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시간의 한국사 여행 1 - 도전과 응전, 새 길을 열다, 선사 시대에서 고려까지 36시간의 한국사 여행 1
김정남 지음 / 노느매기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역사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어 반갑다

 

국사를 교과서로 배운 지가 몇 년 전인지? 시간이 많이 흘렀다.

그래도 국사에 관심을 그치지 않고 가지고 있긴 했는데, 교과서식으로 서술된 책은 읽어본 적은 없는 듯하다. 그저 간헐적으로 이슈가 되는 사항이라던가, 문제가 되는 항목만을 쪼개어 관련된 책을 골라 읽었던 적은 있는데, 교과서 같이 전체적인 역사는 접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쓴 책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바로 이 책이 그런 것이다.

그러니 이 책 받아들고 어린 시절로 돌아간듯한 기분도 들었다.

새 학기를 맞이하여 새 책을 들고 냄새조차 싱그럽게 나는 책장을 펼치는 기분이랄까?

이 책은 그 정도로 마음을 설레게 하며, 내게로 왔다.

 

이 책의 특징, 신선한 시도

 

이 책의 저자 김정남은 현직 고등학교 역사 교사인데, 이 책에서 몇 가지 신선한 시도를 선보인다.

 

첫째는 역사 용어에 대한 개념을 보다 확실히 하기 위해 한자어 뜻풀이를 한다.

둘째는 나열식 설명보다는 당시의 사료를 통해 시대상을 파악하도록 한다.

셋째는 역사를 논리적으로 이해하도록 한다.

 

그런 저자의 시도는 성공한 것 같다.

 

고구려의 제가회의는 무엇 하는 기관일까?

<나라의 중요한 문제들, 즉 전쟁이나 외교 관계, 큰 죄인에 대한 처벌 등의 사항은 나머지 네 부족의 우두머리(대가)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협의를 통해 처리했다. 이를 여러 가들의 회의라는 말로 제가회의( 모두 제, 더할 가, 즉 대가임, 모을 회, 의논할 의) 라고 한다.>(80)

 

그렇게 차근차근 설명을 하면, 배우는 학생들은 이해가 좀 더 잘 될 것이다.

 

고려, 불교와 유교에 대한 시각은?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염두에 둔 것 중에 나열식 설명보다는 당시의 사료를 통해 시대상을 파악하도록 한다는 것이 있다.

 

이는 어떻게 이 책에 구현되고 있는가?

고려조 이야기다. 최승로가 시무책을 성종에게 바쳤다.

내가 시무책의 내용을 그저 한줄 요약으로만 들었지 그 상세한 내용을 다른 책에서는 본 기억이 없다. 런데 이 책에서 조금 자세히 등장한다.

 

< 20

불교를 믿는 것은 자신을 다스리는 근본이며 유교를 행하는 것은 나라를 다스리는 근원을 구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다스리는 것은 내세에 복을 구하는 일이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오늘의 급한 일입니다. 오늘은 아주 가까운 것이요, 내세는 지극히 먼 것입니다. 가까운 것을 버리고 먼 것을 구하는 것은 또한 그릇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237)

 

그 당시의 상황을 이 자료로 파악할 수 있겠다. 유교와 불교에 대한 시각이 어떠했는지를.

 

청동거울은 거울일까, 아니면..

 

이 책을 읽으면서 몇 가지 새롭게 알게 된 것이 있다.

 

청동거울이 과연 거울일까, 아니면 다른 역할을 하는 것일까?

청동거울을 사진자료로 볼 수 있는데, 과연 그 것이 거울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거울 표면이 도저히 거울이라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울퉁불퉁하였기에 그렇다.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저자는 그런 나의 의혹을 말끔히 해소해 주었다.

 

<말이 거울이지 정확하게 모습이 보이지 않는 이러한 청동 거울은 왜 만든 것일까? 당시 청동 거울은 거울의 기능보다는 족장의 권위를 나타내는 상징물이었다.> (40)

 

어떻게 청동거울로 권위를 나타낸다는 말인지? 저자는 설명을 이어간다.

<청동 거울 고리에 끈을 끼워 목에 걸고 거울 부분을 태양 쪽으로 비추면 빛이 반사됐다. 마치 족장의 가슴팍에서 햇빛이 쏟아져 나오듯이 보였을 것이다. 태양을 숭배한 청동기인들의 눈에는 족장이 태양의 힘을 가진 것처럼 보였다. 이처럼 청동 거울은 정치적 지배자의 권위를 표현하는데 쓰인 도구였다.>

 

이런 설명을 들으니, 그림이 떠오른다. 족장이 마을 주민들 앞에 서서 일장 연설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 때 마침 해가 떠오르고, 그 햇빛이 족장의 가슴에 걸린 청동거울에 반사되어 빛이 쏟아져 나온다. 그 빛에 사람들은 족장 앞에 모두 엎드려 절을 한다. 그러니 족장의 권위가 절로 인정이 되지 않겠는가?

 

고려가 원 나라 사위되기를 먼저 청했다.

 

원나라가 고려를 침공한 다음에 부마국이 되었는데, 그 전말은 어떻게 된 것일까?

원나라에서 먼저 그렇게 하자고 한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해 왔었다. 부마국이 된다는 것이 치욕적인 일이기에 당연히 원나라에서 강제적으로 진행한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원종이 쿠빌라이에게 먼저 제안을 했다는 것이다. (268)

그런데 거기에는 지금까지 몰랐던 숨은 의도- 사연이 숨어 있을 줄을?

 

<원종은 쿠빌라이에게 중요한 제안을 했다. 원나라 황실과 고려 왕실 간에 혼인을 하자는 것이다. 이 제안은 무신 권력자의 힘이 남아있던 고려 정부에서 원나라 황실의 힘을 배경으로 왕권을 강화하려는 의도였다.>

 

그런데 이렇게 부마국이 되자, 하나의 좋은 점도 있었다, 한다.

<비록 원나라의 간섭을 받았지만. 사위란 지위는 원나라 귀족들의 고려 정부에 대한 간섭을 막은 역할도 했다.>(268)

 

그러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바로 그런 데 있다 할 것이다.

 

모처럼 역사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되어 반갑다, 이 책 < 36시간의 한국사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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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를 알면 성경이 보인다 - 성경으로 하는 한자 공부
김석규 지음 / 일리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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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으니 공자님 말씀이 떠오른다.

 

아침에 도를 들으면 ....

 

이 책을 읽고 나니, 왜 공자님 말씀이 떠오르는 것일까?

<한자를 알면 성경이 보인다>고 하더니, 이 책 읽으니 논어의 공자말씀이 먼저 떠오르다니..

 

아침에 도를 들으면.....란 공자의 말씀이 떠올랐다.

 

朝聞道夕死可矣(조문도석사가의)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논어)

 

그렇다 이 책을 읽고 모르던 것들을 알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은가?

그런 경우를 공자는 말씀하셨겠지?

성경을 수시로 읽어오던 사람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성경에서 그간 모르던 것을 알게 되었으니 기쁘다는 말이다 .

 

사랑을 아십니까?

 

이런 것 말이다. ‘사랑이 순수한 우리말인가, 아닌가?

지금껏 사랑을 우리말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저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다정도로 생각해 왔는데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랑을 순 우리말로 알고 있지만 한학자들은 사랑(思量)에서 온 말로 보고 있다.”(128)

 

이어서 그 뜻을 이렇게 밝히고 있다.

<사량(思量)생각해서 헤아림이라는 뜻이다. 중국 당()나라 시인들이 임을 향한 그리움이란 의미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려대 김언중 교수는 이 말이 우리나라에 건너와 로 단()모음화되어서 사랑이 된 것이라고 했다.>(128-129)

 

이런 것, 처음 알게 되었으니, 그 아니 기쁠손가?

 

()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의()이다.

 

성경이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의()는 무엇보다 하나님의 의()이다.”(139)

저자는 덧붙여 말한다.

<인간은 십자가를 지시고 죽어 마침내 하나님의 의()를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롭다함을 얻게 됐다. 롭게 되는 길은 오직 십자가 구속(救贖)의 은혜에 대한 영혼의 응답, 믿음으로만 가능하다.>(139)

 

이 글을 읽고 눈이 번쩍 띄었다.

그동안 의()하면 사람의 의()’만 생각했던 것. 그래서 의()자가 나오면, 하나님 앞에서 의인 열 명만 있어도 소돔과 고모라를 멸하지 않으시렵니까, 하고 간구하던 아브라함이 떠올랐던 것인데, 이 책 그 부분을 읽고나니 아차 그것을 생각하지 못했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그러니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공자님 말씀이 먼저 생각난 것, 그 정도는 예수님도 헤아려주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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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이라는 자극 - 걱정, 두려움, 초조를 긍정 에너지로 바꾸는 마음 혁명
크리스 코트먼.해롤드 시니츠키.로리-앤 오코너 지음, 곽성혜 옮김 / 유노북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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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 ‘유쾌하고 명랑하게

 

불안? 까짓것 지가 뭐라고?

그렇게 소리치며 불안과 유쾌하게 대항하라는 메시지를 날리는 책이 있다. 

크리스 코트먼 외 2인이 지은 <불안이라는 자극>이다.  

 

이 책은 기존의 불안에 관한 책과 무언가 다르다.

(무엇이 딱부러지게 다른지는 말 못하겠다. 그게 아쉽다.)

 

다른 책을 읽을 때에는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을 읽을 때에는 알겠는데, 책장을 덮으면 아스라이 멀어지는 느낌을 받았었다. 이 책은 덮고나서도 그대로 아니 더 선명하게 남아있는 느낌이다.

 

그것은 왜일까? 그동안 나의 공부가 조금은 진척이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차별성 때문일까?

 

사람들은 언제 불안을 느끼는가?

 

저자는 우리가 언제 불안을 느끼는가를 정확하게 짚어주고 있다.

다음과 같은 경우가 바로 그런 것이다.

 

<사람들은 상충되는 상황에 빠져있다고 느낄 때면 대체로 불안을 느끼게 되어 있다.> (66)

이를 역할 모호성이라 한다.

 

또한 불안은 스스로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혼자 스스로 감옥을 만들고 그 안에 갇히는 자승자박의 경우가 생긴다.

저자는 그것을 스스로 만든 감옥’(74) 이라 부른다.

 

또한 투자가 위협을 받는다는 인식을 가질 때에 불안을 느끼게 된다. (85)

 

불안의 역기능과 순기능

 

그 다음에 저자는 불안이 우리들 살아가는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자신을 끔찍이 초조하게 만드는 것이다. (68)

 

불안은 그렇게 역기능적으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불안은 우리에게 순기능적으로 역할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그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가 책 제목을 <불안이라는 자극>이라 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불안은 우리가 부정적인 생각에 집착하고 있으면 문제가 되고 압도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목적과 투자 또는 희망을 더욱 명료하게 자각하게 해주는 촉매제로 기능할 수 있다.> (43)

 

<불안은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건강한 요인으로 해석될 수 있다.> (66)

 

그래서 불안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불안은 자극제가 되기도 하고 압도당하는 무게로만 작동하기도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

 

그래서 우리에게는 불안에 대처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게 된다.

압도당하느냐 아니면 그것을 이겨내느냐, 의 두 가지이다.

 

압도당하면불안에 지는 것인데 그 모습을 대부분 회피로 나타난다.

두 번째의 선택지, 이기는 방법에는 맞서는 것이 있다.

 

걱정대신 믿어라

 

이 부분에서 저자는 재미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걱정대신 믿어라”(102)

 

심리학자들은 사람에게서 뭔가를 없애려면 그것을 대체할 거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저자는 어떤 방법을 제시하는가 하면 바로 믿음을 제시한다.

 

그 믿음은 신 또는 최고 존재에 대한 믿음, 운명에 대한 믿음, 타인에 대한 믿음,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다.

 

불안을 안고 살아본 결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느 한 때 불안이라는 것을 잊고 살아온 적이 없다.

어떤 일을 앞두고 불안은 항상 그 일이 잘 못 될 것 같다는 초조함을 앞세우고 다가왔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그러한 초조함은 그 일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하는 순기능으로 작동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다가오는 문제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그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도록 만전에 만전을 기하도록 나를 가다듬는 기능을 하였던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그것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러한 것을, 불안이 그렇게 나에게 자극의 모습으로 작동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다짐해본다. 설령 불안이 다가온다 할지라도, 유쾌하고 명랑하게대처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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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스 시크릿
D.RUNKER 지음 / 새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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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 이 얼마나 그럴듯한가

 

흥미진진한 모험담이다. 내용도 흥미진진하고, 진행 속도도 빠르다.

<다빈치 코드>를 읽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재미있게 읽힌다.

 

이 책은 주인공 시우가 여자 친구와 만나기 위하여 브뤼헤역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만나기로 한 여자 친구는 실종된다. 프랑스 경찰 앨랭 경사와 함께 실종된 여자 친구를 찾으려 하는 과정에서 템플 기사단의 존재를 알게 되고, 등등 그런 이야기이다.

 

시우가 그런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여자 친구인 현정의 친구인 유진이다. 유진은 한국 개신교 재단에서 운영하는 이단연구소의 연구원인데, 반기독교 캠페인의 근원을 추적하기 위하여 유럽에 온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유진과 현정은 실종되었으니, 사건의 발단은 바로 그것이었다.

 

얼마나 그럴듯한가?

 

이런 종류의 책은 저자가 소설에 깔아놓은 바탕이 되는 것 여기서는 요셉복음 - 이 일단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그럴 듯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듯하지 않다면, 주인공은 신이 나서 돌아다니지만, 독자들은 주인공의 그런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니, 결국 실패한 작품이 되고 말 것이다.

 

<소설은 말 그대로 허구의 이야기지만, 그게 허구라는 걸 알면서도 독자를 소설에 빨려들게 하려면 등장인물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 즉 배경이나 사건이 사실을 기반으로 쓰여야 한다.>(서민, 서민적 글쓰기, 64)

 

이 책은 소설이라 그 속에 포함된 내용은 당연히 허구다. 허구일지라도, 위에 인용한 서민 교수의 말처럼, 그 배경이나 사건은 사실을 기반으로 쓰여야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그렇지 않다. 일어나는 사건의 배경이 되며 소설의 바탕이 되는 것 요셉복음 은 사실일 수가 없다.

 

그러면 사실이 아닌 것이 소설의 바탕에 자리잡고 있다면 이것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독자들은 그것을 사실이 아니라고 알고 있다.

(물론 그런 것들이 사실이라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다빈치 코드>에서 밑바탕으로 사용한 시온 수도회, 템플 기사단이 그런 경우이다. 사실이 아님에도 사실로 여겨질 정도로 그럴 듯하게포장되어 있기에 그 소설의 완성도가 높았던 것이다.)

 

 

그러니 바탕이 되는 사건이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는 경우라면, 그것이 사실처럼 여겨지도록 (독자들이 사실인 것으로 속아넘어갈 정도로) 그럴 듯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소설이 소설다워진다.

 

<요셉 복음>은 그럴 듯한가?

 

그렇다면 이 책의 바탕 즉, '요셉복음'은 어떻게 보이는가? 그럴 듯한 설정으로 여겨지는가?

 

일단 이 책의 설명을 따라가 보자.

요셉복음은 누가 쓴 복음서인가?

'요셉복음'의 요셉은 마리아의 남편인 요셉이 아니라, 십자가에 처형된 예수의 시신을 자기의 소유인 무덤에 안치한 사람 아리마테아 요셉을 말한다.

 

이 책에 의하면 아리마테아 요셉이 솔로몬의 신전에 부속된 감옥에 갇혀 있었고 그 동안 침대 밑에 숨긴 열 세장의 주석 판에 예수님의 생애에 대한 이야기를 철필로 눌러서 적었다는 것이다.(365)

 

그 내용은 예수님의 "탄생과 성장과 공생애와 십자가 사건, 그리고 그 후에 대한 증언"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후세에 알려진 다른 네 복음서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게 바로 이 책의 근본이 되는 것이다. 기존의 네 복음서와 그 내용이 다르기에 그것을 감추려 하고, 그것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벌어지는 사건이 이 소설의 주요 복선이 된다.

 

복선이 복선답게, 그래서 소설이 되려면, 얼마나 그럴듯한가, 가 관건인데, 그러러면 논리적이고 이성적이어야 한다.

 

아리마테아 요셉은 부자이며 상인이다. 국제적으로 활발한 무역을 하는 무역상이다. 그런 사람이기에 이집트, 그리스, 등지로 출장을 갈 때에 어린 예수를 동행하여 각 나라의 뛰어난 스승들에게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인도에서도 역시 상당한 시간을 보낸 것으로 되어 있다. (인도에서 예수가 교육을 받았다는 주장이 이미 제기된 바 있다. )

 

“2천년 전 그 당시 일반적인 유대인 젊은이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여행과 인적 교류를 통하여 세상의 다양한 사상과 지혜를 두루 섭렵한 예수님이 어떤 철학과 통찰력을 지니게 됐는지는 쉽게 이해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세계주의적 세계관을 지닌 예수님이 편협한 유일신 유대교와 반목하기 시작한 것도 당연”(368)하다고 말한다.

 

이 정도 읽어보면 이 소설의 바탕이 되는 요셉복음이 그럴듯하게여겨지리라. 

 

그 다음에도 요셉복음은 일반인들이 의아하게 생각되는 부분들을 매우 논리적으로 (여겨지도록) 설명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예컨대, 가나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바꾼 기적의 이야기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예수님이 빈곤한 자의 혼인 잔치에 간 사실을 알고 있는 아리마테아 요셉이 많은 일꾼들을 시켜 포도주를 가져다 주게 한 것”(369)

 

또한 다섯 개의 빵과 두 마리의 생선으로 많은 사람을 배부르게 먹인 사건도 아리마테아 요셉의 재력이 행한 기적으로 설명한다.

 

이런 내용이 기록된 것이길래, 이 비밀문서를 발굴한 템플 기사단은 당시 교황인 인노첸시오 2세와 (폭로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거래하여 절대적인 권한을 부여받는다는 설정이 그럴 듯 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결론하여 이 요셉복음은 그럴 듯하다.’ 이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하게 될 정도도 그럴 듯하다. 그러니 이 소설은 소설로서 일단 합격인 셈이다.

 

그래서 시우가 실종된 여자친구와 그 친구인 유진을 찾아다니려 한 사건이 그럴만도 하다고 여겨지는 사건이 되어, 그 사건이 모두 해결되었을 때에, '이제 다 해결되었으니 안심이다' 며 독자들도 시우와 함께 파리의 거리를 거닐 여유를 만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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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블 이야기
헬렌 맥도널드 지음, 공경희 옮김 / 판미동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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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날려버리고 걸어나오다

 

이 책은 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매를 길들이는 내용으로 책 한권이 되다니? 이게 동물기 같은 성격인가 싶기도 하지만, 읽다보니 매는 물론이고 인간사, 세상사를 다 아우르는 마법같은 책이다.

 

이 책은 저자 헬렌 맥도날드의 개인적인 회고록이다. 정말 회고록일 수밖에 없는 게 매를 다루는 데 있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어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기록들이 많아서, 본인 밖에 모르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이것은 자기 이야기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책 제목에 대하여

 

책 제목 <메이블 이야기>는 이 책의 또다른 주인공인 참매의 이름을 딴 것이다. 주인공 헬렌은 주인공이자 저자이기도 하다 참매를 한 마리 기르는데 그 매의 이름이 메이블이다.

그러니 책 제목만 가지고는 이 책의 내용이 무엇인지 바로 감이 오지 않는다.

 

원제는 <H is for Hawk>인데, 나는 맨처음 '매를 위한 H'로 해석하고는 H가 누군인지 궁금해 했었다. 그러다가 저자 이름이 Helen 인 것을 알고, , '매를 위한 H, 즉 헬렌'이라 지레짐작하고 저자가 매에게 바친 시간, 정성 등 그런 것을 의미하는 줄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역자는 설명을 해 놓기를, ‘H is for Hawk’라는 말의 의미는 ‘Hawk 할 때의 H’라는 것이다. (9) 그렇다면 H는 저자인 헬렌이 아니니 매를 전면에 내세운 제목 <메이블 이야기>가 맞을 수도 있겠다.

 

저자는 매를 위하고, 매는 저자를 위하고

 

그렇다면 이 책에서 저자와 매인 메이블과는 어떤 관계가 있길래, 매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을까?

 

저자의 아버지는 어느 날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그러자, 저자는 큰 충격을 받는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상실했을 때 받는 큰 충격이었다.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어려서부터 기르고 싶었던 참매를 키워보기로 한다. 그래서 결국은 참매를 한 마리 사서 훈련시키게 되는데, 그때부터 참매와 저자와의 관계가 시작된다.

 

이 책은 그래서 메이블이라 이름붙인 참매를 훈련시키면서 저자가 슬픔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그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저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하는 상실의 슬픔을 견디고 이겨나가는 과정을 잔잔한 문체로 담아놓았다.

 

참고로 메이블이란 말의 의미는 사랑스럽거나 귀엽다는 뜻이다.(148)

 

슬픔을 날려버리고 걸어나오다

 

그런 과정을 거쳐 저자는 드디어 슬픔에서 빠져 나온다.

그것을 저자는 이런 말로 표현한다.

 

<존 뮤어(산림 보호를 처음으로 주장한 환경운동가, 작가)는 이렇게 썼다. “푸르고 고요한 숲 속에서 자연은 모든 고통을 치유하고 달래 준다. 땅에는 땅이 치유 못 하는 슬픔이 없다.”

이제 나는 이 말의 본질을 알았다. 이것은 매혹적이지만 위험한 거짓말이었다. 나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났고, 그것이 내게 필요한 치료법이라는 무의식적인 확신에 화가 났다. 손은 다른 사람의 손을 잡으라고 있는 것이다. 손은 매의 횃대 노릇만 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야생은 인간 영혼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 (342 343)

 

손은 다른 사람의 손을 잡으라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이 참매로 상징되는 자연으로의 도피로부터 다시 사람이 사는 곳으로 돌아오는 것, 즉 슬픔이 없어졌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다시 그 말을 사용한다.

<인간의 손은 다른 인간의 손을 잡으라고 존재한다. 인간의 팔은 다른 인간을 꼭 안으라고 존재한다.> (348 349)

 

결국 그 말은 이런 말로 결론이 난다.

<나는 매가 되기 위해 도망쳤지만, 괴로움 속에서 내가 한 일은 매를 내 거울로 만든 것밖에 없었다.>(343)

 

끝 마무리는 그래서 감동적으로 끝이 난다.

나는 매를 혼자 두고 몸을 돌려 문 밖으로 걸어 나온다. ”(437)

 

참매, 메이블을 슬픔과 함께 떠나보낸 것이다.

 

사족 - 특이한 서술구조

 

저자는 참매를 길들이는 과정을 촘촘하게 기록하는데, 특이한 점이 있다.

다름 아니라, 자기의 기록과 더불어 20세기 초반의 소설가 T H 화이트가 쓴 조련서 <참매>를 군데군데 삽입하는 것이다.

 

마치 옆에 그 사람이 있는 듯, 아니면 옆동네 사는 화이트씨는 이랬다더라 하는 식으로 화이트의 매 훈련 과정을 병행하여 기록하기 때문에, 읽는데 때로는 혼란이 올 수도 있다.

시대를 달리하는 사람이지만, 저자는 자기의 참매 길들이는 모습을 화이트의 경우와 대비하면서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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