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로 보는 세계사
최희성 엮음 / 아이템하우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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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로 보는 세계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이 책은 세계의 거의 모든 신화를 망라해 놓았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북구 신화를 비롯하여 많은 신화가 들어있다.

해서 지금까지 그리스 로마 신화에 편향되어 있던 신화의 개념을 넓혀갈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그럼 어떤 신화가 들어있는지, 목차를 통해 살펴보자.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신화, 이집트 문명의 신화, 페르시아 문명의 신화

인도 문명의 신화, 중국 문명의 신화, 헤브라이 문명의 신화

북유럽 문명의 신화, 동유럽·슬라브 문명의 신화, 아메리카 문명의 신화,

폴로네시아 문명의 신화, 아시아 문명의 신화, 아프리카 문명의 신화

켈트 문명의 신화, 그리스-로마 문명의 신화

 

그렇게 모두 14개 지역의 신화를 모아놓았다,

그러니 이제 그리스 로마에만 신화가 있다는 생각은 떨쳐내 버리도록 하자.

 

신화 속에 역사가 있다.

 

신화를 공부하면서 느낀 점 하나를 들라면, 이것이다.

신화가 결코 허황된 전설따라 삼천리식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아서 그러지, 신화 중 어떤 신화는 역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이 바로 그런 것이다,

 

트로이 전쟁,

이 책에서는 트로이 전쟁에 대해 자세한 서술은 보이지 않고, 단지 아이네이아스 신화를 설명하는 중에 나온다.

 

아이네이아스는 트로이 왕족인 안키세스와 여신 비너스의 아들이었다. (428)

그리스 군이 트로이로 쳐들어와 트로이 전쟁이 발발하자 아이네이아스는 사촌 헥토르를 도와 혁혁한 공을 세웠다. (428)

 

그러니 트로이 전쟁에서 트로이 성이 함락되자 왕족인 아이네이아스는 유민을 데리고 트로이 성을 탈출해, 이탈리아 지방으로 가는 행적을 기록한 것이 <아이네이스>.

 

거기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의 흔적을 19세기에 독일인 슐리만이 발굴하고 나서 트로이의 존재가 역사 속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 전까지는 단지 이야기에 불과한 것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런 것을 토대로 살펴보면, 어떤 지역에서 있었던 역사적사건들이 전해져 오는 과정에서 정사 대신 신화의 옷을 입고 전해내려온 것은 아닐까. 해서 앞으로 더욱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여기 담긴 신화중에서 상당수는 역사편으로 옮겨갈지도 모른다.

 

세계에 공통적인 신화가 많다.

 

여기 저기 신화를 둘러보면 공통적인 사건이 보이기도 한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이 홍수다, 대홍수,

 

가장 잘 알려진 대홍수는 헤브라이 신화에 등장하는 노아의 대홍수 사건이다.

 

세월이 흘러 하나님이 만든 인간들이 타락하자 하나님은 세상을 물로 심판할 생각을 하고 므두셀라의 손자 노아를 불러 방주를 만들게 한다, 40일에 걸친 대홍수가 끝나고 다시 노아의 세 아들 셈, , 야벳이 새로운 인류의 조상이 된다. (166)

 

이런 홍수 사건은 다른 지역의 신화에서도 볼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의 신화에서는 아예 하나의 챕터를 차지할만큼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엔릴은 지상에 대홍수를 일으켜 인간을 멸종시키고자 자신들은 우주선을 타고 지구 밖으로 나갈 계획을 세웠다. (20)

 

여기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도 성경의 대홍수처럼 인간 한 명이 그 홍수를 피해 살아남는 것으로 되어있다.

또 있다. 이 책에서는 설명이 생략되어 있지만, 그리스 신화에서도 똑같은 구조의 홍수 신화가 전해지고 있다.

 

그렇게 여러 지역에서 똑같은 구조의 이야기가 홍수 신화로 전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인류 역사의 초기에 분명 역사적인 홍수가 있었고, 그 이후 인류가 여러 지역으로 흩어지면서 그 홍수 이야기를 각자 나름대로 간직하고 후손들에게 신화의 형태로 그 사건을 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시. 이 책은?

 

그렇게 여러 지역에 있는 신화를 읽다보면, 그 안에 공통적인 것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각지역 별로 그 지역 특유의 지형적, 문화적 사건들이 그 신화에 더하여져서 지금의 신화가 만들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의 제목이 <신화로 보는 세계사>인 것은 일리가 있다.

 

신화가 곧 역사는 아니고, 그 일부가 역사라 할 수 있겠다.

백보 양보한다 할지라도 이런 신화에 대한 이해없이는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니, 그 나라 역사와 결부시킨 신화의 이해는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간 일부 지역의 신화에 치우쳤던 우리 인식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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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헬스가 나에게 - 운동 '안' 하기에 15년째 실패 중 나에게
성영주 지음 / 몽스북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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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헬스가 나에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 제목부터 음미하자

 

이 책 제목은 모닝 헬스가 나에게이다.

문장으로 치면, 문장이 채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독자들은 먼저 제목에서 끝나지 못한 문장을 완성하고 읽어야 한다,

채워보자.

 

모닝 헬스가 나에게 뭐라고 하긴 하는데,,,,,,

모닝 헬스가 나에게 건네주는 말

모닝 헬스가 나에게 경고하는 말

모닝 헬스가 나에게 엄중하게 경고하는 말,

 

이 중에서 어떤 말이 적당한가. 그건 개인 차이겠지만, 어느 것이냐에 따라 이 책을 읽는 강도가 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저자의 말 들어보자.

 

15년을 쉬지 않고 아침 운동을 해온, 크게 대단할 것 없는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8)

 

15년이나!

크게 대단할 것 없다고?

 

난 그저 부럽기만 하다, 부러워, 무려 ‘15년씩이나이니 말이다.

부럽다. 그렇게 부럽다 생각하는데, 이런 말이 문득 떠오른다.

부러우면 지는 거야.’

그렇지 질 수 없지. 이겨야지. 누구를? 저자를, 이 아니라 나를 이겨내야지.

 

먼저 말해둔다, 운동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으로 깨우친 바 있다.

그리고 운동을 결코 게을리 하지 않으리라는 다짐도 한 바가 있다,

그러니 이 책은 작심하고 읽었다.

결코 작심삼일은 되지 말자고 다짐하며 읽었다,

 

그렇게 읽으니. 매 쪽마다 모든 문장마다 나를 끌어주고 밀어주는 말들로 넘쳐난다,

배울 게 많기도 하려니와, 자칫 흐트러지려는 나의 팔다리를 굳세게 붙들어주기도 한다,

 

이런 말, 나를 끌어준다.

 

남이 세워놓은 기준에 따를 것 없이, 나의 몸에 맞게 선택하면 되는 일이다. 누굴 이겨야만 내가 산다는 경쟁 없이 헬스는 그저 혼자 이 시간을 건너면 되는 것이었으니까. (20)

 

정말 재미없다. 그저 들었다놨다, 당겼다풀었다. 제자리 뛰고 걷고 달리고.

그게 뭐그리 재미있다고 아침마다 문안 인사 하듯이 꼬박꼬박?

 

아니다. 정말 재미있다. 내가 들었다놨다 하는 그게 한 달이 가고 두 달이 가는 사이에 달라져 있다.

한 달 전에는 분명 세 개가 놓여있었는데, ? 오늘 보니 이게 네 개네, 언제 바뀌었지?

그런 재미가 있다. 그래서 헬스를 하는가 보다.

 

이 재미없는 거, 너무 재미있잖아? (21)

 

그래서 이 말이 이해된다는 것, 정말 헬스만큼이나 재미있다.

 

운동도 정확히 그렇다. 오직 경계해야 할 것은 내가 지금 잘하고 있다는 확신. 나의 근력을 늘 의심하며 한 회 한 회 근육을 자극하는 자만이 운동하는 자이다. (42)

 

그렇다, 운동은 자극이다, ‘자극적이라고 하면 이상한 말이 되지만, 자극 자체는 무척 좋은 말이다. 내 몸에 자극, 아니 근육에 자극이 없는 운동은 마치 헛도는 바퀴에 불과할 뿐이다.

해서 오늘도 나는 근육에 자극이 오는지, 어느 정도 오는지, 체크하면서 나를 자극한다.

 

플랭크

플랭크 소우

플랭크 워킹

플랭크 얼터네이티브 레그 리프트 (40)

스쿼트, 플랭크, 버피 (41)

 

여기서 저자는 나의 자세를 지적한다.

 

너의 스쿼트는 지금 괜찮지 않다. 엉덩이는 빠졌고, 무릎 나왔고, 각도 부족하다.’(43)

 

대체 언제 나의 모습을 보았기에, 지적질하는 거지?

아니 그런 게 아니라. 나 스스로 자책하고, 의심하며 나를 돌아보라는 말이다,

 

오늘도 플랭크 1, 윗몸 일으키기 100, 마운틴 클라이머 30초를 죽어라 달린다. (55)

 

저자의 오늘이다. 나도 그렇게 하리라, 다짐해본다. 

 

다시, 이 책은?

 

그렇게 이 책은 나를 끌어주고, 밀어준다.

모닝 헬스 하러 나를 깨우고, 데려다 준다,

요즘 날씨가 춥지만, 그래도 가서 땀을 흘리면 하루가 경쾌하게 다가온다.

 

유재석이 <유퀴즈 온더 블록>이란 프로그램에 나온 출연자.

남극 대륙을 걸어서 70일만에 횡단한 김영미 대장, 하루 12시간씩 걸었다한다,

 

유재석이 물었다. ‘지쳐서 다 때려치우고 싶은 날, 그럴 땐 어떻게 하셨어요?’

대답은 이렇다.

뭐 그런 날에도 그냥 걸어가요. 달리 방법이 있나요?’ (57)

 

이 말을 새겨두고 아침마다 그냥 운동하고 싶은데. 어쩌나? 나는 다른 방법이 있잖아. 있어도 너무 많잖아! 그게 문제다.

 

이 책,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책이다. 모닝 헬스가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알려주는 책이다.

누구는 말이야 무려 15년씩이나 모닝 헬스를 했다는데 말이지,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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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 - 뜨겁고 치열하게 달린 17년
송영인 지음 / 꿈꾸는인생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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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빠꾸 상여자의 벨기에 생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재미있다. 무척 재미있다.

저자는 고생을 했지만, 읽는 독자들은 그 고생담이 무척 재미있다.

그 재미는?

 

일단 저자의 글솜씨 덕분이다.

저자는 글을 맛깔나게 쓴다. 해서 고생한 이야기가 어찌 그리 감칠맛이 나는지.

하여간 재미있는데, 그 재미를 배가(倍加)시키는 게 바로 저자가 겪었던 그 고생의 질이 하이 퀄리티라는 점이다.

 

그런 고생, 아니, ‘고생들이다. 고생이란 단어에 단수 복수가 있겠느냐만, 저자가 겪은 고생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니 그걸 좀 강조한다는 차원에서 복수를 써봤다.

그 고생이 어쩌면 운명처럼, 고생이 하나 나타나고 또 그것을 해결하면 또 하나 고생이 나타나고, 마치 열두 고개를 다 넘어도 또 고개가 남아있는 것 같기만 하다.

그래도 어쨌든 해피엔딩! 저자가 앞길 헤쳐나가는 장면들이 마치 무협영화처럼 펼쳐진다.


그러니 독자들은 저자가 겪은 고생담을 읽어가면서, 어느덧 응원하게 되고, 고생 끝에 낙이 오면 저도 모르게 영화 보다가 벌떡 일어나 박수치는 관객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드디어 고생 끝에 낙이 오는구나!

저자의 인생에 그래서 박수를, 기립 박수를 보낸다.

 

다시, 이 책을 말하자면? 

 

그런데 이렇게 서평의 서두를 쓰고 보니 서평이 자칫 천편일률적으로 재미없게 읽힐 것 같다. 이렇게 바꿔 시작하고 싶다,

 

이 책 읽어보시라’, 맨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웬걸 조금 읽다보니 재미에 감동까지 그리고 어떤 각오까지 하게 되는, 신기한 책이다.

 

감동먹은 부분을 먼저 소개하자.

저자는 24살에 벨기에 청년과 결혼하여 벨기에로 향한다.

거기에서 아이 둘을 낳았는데, 둘 다 아들이다.

그렇게 키운 아이들이 성장해서 학교에 가게 되었는데, 생김새가 엄마만 닮아서 한국인인 게 티난다는 것이다, 그러니 벨기에 아이들이 보기에는 그저 이상한 아시아 보이인 것이다.

 

그러면 학교에서 어떤 일이 생길까?

당연히 아시아 보이라고 놀림감이 되는 것, 정해진 수순 아닌가?

 

그런 아들들을 학교에서 아이들 기죽지 않게 하는 방법, 엄마인 저자는 여러 가지 방책을 세워둔다.

 

아이들이 5살이 되자마자 태권도장에 보냈고, 방학이면 무조건 스포츠 캠프에 보냈다. 주말이면 함께 7km를 달리고 배드민턴, 수영, 자전거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덕분에 체력 하나는 끝내주는 아이들로 자랐다. 그리고 그 체력은 타인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이 되었다. (225)

 

그리고 다음의 말은, 저자가 아들들에게 한 말이지만 우리들도 새겨들어야 한다.

 

나는 내 아이들이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공격을 받았을 때, 허허 웃고만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신을 지키고 보호하는 일이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반박을 하지 못하거나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리지 못하면 한순간에 호구가 되기 십상이다. 억울한 일에 딱 한번만 대응을 해도 이후로는 그런 대응을 할 일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는 것이다. (226)

 

그런 저자가 아이들을 위해서 학교에서 이런 일을 한다. 멋지다.

 

엄마인 나는 송판을 잡고 아들인 1호는 태권도 품새와 송판 깨기 시범을 전교생 앞에서 해보인다. (208)

 

어떤가? 그 장면이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가?

외국인 아빠를 닮지 않고 엄마를 그대로 닮고 태어난 아이들이 학교에서 놀림을 받을까봐, 아이들에게 그런 자신감을 심어준, 대단한 엄마다.

 

그래서 이런 일도 벌어진다.

그러던 어느날 사건이 벌어졌다. 외국인 학생 하나와 큰아들이 말다툼을 하던 중 그 외국인 아이가 아들을 들이받은 것이다. 그리고 이내 업어치기를 시도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사람을 잘 못 본 것이다, 호랑이 조교인 한국인 엄마에게 다년간 훈련을 받은 큰아들은 그 외국인 아이를 그대로 번쩍 들어서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소위 그들 잘 나간다는 외국인 아이들은 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어붙었고, 도망을 갔다.

(........) 발 없는 소문은 참으로 빨라서 둘째 아들 학년까지 퍼져, 어린 둘째도 아주 평화로운 학교 생활을 하고 있다. (227)

 

이런 장면에서 다시 박수를 칠 수밖에, 물론 그 엄마와 아들에게도 말이다.

 

다시. 이 책은?

 

, 저자의 발언 더 들어보자. 우리 모두 새겨들어야 할 금언이다.


국제정세나 정치도 깊이 들여다보면 단순하다. 초등학생의 학교생활과 크게 다르지 않다.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공격은 하지 않더라도 누군가 공격을 해 왔을 때,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힘을 길러 놓아야 한다. (228)

 

벨기에로 시집간 처자의 이야기를 읽다가 뜻밖에 국제 정치의 묘책을 알게 된다.

그것도 아주 쉬운 논리로 말이다.

 

저자는 글자 그대로 맨땅에서 헤딩한다고, 무려 17년동안 고생 고생을 해가면서 자리를 잡았고, 그 결과 본인의 앞길은 물론 아들들도 제 몫을 하게끔 키워놓은 장한 엄마다,

 

그런 엄마의 말, 잘 들어야 한다.

이야기 하나 하나에 본받을 게 다 들어있고, 말씀 하나 하나가 모두 금과옥조다.

버릴 게 하나 없는 금싸라기 같은 글로 채워진 책, 모처럼 박수치며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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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인연
김도현 지음 / 바른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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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인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은?

 

소설집이다, 표제작인 <연인, 인연>을 포함해 모두 3편의 소설이 담겨있다.

그런데 이것부터 짚어보자.

저자의 이력이다. 이 책의 저자 김도현은 ‘18. 고등학생이다.

 

<18, 고등학생 작가.

도시인의 고독과 상실, 관계의 아이러니에 주목한다.

완벽한 구원은 판타지라는 믿음 아래, 씁쓸한 현실 속에서도 무언가를 얻기 위해 무언가를 소실해야만 하는 불완전한 구원이라는 순간들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왜 그런 것을 알리고 있을까, 먼저 그런 의문이 들었다.

고등학생이 쓴 소설이라는 것을 왜 알리는 것일까?

고등학생이 쓴 소설이니까, 그걸 감안하고 읽으라는 말인데, 감안해야 할 거리는 무엇일까?

아직은 성숙하지 않았다는 말? 아니면 그 나이 또래에 이 정도 수준이면 대단한 것 아니냐는 말인가?

 

그래서 이 책을 읽어가면서 그런 생각들이 들어, 책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했다.

 

읽어가는 동안에

 

우선 초벌구이 생각을 밝힌다.

 

첫 번째 소설인 <도플 갱어>를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이것이다.

요점이 뭐지?” (62)

 

이 소설의 주인공 미라이가 자기를 해코지 하려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한 말이다.

그 말이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떠올랐다.

 

작가가 이 작품에서 하고 싶은 말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두 번째 작품인 <LP >에는 이것이다.

감정의 과잉.

일인칭 소설인 이 소설은 주인공 의 감정이 무척이나 정도를 넘어선 과잉상태다.

 

이런 문장 읽어보자.

 

더 이야기할 필요도, 가치도 없는 대화였다. 당장 당신이 뭘 알아라고 말해주고 싶은 분노와 짜증이 몰려왔다. (89)

 

순간적으로 짜증이 몰려와 혼잣말이 나와버렸다. (92)

 

추위와 모순되는 그 축축함은 미친 듯이 불쾌하고 찝찝했다. (94)

 

그 싸늘한 인사와 바깥의 한기가 더해져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96)

 

역시 모든 건 안을 들여다보고 판단해야 하는 것인가, 뼈저리게 느꼈다. (97)

 

그렇다고 말을 하자니, 바텐더의 표정에서 나오는 왠지 모를 공포감 때문에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았다. (98)

 

속으로 몇 번이고 후회했다. (98)

 

순간 그걸 보고 놀란 동시에 몸에 작은 전율이 돋았다. (99)

 

신경이 예민해서 옷이 땀으로 젖는 감촉이 평소보다 더더욱 불쾌했. (105)

 

그렇게 짜증이 잔뜩 난 채로 (106)

 

옆에서 살짝만 봐도 미친 듯이 아름다운 외모다. (112)

 

가끔씩 그걸 견디기가 너무나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요. (127)

 

순간 절망감이 집어삼키는 것 같았다. (135)

 

나 스스로에게 크나큰 자괴감이 들었다. 좌절하고 후회했다. (135)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쳐버렸을 테니까. (136)

 

미친 듯이 춥고 몸이 떨렸지만 (137)

 

그대로 몸에 힘이 풀려버려 뒤로 고꾸라져 버렸다. (138)

 

이런 감정의 과잉상태는 여기 인용하지 않았지만 그 앞에 있는 상황과는 개연성이 부족해 보이는 감정들이다. 저렇게까지? 그렇게 느끼는 경우가 과연 있을까?

따라서 이야기의 진행이 너무 작위적이다, 그렇게 이야기의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 작품인 <연인, 인연> 다른 두 작품에 비해 여기 적어둘 게 훨씬 적다. 좋다는 말이다. 앞의 두 작품에 비해 훨씬 성숙(?)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니까 작가가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앞의 두 작품을 (습작으로) 썼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데, 작가 소개말 중에

 

소설 세 편을 다 읽고난 다음에 내가 혹시 놓친 것이 있는가, 해서 저자 소개말을 다시 읽어보았다.

 

<‘완벽한 구원은 판타지라는 믿음 아래, 씁쓸한 현실 속에서도 무언가를 얻기 위해 무언가를 소실해야만 하는 불완전한 구원이라는 순간들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러자 씁쓸한 현실이라는 말이 눈에 유독 뜨인다.

그렇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작품의 주인공은 모두 씁쓸한 현실을 살아내고 있는 직장인들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은 그들은 모두 고독하게 홀로 지낸다는 점이다.

직장에 다니고 그것으로 생활인이긴 하지만, 그 누구와도 소통도 교류도 하지 않으며 씁쓸한 현실을 영위하고 있을 뿐이다.

 

다시. 이 책은?

 

그러한 때에 그들에게 유일한 구원은 무엇일까?

여기에서 판타지가 등장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두 명의 주인공은 현실 아닌 환상의 자리에 들어가 판타지를 경험한다.

첫 번째 작품에서는 도플 갱어가 그것이며, 두 번째 작품에서는 재즈바에 들러 재즈를 들으며 술도 마시고 또한 처음 만난 여인과 그토록 좋아하는 재즈 이야기를 실컷 한 그 환상적인 시간이 실제는 문자 그대로 환상이었음을 깨닫게 되는 판타지가 펼쳐진 것이었다.

 

이렇게 두 번의 과정을 겪으며 작품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작가 소개말을 다시 읽지 않았더라면, 귀한 작품을 그냥 흘려보낼뻔 했다.

뒤늦게나마 그것을 알게 되었으니, 다행한 일이다.

소설은 이렇게 음미하며 읽어야 하는 것을, 깜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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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미술 책방 - 삶의 시선을 넓혀주는 첫 미술 교양수업
김유미 지음 / 미디어숲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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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미술 책방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것 하나만 알아도, 얼마나 기쁜지?

 

미술관에서 작품 설명을 읽다 보면 이런 용어들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피카소는 입체파의 대표 작가이다.”,

반 고흐는 후기 인상주의 화가로 분류된다.”,

모네는 인상주의 운동을 이끌었다.”

이처럼 미술관이나 책에서 전문 용어를 접할 때 괜히 주눅 들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실 겁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복잡해 보이는 이름들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요? (124)

 

이런 질문, 의문 나도 수 차례 해본 적이 있다.

그래서 그 질문에 솔깃했다, 그리고 귀 기울여 듣는 심정으로 그 답변을 들었다.

그 답변은 이랬다.

 

18세기 이전의 화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특정한 사조로 분류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작품이 비슷한 양식을 따랐고, 개별 화가의 개성보다는 전통적인 기법과 주제를 중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대별로 미적인 특징을 구분해왔다.

그리스 시대 미술’, ‘르네상스 시대 미술’......

그런데 19세기 들어와 상황이 극적으로 변한다, 갑작스럽게 인상주의’, ‘사실주의’, ‘신인상주의같은 용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124-125)

 

19세기는 단순히 새로운 그림 스타일이 등장한 시기가 아니다.

바로 미술 사조라는 개념 자체가 탄생한 시기다.

따라서 19세기 미술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미술 사조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아야 한다. (125)

 

이 질문과 답변을 읽고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이것 하나 안 것으로, 이 책을 다 읽은 것이나 진배없었다.

그게 그림 공부를 하면서 항상 나의 머릿속에 맴돌았던 의문이었던 것이다.


그리스 시대’, ‘르네상스 시대’, ‘중세 시대라고는 부르는 시대에는 '어떤 주의'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 것일까? 다빈치나 미켈란젤로 등 유명한 화가가 그리 많은데, 그들이 분명 어떤 유파, 혹은 사조를 만들었을 만한데 말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들으니, 머릿속에 안개처럼 끼었던 의문이 말끔하게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바로 이거다. 책을 읽는 기쁨이 바로 이렇게 무언가 알아가는 거구나.

 

그 대답을 좀 더 옮겨보자면,

 

과학의 발전으로 사진술의 발명이 있게 되고, 이제 그림은 현실을 그대로 베껴낼 필요가 없어졌다. 절대왕정도 사라졌기 때문에 더 이상 왕실이나 교회의 후원에 매달릴 필요도 없어졌다.

 

이제는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자신만의 길을 찾으려는 화가들이 등장한다.

 

그게 바로 ‘ ~ 주의가 탄생한 배경이 된다.

비슷한 성향의 화가들을 묶어 부르기 시작하였는데, 그게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미술사조의 출발점이다.

 

그렇게 시작한 19세기의 미술 사조

 

사조별 화가들을 정리해 본다.

 

신고전주의 : 자크 루이 다비드

낭만주의 : 들라크루아, 데오도르 제리코

사실주의 : 쿠르베,

인상주의 : 클로드 모네, 르누아르, 피사로

신인상주의 : 조르주 쇠라, 폴 시냐크

후기 인상주의 : 고흐, 고갱, 세잔

 

사실주의에서 사실이라는 말은 그림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진짜 현실을 주제로 그림을 그린다는 말이다. (130)

 

밑줄 긋고 새겨볼 말들

 

현실을 그대로 기록하는 역할은 사진기에 맡기고, 미술을 점차 자신만의 표현 방식과 시각적 언어를 탐구하게 되었다. (144)

 

현대 미술의 매력 포인트

지적 쾌락 : 생각하는 즐거움의 발견 (162)

우리의 고정관념을 흔드는 불확실성 (164)

 

우리가 보는 점 하나에 어떤 게 들어있을까? (168)

 

점 하나만 찍어놓은 그림이 있다고 하자.

그 단순해 보이는 점 하나가 화폭에 찍히기까지 여정을 생각해보면

화가가 수많은 밤을 새워가며 고민했을 조형 언어의 선택,

수십 번의 시행착오 끝에 찾아낸 미세한 균형감,

마지막 순간 붓끝에서 튀어나온 결정적 터치까지.

그 점 안에 들어있다는 것, 알아두자.

 

알랭 드 보통, ‘예술은 마음속에서 심하게 기운 부분을 다시 균형 잡힌 상태로 되돌려준다’. (239)

 

이런 것 알게 된다.

 

<갤러리 페이크> (57)

미술 만화인데, 만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다, 재미있는 그림 관련 이야기가 펼쳐진다.

 

매너리즘(Mannerism)’이란? (115)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들은 인간의 아름다움과 균형, 조화를 거의 완벽하게 표현했다. 하지만 바로 그 완벽함 때문에 후대의 젊은 화가들은 새로운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이미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가 모든 걸 완성해 버렸는데, 이제 우리는 무엇을 그려야 하지?” 그들은 이 천재들의 표현 방식을 넘어가기 위해 과장개성이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했고, 이렇게 등장한 흐름이 바로 매너리즘(Mannerism)’이다.

 

매너리즘에 관한 정의가 바로 이해하기 어려운데 이렇게 정의를 하니, 금방 이해가 된다.

 

다시, 이 책은?

 

이 책은 다른 그림에 관한 책처럼 그림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다.

그림을 바라보는 인류의 모습을 차근차근 살펴보면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그 역사가 흘러왔는지를 말하고 있다.

 

저자는 미술을 가르치는 사람인지라. 그림 감상을 주제로 삼는 게 아니라 그림이 우리 삶에 어떻게 기능하는가에 중점을 둔다.

그 방법으로 5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방을 제시한다.

호기심의 방, 아트 타임머신의 방, 현대 미술의 방, 융합의 방, 감상의 방.

 

그렇게 5개의 방을 거치는 동안 독자들은, 그림 보는 눈이 달라지고 더하여 삶에서 지니고 있는 시선 또한 넓어져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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