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콘텐츠 인문학 - 신데렐라부터 건담까지, 콘텐츠 속에 감춰진 시대의 욕망 읽기
박규상 지음 / 팜파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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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목걸이에서 해방되기

 

이런 발칙한 놈 같으니라고, 여봐라~~ 이 놈을 매우 쳐라!”

 

동헌 마루에 올라앉은 사또의 서슬 시퍼런 호령 속에 동헌 마당은 살기등등한 분위기로 삽시간에 바뀐다는 것, 우리들이 사극을 통하여 흔히 보는 장면이다.

그래서 발칙이란 말은 이런 대사와 연결되는 단어일뿐, ‘콘텐츠 인문학과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 책의 제목을 그렇게 붙였다.

<발칙한 콘텐츠 인문학>

 

여기에서 발칙한이란 단어는 콘텐츠를 수식함은 물론이요, ‘인문학도 수식하는 것이 분명하다. 책 내용이 그러니까. 그렇다.

 

발칙하다의 개념 재정립

 

발칙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하는 짓이나 말이 매우 버릇없고 막되어 괘씸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하는 짓이나 말이 매우 버릇없고 막되어 괘씸하다고 여겨지는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이유? 미안하다, 나는 이 책의 서론격인 발칙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를 건너 뛴 채, 본론부터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흥미있겠다 싶어 바로 본론부터 읽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니 이 책의 내용에 괘씸한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았고, 따라서 발칙한과는 거리가 있다 생각했던 것이다. )

 

여기에서 저자가 사용하는 발칙한의 의미는 약간 다르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새로움의 제시’(7), ‘기존 질서에 저항하는 새로운 정신’(8)이라는 의미로, 그 말은 괘씸하다는 느낌보다는 통통 튀고, 신선하고, 가식이 없는, 그래서 어딘지 모르게 신비함까지 듬뿍 담긴 말이 되었다.(8)

 

그렇게 저자는 먼저 발칙하다의 의미를 재정립한다.

그렇게 재정의된 발칙함을 들고 책을 읽어보니, 그제야 내용들이 이해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공자가 말씀하기를, ‘이름을 바로 잡겠다고 한 것이 아니겠는가?

 

[공자의 제자 자로가 위나라 임금이 선생님에게 정치를 맡기고자 한다면 먼저 무엇부터 할 것이냐고 묻자, 공자는 가장 먼저 이름을 바로 잡겠다(必也正名乎)”고 대답한다.

공자는 그 이유로 이름이 바르지 않으면 말이 통하지 않고, 말이 통하지 않으면 일이 제대로 되지 않으며, 일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결국 백성들이 몸 둘 곳조차 없게 된다고 설명한다. 논어(論語) 자로편(子路篇)]

 

여기서 이름을 바로 잡는다는 말이 개념 정의가 제대로 돼야 한다는 뜻이 아닌가?

 

발칙한 책 = 개 목걸이에서 해방되기

 

발칙하다의 의미를 하는 짓이나 말이 매우 버릇없고 막되어 괘씸하다고 생각했을 때에는 보이지 않던 내용들이 기존의 고정관념을 거부하는 새로움의 제시’, ‘기존 질서에 저항하는 새로운 정신으로 읽는 순간 책의 내용들이 확실하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가 보여주는 발칙함의 분야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발칙한 의문, 발칙한 시선, 발칙한 욕망, 발칙한 상상.

 

그러니 발칙함은 이런 과정을 거쳐 진행이 된다.

먼저 앞에 보이는 현상에 대하여 의문을 가져야 한다. 그러면 지금까지 익숙하게 보이던 사물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각이 발칙하게 바뀌면, 현상을 타개할만한 욕망이 생긴다. 그렇게 욕망이 생기고 나면, 이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게 만드는 발칙한 상상력의 세계로 접어드는 것이다.

 

그러면 이 책이 목적하는 궁극적인 위치는 어디인가?

규격화된 사회에서 벗어나자는 것, 한쪽만 바라보고 사는 것이 좋은 것이다,라는 생각에서 탈피하자는 것. 조금더 쉽게 말하면, 모난 돌이 정맞는다, 라는 말이 그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

 

모든 것을 획일화되어야 안심하는 그 누구에게 이 누군가는 당신의 가정에도, 회사에도, 나라에도 있다, 심지어 당신 마음 속에도 있지 않은가? - 그런 통제를 그만 두고 사람들이 이제는 발칙하게 살아가도록 그 끈 구속하고 있는 , 개 목걸이 을 풀어놓으라고 하는 것이다.

 

바로 당신이 당신 스스로를 묶어놓고 있는 그 줄을 포함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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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는 진실을 밝혀내는 세기의 탐정들 -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세계 대표 작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5
호안 비니올리 & 알베르트 비니올리 지음, 문세원 옮김 / 가람어린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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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탐정 읽기 

 

탐정들의 모습을 보는 것, 그 자체로 즐거웠다.

내가 아는 탐정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니! 이런 즐거움이 독서에서 얻어진다.

 

이 책에는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스, 에드거 앨런 포의 오귀스트 뒤팽, G. K. 체스터튼의 브라운 신부, 얼 데어 비거스의 찰리 챈,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큘 포와로와 미스 마플, 대실 해밋의 샘 스페이드, 조르주 심농의 매그레 경감이 등장한다.

 

7명의 작가가 창조한 탐정 8명과 그들의 활약상이 여기 이 책에 펼쳐진다.

수록된 작품들은 에드거 앨런 포의 <도둑맞은 편지> 등 모두 11편이 실려있다.

 

탐정의 모습들과 해결 방식의 특징

 

탐정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브라운 신부처럼 땅딸막하고 뚱뚱한 체형에 볼품 없는 외모”(63)를 지닌 탐정이 있는가 하면, 미스 마플처럼 화려한 모자를 즐겨 쓰”(117)는 여성도 있다. 에르큘 포와르 역시 키가 작고 통통한 체구”(98)를 가지고 있다.

 

겉모습이 어쩐들 어떠랴? 정작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총동원하여 맡겨진 사건을 해결하는데, 에르큘 포와르는 자기의 두뇌만을 사용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사건”(99) 만 맡는다. 이른바 지능형 사건만 맡는 것이다.

 

셜록 홈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두뇌는 빈방과도 같아, 그 방을 어떤 가구로 채워 넣을지는 각자의 몫이지.”(15)

두뇌 활용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래서 홈스는 현장 환경을 비롯해 사건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수첩에 적어 두었다가 이를 조합하여 사건이 일어나게 된 배경을 추리하는 방법을 쓴다.

 

축약에 비약, 삼가야 할 것은 비약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안타까운 점이 발견된다. 그것은 작품의 줄거리를 축약하여  소개하다 보니까, 지나친 축약으로 작품의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 <도둑맞은 편지>를 소개하는 구절에 이런 대목이 보인다.

 

<“비추어 생각할 것이 있다면 말이지....”

뒤팽이 입을 열었다.

어둠 속에서 살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법이거든.”(51)

 

파리 경시청장 G 가 뒤팽을 찾아와서 사건을 설명하는 장면에서 뒤팽이 한 말이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비추어 생각할 것이 무슨 말인지?

 

그래서 원본격이 되는 에드거 앨런 포 전집을 찾아보았다.

코너스톤에서 발행한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1권에 <도둑맞은 편지>가 실려 있다.

그 부분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깊이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라면 어둠 속에서 검토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겁니다.”(118)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비추어 생각할 것

이 두 개의 문장이 같은 말인지, 다른 말인지 편집자는 한번 생각해 보기를 바란다.

 

정작 문제는 다음과 같은 부분이다.

<그러는 사이 나는 그의 사무실을 눈으로 훑었어. 역시나 그 편지는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서류철 위에 아무렇지도 않게 놓여있더군. 누구나 볼 수 있는 자리에 말이야. 그래서 다음날 바꿔치기할 편지를 들고 찾아갔지.>(59)

 

뒤팽이 문제된 편지를 훔쳐간 장관의 집무실에 가서 살펴보는 장면이다.

포의 소설 <도둑맞은 편지>에서 가장 압권인 장면이 이 부분인 것을 부인할 사람을 아무도 없을 것이다.

편지를 훔쳐간 장관이 어디에 그 편지를 숨겼는가? 그것이 이 소설의 포인트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것을 서류철 위에 아무렇지도 않게놓았다고 해 놓았다. 이건 원본에 없는 말이다. 지나친 축약이 병이런가? 축약에다가 비약을 해 놓았느니, 문제다,

 

그럼 문제의 장면은 원래 모습이 어떠한가? 축약되지 않은 버전으로 살펴보자.

 

<그런데 방을 둘러보던 중 두꺼운 종이로 만들어진, 섬세한 무늬로 장식된 편지꽂이가 눈길을 끌었어. ......서너 칸으로 나뉘어 있는 편지꽂이 속에는 대여섯 장의 방문카드와 편지 한 통이 들어있었네. 편지는 무척 더렵혀졌고 구겨져 있었지......편지는 아무렇게나 꽂혀 있었고 심지어 제일 위에 대충 둔 것처럼 보였네.> (위의 책, 139)

 

이게 원본의 내용인데 이 책에서는 그냥 서류철 위에 놓여있다고 해 놓았으니, 이 정도 차이면, 완전한 창작 수준이 아닌가? 축약에 비약 중, 삼가야 할 것은 비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 얻은 것은 많았다.

지금까지 이 책에 등장하는 탐정들의 이야기를 거의 읽어왔는데, 이렇게 한꺼번에 놓고 읽으니, 각각의 특징을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래서, 이런 특징들을 비교하면서 읽어보니, ‘! 그래서 이 탐정은 이런 행동을 했구나, , 이 작가는 그래서 이 작품을 이렇게 끌어가는구나하면서, 작품의 세계를 더 깊게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은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 탐정만 제외하고 용의자같이 보이던 이유가 바로 그의 작품의 스타일이라는 것, 브라운 신부는 이성과 논리를 총동원하여 사건을 해결하는데, 특히 심리기법을 사용한다는 것, 그 정도로 탐정들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므로 추리 소설, 탐정이 등장하여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을 읽는 즐거움 앞으로도 또한 무궁무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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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트루스 - 진실을 읽는 관계의 기술
메리앤 커린치 지음, 조병학.황선영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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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원이 쓰는 한 수, 배워봅시다.

 

이 책을 들고, 피스톨을 들고 적진으로 숨어드는 첩보원의 세계, 미리 심어 놓은 정보원을 깜깜한 밤에 접선하여 정보를 빼내어 삼엄한 감시망을 감쪽같이 뚫고 탈출하는, 뭐 그런 것을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이 책은 표지에 써있는 말, “진실을 읽는 관계의 기술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책이다.

스파이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진실을 알기 위하여 관계를 조성하고, 진술되는 말의 진실 여부를 파악하는 기술을 가르쳐주는 그러한 책이다.

 

이 책에는 첩보원의 흥미진진한 활약상은 보이지 않으나, 있었음직한 어디선가 벌어졌을 - 내밀한 정보전쟁의 막전막후도 읽을 수 있어, 나름 흥미진진했다.

 

이 책의 유용성

 

이 책은 정보의 세계에서 흔히 일컬어지는 인적 네트워크 휴민트(HUMINT, Human Intelligence) - 를 통하여 얻는 정보의 진실성 여부를 판단하는 그러한 작업에 필요한 지식을 담고 있다.

 

그러면, 이런 의문이 생긴다.

그러한 데 필요한 관계 기술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것일까? 이러한 책이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독자들에게 먹힐 것인가? 아니면 정보 운운하는 일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에게만 읽혀지는 책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

 

서문에서 CIA 내국담당 비밀공작요원으로 오래 일했던 피터 어니스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진실에 도달하기 위해 커린치(저자) 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공감대형성, 동기부여, 대화를 통한 정보 획득은 내가 비밀정보원들과 한 일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정보원을 선발하고 관리하는 일을 통해 진실에 접근하는 방법은 어떤 식으로든 이 책의 내용과 연관되어 있다.>(9)

 

여기까지 읽으면, 이 책은 아무튼 정보원의 세계에만 해당되는 것 같은데, 조금 더 읽어보자.

 

<나의 CIA 업무는 비밀작전이라는 독특한 분야에 속하지만, 일하면서 사람을 정기적으로 만나는 누구든 이 책에서 훌륭한 통찰력과 조언을 얻을 것이다. 아무쪼록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진실을 말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마다 유용하게 활용하길 바란다.>(9)

 

이러한 것들이 바로 우리들이 평범한 독자들, 사람을 만나면서, 다른 사람들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사람들 - 찾는 것 아닌가?

 

그렇게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이 책은 유용한 책이다.

 

얻고자 하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얻는 방법

 

그 실례를 이 책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뜻밖에도 포로와 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접근법에서 쓰는 기법을 우리가 적용할 수 있다.

 

, 이 책에서 말하는 정보원은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저자는 그런 이야기는 애써 말하지 않으려 하지만, 포로와의 관계라는 말을 통해서, 은연중에 정보원의 종류가 두 가지인 것을 들키고 말았다.

그 하나는 자기들이 채용했거나 심어둔 정보원,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적국의 포로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이 책에서 말하는 정보원이라 함은 情報員일 수도 있고 情報源일 수도 있다.

 

그래서 정보원(情報源)이 되는 포로를 심문하면서, 상대방의 심리를 공략하여 얻고자 하는 정보를 효율적으로 얻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열거하고 있다.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

유인책

감성적 효소

자존심 끌어올리기

자존심 끌어내리기

공포심 완화하기

확실성과 불확실성

침묵

 

그런데 그런 방법은 비단 포로를 심문하는데만 쓰이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적용범위를 넓혀 이를 인간의 본성, 신경 생물학, 일상생활 등에 응용하는데 초점을 맞춘다”(124)고 하고 있다.

 

따라서, 다음 두 가지 조건을 갖춘 사람은 그래서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있는 것이다

- 일하면서 사람을 정기적으로 만나는 사람

- 다른 사람들이 진실을 말하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는 사람.

 

그러니, 이 책에서 배운 첩보원의 세계에서나 쓰이는 방법, 배워서 써먹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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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고 싶은 토끼
칼 요한 포셴 엘린 글.그림, 이나미 옮김 / 박하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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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잠들게 해드립니다.

 

이 책의 용도

 

첫애는 거의 100일동안 밤낮을 바꿔 살았다. 다시 말하면 낮에는 자고 밤에는 깨어있는 상태로 거의 100일을 지냈다. 그 때 당시 어른들은 말했다. 백일이 지나야 제대로 돌아온다고. 정말 그 말이 맞았다. 백일이 지나자, 아이는 바로 어제만 해도 낮과 밤을 바꿔 살던 그 리듬이 바뀌어, 밤에는 자고 낮에는 깨어 놀았다.

 

그러니 낮에 아이와 살림에 지친 아내를 대신해, 회사에서 돌아온 내가 밤 당번이 되어 아이를 돌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낮에 깨어 있게 하라고 하는 나의 당부가 제대로 지켜질 리 없었다. 아이는 깨어나 아빠하고 눈 맞추기를 하면서 놀자고 보채었다. 그 때 아이를 안고 어르고 자장가를 부르던, 그 시절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그 때, 이 책이 있었더라면, 이 책을 읽어주면서, 아이를 재웠을 것인데....

아이와 함께 하는 책, 아이가 이제 커서 내 품을 떠났으니 아이를 재우는 목적으로는 이 책을 사용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그 때, 아이가 내 품에 있을 때, 잠들지 않아 애를 먹던 그 시절을 회상하는 데는 아주 좋은 책이었다.

 

그러니 이 책의 용도 첫 번째는 내 품을 떠난 아이들과의 그 시절을 회상하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되어 주었다

 

또한 그런 면에서 현재 아이를 품고 있는 엄마 아빠에게도 좋은 책이 분명하다.

 

또한 기억의 상자라는 장치가 아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유용할 듯한데, 이러한 개념을 알게 된 것이 이 책의 유용함 세 번째이다.

 

기억의 보관 상자

 

<엄마 토끼는 로저와 네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전부 꺼내 침대 옆 상자에 넣어 보라고 말했어.> (13)

 

이런 발상은 어른들에게도 적용될 듯하다.

잠자리에 누웠지만, 하루 일을 반추하느라 잠 못들어 하는 어른들에게 그런 생각들을 일단 모두 그 상자에 집어넣고 홀가분하게 잠들게 하는 방법, 제법 효용이 있을 듯하다.

 

이 상자는 잠들어서 많은 것을 잃어버릴까봐 불안한 아이를 안심시킬 수 있는 좋은 상징적 장치(35)가 되겠고, 어른들에게는 더 이상 생각해 봐야 잠만 못잘 뿐이니, 잠깐 동안이라도 더 이상의 생각을 유보하는, 유예하는 장치로 삼으면 될 듯하다.

 

아이에게 읽어주다가 잠들다

 

읽어보니, 여러 가지 그림들이 생각 속으로 들어와 어른거린다.

 

먼저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같이 누운 엄마( 또는 아빠)와 아이의 모습.

엄마 아빠는 비록 피곤하지만 아이와 눈을 맞추며 교감을 시도한다.

아이는 잠들기가 아쉽다. 엄마와 아빠와 좀 더 같이 눈을 뜨고 놀고 싶다.

 

물론 엄마도 그렇게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내일의 일과가 있으니, 어쩔 수 없다.

동화책 몇 권을 읽어준 다음에 이 책을 꺼내든다. 오늘의 마지막 책이다.

 

"이제부터 졸린 이야기를 해 줄게" 엄마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마 이런 말을 하는 순간, 아빠는 그 곁에서 이미 잠이 들었을지도?)

 

읽어주는 엄마도, 아빠도 이 책을 읽어주다가 낮에 하루 종일 쌓였던 긴장과 피로가 풀어진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잠이 든다.

그래서 아이와 함께 곤한 잠에 드는 정겨운 정경이 펼쳐지는 그러한 광경이 떠오른다.

 

 

누구든지 잠들게 해드립니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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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자기혁명 - 일과 결혼, 재테크까지 최고로 이룬 김태광의 자기경영 특강
김태광 지음 / 추월차선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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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저자의 주장, 적극적으로 공감한다.

자기 혁명을 통해 인생을 바꾸자는 저자의 생각, 맞다.

자기 혁명을 통해 인생을 바꿔보자는 저자의 주장, 적극적으로 따라하고 싶다.

 

저자의 주장은 단지 주장에 그치는 것이 아닌데, 여러 가지 사례를 들어가면서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으므로, 설득력 또한 상당하다. 그러니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싶은 것이다.

 

자기 혁명의 방법

 

그가 제시하는 자기 혁명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가슴 뛰는 꿈을 가져라.

책을 읽고, 책 쓰기로 퍼스널브랜딩하라.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라.

인간관계를 중시하고 다른 어느 것보다 우선시하라.

현재에 집중하고 습관을 만들어라.

 

그런 자기혁명을 통하여 인생을 바꿔가자는 것이다.

 

의아하게 생각되는 부분

 

저자의 그런 생각에 공감하다가, 문득 이런 진술을 만났다.

세 번째 자기 혁명, 중에서 4번째 글 사람은 읽는대로 만들어진다.’를 보자.

 

내 말의 요지는 사람은 읽는대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119)

 

그런 주장을 펴면서, 그는 근거를 제시한다. 바로 저자의 친구 중에 KS의 대비되는 사례를 든다.

 

K는 가난한 집에 태어나 전문대를 졸업했지만 고생 끝에 지금은 자신의 사업체를 꾸려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이고, 반면에 S는 부유한 집에서 자랐는가 하면 인 서울 대학을 졸업했고, 부모의 지원 아래 다양한 스펙을 갖추었음에도 안타깝게도 현재 백수 신세다. 현재 부모의 빌딩을 관리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120)

 

문제는 저자가 그런 S의 처지가 왜 그런가를 분석해 보았고, 그 이유를 바로 그가 읽었던 책에서 찾았다는 데 있다.

 

성공한 K는 하나같이 긍정적인 생각을 키워주는 책을 읽었고, S는 부정적인 책들을 읽었다고 한다.

 

그런데 저자가 부정적인 책이라 소개한 책들이 의외의 책이었다.

기형도의 <입속의 검은 잎>과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이다.(121)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반면에 S가 읽은 책들을 살펴보면 기형도의 입속의 검은 잎과 최영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와 같은 부정적인 책들이 많았다. 그의 집에 가보면 슬픈 시집, 그리고 부정적인 사고를 심어주는 책들이 책장에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121)

 

이러한 저자의 단언에 이의가 있다.

우선 그 둘의 인생이 그렇게 된 것에 대한 이유를 단지 책으로만 판단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사람의 현재 위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것인데, 그것을 단지 책 하나만 가지고 단선적(單線的)으로 평가한다는 것, 그것은 무리한 시도다.

 

또한 저자가 평가의 대상으로 삼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K자신의 사업체를 꾸려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이고 S는 백수라는 것. 그것을 대비하면서 성공을 판단한다. 저자가 인생에서 성공이냐 아니냐를 판단하는 기준은 오로지 재물뿐인 것 같다. 그러니 그것 역시 우려스럽다.

 

또한 언급한 기형도와 최영미의 책들을 부정적인 책이라 평가하는 것이 어떤 근거에서 그렇게 하는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더하여 그는 말하기를 그의 집에 가보면 슬픈 시집, 그리고 부정적인 사고를 심어주는 책들이 책장에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121) 고 하니, ‘슬픈 시집도 인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치부하고 있으니, 문제다.

 

저자의 그런 판단은 심히 우려스럽다.

 

그러한 한 가지 점, 제외하고 저자의 주장에 적극 동감한다.

물론 그 한 가지가 인생에 있어 어느 정도 비중이 있는가는 독자마다 다를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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