 부제, ‘소음을 화음으로 바꾸는 지휘자의 소통법’이 완벽하게 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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